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 토로록~ 톡! 스레트지붕위에 떨어져 양철 물받이로 구르는 소리 정겹게 들리던 그 소리는 밤이되면 공포의 소리였지 딱 .! 탁! 떨어지는 밤소리에 간이 콩알만해져서 남편에게 전화를 해서는 "여보~ 누가 밖에서 돌던져~! 무서워!!!!!! 빨랑 들어와아~~~~~" "밤떨어지는 소리겠지 누가 돌을 던진다고 그래" "아니야 정말로 돌던지는 소리야~ 무섭다고..빨랑 오라니깐~!" 그렇게 헤프닝이 벌어지고 오지도 가지도 못한 채 덜덜 떨었던 기억 손님 머리위에 밤송이가 떨어져 대략난감해 하기도 했었지
목사님 며느리가 아기를 가졌는데 풋밤이 먹고 싶다해서 달려 왔다면서 꼬챙이까지 준비해오신 사모님과 아들목사님 새파란 밤송이가지를 쳐내어 풋밤을 봉지에 가득 담고선 흐믓한 표정으로 가시던 모습 가장 통통하고 이쁜것들로 골라 봉다리에 담아 놓았다가 손님들에게 전해 주었을 때의 기쁨은 가을이 주는 최고의 선물이었지 시멘트블럭 담장위에 앉아 알밤을 두손으로 돌려가며 까먹던 다람쥐의 모습도 얄미스럽게 곡예를 하며 밤나무를 오르내리던 청설모도 멀어져간 기억속 편린으로 남긴 채 밤나무는 숭덩숭덩 잘린 채 고사목이 되었고 개나리울타리로 둘러쳐져 아늑하고 내려가는 길목에 인동초가 피어있던 밤나무집도 사라진채 알밤처럼 추억만 익어간다
산골짜기 외딴 초가집에 살았던 시골 집 가을이 지나갈 무렵 차가운 비 몇차례 내리면 할머니는 4남매를 숲으로 보내셨지 떨어진 낙엽을 줍고 낙엽사이 쓰러진 나무등걸 사이로 온갖 버섯이 쑤욱쑤욱 고개 내밀고 있었지 이것저것 안가리고 소쿠리에 가득 따 가지고 오면 독버섯은 골라 버리고 애호박 넣고 끓여 주신 버섯국 소고기국보다 더 맛있었지 큰밤은 골라서 고모네 갖다 주고 돈받아와서 살던 어렵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