꿈 같이 사라진 행복! 사랑하는 아내와 딸, 모든 것을 다 가졌다고 생각했던 남자 ‘벤자민 바커’(조니 뎁). 그러나 자신의 아름다운 아내를 탐한 악랄한 터핀 판사(알란 릭맨)에게 억울한 누명을 쓰고 멀리 감옥으로 보내진다.
복수를 위해 핏빛 칼날을 들었다! 그 후로 15년. ‘스위니 토드’로 거듭난 그는 아내와 딸을 되찾기 위해 고향으로 돌아온다. 그리고 러빗 부인(헬레나 본햄 카터)의 파이 가게 위층, 자신의 예전 이발소의 문을 다시 연다. 오직 복수를 위해!
이발소가 생기고 나서 파이가 맛있어졌다?! 그날 이후 수 많은 신사들이 이발하러 간 후엔 바람같이 사라져 나타나지 않고, 러빗 부인의 파이 가게는 갑자기 황홀해진 파이 맛 덕분에 손님이 끊이지 않는데… 스위니 토드의 사랑하는 아내와 딸은 어디로 사라진 걸까?프롤로그: 전세계를 열광케 한 이야기의 시작 <스위니 토드>의 원형은 19세기경 런던에서 있었던 160명 살인사건의 실제 인물을 모델로 토마스 패켓 프레스트가 1846년 11월 잡지에 실은 소설 <진주 목걸이: 로맨스> 이다. 이 이야기는 잡지에 실린 다음 해 연극으로 각색되어 <어느 잔혹한 이발사 이야기>라는 소제목을 갖게 된다. 이후 연극, 영화, TV 드라마로 변형되어 만들어지다가 크리스토퍼 본드의 1973년 연극에서 처음으로 지금의 형태인 복수에 관한 스토리가 덧붙여진다. 그 후 본드의 연극을 바탕으로 손드하임 음악, 휴 월러 연출로 1979년 3월 1일 브로드웨이에 올려진 <스위니 토드: 어느 잔혹한 이발사 이야기>는 어떤 작품과도 비교할 수 없는 혁명이었다. 전설적인 영화음악 작곡가 버나드 허먼(<싸이코> <새>)의 작품에서 영감을 얻은 배경음악과 놀랍도록 피비린내 나는 끔찍한 장면들은 관중을 깜짝 놀라게 했다. 그리고, 이내 명작임을 인정 받고 런던으로 건너가 공연되었다가 1989년부터 2005년까지 브로드웨이에서 재공연되었다. 런던에서 공부하던 시절 <스위니 토드>의 초기작을 본 팀 버튼은 장면은 마치 옛날 공포영화 같은데 음악은 아주 아름다운 이 작품에 매료되었고 계속 영화화를 꿈꾸다 마침내 메가폰을 잡게 되었다.
<스위니 토드: 어느 잔혹한 이발사 이야기>는 복수에 대한, 복수가 어떻게 또 복수를 낳는지에 대한 이야기이다. 무척 잔혹한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지난 50년 동안 반론의 여지가 없는 최고의 뮤지컬로 손꼽히는 것은 슬픈 사랑이야기이기 때문이다. 부당한 누명을 쓴 남자가 오직 사랑하는 한 사람을 찾으며 복수를 열망하는 격정적인 이야기이면서 그를 사모하지만 그와 이루어질 수 없었던 여인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이런 얽히고 설킨 감정들이 이야기 속에서 충돌하고 여기에 음악과 노래가 더해져서 어둡지만 로맨틱해진다. <스위니 토드>는 인간의 강력한 폭력충동과 사랑이라는 한없는 부드러움, 이 상반된 두 성질이 충돌해서 압도적인 힘이 발생되는 것이다.
1막: 뮤지컬에서, 스크린 속 피의 향연으로
“여러분, 이 영화에는 피가 엄청 많이 나올 거에요” -감독 팀 버튼
영화 <스위니 토드>의 각본을 담당한 존 로간은 대본을 쓰기 전 손드하임의 음악을 6개월간 공부했다. 또한 오리지날 크리스토퍼 본드의 멜로 드라마와 휴 윌러의 뮤지컬 책을 비교해가며 뮤지컬을 속속들이 공부했다. 그리고는 뉴욕으로 건너가 스티븐과 공동 작업을 했다. 무대용 뮤지컬을 영화로 만들기 위해서 영화적 구조와 스토리 전개상 가사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판단 하에 어떤 노래들은 완전히 삭제되고, 어떤 것들은 다듬어졌다. 스토리 또한 상당 부분 달라졌다. 뮤지컬과 달리 스위니 토드의 여정에 초점을 맞춰 새로운 구도를 만들어 냈다. <스위니 토드>는 장기간 성공적으로 무대에 올려졌지만 한편으로는 무대라는 공간의 특성상 스위니 토드라는 인물의 내면을 집중적으로 다룰 수 없었다. 때문에 이번 작업은 이 작품을 재조명하게 되는 기회이기도 했다. 조니 뎁이 형상화한 ‘스위니 토드’는 그가 살인자가 아닌 피해자라는 점에서 출발한다. 영화 속의 ‘스위니 토드’는 어두운 사람이지만 동시에 감성적이고 또한 반 발짝 정도 느린 독특한 인물로 그려진다. 그의 완벽한 삶과 완벽한 세계의 덮개가 파괴되는 순간, 스크린에는 온통 피가 낭자하다.
주인공이 열망으로 가득 차서 사람들을 죽이고, 손에, 얼굴에, 몸 전체에 피 칠갑을 하기 때문에 고전적인 드라마의 관점에서 본다면 <스위니 토드>는 피의 비극이다. 그러나 이 속에 등장하는 피는 사디스트적이거나 불필요한 것이 아니라, 삶의 한 부분이며 또한 사람들 속에 내재된 감정의 단면을 솔직하게 그리고 있다. 어떻게 보면 이 영화는 공포영화이지만 팀 버튼의 여느 영화와 마찬가지로 개구쟁이 같은 면이 있고 폭력 안에도 웃음이 있다. 뒤틀리고 유쾌한 가운데 무서운, 모든 부조화를 담은 영화인 것이다.
2막: 오디션을 통한 영화에 맞는 배우 찾기 무대에서는 스위니 토드와 러빗 부인을 50대 혹은 60대의 배우, 소년을 30대의 배우가 연기하지만 영화에서는 영화다운 면을 고려해 전 배역을 실제 나이와 비슷하게 캐스팅했다. 먼저 영화의 중심이 될 ‘스위니 토드’. 팀 버튼에게 주인공으로는 오직 한 사람뿐이었다. <스위니 토드>는 조니 뎁과 팀 버튼이 함께한 6번째 작품이다. 늘 새로운 것을 시도하고 좀더 멀리 뻗어나가기를 원하는 그들에게 이번 작품은 좋은 창구가 되어주었다. 2001년 말, 우연찮게도 영화와는 전혀 별개로 팀 버튼이 조니 뎁에게 <스위니 토드>의 공연CD를 건넨 적이 있었고 5년 후 출연제의에 조니 뎁은 옛날 밴드의 멤버와 시험녹음 후 승낙했다. 1980대 ‘더 키즈’에서 활동한 적은 있지만 영화 속에서 노래를 부르는 것은 최초의 일이었다. 그러나 “가슴속에서부터 나오는 소리”, “섹시하고 감동적이고 아름다운 영혼이 담긴 소리” 라 호평 받는 등 팀 버튼은 물론, 제작진의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냈다. 원작자 스티븐 손드하임 역시 “주인공의 복수에 대한 열망, 터질 것 같은 분노, 아픔 등을 놀랍도록 다양하게 연기하는 그의 감정은 맹렬히 끓어오르는 진정한 분노다”라며 놀라움과 만족감을 표했다.
스위니를 현실과 연결해주는 러빗 부인 역을 위해서 런던과 뉴욕에서 오디션을 진행했고 유명한 배우들이 찾아와 노래를 부르고 녹음 테이프를 보냈다. 십대 때부터 손드하임의 뮤지컬에 빠져있었고 13살부터 러빗 부인이 되길 원했던 헬레나 본햄 카터 역시 3달간 매일 노래를 배우며 오디션에 응모했다. 어느 면에서나 적역이었지만 비중이 워낙 큰 배역이기 때문에 팀 버튼뿐 아니라 손드하임 역시 인정해야 했다. 모든 지원자들의 오디션 테입을 들어본 후 손드하임은 숙련된 가수들도 많았지만 목소리, 성격, 외모 모든 면에서 월등하다며 헬레나 본햄 카터를 꼽았다.
스위니의 막을 수 없는 복수의 대상이자 영화의 중추적 역할인 터핀 판사 역에는 말이 없으면서 비열해 보이는, 그러나 곧 상처받기 쉬운 모습으로 변모하는 알란 릭맨이 캐스팅되었다. 또한 나서기 좋아하는 경쟁 이발사 피델리 역할에는 <보랏: 카자흐스탄 킹카의 미국문화 빨아들이기>의 주인공 사차 바론 코헨이 팀 버튼 영화에 처음으로 캐스팅되어 다시 한 번 특별한 모습을 보여 준다. 터핀 판사의 심복 비들 뱀포드 역은 영국의 존경 받는 배우 티모시 스펄이 연기하며 그 외에도 이번 영화로 처음 관객과 만나지만 놀랄 만큼 매력적인 배우들이 등장해 연기와 노래를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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