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은 왜 시계 반대 방향으로만 회전하며 움직이나?
Q : 태풍은 왜 시계 반대 방향으로만 회전하며 움직이나?
북상하던 제9호 태풍 '말로'가 7일 남해안을 따라 오른쪽으로 휘어져 동해상으로 빠져 나간다고 합니다. 태풍은 왜 시계 반대 방향으로만 회전하고 오른쪽으로 휘는지 궁금합니다. (서울 서초구 독자 양일근씨)
A : 서쪽에서 동쪽으로 도는 지구 자전력 때문에 시계 반대 방향으로만 회전
태풍은 열에너지와 수분 그리고 회전력이라는 3박자를 갖춰야 발생합니다. 적도 부근의 뜨거운 바닷물이 증발되면서 수증기가 발생하고 이 수증기가 물방울로 변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열을 다시 빨아들이면서 태풍의 힘은 점점 커지게 됩니다.
위성사진을 보면 북반구의 태풍은 늘 태풍의 눈을 향해 시계 반대 방향으로 회전을 하며 바람이 태풍의 중심으로 빨려들어갑니다.〈사진〉 바람이 불어 들어가는 것은 태풍의 중심이 주위보다 기압이 낮기 때문입니다.
태풍이 시계 반대 방향으로만 도는 것은 지구의 자전(自轉)과 관련이 있습니다. 지표면의 자전속도는 위도에 따라 달라집니다. 극지방으로 갈수록 늦고, 적도로 갈수록 빨라집니다. 왜 그럴까요. 동심원을 도는 두 명의 아이를 생각해보세요. 한 아이는 지름 10m짜리 원을, 다른 아이는 지름이 100m짜리 원을 돕니다. 두 아이가 같은 시간에 한 바퀴를 돌려면 지름이 큰 쪽 아이는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뛰어야 합니다.
실제로 북반구의 위도 39도 지방은 시속 1300㎞ 속도로 서에서 동으로 돌지만 적도지방은 시속 1670㎞로 서에서 동으로 돕니다. 지구상의 모든 물체는 자전 방향과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려는 '전향력(轉向力)' 또는 '코리올리 힘(Coriolis' force)'의 영향을 받습니다. 태풍의 중심보다 남쪽에서 빨려들어오는 바람은 태풍의 눈보다 동쪽으로 가려는 힘이 세기 때문에 동쪽으로 휩니다. 태풍의 중심보다 북쪽에서 빨려오는 바람은 반대로 태풍의 눈보다 동쪽으로 가려는 힘이 약해 서쪽으로 휘게 됩니다. 더 크게 보면 태풍의 눈으로부터 가장 남쪽에 있는 공기는 동쪽으로, 가장 북쪽에 있는 공기는 서쪽으로 돕니다. 이를 인공위성에서 보면 반시계 방향으로 회전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태풍이 북상하는 과정에서 진로를 오른쪽으로 트는 것도 코리올리 힘과 관련돼 있습니다. 지구의 자전으로 인한 전향력은 우리나라가 속한 중위도 지방의 대기 상공에 강한 편서풍(서쪽에서 동쪽으로 부는 띠 모양의 바람)을 만들어내는데, 이 편서풍이 태풍을 동쪽으로 밀어내면서 태풍의 진로가 오른쪽으로 꺾이게 되는 것이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