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종국, 모처럼 '완장 값'...두산전 만루포 대승견인

[슬러거]

"팀 부진했는데 주장 한몫"
두산전 만루포 …대승 견인

　"탈꼴찌, 나를 따르라."
　

기아 김종국(32)이 오랜만에 주장노릇을 했다. 지난 24일 두산전에서 만루홈런을 치며 팀의 12대1 대승을 이끌었다. 승리도 승리지만, 팀분위기가 달아오르는 데 불을 지핀 한방이었다.
　

모처럼의 활약에 김종국은 "그동안 팀도 안좋고 나도 부진해 마음고생이 심했다. 이것으로 다 좋아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리고 "내가 홈런을 쳤다는 것 보다 중심타선이 살아나 아주 다행"이라고 주장다운 한마디를 덧붙였다.
　

사실 성적이 부진하면 누구보다 스트레스를 받는 자리가 주장이다. 김종국도 예외가 아니다. 체중이 3~4㎏이나 빠졌다. 항상 80㎏을 넘었던 몸무게가 78㎏까지 줄었다. "다 내 책임인 것 같았다"는 말에서 그동안의 마음고생을 짐작케 한다.
　

그런 가운데 터진 만루홈런이다. 마침 팀도 지난 10일부터 5할(5승1무5패) 승부를 하며 조금씩 살아나고 있던 차다. 덕분에 점수가 7-0으로 벌어지며 잠시 흔들렸던 선발 김진우가 제 컨디션을 찾고, 팀타선도 덩달아 달아올랐다. 팀 여기저기에 힘을 준 '영양제'였다.
　

주장 완장을 찬 올해, 출발이 늦었다. 시범경기를 앞두고 갑자기 왼쪽무릎에 통증을 느껴 지난달 13일에야 팀에 합류했다. 최근에는 주전 유격수 홍세완의 부상으로 수비위치를 2루에서 유격수로 옮겼다. 모두 각오를 새롭게 하고, 주장노릇을 제대로 하라는 '계시'같다.
　

김종국은 "아직 유격수 자리가 익숙치 않아 실수를 종종하는데 점점 적응이 되고 있다. 꼴찌의 부진에 빠지면서 후배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주려고 노력하고 있다. 빨리 팀이 제자리를 찾도록 힘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