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문사의 처진 소나무...
올 겨울들어 눈이 자주 내립니다. 남쪽지방에서는 좀체 구경하기 힘든 겨울눈이 벌써 몇번째인가 .... 내렸습니다.
비구니의 청정도량인 청도 운문사를 찾았을때에는 소복이 쌓인 설경이 겨울 풍경이 되어 다가와 주었습니다.
운문사(雲門寺)를 잠깐 소개하면
경상북도 청도군 운문면 신원리 호거산(虎踞山)에 있는 사찰로 조계종 동화사 말사이다.
▲ 천연기념물 제180호 처진 소나무(일명:반송)
운문사 만세루 옆에 500여년 된 소나무 한그루를 만나봅니다.
수세가 너무 왕성하여 마치 여럿나무인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한 그루의 소나무(육송)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처진 소나무로 천연기념물로 지정한 나무로는 제180호 청도 운문사 처진소나무와 제295호 매전리 소나무, 제409호인 경북 울진군 근남면 행곡리의 처진 소나무, 제460호 경기도 포천 직두리의 소나무로 이 나무는 마을사람들의 청으로 "부부송"이라는 이름으로 지정되었다.이밖에 기념물로 지정되지는 않았지만 경북 청도군의 풍각면,각북면 등에서 처진 소나무가 야생으로 자생하고 있다.
▲ 나무앞에 세워진 안내글을 이렇게 소개해놓았다.
천연기념물 제180호 처진소나무
소나무의 한 품종인 처진소나무로서 우리나라의 최대 규모이다.
가지가 밑으로 늘어지는 점이 보통 소나무와 다른데 자연적으로 이 나무처럼 둥글게 자라는 나무는 매우 드물다
나무모양이 아름답고 전형적인 처진소나무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생물학적 가치가 크다.
어떤 고승이 소나무가지를 꺾어서 심었다는 전설이 전해지며 운문사에서는 매년 봄(삼월삼짇짓 전후)에 막걸리를 물에 타서 뿌리가장자리에 주고 있다. 높이는 약 6m 이고 둘레가 3.5m 이며 나무의 나이는 약500여년으로 추정된다.
▲ 보호책 울타리너머로 들어가보았습니다.
수형이 우산을 펼친듯 가지가 사방으로 퍼져있습니다.
▲ 흰 눈이 살포시..... 따뜻한 이불처럼 덮은 겨울풍경의 거목
▲ 소나무의 가지가 굽이굽이 용솟음치듯 ....비틀린 채 뻗어나가고 있고
세월의 무게만큼이나 받치는 지줏대도 하나씩 늘어만 가나 봅니다.
▲ 나무아래서 위를 쳐다보니 아! 햇살이 비추고 있습니다.
▲ 만세루의 누각쪽으로 찍은 모습입니다.
▲ 반대방향에서 잡은 모습입니다.
▲ 역동적인 가지 배열에서 힘찬 기(氣)가 느껴집니다.
땅으로 땅으로 낮게 몸을 낮추며 자라는 듯...가지를 지탱해주는 지주대도 나무의 일부로 다가온다
왜 처진 소나무라고 불리는지 알 듯 합니다.
▲ 가지정리를 한 흔적이 역력히 보입니다.
▲ 청정 도량인 이곳에서 나무는 불심(佛心)을 먹고사는지....법당으로 향하여 뻗어나가는 가지를 봅니다.
▲ 땅위에서 그리 높지 않은 2m지점에서 가지가 여러갈래 뻗어나가고....
고목에서 볼수 있는 수피가 예사롭지 않습니다.
나무의 전체적인 수형이 나뭇가지를 넓게 펼친 반송을 닮았다해서 반송으로 혼동하는 경우도 있지만 뿌리부분에서 줄기가 여럿으로 나뉘는 반송과는 엄연히 다른 나무라 한다.
▲ 밑으로 처진 가지를 지주대로 고정시키고 간격도 고르게 일정한것 같습니다.
나무수형정리가 깔끔하고 주변정비도 잘 해놓아서 대접을 받는 나무임이 입증됩니다.
해마다 봄에 막걸리 12말에다 물 12말을 섞어서 먹이는 소나무입니다.
막걸리의 영양분이 나무의 비료역할을 한다는 주장도 있고 일부에서는 별 다른 효과가 없다고 하지만 운문사에서는 여전히 중요한 행사로 여깁니다.
30여년전, 처음 운문사를 방문했을땐 이 나무는 아담한 정원수 크기의 반송이라고 적힌 표지만 달랑 있을뿐, 절집한켠에 조용히 자리잡고 별 다른 감흥은 없었지만 지금은 거목으로 성장하여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귀하신 대접을 받고 있습니다.
세력도 엄청 커졌고 수고(樹高)도 예전의 모습과는 비교도 안될만큼 자라버렸습니다.
젊은 시절, 20대의 질풍노도의 시기에 해질무렵 운수 납자가 되어 찾았던 운문사,
나의 기억속의 운문사 소나무는 온데간데 없고 덩치가 감당이 안되는 거목이 되어 기억속으로 헤집고 들어옵니다.
그때, 파르라니 머리깎은 정말 얼굴이 이뻤던 법명도 모르는 스님은 아직 계실까.....
다시 뵙는다면 부처님의 불법을 헤아려 중생을 구제하는 이제는 저 소나무처럼 거목이 되어서 계실것을........
▲ 이 나무는 안에서 들여다보는 모습과 밖에서 보는 모습이 전혀 다르게 느껴집니다.
안에서는 이리저리 뻗어나가는 가지의 역동적인 자람과 나무의 붉은 색이 흰눈과 대비되어 인상적이라면
밖에서 보는 모습은 한마리 거대한 호랑이가 웅크리고 앉아있는 모습인 냥 ....... 주위를 압도하고도 거목의 포스가 풍겨납니다.
첫댓글 운문사 처진 소나무 잘 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