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은영, 가족 23-4, 가족과 명절을
문은영 씨는 늘 명절 앞에 어머니와 장을 본다.
이번 설도 마찬가지다.
어머니 댁에서 가족과 명절을 쇠기에 집에서 입을 옷 몇 가지를 챙겨 출발했다.
“엄마, 어서 오세요. 빨리 가요.”
도착과 동시에 어머니를 재촉한다.
어머니는 딸의 성화에 “알았다. 나간다, 나가!” 하시며 외투를 걸치고 나오셨다.
큰오빠네 명절 선물은 은영 씨가 미리 준비했다고 말씀드렸더니 마트로 가자신다.
마트에서 연휴 동안 먹을 음식과 제사상에 놓을 과일, 고기를 샀다.
떡과 전은 대구 큰아들이 준비하신단다.
어머니와 먹을 빵과 분식을 조금 더 샀다.
다른 장은 안 본다 하셔서 곧장 무촌마을로 왔다.
차에서 장 본 물건 박스와 은영 씨가 준비한 선물꾸러미를 내렸다.
어머니는 딸이 추울까 봐 거실 보일러 온도를 높이셨다.
전기장판 불도 올리셨다.
은영 씨는 쇼핑백에 들었던 선물을 꺼내 어머니께 보여드렸다.
오빠와 새언니는 화장품 세트, 어머니는 썬크림, 조카들에게는 5만 원이 든 기프트카드를 명절 선물로 준비했다.
규방에서 만든 액자 세트와 공방에서 작업한 빵도마를 꺼냈다.
딸이 손수 만든 것이기에 어머니의 눈길이 한참 머문다.
빵도마는 앞뒤로 보시며 손으로 여러 번 쓰다듬어 본다.
“은영이가 이거 바느질하느라고 고생했겠다. 액자를 두 개나 한다고 애썼네. 엄마한테 줄라고 은영이가 만들었나?”
“예, 내가 했어요. 이거, 했어요.”
“도마도 참 예쁘게 잘 만들었네. 저번에 새로 뭐 배우러 간다더만 거기서 만들었는 가배. 이런 거는 배우면 좋겠네. 오빠하고 성빈이 오면 은영이가 이런 거 만들었다고 보여주자. 도마는 새언니 오면 가져가서 쓰라고 선물로 줘도 되겠네.”
어머니는 이제 대구로 와서 명절 쇠는 게 어떻겠냐는 큰아들의 제안에 “그래도 아직은 움직일 수 있으니 너희가 오는 게 맞다. 내가 대구로 가면 은영이는 어떡하냐?” 고 하셨단다.
딸을 생각하는 어머니의 진심이 느껴져 가슴 뭉클했다.
가족과 보내는 명절이 따뜻하고 풍요롭길 바란다.
2023년 1월 20일 금요일, 김향
이번 설에도, 어머니 댁에서, 감사합니다. 여느 가족 여느사람의 명절 같습니다.월평
문은영, 가족 23-1, 새해 인사
문은영, 가족 23-2, 큰오빠의 부탁
문은영, 가족 23-3, 백신 접종과 명절 일정 의논
첫댓글 명절마다 가족과 함께 장을 보는 것이 퍽 자연스러워졌습니다. 김경선 아주머니 일지에도 이런 내용이 있었지요. "내가 대구로 가면 은영이는 어떡하냐?" 이 글 읽는데 저도 마음이 뭉클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