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바리여행1 - 로컬 기차를 타고는 졸리노를 거쳐 레체에 도착하다!

5월 20일 아침에 장화처럼 생긴 이탈리아 반도에서 구두 뒷굽에 해당하는
남 이탈리아의 해변 휴양도시 갈리폴리 에서
늦게 일어났는지라.... 그 유명하다는 일출 을 못본게 아쉽다!


호텔의 중정 뜰에 조성된 예쁜 정원 을 내려다 보는 2층 식당에서
맛잇게 구워준 패스트리 빵으로 기분 좋은 아침을 든다.


이제 이 도시를 떠나 이탈리아 동남부 항구 브린디시 로 가기 위해 기차역으로 가야하는데
주인이 휴대폰으로 기차시간을 검색해서는 알려주는데 9시 25분과 10시 55분이란다.


기차역 위치를 설명하다가 역을 찾는 것도 쉽지 않지만 지금 시간이 9시 5분이니
걸어가려면 시간이 빠듯하고 택시도 없으니 아무래도 안되겠다 싶은지 태워주겠다고 하네?

이게 왠 횡재람??? 차는 비좁기 그지 없는 섬 안의 구시가지 그 좁은 골목길을
마치 곡예라도 하듯이 지나 다리를 건너 갈리폴리 역 으로 간다.

역으로 가는 도중 내게 환승역을 일러주는 와중에 오른쪽에서 달려오는 오토바이를
피하려다가 왼쪽에서 달려오는 자전거와 하마터면 부딪힐뻔 한다.

간신히 자전거를 피하기는 했는데, 미리 발견하지 못한지라 자칫하면
큰 사고 가 날뻔한 아찔한 일이었으니 오금이 다 저린다!

예정에 없던 무료 배웅을 해주다가 사고가 나면 그 손해보상을 어찌지해야
할른지 머리가 복잡해 지는데.....
기차역에 이르러서는 이 친절한 아저씨가 창구 에 까지 도와주네?

사철인 FSE 로컬 기차에 오르니 열차는 포도며 올리브와 오렌지
그리고 밀과 채소가 자라는 널디넓은 들판을 달리는데 시골 풍경은 참 단조롭다.

시골 기차는 끝없이 이어지는 들판을 달리는데 선로는 들판이 하도 넓다 보니...
농장 사이로 나 있고 도중에 마을이나 인가 가 전혀 보이지 않는게 의아하다.

기차는 끝없이 펼쳐진 오렌지 밭 을 지나가는 데.....
문득 2,005년에 월남전 참전군인 조판철 씨가 쓴 “에이전트 오렌지” 가 생각이 나네?

조씨는 1,970년 백마 부대로 파월되어 22개월을 복무했는 데,
귀국 5년후 이가 빠지고 온몸에 여드럼 처럼 생긴게 돋기 시작한다.

1,978년에 첫아들이 태어났으나 두개골이 없는 기형 으로 하룻만에 죽었고
2년뒤 둘째는 배속에서 죽었으며
1,989년 셋째는 정상이었으나 31개월후 세균성 뇌막염 으로 죽는다.

에이전트 오렌지는 맹독성 제초제인 고엽제 의 별칭으로 함유된 다이옥신 은
청산가리 1만배의 위력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미군은 1,962년부터 10년간 고엽제 2천만 갤런을 베트남 밀림에 뿌렸는데
그중에 1,600만 갤런은 유독 한국군 작전지역 에 집중되었다!

한국국은 하늘에서 비행기로 뿌리는 에이전트 오렌지를 소독제로 알고 일부러도 맞았으며
이는 2세에게도 유전 되니 2,006년 베트남은 다이옥신 중독자가 400만명이라 발표한다.


미군은 1960년대말 비무장지대 남방에도 2만갤런을 뿌렸다는데 현재 한국에는
고엽제 후유증 환자가 4만 6천명이고 고엽제 의심증은 8만 8천명에 달한다고 한다.

이 중에서 중 1만 6천500명이 미국의 고엽제 제조회사를 상대로
한국 법원에 손해 배상을 청구했으나 39명을 제외한
나머지는 증거 불충분으로 대법원에서 패소 했다니... 어느나라 법원인지?


기차는 1시간여를 달려 졸리노 Zollino 라는 시골역에 도착해 내려서는
아직 환승 시간이 남았으므로 역사 내를 둘러본다.


이탈리아에 와서는 처음으로 기차역 내에 남부 이탈리아 지도 가 붙어있어 촬영을
하고는 역 구내에 자그만 연못까지 살펴보며 모첨럼 한가한 시간을 보낸다.


장화처럼 생긴 이탈리아 반도의 뒷굽 에 해당하는 이 지방은 이탈리아 남부
풀리아주 하고도 동남쪽을 특히 살렌토 반도 라고 부르는 데....


대가족 에 여자의 발언권이 세고 남자도 가정적인 농촌지역인데 북부 사람들이
흙이나 파먹고 산다는 뜻에서 바레니 로 불러도 개의치 않는 사람들이다.


각종 짧은 면 스파게티 를 온가족이 둘러 앉아 만들어 먹기도 하며
마을에서 이웃 주민들이 모여 얇은 북이나 탬버린에 맞추어 춤추는 일이 잦은데....


그럴때면 이 지역에 사는 독거미 타렌툴라 에게 물렸을때
그 아픔을 상징하는 타렌툴라 춤 을 추는 데.....
여기 살렌토 반도 지역에서는 특히 춤 이름을 피치카 라고 해서 함께 즐긴다네?

이 춤 피치카는 오늘날 젊은이들이 사랑을 구하는 춤 으로 발전했으니...
마주 보고 가까이 접근하며 빙빙 도는 데,
살짝 살짝 가까이 접근해도 서로 부딪히거나 몸이 닿지는 않는다고 한다.

여기 풀리아 지방 은 그리스 식민지였다가 비잔틴· 노르만· 사라센
등 다른 민족의 지배를 받았는데, 노르만 왕의
통치를 받은 1053~1463년에는 준독립국이었고 16~17 나폴리왕국의 일부였다.

풀리아주의 남쪽 지방인 살렌토 반도에서는 땅 파 먹고 사는 마을 사람들이 모여
탬버린과 캐스터네츠를 흔들며 피치카춤 이라고
독거미에게 물렸을때 추는 타란툴라 춤과 유사한 사랑의 춤을 추는 것이라...


우리가 갈아탈 기차는 유레일 패스가 되는 국철이 아니고 Sud Est 라 부르는 사철 로
레체와 알베로벨로를 지나 마리오로 가는 노선인 데,
이윽고 졸리오역에 도착한 기차를 타고 북쪽으로 달려서는 레체역 에 내린다.


그러니까 어제 레체역의 황색 종이에 갈리폴리 가는 기차가 없었던 것은
국철이 아닌 사철, 그것도 중간에 환승을 해야하므로 그랬나 보네?

역 창구에 가니 브린디시 가는 국철은 10분후에 유로스타 ES 가 있기는 한데
유레일패스가 있어도 좌석 예약비 10유로를 내야하는지라.....

역무원 은 바쁘지 않으면 브린디시는 매우 가까우니 50분 후에 있는
완행 로컬기차를 그냥 타는게 어떻느냐고 묻네?

우리 같으면 그냥 10유로씩을 받고 좌석표를 내어주면 그만일텐 데???
문득 첫 유럽 여행시 기억이 떠오르는 것이니...
런던의 차링 크로스역에서 교외에 있는 그리니치 가는 기차표를 사는데!

역무원이 기차표는 주지 않고 우리에게 무슨 카드 가진게 없느냐고 묻기에
주머니를 뒤져서 지하철 1일권 이 있다고 하니 그걸로 타면 된다고 말해주던게 떠오르네?
우리 같으면 그냥 돈받고 표 주면 그만일텐데???

브린디시 가는 기차 시간이 남았으므로 어제 본 레체 시내로 다시 걸어 나가는 데,
오늘은 월요일이니 정류장에 버스 시간표가 붙어있 미련이 남았기 때문이라....

하지만 토레 델 파르코 거리 Via Torre del Parco 버스 정류소에는 아무 시간표도 없고
전광판도 고장나 있으므로 어제 들렀던 사람들이 꽃을 들고 운집했던 교회를 보니...

현대식 교회 벽에 Humanae Redemptions Jubileum 1933~34 라고 적혀 있으니....
이탈리아어라 정확하지는 않지만 “인간 구원 기념해”라 그럼 가톨릭 성당은 아닌가 보네?

안식일 계통인가? 어쨌든 오늘은 문이 닫혀 있어....
어제 일요일 다른 한산한 성당과는 달리 구름처럼 모였던 교회를 보지 못하고
레체역으로 돌아와 브린디시 가는 로켤 기차에 오른다.

첫댓글 덕분에 여행기 잘 봤습니다.
고맙습니다.
참.... 마음이 편안해 지는 시골 풍경입니다!
즐감했습니다
오랫만에 여유로운 일정이었나 봅니다!
이탈리아의 소도시들도 저마다 개성이 강하고 매력이 넘치는곳이죠
그렇지요? 이탈리아는 통일이 늦은지라.....
도시마다 저마다의 고유한 역사를 간직하고 있으니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