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9년 군대시절(방위병) 망월동에 다녀온이후
한살림 교우들 덕분에 22년만에 다녀온 셈이다.
그동안 광주를 억지로 잊으려 했던 나의 무의식을 발견한다..
10년전 윤상원을 읽고 썼던 짧은 생각 처럼..
광주에서 죽은 자들을 조금 기억하고자 할 뿐이었다.
어렵풋이 생각나는 구묘역 묘지를 돌면서
이재호, 이한열, 조성만, 이철규 등 먼저 간 동시대 학우들을 둘러보았다.
예전에 미처 보지 못했던 윤상원 앞에서 한참을 있었다.
묘역에서 동갑내기 이한열 어머니, 배은심 여사를 만나 인사했다..
한열이 잘있었니? 하며 묘지를 쓰다듬던 그분에게 동갑내기라고 했더니 반가워 하면서..
관심갖고 많이 도와달라고 했다. 전에 이한열 기념사업회에 소장자료를 보낸적이 있는 인연이 있어 더 반가웠다.
접수당한 도청만큼이나 자칭 민주화세력이라고 하는 자들에게 빼앗긴 광주..
진보의 불모지, 보수야당에 안착한 호남을 바라보는 두가지 감정으로 늘 불편한 광주..
한살림 나눔시간에 패배주의가 아니냐는 질문을 뒤로 하고서도..
30년이 지난 오늘 광주 망월동에서 무슨 신앙을 고백할 수 있을까 솔직히 되묻고 싶었다.
더구나 거기 죽은 벗들 앞에서 신앙고백을 하고 와서 나와 내 가족의 삶에서..
그리고 한살림 교회 공동체가 무슨 실천과제를 찾아야 하는가...
'광주의 영혼이 우리들의 투쟁 속에 다시 살아난다' 고'역설하신 정목사님의 장중한 설교와
우리들이 가슴으로 부른 5월 노래를 들으며 조금은 그 길을 찾을것 만 같았다.
87년 깊은 실망감을 뒤로하고 교회운동이다.. 청년운동이다 사회주의다..진보정당 운동이다..
빨빨거리며 돌아다녔고 지금은 내 딸을 대변하여 장애인 운동.. 소박한 복지운동에 복무하지만
사실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살수 밖에 없었던건 80년대 광주의 정신 때문이었는지도 모른다.
결국 내 가족과 내 이웃.. 벗들을 사랑한다는게 우리가 할 수 있는 작은 실천이 아닐까..
윤상원의 맑은 눈을 바라보며 빼앗긴 느낌을 뒤로하고..
이제 비로소 광주에서 들려오는 해방감을 다시 느낄 거 같다.
그 충만함 속에 님이 부활하기를 기도한다.
그의 묘비 사진을 바라보며.. 다시 한번 님의 명복을 빈다.
첫댓글 인용씨 말대로 "서로 아끼고 사랑하는 삶" 이것이 오늘 우리가 매순간 의식적으로 되뇌이며 실천해야하는 것 아닌가 싶습니다.
저를 숙연하게 만드는 글 입니다 박주부님의 세심한 배려가 이번 광주예배 곳곳에서 묻어납니다 아무도 신경쓰지 못하는 곳에서 부지런하게 움직이시는 모습이 활동가이시구나하는 생각을 들게했습니다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박주부님처럼 광주를 늘 품고 살아온이도 있고 이번에 새로이 광주를 가슴으로 받아들인이도 있겠지요. 이번 광주예배는 한살림교회의 이름아래 각각의 마음속에 흩어져있던 광주가 더 큰모습으로 합쳐져 우리앞에 다시 서게된것같습니다. 박주부님 앞으로도 더 많은 글과 이야기 기대합니다. 여러모로 애쓰셨어요**^^
오늘에서야 꼼꼼하게 읽었습니다. 행간이 막 읽히는 글이군요. <들불의 초상>은 서점에서는 사라졌어도 다른 곳에서 계속 출몰할 겁니다. 좋은 글 고맙습니다.
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