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30일 아침.......
태안기름유출사고 기름제거 봉사활동 1일 자원봉사활동 지원자를 모집한다는 사내
메일을 인터넷에서 확인하고 솔직한 얘기로 별로 내키지 않는 발걸음을 하게되었다.
태안기름유출사고가 일어난진 두달 가까이 되서야 봉사활동을 떠난다니 현장에 가야
별 할일도 없을것 같고 지금에 와서 기름제거작업을 한다고 무슨 효과가 있을 것인가 하는
의구심이 들어서 였다.
부랴부랴 날씨가 추운탓으로 내복을 껴입고 두터운 잠바와 털모자로 완전무장을 하였다.
홍성역에 도착하니 25인승 봉고차가 대기하고 있었다.
직원동료들과 버스에 그날 먹을 먹거리와 방제복 장화 등을 옮겨 싣고 태안군 원북면을 향하였다.
태안으로 향하는 차창밖 풍경은 눈발이 흩날리고 나무가 심하게 흔들리는 걸 봐서는 바람이 세차게
불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홍성 ~ 서산간의 4차선 국도를 따라 1시간 정도를 달렸을까 길거리의 간판들과 삼성중공업과
정부에 항의하는 프랭카드가 태안읍에 도착했슴을 알려준다.
태안읍을 지나 고르지 못한 소로길을 이리구불 저리구불 30여분 덜컹거리며 당도한곳이
태안군 원북면 황촌리.......
마을안 넓은 부지에 비닐하우스가 자리잡아 있고 그옆으로 급조된 주차장에는
벌써 버스 1대와 승용차 몇대가 주차해 있었다.
가지고간 방제복을 비닐하우스에 들어가 갈아입으려니 인정 많게 생기신 시골할머니가 벌써
작업준비 마치시고 우리를 반갑가 맞아주신다.
"할머니! 아직 할일이 남아 있나요?" 나는 일거리가 없으면 어떻게 하나하는 걱정반 우려반으로
할머니에게 물었다.
할머니께서는 "무슨 얘기여유? 이제 시작인디......"
우리는 우주복 같이 생긴 하얀 방제복을 갈아입고 헐렁한 장화를 싣고 현장으로 향하였다.
먼지가 뽀얗게 바람에 휘날리는 비포장도로를 따라
해송숲이 울창한 해변의 시골길 언덕을 넘어 작업장에 도착하니
바닷바람이 얼마나 세찬지 파도는 해변의 갯바위에 부딪혀 몇길이나 튀어오른다.
우리는 원북면에서 지급한 헌 옷가지 봉투를 하나씩 나눠갖고 바닷가에 흩어진
크고 작은 바위와 돌들을 닦아내는 기름제거 작업을 시작하였다.
점심 식사를 컵라면으로 간단히 때우고 한참 작업을 하고 있는데
선배 한분이 유전을 발견했단다..........
급하게 쫓아가보니 굵은 모래위에 자잘한 돌들이 널려있는 구석진곳이 나타난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다른곳과 달리 모래가 기름에 절어 있고 석유냄새가 진동한다.
우리는 모래와 돌들을 걸래로 훔지면서 닦아내는데......
이게 웬일인가 모래에 박힌 돌들을 들어 내자 돌 밑바닥에 검은 타르가 시커멓게
묻어 나오는 것이 아닌가?
안되겠다 싶어 모래 바닥을 10여센치 정도 손으로 파내려 갔다. 석유냄새가 진동하고
검은 아스팔트같은 끈끈한 타르가 밑바닥에 깔려있다.
가지고간 헌 옷가지로 동료들과 돌과 모래를 닦아낸것이 어느새 검은 기름걸래로 변하여
한무더기를 이룬다.
시간은 네시가 넘어서 집에 갈 시간, 작업할 것은 남아있고 시간은 없어 안타깝다.
멀리서 리더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 이제 갈 시간입니다. 갈 준비하세요..."
우리는 아쉬움을 남기고 작업을 마칠수밖에 없었다.
이번 기름제거 봉사활동을 하면서 느낀점은 헌옷가지로 바위돌을 닦는 것은
어찌보면 코끼리를 목욕시킨다고 코끼리의 코 끝을 닦는거와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효과있는 기름제거 작업을 위해서는 호미나 괭이을 이용해서 갯바닥을 파고
모래나 바위돌 밑에 있는 검은타르를 제거하여야 되지 않을까 생각되었다.
그래야 갯바닥에 묻힌 타르로 인한 2차 환경오염을 막을 수 있다고 판단되었다.
다음에 우리 수덕카페회원중 기름제거 봉사작업에 참여한다면
내 경험으로는 호미는 꼭 가지고 가셨으면 한다.
돌아오는 차속에서 눈을 감고 가만히 생각하였다.
어차피 일어난 사고였지만 정부나 삼성중공업 현대등의 관계자들은
왜? 유조선에서 새어나오는 원유 배출구에 호스를 부착하던가
그렇지 않으면 쏱아지는 유조선 밑으로 폐선을 대어서라도 바다로
원유가 바다로 떨어지지 않도록 대책을 세우지 못했을까 하는 안타까운 생각을 하였다.
사고가 난지 3일이 지나도록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았다면
우리국민은 누굴 믿고 살아야 하고, 언제까지 봉사활동으로 뒤치닥거리만
해야된단 말인가?
어찌보면 정말 한심한 노릇이었다.
첫댓글 선배님 좋은일 하시고 오셨군요 추운날 수고하셨어요,
얼마나 피곤헷던지 밤새 잠두 못 잤슈...........몸살 났나봐~~~ㅎㅎㅎ
제가 정치인들 주뎅이 실로 꽉 묶어서 ,,ㅋㅋ 감기를 달고 계시네요 얼릉 쾌차 하시고요, 항상 건강 챙기세요
참으로 어려운 일을 하고 오셨습니다. 그 노고에 감사를 드립니다.
혹시 시골에서 옛날에 어머니들이 찌던 시루떡을 보셨지요 태안의 구름포 해안에는 모래 한케 기름 한케 또 모래 한케 기름한케 매일 밀물 과 썰물 때마다 연속 이엇던것 갓더군요 모두들 열심히 일하는것 보니 참 착한 백성들이라 생각들데요저똥만도 못한정치인들말고요
맞어유.......주뎅이루만 지랄 허지~~~ 아마 정주영회장이 살았으면 저렇게 되지는 않았을 거유.........
한번 더가야지 하고는 아직 못갔습니다, 수고 하셨습니다.............
가고는 싶은데,,,,,, 실천으로 옴기기가 쉽지 않네요... 용기가 나질 않네요....
나는 할말 없네요 가까이 살면서도 바닷가 한번 안가봤으니....
정말 좋은일 하셨네요...저는 기름제거에 참석해야 한다는 생각은 있지만 참석한다는것이 싶지 않아 참석은 못하고 헌옷몇개와 수건몇장 우편으로 보냈는데...배송비도 무료더군요...
갱숙씨! 봉사보다 더큰 사랑을 베쁜것같아 친구가 자랑스럽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