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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들수없는밤의기묘한이야기
1
한밤중에 친구가 술 마시자고 해서 나가는 길이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는데, 6층에서 멈췄다.
문이 열렸지만, 아무도 없었다.
장난인가 싶어 닫힘 버튼을 연타했다.
문이 닫히려는 순간, 갑자기 피투성이가 된 여자가 나타나 엘리베이터를 타려고 했다.
무서운 모습에 아무 말도 못하고 꼼짝할 수밖 없었다.
다행히 문이 닫혀 여자는 엘리베이터를 타지 못했다.
온몸에 소름이 돋고 긴장되었다.
엘리베이터는 다시 내려가고 2층에서 멈췄다.
이번에는 남자가 서있었다.
남자가 타자 그제야 안심되었다.
이윽고 1층에서 내려 술집으로 향했다.
친구와 술을 마시면서 아까 있었던 이야기를 했다.
"아까 그 여자는 뭘까?"
"혹시 귀신 아닐까?"
그런데 문득 친구가 물었다.
"2층에서 탄 사람, 이상하지 않았어?"
생각해보니 2층이라면 계단으로 가늘게 더 빠를 텐데,
그리고 왠지 숨을 헐떡이는 것 같았다.
뭔가 서두르는 모습에 얼굴조차 보지 못했다…….
다음 날 아침,
술을 마시고 집으로 돌아오는데 아파트 앞에 사람들이 모여 있다.
경찰들도 있는 것 같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우리 아파트 6층 엘리베이터 앞에서 여자 시체가 발견되었다고 한다.
범인은 아직 잡히지 않았다고 한다…….
2
초등학교 2학년 남자아이가 있었다.
아이는 소지품을 자주 잃어 버려서 부모님과 담임선생님이 늘 걱정했다.
그래서 선생님은 아이의 메모장에 오늘의 분실물이라고 적어주었다.
엄마는 메모장을 보고 오늘은 3개나 잃어버렸어? 한숨을 쉬었다.
어느 날, 아이는 소지품을 1개도 잃어버리지 않았다.
선생님은 무척 기뻐했고, 크게 칭찬했다.
아이는 엄마한테 빨리 알리고 싶어서 학교가 끝나자마자 바로 집으로 달려갔다.
하지만 마음이 너무 급했던 것일까.
신호를 제대로 보지도 않고 횡단보도를 뛰어나가다 트럭에 치었다.
아이는 즉사…….
그런데 경찰이 아무리 찾아도 시체의 일부분이 나오지 않았다.
다음 날 엄마가 아이의 물건을 정리하는데, 메모장이 나왔다.
열어보니 어제 날짜로 분실물 칸에 이렇게 적혀 있었다.
잃어버린 것 : 내 머리
3
딸과 함께 시어머니 성묘에 갔다.
한참 장난치기 좋아하는 아이는 유치원에서 배운 노래를 부르며
시끄럽게 돌아다녔다.
"조용히 해야지! 여긴 돌아가신 분들이 계시는 곳이야."
라고 꾸짖자,
딸은 말했다.
"응? 엄마 안방 우리집처럼?"
4
어느 날 오후.
신혼부부 집에 수도가 망가졌다.
남편이 있었으면 남편이 살펴봤을 텐데,
부인은 수리업자에게 전화를 했다.
"수도가 망가진 것 같은데, 한번 봐주시겠어요?"
"네, 몇 시쯤 괜찮으세요?"
몇 시간 후, 약속한 시간에 수리업자가 왔다.
부인은 아파트 2층에 살고 있었다.
"살펴보니, 지금은 괜찮은데 1층에 물이 새고 있습니다. 혹시 1층에서 항의가 오지 않았나요?"
"아뇨, 그런 얘기는 못 들었는데, 물이 많이 새나요?"
"네. 조금 새는 것 같습니다. 제가 아래층에 물어보겠습니다."
"네, 죄송해요. 일단 먼저 봐주세요."
수리 후, 계산을 마치고 수리업자는 나갔다.
시간이 지났지만 업자에게서도 연락은 없었고 아래층 사람에게도 연락이 없었다.
부인은 아래층 사람에게 인사하러 가려고 했지만, 별로 친하지 않았기 때문에 신경 쓰지 않고 저녁 준비를 했다.
그리고 다음 날.
아파트 밖이 소란스러워서 나가보니 경찰들이 우르르 와있었다.
같은 아파트 내 이웃에게 물어보았다.
"무슨 일이 있었나요?"
"세상에, 죽었대요! 105호 여대생이 죽었대요!"
"네에?"
부인은 놀랐다.
어제 물이 샐 거라고 한 아래층이 105호였기 때문에.
나중에 뉴스로 아래층 여대생 살인사건이 보도 되었다.
범인은 수리업자.
범행은 우발적인 살인으로, 처음에는 죽일 생각은 없었다고 한다.
5
어느 겨울 날.
학교 근처 연못이 꽁꽁 얼었다.
5명 정도 올라가도 깨지지 않을 정도로 얼어붙은 것 같다.
보충수업이 끝나고 해가 저물 때까지 놀았다.
다음 날 학교에선 어제 놀았던 이야기로 자랑했다.
어느 친구가 알려달라고 했지만, 반에서 왕따 같은 녀석이어서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았다.
나는 조금 불쌍한 생각이 들어 집에 갈 때 몰래 알려주었다.
친구는 고마워하며 기쁜 듯이 달려갔다.
다음 날.
그 친구는 학교에 오지 않았다.
조회시간에 선생님이 울면서 말씀하셨다.
어제 그 녀석이 집에 오지 않아 부모님이 찾으러 돌아다니셨는데,
얼음이 깨진 연못에 빠져 동사했다고 한다.
친구가 마지막에 고맙다고 하며 웃는 얼굴을 잊을 수 없다…….
6
내가 어렸을 적에 남동생은 죽었다.
이유는 기억나지 않지만, 무척이나 슬펐다.
그래서인지 동생은 내 꿈에 종종 나온다.
동생은 날 슬픈 눈으로 바라보기만 한다.
몇 년 후, 대학생이 된 어느 날.
여느 때처럼 동생 꿈을 꿨다.
어렸을 적 기억 같다.
동생이 어렸을 적에 내가 소중히 하던 장난감을 만지고 있다.
"만지지마!"
하고 소리쳤지만, 동생은 가볍게 무시했다.
울컥한 나머지 동생을 밀었다.
동생은 넘어졌지만 여전히 장난감을 만지고 있다.
화가 끝까지 난 나머지 동생의 목을 심하게 졸랐다.
"만지지마! 만지지 말라고 했잖아!"
그러자 동생이 괴로운 표정으로 말했다.
"그 때랑 똑같네……."
7
요즘 나는 바람을 피우고 있다.
아내가 싫어진 건 아니다.
다만 권태기랄까, 익숙한 아내가 아닌 두근거리는 새로운 여자를 만나고 싶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바람을 피우다보니 이런 생활을 계속 하다 보니 문득 아내에게 소홀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안한 마음이 들어 오랜만에 아내에게 산책을 하자고 했다.
아내와 밖에 나가는 건 정말 오랜만인 것 같다.
산책하고 돌아오는 길에 문득 별똥별이 떨어졌다.
아내는 잠시 멈춰서 소원을 비는 것 같았다.
무엇을 빌었는지 물었지만, '후후, 비밀' 이라며 미소 짓을 뿐이다.
이런 귀여운 아내를 두고 다른 생각을 한 내가 정말 나쁜 놈이다.
집에 돌아가면 아내에게 잘해야겠다.
갑자기 그때 차에 치인 것 같다.
뒤에서 치인 것 같다.
의식이 멀어지고 있는 가운데, 아내의 목소리가 들렸다.
"어머, 벌써 실현되었네?"
8
오늘은 즐거운 금요일 밤.
오랜만에 친구들을 만나 거하게 술을 마셨다.
집에 갈 생각도 잊고 마시다보니 어느새 막차가 끊긴 시각.
월급날은 다음 주다.
그 때까지는 최대한 긴축해야한다.
술집에서 집까지 버스 세 정거장이니 힘들지만 걸어갈 수 있을 것 같다.
친구들과 헤어지고 한참 가다보니 소변이 마려웠다.
맥주를 너무 많이 마신 모양이다.
주변에 둘러보니 마침 공중화장실이 있었다.
소변을 보고 있는데, 한 남자가 전화를 하면서 들어왔다.
화장실 안은 조용하기 때문에 통화 내용이 원치도 않았지만 들려온다.
"응? 알아, 알아. 이번엔 잘 될 거야.
아하하하하! 그래, 그래.
뒤에서 바로 한 대면 곧바로 가지.
이게 돈이 좀 된다니까."
시끄러운 사람이라고 생각하며 화장실에서 나오려는데,
순간 남자의 휴대폰에서 이런 소리가 들렸다.
"지금 거신 전화는 결번이오니 다시 확인하고……."
9
오랜만에 중학교 동창을 만났다.
10년 만에 만난 친구라 너무 반가웠고,
그간의 이야기를 듣느라 시간 가는 줄 몰랐다.
거하게 술에 취해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학교 다닐 때도 유명했던 흉가를 지나가게 되었다.
10년 전 흉가가 그대로다.
당시에도 소문은 무성했지만 가본 적은 없었다.
많이 취하기도 했고,
친구와 이야기하다보니 그 때 생각이 나서 흉가에 들어가게 되었다.
오늘은 달빛도 없어 주변이 어두컴컴하기만 할 뿐,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다.
휴대폰 액정에서 나오는 빛만이 의지될 뿐이다.
기역자로 된 거실을 지나 안방으로 들어가는데,
갑자기 현관에서 인기척이 느껴졌다.
돌아보니 온 몸이 피투성이인 채로 허공에 떠있는 소녀가 서서히 다가오고 있었다.
친구는 소녀를 보자마자 황급히 방으로 들어갔다.
나 역시 반사적으로 친구를 따라 들어갔다.
너무 놀라 얼떨결에 방으로 들어갔지만 나갈 구석이 없다.
오래된 장롱이 보여서 일단 숨기로 한다.
귀신이 장롱 너머로 있을 것만 같다.
불안해하자 친구가 괜찮다고 이야기해주었다.
그런데 갑자기 휴대폰이 울린다.
친구다.
"야, 너 지금 어디야? 나 밖으로 도망쳤는데!"
10
한밤중에 벽을 두드리는 소리가 울려온다.
노크 소리에 잠을 설치는 일도 몇 번이나 있었다.
하지만 불만을 토로하러 가는 용기도 없거니와,
여자 혼자 사는데 괜히 해코지라도 할까봐,
그저 이어폰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으로 귀를 막을 뿐이다.
그러던 어느 날 아침.
아침부터 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잠에서 깼다.
도어체인을 걸고 조심스럽게 문을 열어본다.
"실례합니다. 경찰입니다."
"네……."
"어젯밤 근처에 사고가 있었습니다."
"네?"
"혹시 어젯밤에 이상한 일은 없었나요? 피해자는 215호 남편입니다."
우리 집은 213호.
옆옆집에게 무슨 일이 생겼나 보다.
"215호 부인 말씀으로는 밤에 옆집에서 계속 쿵쿵 소리가 나서 남편이 항의하러 갔는데,
계속 돌아오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나가보니 남편이 쓰러진 채로 죽어 있었다고……."
"으음, 혹시 그러면 옆집 사람과 싸운 게 아닐까요?"
그러자 경찰은 고민스러운 표정으로 대답했다.
"그렇지만 옆집 214호는 계속 사람이 살지 않았던 빈집이었습니다. 문도 잠겨 있어서 출입이 불가능한 것 같습니다……."
11
도시에 있는 대학에 입학하면서 집을 떠나 자취를 시작했다.
서너 개월 정도 지나 자취 생활에 익숙해졌을 무렵,
신경 쓰이는 게 하나 생겼다.
밤에 자고 있으면 새벽에 사람들의 소곤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소리가 너무 신경 쓰여 잠을 계속 설쳤다.
매일 아침, 수면 부족으로 강의 시간에 계속 졸기 일쑤다.
오늘도 소리가 들린다.
대체 누구일까?
오래된 아파트라 벽이 얇고 방음이 안 돼서 옆집 사람일지도 모른다.
옆집에 혼자 사시는 할아버지일까?
하지만 소리는 여러 명이 대화를 나누는 소리다.
다른 옆집은 빈 방이라 아예 소리가 날 일이 없다.
혹시 나의 환청인가?
그렇다면 녹음을 해봐야겠다.
다음 날, 녹음 한 걸 들어보니 제대로 녹음되어 있었다.
확실히 소리가 들린다.
환청이나 착각이 아니었다.
문득 숙부님이 방송국에서 음향기사로 일하시는 게 생각났다.
숙부님께 녹음한 파일을 보내드렸다.
며칠 뒤 전화가 왔다.
"미안, 기다리게 했군. 결과가 나왔는데……."
"네, 어떤가요?"
"분석해보니까 적어도 10명 이상의 사람 목소리야."
"네?!"
"그리고 네 방은 분명 지하지?"
"아, 네. 제일 밑층입니다."
"흠, 그 소리 말이지. 네 방 바로 밑에서 들리는 것 같아."
저도 어렸을때 그런소리 들은적 있어요. 빌라에서 ㅠㅠ 우리집이 제일 윗층인데 알고보니 건물이 오래되서 옆집애 뛰던소리가 벽타고 울린거
화장실은 원래 집안소리가 들어와서 환기구타고 울려요ㅠㅠ
읭무서워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나는 밤에 잘때 머리맡에서 아나운서 말소리같은 소리가들림... 식구들 다 자고있고 내방엔 스피커따위도 없는데....ㅠㅠ
5번무슨말? 그니까 그 왕따가 자살한거임??ㅠㅠ
그 연못에서 자기도 따라 놀다가 죽은거 아니에요?
근데 그 주인공? 그사람이 알려줬으니까 자기가 죽인거 같은 죄책감이 들듯 ㅠ
5번 불쌍하다..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