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와 공동선,
오늘 공정거래위원회가 4대강 사업 담합 건설사 8곳에 시정명령과 함께 1115억원의 과징금을 부
과했습니다. 4대강 사업 시행 초기부터 많은 의혹이 제기되었던 4대강 공사 건설사들의 부정 비
리 사실의 일부가 확인되었습니다. 국민 혈세를 낭비하고 건설사들의 비리를 묵인하며 방치했던
관계 공무원들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응당한 처벌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4대강 건설사들의 담합은 예전부터 공공연하게 알려졌던 사실이었지만 정부가 이를 묵인하고 제
대로 대응하지 못해 국민 부담을 가중시키는 결과를 초래했습니다. 4대강 사업이 무리한 속도전
으로 추진되는 과정에서 난무했던 불법과 탈법에 대해 지금이라도 철저히 조사해야 할 것입니다.
4대강 사업은 비리로 점철된 실패한 국책 사업이라는 진실이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일주일이 금방 지나갑니다. 쌍용 자동차 해고 노동자들을 위한 첫 번째 평택역 미사가 엊그제 같았
는데 벌써 두 번째 미사가 후다닥 다가왔습니다. 6월 6일 저녁 7시30분 평택역 천막 농성장 앞,
쌍용자동차 해고 노동자들의 삶을 위한 두번째 미사가 봉헌됩니다. 평택역 미사가 횟수를 거듭할
수록 사람들의 따뜻한 마음과 생명의 기도가 널리 퍼져 나갈 수 있기를 바래봅니다.
4대강 사업 중단과 팔당 유기농지 보전을 위한 840일, 팔 백 마흔 번째 두물머리 생명평화 미사는
인천교구 범박동성당 한의열 신부님, 양정환 신부님, 김종성 신부님의 집전으로 거행되었습니다.
김종성 신부님은 "두물머리 4대강 사업의 내용은 결국 유기농지를 파헤쳐서 자전거도로를 만드는
것에 불과합니다. 남한강 이포보나 강천보처럼 댐을 쌓고 준설을 하는 것이라면 4대강 사업의 핵
심을 막고 있다는 의미라도 있겠지만 그런 의미도 없습니다. 자전거 도로가 유기농의 가치보다
우월하다고 생각하는 정부 당국자들의 행태가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4대강 사업의 핵심고리가 되는 곳도 아니고 충분히 상생과 공존의 대안을 실현 할 수 있음에도
이를 방기하는 것입니다. 두물머리 농부들은 그런 대안을 제시했습니다. 저도 자전거 타는 것을 좋
아합니다. 자전거를 타고 전국 일주도 합니다. 그런데 그것이 자랑이 아니라 부끄러워 할 정도의
수준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하나, 하나 두물머리 소식이 들려 올 때마다 우리가 잘 한 것이구나 하는 위안을 받으면서도 한편
으로는 여기 두물머리에 오는 나의 의미를 새겨 보고자 합니다. 오늘 두물머리를 오면서 특수 사
목 신부님들의 혼자 드리는 미사를 생각했습니다. 신자들도 없는 미사라도 안하면 찜찜하고 혼자
드리자니 신나지도 않고 그런 미사입니다. 두물머리에서 내가 드리는 미사의 의미를 곰곰히 생각
했습니다. 별다른 의미를 찾지 못했습니다. 결국에는 이명박 대통령도 자신의 임기동안에 무엇을
했다라는 의미를 만들기 위해서 대규모 토목사업도 하고 국토를 난도질 했던 것입니다.
그래서 의미를 내 안에 두지 않기로 했습니다. 두물머리 미사는 내 의미가 아니라 우리 모두의 의
미로 남겨두고 싶습니다. 그렇게 내 안에 충족되지 않는 믿음일지라도 그냥 내버려 두려고 합니
다. 사람은 의미를 찾는 동물이라 별 것 아닌 것도 의미를 두면 신나는 법인데 여기 두물머리는
의미를 두지 않아도 신나게 올 수 있는 공간으로 내 버려두면 좋을 것 같습니다. 우리들 각자에게
도 의미를 두지 않아도 신명나게 할 수 있을 만한 일을 한 두가지씩 찾아서 하느님께 봉헌했으면
좋겠습니다." 라며 강론 말씀을 해 주셨습니다.
오늘은 인천 교구 범박동 성당을 비롯한 아홉 분의 교우들께서 연중 제9주간 화요일 두물머리
생명평화 미사를 봉헌 해 주셨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