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장보살 좌대 아래 돼지 한쌍이 보인다. 신라 성덕대왕 17년 심원사 아랫마을에 이순석이란 멧돼지 사냥꾼이 있었다.어느날 동료들과 함께 사냥을 나갔는데 황금빛 탐스런 멧돼지를 발견하고 활을 쏘았다.
활은 정확하게 멧돼지의 왼쪽 어깨쭉지에 꽂혔다.돼지의 핏자국을 쫒아 몇개의 계곡을 지났다.더이상 핏자국이 없어 주변을 살펴보니 샘속에 자기가 쏜 화살이 보였다.화살을 잡아 당기니 지장보살 석상의 어깨에 화살이 박혀 있었다.깜짝 놀란 사냥꾼은 석상을 물밖으로 끌어내려고 하였으나 무거워서 꺼낼수가 없었다.
그는 지장보살께서 살생의 업을 제도하고자 멧돼지의 몸으로 현신했음을 깨달았다.지장대성이시여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내일 우물곁에 있는 반석위로 올라와 계시면 저희는 보살의 뜻에 따라 출가하겠습니다.
맹세하고 이튿날 다시 오니 지장보살께서 반석위에 앉아 계신 모습을 보았다.이순석은 화살을 분질러 던져버리고 삭발출가하여 그자리에 지장보살을 모시고 석대암을 창건하였다.
신라의 대문장가이신 최치원 또한 황금 멧돼지의 후손으로 알려져 있다.어머니가 멧돼지에게 납치되어 잉태하게 되었다.멧돼지의 자식을 낳을수 없다고 하여 여러가지 방법으로 낙태를 시도했으나 소용이 없었다.마침내 아들을 낳았다.돼지의 자식을 기를수 없다고 내다 버렸으나 하늘의 선녀들이 내려와 젖을 먹이고 학이 내려와 품어주곤 하였다.경주최씨 최치원의 탄생설화이다.
인도 최초로 통일왕조를 이룬 사람은 위대한 아쇼카 대왕이다.그가 세운 왕조를 마우리아 왕조라 한다.마우리아 왕조를 이어 생겨난 왕조는 굽타왕조이다.
마우리아는 공작왕조로 한역하고 굽타왕조는 돼지왕조라는 뜻이다.공작과 돼지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둘다 독사를 잡아 먹는다는 것이다.
인도는 해마다 코브라 독사에 물려죽는 사람이 5만명을 넘는다.독사를 잡아먹는 공작을 국조로 숭상하고 돼지 또한 신의 사자로 여긴다.
집.가(家)자 한문을 보면 지붕아래 돼지가 있는 모습이다.옛사람들은 집안에 독사가 들어와 사람을 해치는 것을 두려워 하였다.기둥을 높이고 집은 누각처럼 짓고 울타리를 두른다음 마당에는 돼지를 키웠다.
그 옛적 인류의 모습이 전승되는 곳이 제주도 똥돼지이다.
사냥꾼이야기를 보면 구렁이와 멧돼지가 싸우는 모습이 나온다.구렁이가 멧돼지 몸을 칭칭 감으면 멧돼지가 근처 벼랑으로 달려가서 담벼락에 등을 문질러 댄다. 구렁이가 토막나면 돼지가 씹어 먹는 것이다.
돼지는 뱀의 독을 물리치는 마음의 연금술이다. 옛사람들은 마음의 독을 정화하는 상징으로 공작과 돼지를 생각하였다.
사주를 잘본다는 어떤 역술인에게 집에 키우는 돼지 사주를 보여주고 운수를 물었다.사주를 한참 짚어 보더니 아.이사람 큰일났네.3개월 후에 목에 칼맞고 죽을 팔자네.ᆢ
돼지는 게으름과 무지의 상징이다.이생의 삶과 육신의 삶밖에 모르는 상징이다.
그런데 세계에서 가장 지혜롭다는 달라이라마도 위대한 스승 청화선사도 돼지띠이다.
티벳속담에 돼지는 목에 칼이 들어 올때에야 하늘 한번 쳐다보고 죽는다고 한다.
돈과 권력을 쫒아 부나비의 삶을 사는 우리들도 마음의 하늘을 죽음을 앞두고나 바라볼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