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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부인과] 06
1. 피와의 전쟁
2. 작은 산부인과 외경
들어가는 어떤 여자. 혜영.
3. 작은 산부인과 접수처
접수 : 서혜영씨.
로비 소파에 앉아있던 혜영 일어난다.
//
접수 : 금식하셨죠?
혜영 : 네.
접수 : 보호자는요?
혜영 : 오기로 했어요.
접수 : 수술은 15분 정도 걸리지만, 출혈여부 확인하고 마취 깨고 하면 2시간 이상 걸려요.
4. 작은 산부인과 로비
- 로비에 앉아 대기 중인 혜영.
- 은정 통화중이다.
은정 : 어, 오지도 않았어. 아침에 전화도 안 받더라. 겁나? 수술은 내가 받는데, 지가 왜 겁이 나? 뻔뻔하구 인색한 건 암튼.
(배터리 다 되었다. 한숨 내쉰다. 옆자리 보면서) 전화 좀 쓸 수 있을까요? (고상하게)
혜영 : (무심하게 앞만 보고 있다가 뻥해서)
은정 : (고상하게) 남자 친구가 와야 되는데 배터리가 다 돼서요...
혜영 : (핸드폰 꺼내 건네준다)
은정 : (전화한다) 내 전화는 씹더니 다른 전화는 잘도 받는다. 누군 누구야 나지. 그래 병원이야.
뭐? 당장 부쳐 나쁜 자식아. 뭐? 이보다 더 바쁜 일이 어딨어? 계좌번호 보낼 테니까.
(그쪽에서 끊은 듯. 혜영에게 전화 건네주면서 말투 바꿔 고상하게) 잘 썼어요.
혜영 : (무심하게 전화기 받는다)
은정 : 말이 돼요?
혜영 : ?
은정 : 업소 갔다가 매독을 옮겨 놓구, 수술비 반만 내겠대요. (글썽)
혜영 : (본다) 매독이요? 건강검진에서 나온 결과면 재검해보세요.
은정 : (그러거나 말거나) 업소 간 거 실토했어요.
혜영 : 아...
은정 : (벙해서) 어떻게 이런 상황에 반반 내자 소리가 나와요?
혜영 : 마음이 그거 밖에 안 되는데, 왜 그것 밖에 안 되느냐 따질 수 없는 거 아닌가?
닦달해서 수술비 다 받으면 마음이 편해질까요?
은정 : 나는 몸으로 때우잖아요!
혜영 : (전화가 온다. 전화 받으러 일어나 유리문 밖으로 나가는)
5. 병원
- 서둘러 들어오는 상식.
6. 로비 밖 복도
- 혜영 한 쪽에서 통화중이다.
혜영 : 도착하셨어요? 네, 저 지금 로비에 서 있어요.
7. 접수대
접수 : 몇 분 간격인데요?
양미순 : 아까 전화했을 땐, 10분이었는데 지금은 5분 정도 되는 것 같은데... 애들이 어려서 빨리 좀 봐줬으면 좋겠네. 아구구.
접수 : 보호자는요? 애기 낳을지도 모르는데 애들 데리고 혼자 오셨어요? (보면, 유모차에 하나 초등학생 수빈이 하나 걸리고)
양미순 : 그럼 어떡해? 애 아빤 백령도에 근무하구, 시어머닌 아직 나주에서 출발을 못 하신 걸. 아구구...
접수 : 아우, 애들은 어쩌구. 잠시만 기다리세요.
- 양미순의 아이 토한다.
- 양미순 토한 아이 닦아주는 사이 진통이 오는 상황.
//
- 로비 한 쪽에서 은정과 상식이 말다툼 중이다.
상식 : 나가자. 일단 나가서 얘기하자.
은정 : (어이없고) 어떻게 알구 왔어? 조용히 돈이나 주고 가.
상식 : (은정을 잡으며) 돈 안 가져왔어.
은정 : 그럼 여기 도대체 왜 왔어?
상식 : 나가서 얘기하자.
은정 : 무슨 얘길 해?
- 혜영 통화를 하면서 로비 안으로 들어오다가.
혜영 : (전화 끊고, 그들을 돌아본다. 어라? 상식이?)
상식 : (줄 수도 안 줄 수도 없는... 난감한 상황) 일단 나가서 찬찬히 얘기해. 다짜고짜 병원으로 오는 건...
은정 : 오빠가 책임질 것도 아니잖아?
- 주위 여자들 상식 다 쳐다본다.
- 이들 중엔 유모차에 돌 지난 아이와 수빈이를 데려온 양미순도 있다.
은정 : (상식의 지갑을 제 손으로 가져와 돈을 꺼내 여유 있게 세어보고 수표 몇 장을 꺼내고 만원 짜리 몇 장은 다시 넣으려)
영양제까지 50만원이야.
상식 : (은정의 손과 수표를 잡아채면서) 안 돼. (지갑에 수표와 돈 차곡차곡 다시 챙겨 넣고)
내가 이런 돈이나 주려고 여기 온 줄 알아?
- 혜영, 상식 보면서 헐 저 사람이야? 하는 기분.
일동1 : 아이구, 쪼잔한 놈!
일동2 : 매독을 옮겨 온 거야? 애한테 치명적이지. 암튼 멀쩡하게 생겨가지구...
일동3 : 거기다 치사하기까지 하네.
은정 : 오빠. 왜 이래 진짜. (짜증)
상식 : 나가서 얘기해.
- 순간 상식과 혜영 눈이 마주친다.
- 상식 저 여자가 여긴 왜 왔지? 하는 표정.
- 혜영 왜 하필 여기서의 눈빛. 순간 외면하고 다시 유리문 밖으로 나간다.
- 상식 묘하게 혜영이 신경 쓰인다.
8. 로비 밖 복도
- 누군가를 기다리는 혜영.
9. 로비
- 그 때 양미순의 아이가 또 토하고 보챈다.
- 양미순은 진통이 오는지 아이고 하면서 잠시 힘들어 하는 상황.
- 간호사 양미순 분만실로 데려가려 한다.
상식 : (보채는 아기 보며) 언제부터 이랬어요? 병원엔 데려갔어요?
양미순 : (의아 그러나 대답) 어제 밤에 응급실(소아과)에 갔었어요. 장염이라고 하는데, 약을 먹이는데도 나아지질 않네.
(아구구구, 진통 오는 중)
상식 : (양미순과 아이 상태 번갈아 본다. 엄마는 아이 낳아야 하고 아기는 보채고, 옆에는 초등학생이고. 갸웃) 제가 좀 볼께요.
(애기 꺼내서 눕힌 상태, 배를 촉진한다. 장이 꼬인 위치를 찾는 중, 그 사이에 아기는 울어도 발버둥 쳐도 상관없다.)
은정 : (옆에서 팔짱 끼고) 그 놈의 오지랖은 진짜.
양미순 : (진통 또 온다) 아구구구, 애 아빠나 시어머니 오면 병원에 보낼게요. 나 애 낳을 거 같은데, 수빈아 동생 좀만 보구 있어.
(겨우 일어나 분만대기실로 가며) 엄마 회복실로 가면 거기서 보자. 응. 할머니 어디쯤 오셨나 다시 전화하고. (들어간다)
10. 유리문 밖 로비 앞 복도
- 혜영이 돌아보면 이젠 다른 아기까지 보고 있는 상식.
- 촉진으로 뭔가 찾는 진지한 상식.
혜영 : (혼잣말처럼) 병원이 그렇게 없나. 하필이면 이 병원이게.
- 혜영 주위의 간판을 살핀다. 다른 병원 간판들이 보이지만 산부인과는 없다.
11. 로비
- 양미순 진통이 심해져 들어가고 아기와 수빈 남겨지고
- 접수와 간호, 상식, 은정 황당해하고 아기는 아프고
- 아기는 이미 싸여서 상식 좀 얼러주고 (아기 보채도 되고)
수빈 : 그러니까, 장중첩증이라는 게 좀 지나면 우리 유빈이 배를 열고 수술을 해야 되지만,
지금 빨리 가면 공기 넣는 걸루 해결할 수 있다는 거잖아요. 그럼 제가 데려가 면 안돼요? 저 카드도 있어요.
(신용카드 꺼내 보인다) 엄마가 혹시 모르니까 이거 가지고 있다가 택시도 타고 먹을 것도 사먹고 하랬거든요.
상식 : (고민)
//
상식 : (아이 내려놨고, 전화번호 적어 주면서) 할머니 오시면 선생님한테 전화하고
되도록 빨리 아기 데리고 한국병원으로 와. 알았지? 밤에 아무리 늦어도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
수빈 : (좀 환해지면서) 네.
은정 : 오빠. 사촌동생 걱정을 그렇게 좀 해 봐. 봤지? 전화 한 통 없는 거?
상식 : 밧데리 방전이라고 나더러 가 보래더라.
12. 유리문 밖
- 그 때 누군가 들어온다. 남자 두리번거리다 전화.
- 혜영, 전화 울린다.
- 혜영, 이 남자구나 알아본다, 남자 어색하게 다가온다.
13. 병원 안 쪽, 접수대
- 혜영 들어와 그 남자와 접수대로 간다.
- 그 모습 보는 상식. 그 남자 서진이 아니다.
- 은정 상식의 시선 따라 혜영의 뒷모습을 본다.
- 그들의 모습이 뭔가 좀 어색하고 이상하다.
상식 : (시선은 혜영에게 향하는 채로) 니들은 어떻게 일주일을 조용하게 못 보내니?
불러서 자초지종 확인할 테니까 진정하고, 월요일에 병원으로 와. 재검 해줄게.
은정 : 그 웬수를 누구 땜에 만난 건데? (하다가 상식의 시선 따라 혜영을 본다)
상식 : (은정 의식하고 시선 돌리고) 둘이 눈 맞아 놓고 사사건건 내 탓 할래?
E 전화벨
상식 : (보면, NICU) 응, 나야. 알았어, 어어, 알았어. 금방 들어갈게. (아이에게) 아버지나 할머니 오시면 꼭 연락해.
수빈 : 네.
은정 : 데려다 줄게 오빠 같이 가. (상식과 같이 나가려는데)
접수 : (동의서 짚어주며 빠르고 기계적으로 읇어줌. 요식행위니까) 수술로 인해 자궁천공이 발생할 수 있구요.
자궁천공으로 출혈이 복강 내로 계속되면 복강경 수술을 해서 지혈시켜야 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 대사 정확히 다 안쳐도 됩니다. 이 대사 중간 상식이 듣고 돌아보고 약간 들리고 하는 정도면 됩니다.)
- 상식 돌아서 나가다가 위의 안내문이 들리자 기겁을 하고 혜영을 본다.
은정 : 아는 여자야?
상식 : (답 없고)
- 상식 혜영의 뒷모습과 낙태수술 부작용 안내문만 들리고 보인다.
접수E : 수술 후유증으로 불임이 될 가능성이 있구요. 태반이 완전히 배출되지 않아 수술 후 질 출혈이 계속될 수 있습니다.
은정 : 오빠! (하다가 혜영 보는 상식을 한 번 보더니 그냥 나간다)
14. 플래쉬백 - 심폐소생술 직후의 싸움 장면.
혜영 : 앞으로 신경 쓰이게 할 일 없을 거에요.
15. 로비
- 상식 혜영이 말 하던 그 말의 의미를 이제 깨달았다.
접수E : 마취 중 구토로 흡인성 폐렴이 발생할 수 있으나 미리 예측할 수는 없습니다.
수술 후 균에 의한 감염이 발생할 수 있고 항생제 치료 있습니다.
- 뭔가 확 치솟아 오르는 감정. 알바생과 서 있는 혜영의 뒷모습.
- 상식 자기도 모르게 혜영에게 간다. 알바생은 눈에 들어오지도 않는다.
알바남 : (보호자 싸인란이 보인다) ...알고는 왔지만, 막상 들으니 좀 흐드드 하네요. 어쩐지 알바비가 세더라...
(궁시렁 궁시렁, 망설이다 싸인 하려는 중)
- 상식 혜영의 팔을 덥썩 잡는다.
- 작정을 했다기 보단 자기도 모르게 반사적으로 하는 행동이다.
상식 : 저 좀 보시죠.
혜영 : (놀래지만) 상관하지 말라 그랬죠! (단호하게 뿌리친다)
- 상식, 혜영의 손을 억지로 잡아끌고 나간다.
- 알바남 멀뚱해서 보다가 혜영 따라 나간다.
16. 로비 앞 복도
- 혜영 상식의 팔 뿌리친다.
- 상식 자기도 모르게 과하게 잡았다 싶었는지 좀 신경 쓰이는 얼굴로 팔뚝 보고
- 알바남 혜영과 상식을 번갈아 보다가, 이 끔찍한 싸인을 안 해도 된다 싶어서 내심 다행이다.
알바남 : (혜영에게) 아무리 싸웠다고 해도 이런 건 애아버지가 하셔야죠. 저도 차비는 해야 하니까 절반만 주세요.
혜영 : 아뇨. 들어가서 싸인 해주세요. (돌아서서 유리문으로)
알바남 : (상식을 본다)
상식 : (심지어 애 아버지도 아닌 남자와?)
알바남 : 제가 할 일 아닌 거 같습니다. 차비만 주세요.
상식 : (주머니에서 지갑 꺼내 남은 지폐 되는대로 챙겨준다. 5만원 정도)
알바남 : 웬만하면 화해하세요. (밖으로)
혜영 : (당황하면서) 잠깐 기다리세요.
알바남 : 죄송해요. (사라진다)
혜영 : 당신이 싸인 할 거에요? 안 할 거죠? 근데 지금 저 사람을 보내요?
내가 그렇게 한가한 사람으로 보여요? 이 스케줄 어떻게 뺏는 줄 알아요?
상식 : 누군, 좋아서 이래요? 누군 이런 거 신경 쓰고 싶은 줄 아냐구요?
그런데 보이잖아! 사사건건 당신이 내 눈 앞에 왔다 갔다 하잖아요! 못 먹구 토하구, 이젠 병원에서까지 보이는데...
혜영 : (너무 신경질적이지 않았으면, 자르든 아니든) 나더러 이상식씨 스케줄까지 맞추란 거에요?
그럼 진작 말씀을 하시죠. 그랬으면 나도 다른 병원으로 갔겠지. 누군 이런 꼴 보이고 싶은 줄 알아요?
상식 : (먹먹하다) 나도 내가 왜 이러는지 모르겠는데,
혜영 : 그런 사치스러운 이유 필요 없어요. 어떻게 구한 알반데 쫓아버려요?
누군 이렇게 수술 받는 거 할만해서 하는 줄 알아요? 누군 이게 신나서 하고 있는 거 같이 보이냐구요?
(욱하고 가슴에서 뭔가 치밀어 오르는 중, 눈물 글썽, 그러나 흘리진 말고)
상식 : 나도! 왜 이렇게 신경이 쓰이는지 모르겠다구요. (미안함+안쓰러움)
혜영 : 이 선생님. 앞으로는 두 번 다시 아는 척도 하지 마세요. 여기까진 이웃으로서의 호의라고 생각하겠지만,
이 문제는 지나가던 이웃집 아저씨가 참견할 일 아니에요. 앞으로는 정말 엮이고 싶지 않습니다.
- 유리문 밖에서 보이는 안쪽 상황.
- 소리는 들리지 않고 응급상황인 듯.
- 어수선하고 아우성이고 급하게 안쪽 보며 전화하고.
- 뭔가 사건이 난 듯한 상황이다.
- 상식 눈에 안쪽의 상황이 보인다.
- 혜영도 상식의 시선 따라 안쪽 보면
- 상식과 눈이 마주친다.
- 그 때, 간호사들 후다닥 수술실로 들어가는 긴박한 분위기지만 두 사람은 계속 긴장된 채로.
17. 병원 접수
간호사1 : (수술실에서 뛰어나와 전화기 돌린다) 앰뷸런스 대기시켜 주세요.
(전화 끊고, 다시 바닥에서 번호 확인해 걸면서) 네, 여기 벨로팜인데요. 경산몬데 자궁출혈이 심해요.
수술 자리에서도 피가 멎질 않아요.
혜영,상식 : (의료적인 상황에 대한 자각으로 마주본다)
혜영 : (접수대로)
간호사 : 응급상황이니까 앉아 계세요.
혜영 : 한국병원에 전화한 거죠.
간호사 : 그런데요?
혜영 : (핸드폰으로 전화한다) 나야. 어, 피 준비해. 혈액형이 뭐에요?
간호사 : ?
혜영 : 환자 혈액형이 뭐냐구요?
간호사 : RH+ A형이요.
혜영 : RH+ A형 혈액 신청해놓고. 최대한 다 긁어와. 혈소판두 신청하구. 어 어, 나 지금 들어가요. (나가면서) 20분 안에 도착해.
- 한쪽에서 수빈이 유모차 아기 달래면서 그 상황을 보고 있다.
상식 : (나가려다 수빈이 보며) 애기가 좀 보챌 텐데... (하다가) 할머니 오시면 꼭 연락해.
수빈 : (전화번호 외운다) 010-6399-8888 맞죠?
상식 : (접수에게) 여기 애들 좀 잘 부탁드려요!
접수 : (힐끗 본다. 골치 아프다) 거기 얌전히 있어.
상식 : (나간다)
수빈 : (상식 유리문 밖으로 나가는 거 보면서. 접수처로 걸어가는) ...혹시 우리 엄마에요?
접수 : 양미순 산모?
수빈 : 네.
접수 : 아버지 어디 계셔?
18. 병원 입구
- 자궁이 출혈 심한 산모가 실려 나가는 중이다.
19. 도로
- 혜영 차 급하게 달리고 있다.
20. 개인 산부인과 (*대사 줄임)
- 접수에서 전화 중이다.
접수 : 양미순 씨가 자궁 적출하고도 출혈이 심해서 한국병원으로 이송을 갔어요.
최악의 상황도 준비하셔야 합니다. 그러니까 빨리 오셔야 돼요. (아이 앞에서 부주의한 통화)
수빈 : (통화 내용을 들으면서 점점 사색이 되어가는, 유빈이는 보채고)
21. 한국병원 로비, 엘리베이터
- 혜영 에스컬레이터로 뛰어간다.
- 재석 보고는 같이 따라붙으며.
재석 : 서혜영, 당직 바꿨잖아.
혜영 : (급하게 걷는)
재석 : 뭐, 잊어버린 건 니 사정이고.
혜영 : 다음 주에 한 번 더 바꿔줘.
재석 : 야! (그런 게 어딨어) 알았어. 환자 하나 보낼게.
혜영 : (보면) 알았어. 근데 너도 내려. 어브럽시오 블리딩으로 로컬에서 자궁 적출 했는데 피가 안 멎는대.
재석 : 헐... (따라 내리며) 피와의 전쟁이겠군.
- 상식 멀리서 올라오고 있다. NICU로 뛰어가는 중.
22. 스테이션
- 혜영, 들어온다.
혜영 : 환자는?
경우 : 아직 도착 안 했는데, 지금 내려가 있으려구요.
혜영 : 영상의학과 엠볼리 팀 연락했지?
경우 : 네, 지방학회에 가셨는데, 지금 올라오고 계시답니다. 한 시간 반이면 도착하신답니다. (내려가고)
수선생 : (전화 받는다) 그 환자 응급실에 도착했대요. 배가 터질 것 같대요.
혜영 : (급하게 뛰어나간다)
재석 : 그 환자 재수가 없는 건가. 주말이면 당직 인력밖에 없는데... 이미 사악한 사이클로 들어선 거 아냐?
수선생 : (혜영이 수술실로 내려가는 모습 보면서 애써 위안) 그래도 야간 아닌 게 어디에요. 왕 선생님도 계시고...
재석 : 나야, 불임담당이고...
수선생 : 서 선생님 날아 오셨잖아. 영상의학과 선생님도 오신다 그러고...
재석 : 하긴 쟤가 아직 산모는 한 번도 잃어 본 적이 없지.
수선생 : 어떻게 그럴 수가 있어? 고위험 산모들만 득시글거리는데 있다 왔을 텐데.
양수 색전증이나 혈전증 같은 건 속수무책인 경우도 많잖아요?
재석 : 운도 좋겠지만 포기도 없어. 오늘도 운이 따라주기를 바래볼까.
23. 응급차실 입구 (밖 - 안이어도 되고, 응급실 안쪽부터 시작해도 됩니다)
- 침대 위에 누운 산모 위에 경우가 타고, 질 안에 팔을 넣고, 다른 팔로 배를 누르고 있다.
- 피가 갑자기 팍 펌핑 하는 상황.
- 안 선생 얼굴에 피칠갑을 하는 중.
- 몇몇 보조하는 사람들도 같이 옆에서 달려들어 응급실 입구에서 적당 장소로 이동 중.
24. 응급실
- 전체적인 인원은 응급실, 응급의학과, 산부인과 의사와 레지던트 인턴 간호사 등.
- 10~15명 이상의 사람들이 모여서 각자 할 일 한다.
- 현장 대사 간간히 나와도 된다.
- 처음엔 7~8명에서 금방 후다닥 달려들어 오고 콜 받고 달려오고 모여들어 처치.
- 레지, 마스크로 엠부 짜고 있다.
동반의 : 써브토탈 치고 왔는데, 블리딩이 멎질 않습니다.
응급의 : 바이탈은?
레지 : 80에 60 140회입니다.
응급의 : 셀프는 있어?
레지 : 자발 호흡 가능합니다.
응급의 : (기타 필요한 지시하는 현장 대사 짧게 짧게)
- 길게 가지 않고 툭툭 끊어 치고 빠르고 긴급하게.
(라인 잡았어? / 이쪽 좀 와서 봐 / 여기 좀 잡아. 등등. 최대한 현장 대사 살려서)
- 환자 배는 부풀어 오르고 수술로 봉합한 자리마다 피가 나기 시작한다. 흥건하게.
- 10여명의 사람들이 한 번에 몰려 모두들 각자 할 일 하는 중이다.
- 중심 정맥 잡거나 수액 꽂을 라인을 잡거나, 이미 적출된 자궁의 출혈을 막고 있거나,
출혈 부위를 도구로 집거나, 수혈팩을 걸거나, 빠른 속도로 기계를 이용한 수혈중이거나, 전투 상황을 방불케 하는 중.
- 전 병원에서 달고 온 빨간 피 달려있고
- 산모 자궁에서 쏟아지는 피의 양도 엄청난 상태.
- 산모의 호흡수나 맥박수나 삐삐 거리는 기계음.
- 주사기로 피를 짜고 있다. (최대한 위험해 보이는 디테일 다 때려 넣어 주시고,
이런 처치를 하면서 주고받는 현장 대사, 상황을 알 수 있는 대사, 추가로 현장에서 다 살려주세요.
이 지문들은 적절하게 대사 사이에 넣어주세요.)
응급실 수간호사 : 보호자는 연락 됐어? (자기 병원 간호사에게)
개인병원 의사 : 보호자는 배령도에 있어요... 산모 혼자에요... 전화 연락만 돼요...
응급실 수간호사 : 미치겠구만...
응급의학의 : 센트럴 잡혔어... 어서 샘플하고 라인좀 줘... 일단 크로스매치랑 CBC부터 하고 나머지 풀랩 긁어줘...
혜영 : (환자 의식 확인) 약간 드라우지 한데. 환자분 손발 움직여 보세요.
- 양미순 움직이려 하지만 말 듣지 않는다.
혜영 결막을 확인하니 매우 창백하다.
혜영 : 양미순 씨 여기 어딘지 알겠어요?
미순 : 끄응... 아기 낳으러... (심각하면 이 대사는 못해도 좋습니다)
혜영 : 당장 피부터 시켜. 이 환자 혈액형이 뭐야?
레지 : 전 병원에서 A혈 달구 왔구요. 크로스매치 할려면 30분 정도 걸리는데요...
혜영 : 보호자한테 전화하고 당장 피 가져와... 환자 잃고 수혈 할 거야?
- 계속 모니터에서는 삑삑 거리고 혈압은 잘 잡히지 않는다. 펄스 (심박수는 150대 정도)
응급의학과 : 야 누구 매뉴얼로 BP좀 재봐.
간호사 : 혈압 60/40입니다... (이런 처치를 하면서 주고받는 현장 대사 상황을 알 수 있는 대사, 추가로 현장에서 다 살려주세요.
이 지문들은 적절하게 대사 사이에 넣어주세요.)
- 이 때 피 도착한다.
간호사 : 크로스매치 못한 겁니다.
혜영 : 보호자에게는 설명했어?
레지 : 네 설명 드렸습니다... 동의 하셨습니다...
혜영 : 바로 줘! 나머지는 일단 전부 크로스 매치해 두라고 해...
그리고 혈액원에다 연락해서 전혈 알아보고 FFP랑 혈소판도 일단 전부 알아봐.
레지 : 네.
경우 : (산모의 위에서 피를 막고 왔으므로 옷은 피가 많이 튀어있다.) 자궁을 뗐다는데도 출혈이 멈추지 않고,
피를 짜주는데도 혈압이 안 올라가요.
재석 : 적혈구만 줘서는 끝도 없어. (혼잣말처럼) 이미 사악한 사이클이 시작된 거 아냐?
경우 : (? 보면)
마취 : DIC는 아니겠지?
경우 : 아 (걱정과 공포) !
혜영 : DIC 판넬 내고.
- 환자와 사투 하는 의료진들 보여지고.
- 양미순의 코에서 피가 주룩 흘러도 좋다.
- 정맥주사 부위에서도 피가 난다.
- DIC가 시작되었다면 몸의 상처나 구멍에서 피가 주루룩 난다.
경우 : 코에서 피가...
마취 : DIC 아냐? (놀라고)
혜영 : 수술장 어렌지 해.
- 일동 순간 좌악 놀라는.
마취 : DIC에 수술을 하겠단 겁니까?
재석 : (시계 보며) 영상의학과 선생님 곧 도착 한다는데,
- 출혈 계속되는 환자 보이고
- 바이탈은 피는 들어가는데도 쏟아지는 피가 장난 아니다.
혜영 : 환자 상태를 보구 말해. 저 출혈 상태로 얼마나 버틸 수 있겠어?
응급 : 그래도 피를 주면서 바이탈을 안정시켜서...
혜영 : 피 때려 부어도 못 버텨.
경우 : (혼잣말처럼 작게) DIC에 배를 열겠다고요? 와 (꼴통) ...!
재석 : 출혈 잡겠다고, 배 열면 메스 지나가는 자리마다 출혈일 텐데,
정해진데서 나는 피도 아니구, 여기저기서 나는 피를 어떻게 감당할건데?
- 환자 배와 출혈 보여지고...
혜영 : (단호, 확신) 어디 잡지 못한 데서 출혈이 되고 있을지 몰라.
(혜영과 재석의 대사는 정식으로 주고받지 않아도 됩니다. 환자 위나 처지 상황 위에 얹혀져도 됩니다.
응급상황이니 속도는 빨리 해주시고, 긴급하단 느낌을 전달해주세요.)
재석 : (미친다) 열었는데 출혈 안 잡혀 배 못 닫으면? 그대로 테이블데쓰야.
혜영 : (환자 상태 본다. 출혈이 멎을 기미가 안 보이고 배에서 계속 피가 난다) 수술장 잡아.
25. 복도
(환자 밀고 가는 경우는 여전히 산모 위에 타고 틀어막고 있을 것. 출혈 상태나 환자 상태는 보충해 보세요.)
- 배가 터질 듯이 빵빵하고 수술 부위로 피가 흘러나오고 있다.
26. 수술장 입구
- 혜영 옷 갈아입고 와서 손 씻는 중.
27. 수술실
- 환자가 실려 들어온다. 경우, 인턴, 아저씨.
- 경우 올라타 있고 인턴은 앰부 짜고 있다.
- 시트를 연다. 봉합되어 있지만 세로로 짼 수술상처에서 피가 흘러나오고 있다.
- 질에서도 피가 나고 있다. 침대 바닥과 시트가 피로 흥건하다.
- 여러 명이 환자를 수술 침대로 옮긴다.
마취신 : 서선생! DIC 같은데, 정말 배 열거야?
혜영 : (비장) 피나는 만큼 빨리 수혈해주세요.
마취신 : 말이야 쉽지... (쏟아지는 피 보며) 들어가는 속도도 한계가 있는데...
RIS (Rapd Infusion System) 준비해! (대량 수혈 시 쓰는 기계)
- 마취과 레지던트 기도삽관 튜브에 벤틸레이터 연결한다.
- 마취과 간호사 심전도, 혈압계 연결한다. 연결하자마자 혈압을 잰다.
- 모니터 비피 72/35 맥박 121회 경고음 삑삑.
마취과 간호사 : 비피 72/35 입니다!
- 이 때 간호사 피 가지고 온다.
- 여러 종류의 피 (RBC, FFP, 혈소판, whole blood) (응급실에 가져온 양보다 훨씬 많을 것 - 양이 많다는 느낌 줄 것.)
간호사 : 피 왔어요!
- RIS 기계 도착하고 피를 걸어서 긴급수혈한다.
- 경우 베타딘으로 배를 빠르게 소독한다.
- 이미 출산을 한 배이지만 풍선처럼 빵빵하다.
- 봉합되어 있는 수술상처에서 피가 흐른다.
- 혜영, 재석 손 씻고 들어와서 가운 입는다.
경우 : (표정)
혜영 : 랩 나왔어요?
마취신 : 헤모글로빈 5.2, 혈소판 3만3천, PT INR 2.3이고, 피브리노겐 60, ph 7.1입니다.
경우 : 응고인자가 너무... 부족한데요. 정말 열어도 괜찮을까요? (걱정)
재석 : 피가 나오는 만큼 수혈로 따라 가느냐 못 따라가느냐가 관건이지.
- 피 쏟아지거나 출혈되는 상태,
- 긴급 수혈기 연결하는 모습,
- 그리고 긴급수혈로 피 들어가는 모습 등.
혜영 : FFP(혈장성분) 들어가고 있나요?
마취과 : 네, 들어가고 있습니다.
- 수술준비 다 됐다.
- 혜영, 재석, 경우, 인턴 각자 위치에 선다. (혜영 맞은편에 재석, 혜영 옆에 인턴, 재석 옆에 경우)
- 봉합되어 있는 실을 가위로 하나하나 자른다.
- 복막을 연다.
- 피가 왈칵왈칵 나온다.
- 급하게 석션을 댄다. 끊임없이 피가 빨려나온다.
- 혜영, 재석 석션 2개로 계속 석션 중.
- 거즈를 뭉텅이로 넣고 곧이어 피로 흠뻑 젖어서 빼낸다. 이 과정이 반복됨.
- 엄청난 출혈에 흥건한 뱃속. (출혈에 대한 현장대사 긴박하게 쳐 주세요.)
- 피가 감겨지는 병이라든지 수혈팩 쌓이는 것들.
- 거즈들 늘어져 있는 것.
- 마취과 기계들 상태나 현장 대사나 효과음 등 웬만한 건 다 찍어주세요.
혜영 : 보비로는 한계가 있어. 바이폴라 주세요!
- 클립으로 피나는 곳을 잡는다.
- 핏속을 헤집거나
재석 : 피범벅에 자궁을 뗀 상태라 어디가 어딘지 모르겠다.
- 핏속에 자궁을 적출한 복부 내부
- 피들이 흥건하고 잘 보이지 않는다.
재석 : 뭐 찾아?
혜영 : 인터널 일리악 아때리 잡을 거야.
경우 : 그거 잡아도 괜찮나요? 골반에 네크로시스 오지 않을까요?
혜영 : 골반은 블러드 서플라이가 좋아서 괜찮아.
- 찾아가서 잡는다. 자세하게 뭔가 잡는 느낌이 보여지면 좋겠음.
재석 : 오른쪽 잡혔는데...
혜영 : ...왼쪽 찾아야겠어.
- 왼쪽으로 기구들 이동하는 뱃속.
혜영 : 거기 말고... 그래 거기 피 좀 닦아.
- 거즈로 눌러지는 뱃속 화면 보여지고
- 지지는 자리마다 움직이는 자리마다 피가 스며 나온다.
혜영 : 안경우!! 거즈로 그렇게 문지르면 피 더 나잖아! 석션으로 해! 석션.
- 거즈 뗀 자리 피가 더 많이 스며 나오고
- 석션으로 흡입중인 피.
혜영 : 소변 나오나요?
마취과 : 수술시작부터 지금까지 한 방울도 안 나왔어요.
경우 : 혈액량이 부족한 걸까요?
재석 : DIC면 작은 혈관이 막혔을 수도 있지. 소변이 나와 줘야 되는데...
- 혜영 보비로 여기저기 지지고 있다.
- 이젠 흥건하진 않지만 기구가 지나가는 자리마다 피가 나는 상황.
재석 : (만류) 큰 건 어지간히 잡았잖아. 바늘로 뜨든 보비로 지지든 지금은 건드리는 족족 출혈이야.
혜영 : (동의) 거즈로 누릅시다.
- 두꺼운 거즈팩 카운팅되어 들어간다.
- 일동 도구를 놓고 뱃속을 거즈팩 으로 누르고 있는 상황.
//
- 거즈를 잡고 멀뚱멀뚱 누르고 있는.
혜영 : (시계 보며) 5분 후에 떼 보자.
- 벽시게 보여지고
- 조용해지고 적막해지는 수술실.
- 일동 거즈로 환부를 집중해서 누르는 상황. (이 시간이 매우 길고 지루하고 긴장감 있으면 합니다.
다른 거 할 거 없이 모두들 거즈로 눌러만 주면서 기도하는 심정입니다.)
경우 : 떼볼까요?
- 5분이 지났다.
- 기도하면서, 살짝 뗐는데 피가 난다.
경우 : 아... (탄식)
- 다른 사람들의 얼굴도 실망과 아쉬움.
- 바닥에 수혈한 팩들이 산더미처럼 쌓여있다.
- 살짝 거즈 떼면 다시 피가 묻어나고
- 또 시간 경과 후 떼보면 역시 또 묻어나고
- 길고 지루한 피와의 사투
- 그렇게 흘러가는 두 시간.
- 피는 계속 나오고
- 피는 세 개 정도 다른 색으로 들어가는데 교환해서 계속 걸리고
- 강제 급속 수혈을 하는 중.
- 역시 거즈 떼면 피가 보이는...
마취신 : (검사실 전화) RBC 10개, FFP 5개 더 가져와주세요.
(수술팀에게) 병원에 있는 혈액 다 떨어져서 혈액원에 가지러 갔답니다.
혜영 : 지금 출혈 잡혀가는데... 빨리 갖고 오라 그러세요.
// *수술 3시간 째*
- 더 들어오는 수혈팩,
- 바닥에 더 많이 쌓이는 수혈팩 수십 팩이다.
- 일동, 끝없는 피와의 사투에 지치고 힘들고 두렵다.
- 처음엔 긴장하고 눈 부릅뜨던 사람들, 같은 자리를 흔들림 없이 눌러야 하는 상황이 쉽지는 않다.
- 시간 지나면 흐트러지는
- 혜영과 재석은 꼿꼿하지만 인턴이나 서포트 인력은 좀 흐트러지고
- 경우 순간 꾸벅 졸면서 팽팽한 적막과 긴장감이 깨진다.
- 경우가 졸면서 삐끗한 자리에서 피가 스며 나오고
- 순간 번쩍 정신 차리는 경우.
- 혜영 경우를 본다.
- 경우 바짝 쫄아서
경우 : 죄송합니다.
혜영 : (짜증 아니고) 안 선생, 나가서 잠깐 쉬어, 누가 교대 좀 하지.
경우 : 아, 아닙니다. 하겠습니다.
혜영 : 떼 봐.
경우 : (거즈 떼면 아직도 묻어나는 피)
일동 : (좌절에 가까운 탄식, 아쉬움 등)
- 그 상태로 시간 경과.
- 다시 길고 지루한 적막 그리고 긴장되는 적막.
- 다시 재석이 거즈를 떼본다.
- 역시나 묻어나는 피.
재석 : 피 몇 개 들어갔어요?
마취과 : 홀블러드 (whole blood) 10팩 RBC 50팩 혈소판 30팩 FFP 20팩이요.
경우 : ...그 정도면
재석 : 온 몸의 피를 5번 갈고도 남는 양이지...
마취과 : 랩 나왔습니다. 헤모글로빈 8.0, PT INR 2.0, 혈소판 2만천입니다.
경우 : 이렇게 계속 수혈하고 혈액응고인자를 퍼붓고 있는데 왜 교정이 안 되는 거죠?
출혈 때문에 생겼으니, 수혈했으면 좋아져야죠.
재석 : 작은 혈관 어디선가 지혈인자들이 소모되고 있는 거지.
경우 : (조심스레) 출혈이 잡힌다 해도 이 정도면 장기들은 괜찮을려나.
- 인턴, 레지, 경우 (공포)
경우 : (두려움) 아직도 피가 계속 나요. 멈추긴 할까요?
마취신 : 수혈로 간신히 따라가고 있는데... 이 짓을 언제까지 해야 할지...
혜영 : 소변은요?
- 소변 미량 나오는 것, 혹은 나온 것 보여지고
마취과 : 양은 적지만 나오긴 합니다.
- 다시 길고 지리한 적막.
- 일동 혜영 본다.
- 혜영 조심스레 거즈를 떼본다. 약간 줄었다고 할 수 있지만 잡혔다곤 할 수 없다.
- 일동 모두들 지치고 피곤한 상태. 수술시간은 어느새 4시간 경과 중이다.
혜영 : 써지셀 (지혈 돕는 약품) 준비해요.
일동 : (안도... 이제 끝이구나. 각각의 안도의 얼굴)
- 스펀지처럼 생긴 약품 썰어서 준비되고
- 일동 조용하게 손을 떼고 거즈에 아직도 묻어나는 피를 보며 각각 좌절하지만
경우 : 아직 피가...
혜영 : 드레인 넣어서 피 나는 대로 뺍니다.
- 뱃속 여기저기에 써지쎌을 뿌리고 박고 한다.
- 재석 긴 전투가 끝났다는 기분.
- 드레인 꼽혔고 (넣었고) 배 닫는 중.
- 피부만 닫으면 된다.
혜영 : 배 닫고 ICU로 올려.
- 혜영도 수술대에서 물러나서 경우에게 맡기고
- 재석은 옷을 벗고 나가는 중이다.
재석 : 마무리 하고 나와. (나가고)
- 혜영도 지치고 고단한 전투 끝에 나간다.
28. 스테이션
수선생 : 출혈 잡혔다며?
재석 : (지친 표정으로) 글쎄, 이걸 잡혔다고 해야 할지.
수선생 : 그래도 배는 닫은 거죠?
재석 : 닫았을 거야.
수선생 : 먼저 나온 거에요? 왕 선생이 당직 아냐?
재석 : 산과 환자잖아. 더구나 그 성격에 그 환자를 나한테 맡길 거 같아?
수선생 : 하긴 그 성격에 아무한테도 못 맡기지. 성격은 지랄 같아도 일은 참. (열심히 해)
재석 : 그러니 고달프지. 중환자실에 붙어있겠다고 할까봐 걱정이다.
영미 : 전 그래서 임신하면 꼭 서 선생님한테 애기 낳으려구요.
수선생 : 결혼이나 하구 그 소린 하자.
재석 : (옷 가운 찾아 걸치고 나간다)
수선생 : 어디가세요? 우리 피자 시킬 건데 먹고 가지.
재석 : 다녀와서 먹을게.
29. ICU (중환자실)
- 올라온 양미순 여러 가지 기계 달고 중환자처럼 누워 있다.
- 드레인 꼽은 자리로 피가 나고 있고
- 배는 가라앉아 있다.
- 경우에게 지시하는 혜영. 간략하게 경우에게 지시하는 사항 한 가지 정도 포인트 잡아서 지시.
- 기도삽관 되어 있고 의식 있으나 환자 몸부림치고 있음.
간호사 : 환자 협조가 전혀 안 돼요. 기도삽관 뺄까요?
혜영 : 아니요. 기도삽관 유지하고 대신 세데이션 시킬게요. 미다졸람 로딩 해주세요.
간호사 : 네.
혜영 : (잠시 생각하다가) 이 환자 아이오유린 한 시간 마다 체크하세요. (간호사에게)
간호사 : 한 시간! (너무 빡세다, 그러나 뭐라 할 순 없는)
경우 : 내과와 **과에 컨설트 냈습니다.
혜영 : 워낙 출혈량이 많아서 깨어나도 신장 투석하면서 살 수도 있어. 젊으니까 잘하면 회복할 수도 있을 텐데.
주치의가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평생이 될지 몇 달로 끝날 지도 결정 되겠지. 할 수 있겠지?
경우 : (우물쭈물)
혜영 : 자신 없으면 얘기 해. 내가 할게.
- 재석 들어온다.
재석 : 안색 안 좋아. 내가 있을게. 너 지금 시체 같어.
혜영 : 넌 못 믿어.
재석 : 야!
혜영 : 지금은 정교한 손이나 의학적 지식보다 꾸준히 붙어 있을 안 선생이 더 필요해. 절대로 후유증을 남기면 안 돼.
경우 : ...
혜영 : (기계 알람 울리면 바로 바로 손을 보면서) 옆에 딱 붙어서 악순환으로 못 들어가게 막는 거,
(약품 들어가는 숫치 세세하게 체크하면서 수액 들어가는 양 다시 조절하면서) 이렇게 사소한 변화에도
바로바로 반응해서 밸런스를 맞춰 주는 거 그게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이고 유일한 방법이야.
경우 : (겁먹고)
혜영 : 숫치가 떨어진다 싶으면 과하게 때려 부어. 안 선생이 생각하는 것보다 1.5배 이상 써야 할 거야.
경우 : 그렇게 많이 쓰면 폐부종 오지 않을까요...?
혜영 : 살아남아야 부작용도 생기는 거지. 이 환자는 단시간 내 배를 두 번이나 열었어.
한 번 떨어지면 다시 이 사이클로 끌어올릴 수가 없어. 일단 살려놓고 보자.
30. NICU
- 상식 아기 돌보는 중.
E 전화 온다.
상식 : (받으면)
수빈 : 아저씨 저 수빈인데요.
상식 : 응, 그래.
수빈 : 저, 지금 한국병원으로 가고 있어요.
상식 : 할머니, 오셨어?
31. 화면 분할 / 앰뷸런스 안과 NICU
- 119 차 안에 타고 있는 수빈과 유빈.
수빈 : 아뇨. 할머니는 아직 안 오셨구요. 우리 엄마가 한국병원에 가셨대요. 유빈이도 많이 보채구요.
그래서 거기 가서 기다리려구요.
상식 : 너 혼자? 어떻게?
수빈 : 119 타구요.
상식 : (당황하거나) 맙소사. 알았어. 119아저씨 좀 바꿔 줘.
수빈 : (바꾸고)
119 : 네, 애기가 심하게 보채는 중이지만 아직까진 상태가 나쁘진 않습니다.
32. 당직실
- 혜영 자고 있는데 콜이 온다.
혜영 : 응, 산모 배가 왜? (벌떡 일어나 나간다)
33. ICU
- 비피나 바이탈 싸인 엉망으로 떨어지고
- 점점 더 부풀어 오르는 중.
- 경우 드레인으로 나오는 양은 체크 중인데
- 경우, 뭔가를 보고 당황하는 표정.
34. 복도
- 혜영 달려오고.
- 상식도 다려 나온다.
- 그렇게 두 사람 잠깐 마주치지만 할 말은 없다.
- 잠시 비슷하게 가던 두 사람, 상식은 응급실 방향으로 (이정표나 표시 보일 것)
- 혜영은 중환자실 방향으로 각각 달려간다.
35. 중환자실
- 혜영과 내과의사 등이 와서 양미순을 보고 있다.
- 배가 다시 부풀어 오르는 상황.
- 드레인으로 나가는 양 보여주고.
혜영 : 드레인이 막혔나?
경우 : 이 드레인으로 나가는 양이 출혈양을 감당 못 하는 거 같습니다.
혜영 : 영상의학과에 연락해. 바이탈 어때?
경우 : 82에 46, 색전술 가능합니다.
36. 응급실 앞
- 119 차에서 밝은 얼굴로 내리는 수빈.
- 상식 유빈이 상태를 확인한다.
- 애기 상태는 잠들었거나 칭얼대거나 웃지만 않으면 상관없음.
37. 응급실 안
- 필요한 처치 중.
- 유빈이에게 수액을 달거나 등등.
수빈 : 제가요, 택시를 타려다가 119 생각이 딱 난 거에요!
상식 : 대단해! 동생을 아주 잘 지켰는데?
수빈 : 그리고 아빠가 드디어 배 타셨대요. 근데 우리 엄마, 어딨는지 아세요? 출혈이 멈췄다는데요.
상식 : (표정 잠깐 굳었다가) 일단 유빈이 부터 치료하고 엄마 어디 계신지 알아볼게.
(간호사에게) 수액 달았으면 초음파실로 좀 내려주세요.
간호사 : 네.
38. 초음파실
- 다른 영상의학과 의사(레지던트일 수도) 초음파 보는 중이다.
상식 : 아직 괜찮죠?
영상 : 서두르면 벌룬으로도 가능하겠는데요. 보호자는요?
상식 : 그게 아직... (안 왔어요. 자신도 약간 난처하다. 전화 건다. 경우에게)
39. 영상의학과 모니터실
- 모니터 보고 있는 혜영과 경우.
- 모니터에도 영상이 뜬다.
- 색전술로 출혈 나는 혈관 찾는 중.
(이 산모는 자궁 떼고 온 산모이므로 사진에 자궁 없어야 함. 자궁이 살아 있다면 씨지로 지워줄 것.)
- 카데터 이동.
- 카데터가 가서 혈관 묶는 결정적 장면 등.
- 자궁이나 질 쪽의 혈관 몇 개 잡는 현장 영상 필요.
경우 : (영상 보면서) 저기도 새네. 저러니 드레인으로 감당이 안 됐지.
(전화 온다. 상식이 형) 형. 아, 출혈이 안 잡혀서 색전술 하러 다시 와 있어요. 네, 영상의학과요.
혜영 : (보면)
경우 : 소아과 이상식 선생님인데, 양미순 산모 아이들이 와서 엄마를 찾는대요. 애기도 보호자 동의가 필요한가 봐요.
혜영 : (안쓰런 마음으로 양미순 산모를 본다)
40. 영상의학과 시술실
- 영상의학과에 누워 있는 산모 양미순.
41. 응급실이나 영상의학과 내 처치실
- 다른 사람들이 구경하거나 참견할 수 있는 곳이면 응급실일 듯.
- 수빈 아버지에게 전화 중인데, 받지 않고.
상식 : 할머니는?
수빈 : 할머닌 핸드폰 없으세요.
영상 : 엄마는 수술 중이고, 아버진 통화가 안 되고... 기다리죠.
상식 : (고민 되는)
42. 영상의학과 시술실
*마취과 없고 경우가 모니터 보면서 바이탈 조정*
- 옆에서 바이탈 잡는 마취과 신 선생.
- 영상의학과 안에서 대퇴동맥에 카데터 넣고
- 혈관을 따라가서 자궁근처 혈관 묶는 시술 중. (이 산모는 자궁을 일부 떼고 온 설정이므로 사진에 자궁은 없어야함)
영상의학과 : 서비컬 브렌치에서 나는 거 같은데?
- 카데터가 들어가서 혈관을 찾는 중.
- 색전술로 출혈 나는 혈관 잡는 영상.
- 자궁이나 질 쪽의 혈관 몇 개 잡는 현장 영상 필요.
- 버자이널 브렌치, 서비컬 브렌치 등등 막고 막고 막고
- 영상의학과 시술하면서 (시술 장면은 시술실 안에서 유리문 밖에서 여러 가지 찍은 것 필요합니다)
영상의학과 : 잡을 건 다 잡은 거 같은데.
레지던트 : 근데, 배 안에 출혈이 장난 아닌 거 같은데 저건 어떡하죠? 산과에서 고생 좀 하겠는데요.
- 아직 배가 부풀어 있는 양미순.
- 출혈도 다 잡히진 않은 상태.
43. ICU
- 다시 옮겨진 양미순.
- 아직 약간 부풀어 있지만 드레인으로 계속 피가 새나오고 있다.
- 혜영, 경우, 모두 극도로 지친 표정이다.
혜영 : 질 출혈은 어때?
경우 : 지금은 없습니다.
- 양미순은 비교적 창백하지만 안정되어 보인다.
혜영 : 비피는?
경우 : 110에 70, 펄스는 92입니다.
혜영 : (약간 안도) 헤모는?
경우 : 마지막 체크한 헤모는 9.4에 혈소판 10만 8천입니다.
혜영 : (환자에게) 눈 떠 보세요.
양미순 : (눈 뜬다)
혜영 : 애기 낳으신 거 아세요?
양미순 : (눈 꾸벅 눈물 약간 흐르는 정도)
혜영 : 소변은 어때?
경우 : 아직 안 나옵니다. 한 시간마다 체크하겠습니다.
혜영 : 나와야 하는데... 드레인은?
경우 : 한 시간에 100cc씩 나왔는데, 지금은 50cc씩 나옵니다. 절반으로 줄었습니다.
44. 스테이션
- 혜영 지쳐서 들어온다.
혜영 : 보호자 연락 됐어요?
수선생 : 배타구 오는 길이라는데 방전 됐나봐요. 한 4시간이면 도착 할 거래요.
혜영 : 애들은요?
수선생 : 어떤 애들요?
45. 병원 일각 (혹은 영상의학과 근처)
- 울고 보채는 아기.
- 수빈 전화 중.
E 배터리 꺼져 있다는 안내음.
- 전화기에는 이미 아빠에게 30통 이상의 전화를 했다는 표시.
- 수빈 상식을 본다.
상식 : (영상의학과에게) 그냥 주입술 하죠. 간단한 시술인데.
영상 : 간단해도 부작용이 있으니 동의서를 받는 거죠. 동의서 없어 시술할 순 없습니다.
상식 : (망설이다가) 더 이상 기다리면 개복술을 해야 합니다.
수빈 : (걱정의 표정)
영상 : (안됐긴 한데... 자기 입장도 있고...)
상식 : 저렇게 어린데, 가능하면 수술을 피해야지요.
영상 : 안됐지만... 동의 없이 하다가 퍼포(천공)라도 오면요? 누가 책임져요?
수빈 : 선생님 제가 싸인 할게요.
영상 : (기가 차서) 넌 안돼. 어른이 아니잖아.
수빈 : 제가 동생을 혼자 여기까지 데리고 왔는걸요. (가방에서 카드 꺼낸다) 저 병원비 낼 카드도 있어요.
영상 : 돈이 문제가 아니라, 시술하다가 공기압 때문에 장이 터질수도 있거든?
그럼 그때 수술해야 하는데, 그 수술은 장이 꼬인 거 풀어주는 수술보다 더 어려운거야.
그럼 아저씨는 왜 보호자 동의도 없이 맘대로 이런 위험한 일을 했느냐고 너네 아빠가 야단쳐도 꼼짝 못한다구.
수빈 : (상식 본다) 엄마가 깨어나셨을까요? 엄마한테 동의 받으면 되잖아요? 엄마 보러 가도 돼요?
46. 병동 스테이션+복도
- 수선생 영미 나오다가
- 수빈이와 아기 안은 상식 스테이션으로 가는 걸 본다.
수선생 : 어머, 웬 애기들이에요?
상식 : (소리 죽여서) 양미순 환자 어떤지 경과 좀 알 수 있을까요? (수분이에게 들리지 말라고 환자 이름 작게 말하는 중)
수선생 : 아 양미순 환자요?
상식 : (이런 눈치 없는... 그러나 할 수 없다) 네.
영미 : (수빈이나 유빈이 얼러주는 중)
수선생 : 피가 안 멎어서 지금 몇 시간째 난리도 그런 난리가 없대요.
수술 두 번에 색전술까지 했는데도, 아직도 배가 빵빵하대요.
상식 : (그 이야길 들으며 표정 굳고)
수빈 : 우리 엄마 배가 왜요?
수선생 : 엄마? (하다가 당황)
영미 : 아까 서 선생님이 찾던 애들인가 봐요.
47. 병원 외경 (밤)
48. 스테이션 안 탕비실
- 구석에 담요 덮은 채 앉아서 김밥 먹는 수빈.
- 의자에 앉아 유빈이 분유 먹이는 영미.
수선생 : 얘, 김영미, 너 오늘 약속 있다구 그러지 않았어? 그래서 그렇게 꽃단장하고 나온 거 아냐?
영미 : 아직 시간 있어요.
수선생 : 미용실 들렀다 간다구 추천해 달라며?
영미 : 그냥 가도 돼요. 근데 수빈이 참 대견하다. 어떻게 동생을 혼자 데리고 119타고 올 생각을 했어.
이렇게 동생도 잘 돌보고, 언니는 정말 감탄했어.
수빈 : (히죽)
- 혜영과 재석 들어오다 그 광경 본다.
- 이어 상식도 들어온다.
혜영 : (수빈이 알아본다) 아버진 아직도 안 오셨어?
수빈 : (김밥 먹다 말고) 두 시간이면 도착하실 거에요. 엄마는요?
혜영,재석 : (마주본다)
혜영 : (짠하다) 엄마는 최선을 다 하고 계셔.
상식 : 수빈아, 이 선생님들한테 엄마 치료 잘 해주세요, 하고, 우리는 유빈이 치료하러 가자.
수빈 : (김밥 먹다 목 메인다) 그 선생님이 안 해 주신다잖아요. (참았던 눈물 터진다) 안 해준다잖아요.
우리 유빈이 수술하려면 엄청 아플 텐데, 안 해준다잖아요. (그동안 씩씩하게 참고 있던 눈물 터진다)
일동 : (짠해서 본다)
- 수빈이 결국 눈물 뚝뚝 떨구고, 상식은 물마시게 하고 안고 토닥토닥.
49. 복도
- 수빈이 데리고 가는 영미.
- 유빈이 안고 가는 상식.
- 좀 떨어져 그들을 지켜보다 걷는 혜영과 재석.
혜영 : 보호자 동의 없이 그냥 해주면 안 돼? 응급 상황이잖아.
재석 : 혹시 잘못되면 보호자가 그걸 이해해 주겠냐구. 방어적이 되는 것도 이해는 되지.
혜영 : (응급실 콜이 울린다. 경우에게 온 것. 혜영이 받는다)
50. 응급실
- 시계, 시간 경과
- 침대에 누운 유빈. 아파하거나 상태 안 좋거나, 보채면 좋고, 자도 상관없다.
상식 : 애가 너무 힘들어해요. 01.%의 가능성 때문에 기다릴 순 없습니다. 제가 모든 책임을 진다는 싸인 하겠습니다.
영상 : (그래도 난처... 힘들어하는 아기 보인다. 망설임)
상식 : 세 시간이 넘었는데, 장이 괴사되기 시작하면 단지 꼬인 장을 풀어주는 시술이 아니라
장을 잘라내고 이어붙이는 수술을 해야 돼요. 저 어린 애기가 감당하긴 너무 큰 수술입니다. 제가 싸인 하겠습니다.
영상 : 잘 되면 다행인데... (망설이고)
- 근처 응급실 일행, 수빈, 영미 등 영상의학과 선생을 본다.
상식 : 선생님, 부탁드립니다...
영상 : 알았어요, 해 봅시다. 하지만 책임은 선생님이 지는 겁니다.
51. 영상의학과 처치실
- 성인들 위장관 조영술 검사실과 같음.
- 영상의학과에서 아기 장중첩증 시술 중.
- 플로로스코피(실시간으로 장 상태를 볼 수 있는 투시조영장치)
- 장중첩증을 풀기 위한 도구 (아이 항문에 공기를 넣어 압력을 줄 수 있는 튜브)
- 테이블 위에 아이를 하의를 벗긴 상태로 천장을 보게 눕히고
- 아이 항문에 공기를 불어 넣어 압력을 줄 수 있는 튜브가 삽입되어 있다.
- 공기가 새지 않게(공기가 새면 압력이 줄어들기 때문) 보호자나 인턴 선생님이 아이를 꽉 잡는다.
- 영상의학과(진단방사선과) 의사가 플로로스코피를 보면서 주머니를 짜서 공기를 밀어 넣어주면
공기의 압력으로 장 중첩된 부위가 풀리게 됨.
- 상식은 압력이 너무 높아지면 장이 perforation(장이 터질 수도 있다는 뜻) 될 수 있기 때문에
압력계를 보면서 압력을 120mmHg 이하로 유지할 수 있게 도와주며, 아기 상태 관찰.
(장이 터지지 않도록 압력을 너무 높이지 않는 게 중요)
영상 : (공기주입하며) 압력 잘 봐주세요. (한 번에 잘 안 풀린다)
상식 : 다시 한 번만 해보죠.
- 다시 한 번 시도하고, 실시간 영상으로 장 중첩된 부위가 탁 하고 풀리는 순간.
- 옆에서 보던 수빈 표정, 영미, 인턴들도 덩달아 안심.
- 아기 리액션 등도 알아서 찍어주세요.
영상 : 오, 됐다!
상식 : (환하게) 수고하셨어요. 감사합니다.
영상 : (수빈에게) 장벽이 워낙 약해서 장천공이 올 수도 있어서 안심하긴 일러요.
상식 : 30분 있다 x-ray 찍어보고 연락 드릴께요.
영상 : 네. (나간다)
상식 : (영미에게) 약속 있다면서요.
영미 : 저, 두 시간쯤이면 다시 올 수 있으니까요. 보호자 그때까지 안 오면 전화주세요.
상식 : 네, 그럴게요.
영미 : 수빈이 잘 하고 있어.
수빈 : (손 흔들며) 고맙습니다.
영미 : (나간다)
52. 중환자실 (삭제 고민씬)
- 혜영, 미순의 상태 확인 중.
혜영 : (챠트에 그래프와 숫치들 주욱 보면서) 출혈 많이 줄었네? 소변도 나오고.
경우 : 네.
혜영 : 고생했어. 가서 쉬어.
경우 : (혜영을 보고) 그럼 두 시간만 눈 붙이고 오겠습니다.
53. 엘리베이터 앞 (에스컬레이터나)
- 피 튀긴 수술복에 가운, 피곤에 찌든 경우 앞에,
- 샤방샤방 차려 입은 여자가 앞에 지나간다. 영미.
- 뻘쭘한 두 사람.
- 그 때 수선생 나온다.
수선생 : 김영미, 아직도 안 갔어? 선보러 간다며?
경우 : (선?)
영미 : 네, 지금 가요. 요 앞에서 만나기로 한 걸요.
경우 : (영미 훑어본다. 그래서 이렇게 차려 입었군) (원피스에 구두에 백에 코트까지 나름 신경 썼다.
비싼 옷이지만 약간 촌스러워도 된다. 영미는 졸부집 딸이고 감각은 뛰어나진 않으나 아버지가 비싼 옷은 사주는 컨셉)
경우 : 참 나, 요새 누가 선 볼 때 이렇게 입고 나가. 촌스럽게. (소리죽여 혼잣말처럼) 헤어진 지 며칠이나 됐다구.
영미 : (기가 차서 째려본다)
경우 : 옷 색깔은 그게 뭐야? 바둑 두나? (입고 온 색깔 구체적으로 딱 집어 지적해주세요.) 얼굴이 흐리멍덩 해보이고.
영미 : (거울 꺼내 본다) 그래요? 그럼 립스틱 좀 더 발라야겠네요? 고마워요!
수선생 : (이상하다?) 안 선생님, 그거 몰랐어? 선자리에선 원래 쉬크한 거 보단 김영미처럼 촌스러운 게 먹혀.
쉬크는 우리끼리 하는 거지. 남자 만날 땐 약간 촌스러워야 이쁘다고 한다?
- 영미 보란 듯이 진한 색 립그로스나 립스틱 덧바르고
- 경우 그 꼴 보며 눈꼴시다.
- 엘리베이터 열리면
경우 : 이쁘긴, 개뿔! (먼저 간다)
수선생 : 안 선생 쟤 왜 저러니? 수술실에서 또 깨진 거 아니니?
영미 : (뒷모습 본다)
54. 응급실
- 응급실 입원하는 침대나 대기 침대 사정에 맞는 자리로.
- 상식 아기 안는다.
수빈 : 엑스레이 찍을 때 됐어요?
상식 : (수빈에게) 아니, 아기 사진 찍기 전에, 엄마 좀 보여주려고.
수빈 : (따라나서려는데)
상식 : 넌 여기 있다가 아버지 오시면 설명 해드리고 선생님들이 아기 찾으면 니가 설명 해줘야지. 넌 보호자잖아.
선생님은 아기 데리고 가서 엄마한테 치료 잘 받았다고, 걱정 마시라고 말 할 테니까.
수빈 : (끄덕)
55. 중환자 격리실
- 감염의 우려로 격리된 방이 따로 있다.
- 상식 아기를 안고 들어온다.
- 배 갈린 부분은 한 번 정도만 보여주면 될 듯.
간호사 : 어머, 애기는 안 되는데요. 선생님.
상식 : 아는데요, 애 엄마가 애를 가까이서 느끼면 회복이 빠를 거 같아서요. 한 번만 면회 할게요.
- 혜영 환자 옆에 엎드려 있거나 턱을 바치고 있다. 잠깐 조는 듯.
- 상식 애를 안고 있고, 혜영을 안쓰럽게 본다.
- 아기가 엄마를 잡으려 하거나 교감할 땐, 드레인 꼽은 중환자보단 평범한 부모자식 처럼 보이는 게 나을 듯.
- 애가 손을 뻗쳐 엄마를 잡으려.
- 상식 아이 손을 소독제로 씻고 엄마 손을 잡게 한다.
- 기계의 띵띵 거리는 소리에 혜영 확 깨서 일어난다.
- 아기가 엄마 손 잡고 있는 모습을 보다가,
- 약 들어가는 거 호흡기 상황 체크.
혜영 : (상식과 감정이 남았지만 업무상의 이야기는 한다) 보호자는요?
상식 : 아직이요. 파도가 높다더니 배를 탔다 하곤 연락 끝이에요.
혜영 : 고생 많으시네요. 큰 애는요?
상식 : 응급실에요. 이 모습 보면 충격 받을 거 같아서 면회는 제한 시켰어요.
혜영 : 누가 보면 애들 아빤 줄 알겠네요. 지극정성이라. (비아냥 아니고)
상식 : (혜영에게) 누가 보면 보호잔 줄 알겠어요. 엄마 힘내세요. 우리가 있잖아요! 해 봐. (아기 어르며 엄마 응원하는 상식)
혜영 : (환자를 대하는 심정은 상식도 다르지 않다는 걸 안다)
상식 : 그럼 수고하세요. (나가는데)
- 경우가 들어온다.
경우 : 어, 형, 아니 이 선생님. 웬 애기? 야, 양미순 환자 애기야?
상식 : 응.
경우 : (애기 얼러줘도 좋고 자고 잇따면 그냥 봐도 되고) 그 놈 참... (하다가 혜영의 시선 느끼고 뻘쭘)
- 애기 안고 얼르는 두 남자를 보는 혜영.
경우 : (혜영에게) 제가 볼게요. 식사하고 오세요. (나가는 상식에게) 저 오늘 못 들어가요.
상식 : 나도 못 들어갈 거 같애. (나간다)
혜영 : 들어가. 내가 있을게. 결혼준비 바쁘다며?
경우 : 아, 그게 그럴 일 없어졌어요.
혜영 : (? 했다가) 민정주 환자 약은 다 들어갔어?
경우 : 그게요. 선생님. 거기도 지금 난리 났어요.
//
56. 복도나 병원 일각 (재석이 빠진 상태의 같은 복도여도 됨)
- 지치고 기운 없는 혜영이 걸어가고
- 응급실 가던 상식, 마주치지 않고 그 모습 목격한다.
57. 응급실
- 상식 컴퓨터로 엑스레이 보고 있다.
- 엑스레이 결과 장에 가스 나와 있는 듯 의심 부위 보인다.
상식 : 네, 소아과 이상식인데요. 미세천공(마이크로 퍼포)이 있는 거 같은데, 좀 봐주시겠어요?
수빈 : (조심스럽게) 구멍이 뚫렸단 거에요?
상식 : 조금 그런 거 같은데, 확인하러 가자.
58. 씨티실
- 씨티 찍는 유빈.
59. 일반병동 스테이션
- 수빈 아버지 걸어온다.
미순남 : (접수대로 가서) 양미순 산모 때문에 왔는데요.
경우 : (컴퓨터로 차트 입력하다가) 중환자실로 가세요. 시간이... (시계 본다, 밤늦은 시간)
담당 선생님 면담만 가능할 거 같은데, 잠시만요. (전화) 서 선생님, 양미순 산모 보호자 오셨습니다. 참 애들은 보셨어요?
미순남 : 애들이요?
60. 응급실 일각 (서진이 등장해야 하면 나와야 되는 씬)
- 서진과 주임과장 응급실장이 공간을 둘러보고 있다.
응급실장 : 폭력피해자들을 위한 공간이라는 취지는 좋지만 지금 응급실에서 30평을 뺀다는 건 만만치 않습니다.
- 응급실 공간 여유롭지는 않은 것 보여지고
서진 : 저 쪽 초음파실을 그 안에 넣으면 실평수는 좀 줄어들 거 같은데
응급실장 : 연구를 좀 해보겠습니다. (문이 반쯤 열렸거나 닫혔더라도 분리된 공간이 있다는 느낌을 꼭 어떤 장소 찍으세요.
문이든 커튼이든 단독공간인 듯한 느낌이면 됩니다. 안에 초음파 장비는 보여도 되고 안 보여도 됩니다.
필요하면 분만실에 있는 장비를 찍어도 되고, 꼭 초음파는 안 보여도 됩니다.)
61. 씨티 판독실
- 씨티 찍으면서 바로 결과 볼 수 있는 곳.
- 상식과 수빈, 그리고 영상의학과 선생님까지 같이 씨티 판독중.
영상 : 뚫렸네. 마이크로 퍼포 맞네.
상식 : (안타깝다) 그러게요, 압력이 높지 않았는데,
영상 : 나 원. 이거 어쩌죠. 장벽이 약해지면 퍼포될 수도 있다 소리만 들었지. (혼잣말) 시간이 지체 되서 장벽이 약해졌나...
수빈 : (걱정스러운 얼굴로 상식 본다)
상식 : 다행히 퍼포된 부위가 단발성이고 미세한데요.
영상 : 그렇지만 언제든지 긴장성 기복이나 복막염이 올 수 있는 상황이잖아요. 보호자가 오면 뭐라고 합니까, 이걸? (난처)
- 그 때 영상의학과 과장 지나다가 (아까 색전술 하던 의사가 아마 과장급일 듯.)
영상과장 : 무슨 일이야?
//
영상과장 : 거, 왜 쓸데없이 나서서 일을 키워요! 의사들이 누구는 환자를 살리기 싫어서 몸을 사리는 줄 알아요?
보호자 동의서라는 게 왜 필요하겠어요? 장중첩술 하다가 뚫린 건 3년 동안 딱 한 건인데,
하필 이게 보호자 동의가 없었다, 이거 어쩔 거에요?
상식 : 제가 책임지겠습니다.
영상과장 : 무슨 책임을 어떻게 질 건데요?
상식 : 천만다행 미세천공이라 수술은 하지 않고 지켜보면 될 거 같구요. 그렇게 아물면 수술 안하고 지나갈 수 있을 거고
설사 수술을 한다 해도 보호자에겐 제가 책임지고 말씀 드리겠습니다.
영상과장 : 쯧! (못마땅)
수빈 : 엄마 없으면 제가 유빈이 보호자에요. 아빠 오면 제가 말씀드리면 돼요.
선생님은 우리 유빈이 수술 안 하려고 하시다 이렇게 된거라구요.
- 그 때 경우와 미순남 나타난다.
미순남 : 우리 유빈이가 왜? 어떻게 됐는데?
일동 : (돌아본다)
//
- 수빈부, 아주 불쾌하고 못마땅한 표정으로 보고 있다.
- 아내마저 사경을 헤매니까 맘이 지옥일 듯.
62. 복도나 병원 일각
- 미순남 상식과 영상레지에게 화내는 중이다.
- 아내마저 사경을 헤매는 중이니 분노와 불안 상태다.
미순남 : 도대체 멀쩡하게 애 낳으러 간 여자는 두 번씩 배를 갈랐다고 하고,
멀쩡한 내 새끼는 동의서 없이 시술하다가 장에 구멍이 났다 하고, 도대체 이 병원은 제대로 된 의사라곤 없는 거야?
건물만 번듯하면 뭐 해? 책임자 나오라 그래!
상식 : 죄송합니다, 선생님.
미순남 : 죄송하다면 다냐구. 내 자식 어쩔 건데!
상식 : 죄송합니다, 선생님. 심정은 이해합니다. 고정하시고 제 말 좀...
미순남 : 말? 그래 어디 입 있으면 말을 해 봐!
- 나가려던 서진과 주임과장 멈춰서 상식이 깨지고 있는 모습을 본다.
- 한구석에서 미안하고 무서워하던 수빈.
수빈 : 아빠 그만 해, 왜 그래?
미순남 : 넌 가만있어!
수빈 : 내가 해도 된다고 했어. 해달라고 졸랐단 말야.
미순남 : 저 어린 게 해달란다고, 덥썩 그런 위험한 시술을 얼씨구나 했다는 거야? 그래서 잘 했단 거야?
수빈 : 그럼 어떡해! (또박또박 다 전달해주세요) 아빤 전화도 안 되고, 할머닌 안 오고, 엄만 수술한다는데, 그럼 어떡해.
유빈이가 얼마나 아파했는지 알아? (울면서) 아빠는 그 때 없었잖아. 전화도 안 받았잖아.
유빈이가 장이 꼬여서 엉엉 우는데. 어떡 하라구. 엉엉 엉엉.
상식 : (수빈을 안고 달래준다)
수빈 : (상식에게 안겨서 운다)
미순남 : (자신도 할 말 없고 기가 차고 속상하다)
//
63. 병원 일각 (빼도 되는 씬 입니다. 서진이 꼭 필요하면 넣으시고 아님 빼세요)
서진 : 무슨 일입니까?
응급실장 : DIC 산모가 왔는데, 그 아이 중 하나가 장중첩증이었답니다. 보호자 연락이 안 되니 동의 없이 자기가 책임진다고,
공기주입술을 해달라 사정하더니, 하필 부작용이 생긴 모양입니다.
서진 : 저 친군 원래 저렇게 참견을 좋아하나?
주임과장 : 정이 좀 많은 친구죠.
서진 : (우는 애기 안고 달래는 상식을 본다. 묘한 기분, 한숨) 하고 싶은 걸 다 하고 살아? 절차는 무시하라고 있는 건가?
주임과장 : 저 친구 참. 나름 신념이란 게 있나 봅니다.
서진 : 신념? (피식) 그 나이에도 저렇게 살다니 참 속은 편하겠군. (왠지 신념대로 하는 것이 질투 나는)
주임과장 : (서진 보면)
서진 : 술이나 한 잔 합시다.
주임과장 : 아 좋죠.
64. 입원실
- 소아 다인실 유빈이 입원 중.
- 유빈이 수액 달고 L-tube 꽂는다.
상식 : 장이 뚫렸기 때문에 음식물은 못 먹습니다. 며칠은 수액을 달고, L-tube라는 관을 넣어서 위의 압력을 좀 낮출 겁니다.
항생제 치료도 시작할 거구요. 이렇게 며칠 치료하면 괜찮을 거 같은데, 혹시 모르니 소아외과에는 연락을 해두겠습니다.
보통은 잘 안 생기는 일인데, 아마 기다리다가 장벽이 약해져서 나타난 부작용 같습니다. 죄송합니다.
미순남 : (대답 없이 무표정하게 듣고 있다)
65. 병원 일각, 혹은 복도
- 미순남과 혜영 만나서 얘기 중.
미순남 : 이 사람이 무슨 암환자도 아니고 지병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그렇게 출혈이 많았다는 건
개인병원 초기 대처를 잘못한 거 아닙니까?
혜영 : 개인 병원에서는 빠르게 잘 대처했습니다. 아이가 위험하자 바로 수술했고, 수술해서 피가 나자 바로 자궁도 적출했고,
그래도 안 멈춰서 즉각 연락하고 옮겼습니다. 제가 그 현장에 있었거든요.
미순남 : 애초에 애가 위험할 거 같으면 큰 병원으로 이송하든지.
혜영 : 그랬으면 아이가 위험했겠죠. 대량 출혈로 DIC가 왔지만, 그래도 다행스럽게 출혈도 잡혔고,
DIC는 교정이 되어가는 상황입니다.
E 전화. 경우.
혜영 : 나야!
경우E : 선생님 큰일났어요. 양미순 산모 배가 다시 불러옵니다.
- 혜영 놀라고,
- 그 통화 내용 얼핏 들은 수빈부 다시 경악하고.
66. 중환자실
- 환자의 바이탈 상태는 떨어지고,
- 환자의 배가 점점 빵빵하게 불러오는.
- 꿰맨 수술 자국에서 피가 흘러 거즈로 더덕더덕 닦아내든지 붙이고 있는 상황.
- 미순남, 아내 상태를 보고 기겁을 한다. (면회가 된다면)
경우 : 비피 86에 45, 펄스 12회입니다. 배 둘레 한 시간 동안 3센티나 늘었고 드레인 양도 한 시간에 300이나 나왔습니다.
소변도 안 나옵니다. (간단 긴급보고)
일동 : (걱정)
67. 중환자실
- 아까보다 더 부풀어오른 배.
68. 병원 일각 (혹은 작은 회의실)
- 혜영 내과의사와 다투는 중, 혹은 상의중이다.
- 혜영 화낼 때 짜증이 아니라 단호한 의견.
내과의 : 확실하게 출혈점을 잡을 수 있단 확신이 있어요? DIC인데 또 배를 열겠단 거에요?
혜영 : 분명 못 잡고 나온 혈관이 있어요.
재석 : 열면 아까처럼 온 복벽과 조직에서 스멀스멀 피가 나올 텐데, 어떻게 감당할래.
내과 : 차라리 지혈제 쓰면서 때를 기다리죠.
혜영 : 드레인으로 빼내는데도 저 정도면, DIC만으로는 앞뒤가 안 맞아.
재석 : ...
내과의 : (재석에게) 좀 말려. 첫 수술도 내가 봤다면 말렸을 거야. 또 배를 열어서 겨우 잡혀가던 DIC 더 심해지면 어쩔 거야?
차라리 색전술을 다시 해!
혜영 : 색전술로는 다 못 잡아요. 저 산모는 출혈만 잡으면 되는 거에요. 만성질환 때문에 DIC가 되는 환자들하곤 다릅니다.
재석 : 여기저기서 스며 나오는 피는 어떻게 막겠단 거야.
내과의 : 출혈 잡겠다고 들어가 테이블 데쓰 나면 어쩔 건데요?
혜영 : 분명 첫 수술에서 못 잡은 혈관이 있어요. 지금 열면 잡을 수 있어요.
내과의 : (와! 이 꼴통)
혜영 : 수술하지 않으면 저 산모, 출혈양을 감당할 수 있을 거 같아요?
내과의 : 말이 안 통하네. 나도 이렇게 반대하는데, 보호자가 동의를 하겠어요?
69. 병원 일각
- 미순남 기겁을 하고 있다.
미순남 : 못합니다.
혜영 : 피가 멈춰야 되는데, 멈추지 않습니다. 지금 상황엔 방법이 없습니다.
미순남 : 두 번이나 배를 열고 색전술도 했다면서요. 그것도 모자라 또 배를 열자면서 죽을 지도 모른다구요?
그걸 나더러 동의하라는 겁니까?
혜영 : 네.
미순남 : 또 배를 열면요? 저 여자 살려낸다고 장담하실 수 있습니까? 그렇다면 동의서 쓰겠습니다.
혜영 : 장담할 수 없습니다. 열면 배를 못 닫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저도 있습니다.
미순남 : (본다)
혜영 : 그러나 이것밖에 방법이 없습니다.
미순남 : (고민)
- 좀 떨어져 그런 혜영 보는 재석과 내과의, 경우.
내과의 : 도대체 뭘 믿고 저렇게 겁이 없어? 닫고 나올 수 있을 거 같애?
- 재석 그런 혜영을 본다. 피식.
70. 병원 외경 (밤)
71. 중환자실
- 누워있는 양미순.
- 옆에서 거즈 교환하는 경우와 혜영.
- 차오른 배를 본다.
- 경우 바이탈 상태 나쁘다는 것 보고
- 그 모습 지켜보는 미순남.
72. 유빈의 병실
- 입원한 유빈 옆에 쪼그리고 같이 잠든 수빈.
- 상식 아이 링겔 체크하고 청진기 가슴과 장 등에 대보고 등등.
- 미순남 들어오다 상식을 본다.
- 수빈 할머니 같이 들어오고
할머니 : 수술은 하기로 했어?
미순남 : 해야죠. 뭐 손 쓸 수 있는 건 다 해봐야 여한이 없을 거 아닙니까?
할머니 : (눈물짓는다)
73. 수술실
- 양미순 누워 수술 준비.
- 마취과 신 선생 들어왔다.
마취신 : 나 원 참, 아니 이걸 무모하다고 해야 할지 용감하다고 해야 할지.
도대체 뭘 믿고 연다는 거야? 지난번 수술한지 만 하루도 안됐어!
인턴 : 오늘도 사방에서 스물 스물 기어 나오면 어떡해요.
경우 : 그렇더라도 닫을 수만 있다면 다행이죠. (비아냥 아님)
인턴 : 생각만 해도 벌써부터 손이 저려 와요.
//
- 다시 수술 시작된다.
//
- 다시 봉합부위 가르는 중.
- 다시 펌펑 하는 배.
- 석션기로 들어가는 피.
- 다시 수혈되는 피.
- 대충 보이는 바닥.
재석 : 어!
인턴 : 와!!!
경우 : 저기, 저기!
- 어느 지점에서 퐁퐁퐁 솟아오르고 있는 피. 한 군데나 두 군데 쯤.
- 일동 좋아하고 안도하고 즐겁고 마취과 간호사 등등 모두 안도한다.
- 한두 군데가 퐁퐁 나는 게 보이는...
재석 : 저것들이 원인이었군!
경우 : 그러게요. (이 씬은 여기서 잘라도 됩니다.)
- 찾아가서 묶거나 지지고, 지혈이 된다.
74. 수술실 밖 혹은 복도
- 혜영 미순남 만나서 이야기 중이다.
미순남 : 왜 이렇게 일찍 나오는 겁니까? 설마...
혜영 : 출혈 부위 잡았습니다.
미순남 : 그럼 살 수 있단 말입니까?
75. 당직실
- 눈 붙이고 자던 경우.
E 전화벨
경우 : (보면) ‘집’ (한숨 한 번 쉬고 전화 받는다) 저에요.
엄마E : 너 선은 어떡할 거야? 누구하고 볼 거야? 빨리 골라야 날을 잡지.
경우 : 아무면 어때요. 어머니 맘대로 하세요.
엄마E : 왜 이러니 너?
경우 : 사귀는 여자 있댔죠? 근데 보지도 않고 안 된다면서요?
선보래서 봤고, 결혼하래서 하려는데, 나도 모르게 파혼이라면서요?
엄마E : 얘, 등기부등본 떼보길 잘했지 뭐니. 앙큼하게 그 집 전셋집이더구나.
양심도 없는 집구석이지. 전세 주제에 어딜 넘봐 넘보길. 암튼
경우 : (기가 차다) 그냥 리스트 순서대로 볼께요. 저 가봐야 돼요. 끊어요.
(전화 끊고 한숨, 우리 집안이지만 나도 정말 싫다는 느낌, 침대에서 일어난다)
76. 복도
- 경우 기운 없이 걸어가는데
- 상식이 뭔가를 손에 들고 오다가 경우를 본다.
- 손에 든 건 작은 종이용기에 (밥공기 사이즈) 작은 죽그릇 소포장 된 것 들고 오다가.
경우 : 형. (기운 없는 표정으로 죽그릇 넘겨다본다) 그거 내 거야?
상식 : (죽 두 개 꺼내주면서) 너 하나 먹고, 그건... (망설임)
경우 : 뭐? 누구?
상식 : 서선생도 아무것도 못 먹었을 거 아냐.
경우 : (죽그릇 두 개 내려다보면서) 나 참... 이거 누구 줄려고 산건데?
서선생님만 주기 민망하니까 나한테 줘서 불순한 의도를 희석시키는 거지?
상식 : 너 애정결핍이냐? 이거 수빈이 주려고 사오는 거야.
경우 : 애가 이걸 어떻게 다 먹어. 딱 봐도 서선생님 주려고 사왔구만. (투덜투덜) ICU에 태중이도 있어.
상식 : (가려다 하나 더 꺼내주고 간다)
77. ICU (다른 장기가 손상될지 모른 상태로)
- 드레인으로 나오는 양이 확 줄었다.
- 양미순의 배는 안정되어 있고.
- 태중이 서 있다가 죽 들고 오는 경우를 본다.
경우 : 소변은 나오기 시작했는데 신장은 괜찮을까요?
- 산모에게 뭔가를 처치해주고 일어나는 혜영.
- 잠깐 현기증이 핑 돈다. 구역질.
혜영 : 그러니까 잘 지켜봐야지. 우리가 뭣 땜에 이 난리를 치고 있는데?
경우 : 그래도 살렸잖아요. (기분 좀 좋아졌다. 약간의 성취감에 뿌듯함) 뭐 좀 드셨어요?
혜영 : 이제 좀 먹어야지. (긴장 풀리고 기운 없고)
경우 : 이거 가져가서 드세요. (태중이에게도 하나 주고) 소아과 이선생님이 주신 건데요.
혜영 : (보면)
경우 : 아, 수빈이 주려고 산거래요. 근데 좀 많긴 많더라...
78. 병원 외경 (밤)
79. 당직실 (진료실, 스테이션 탕비실. 아무데나 편한 데서)
- 죽그릇 아직 따뜻한 듯.
- 숟가락으로 뜨려던 혜영 구역질 때문에 못 먹겠다.
80. 복도
- 천천히 걸어오는 혜영. 엄청 힘들고 긴 하루, 지쳤다.
- 긴장도 좀 풀렸고. 눈앞이 어질... 배에 통증도 있는 듯.
81. 집 근처 (밤)
- 혜영의 차가 들어온다.
- 차 세우고 내리는 혜영, 잠시 운전대에 엎드린 채 일어나지 못한다.
- 걸어온다. 배가 아프다. 걸어오다가 주저앉는 혜영.
- 옆집에 켜진 불. 불 켜진 상식의 거실 창.
- 겨우 겨우 집으로 걸어가는데.
82. 혜영의 집
- 비밀번호 누르는데, 식은땀이 주욱 난다.
- 문을 여는 혜영.
83. 집 안
- 신발을 벗다가 주저앉는다.
- 일어나 거실 등 켜려다 그대로 쓰러지는 혜영.
- 뒤로 미처 닫지 못한 현관문.
- 고통스럽지만 전화기 꺼내는 혜영.
- 119를 누르려는데 전화기 슬라이드나 폴더가 열리지 않는다.
- 아득해지는 화면.
- 그대로 쓰러진 채 있는 혜영.
E 개 짖는 소리.
84. 집 밖
- 상식 자전거 타고 온다. 혜영 차 불 켜져 있고 문 열려 있음을 본다.
85. 혜영의 집 안
- 쓰러져 있는 혜영.
- 혜영 다리에서 피가 흐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