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동시>
제비꽃
보라빛 꽃이 피었다.
내 손톱같은 꽃
병아리 입술같은 꽂!
아이 이뻐라!
내일도 보자꾸나!
어!
제비꽃이 없어졌다.
어디 갔을까?
아침 이슬을 머금은
제비꽃을 보려고
눈을 비빔서 일어났는데
누가 제비꽃을 없앴을까?
엄마가 투율림을 사오셨다.
제비꽃이 있던 자리에.
빠알간 투울림을 싶으셨다.
제비꽃자리에 투울립을
빨갛고 카다란 투울립도 이쁘지만
보라도리 제비꽃도 이쁜데
넘 작아서 키큰 엄마눈엔
보이지 않았나부다.
난 나처럼 작은 제비꽃이 이쁜디!
어! 제비꽃이 피었다.
빨간 투울립 옆에
보라도리 제비꽃이 피었다.
작은 푯말을 세웠다.
이 꽃은 내 친구 제비꽃이라고
지은이 / 연꽃처럼 행복헌 걸인 가평탱자 배점수((!))
<단시조>
제목 : 탱자
출가승 파계허면 땡초라 부른단디
행자가 파계허먼 뭐라고 부른당가
행자가 파계해불면 탱자라 부를란다
지은이 / 연꽃처럼 행복헌 걸인
가평탱자 배점수.
제목: 가평탱자
하루땀 식힘시로 술 한잔 사진찍어
한잔허세 동창들아 밴드에 올렸더니
가평에 내려가더니 탱자탱자 한다더라
지은이/ 연꽃처럼 행복헌 걸인 가평탱자 배점수 ((!))
제목 : 가평탱자
강남에 향난유자 강북에 심었더니
향스런 유자향는 어디에 가부렀나
가시난 노란탱자가 가시에 꽃혀붓네
나주에 갔더라면 유자가 되었건디
이쁘은 마님덕에 가평에 와붓더니
나주의 유자향들은 가평의 탱자됬네
유자는 향기롭나 탱자는 양약이니
가평의 탱자로서 가평의 양약이되
이 한몸 불살라불어 탱자향 풍길란다.
지은이 : 연꽃처럼 행복헌 걸인 가평탱자 배점수 (((!)))
<연시조>
제목: 엄마 아부지
엄마와 아부지의 뜨거운 사랑으로
아부지 씨뿌리고 엄마는 밭이되어
엄마의 자궁방에서 열달간 잘자라서
이 한 몸 이세상에 엄마의 양수찢고
이세상 나왔더라 엄마의 석섬서말
뜨거운 피와 젖으로 이렇게 자라났고
아부지 횟초리에 이악물고 맞음시로
아부지 원망허고 돌팔메 쳤었는디
아부지 석섬서말의 피땀먹고 자랐어라
아부지 크신사랑 품에선 몰랐어라
고2때 오십삼세 아부지 떠나신께
하늘도 슬펐었는지 빗줄기 내리더라!
아부지 상여밑에 피고름 떨어진디
불효자 아부지를 원망허고 원망했네
아부지 이렇게 일찍 홀연히 가실랍서
왜 나를 아부지의 품에만 가두었고
어떻게 살았으면 좋냐고 묻고 싶을때
이렇게 쉽게 갈람서 왜나를 가두었소
아부지 크신사람 품에선 몰랐다네
지구에 살아감서 자전을 모르듯이
아부지 품떠나서야 크신 사랑 알아차리네
아이고 어히헐까 엄마도 아부지도
저승에 가셨응께 이제는 어히헐까
주변에 엄마아부지 모두다 내부모로다.
낳아준 엄마와 길러준 아부지께
못다헌 사랑들을 주변의 부모들께
막걸리 한사발씩을 드림서 살아가면 어떨까나
제목 : 묵은지 (연시조)
화탕지옥 들어가도 맛이 더 구수허고
냉탕지옥 들아가도 안변하는 깊은 그맛
나는야 묵은지맛의 한량이 되고파라!
고등어 묵은김치 묵은지 고등어조림
돈육에 묵은김치 삶으면 김치보쌈
콩비지 묵은지넣음 구수헌 비지찌게
콩나물 묵은김치 넣은 국 속풀이국
콩나물 묵은김치 돈육넣은 똑다리국
콩나물 묵은지넣고 햄소세지 부대찌게
또 뭐가 있었더냐 묵은지와 어울릴 놈
오징어 송송썰고 묵은지 송송썰어
김치전에 비를 세면서 소곡주 한잔 허고파라!
지은이 : 연꽃처럼 행복헌 걸인 가평탱자 배점수 ()!
제목: 똥배
알람이 울릴때가 됐었을 것일간디
귀찮아 핸드폰을 안보고 몽상허니
오줌을 쌀것같아서 일어나 시계본께
아이구 멏시당가 다섯시 넘어가네
하남에 들렸다가 세종시 들렸다가
동해에 용왕친구가 그리워 그리워서
물질의 영순사부 두건만 구해주소
머리가 씨럽더군 했더니 바람막이
보내주니 차려입고서 똥폼을 잡아보네.
이정도면 동해용녀 이놈을 받아줄까
사실은 똥배나온 배살을 감추려고
숨참기 성가스럽네. 부단히 운동허자!
지은이 : 연꽃처럼 행복헌 걸인 가평탱자 배점수 ()!
<자유시>
제목: 봄바람 전하는 말
차를 타고 길을 가면
빠르고 편허게 갈 수는 있다.
글지만 자전거 타고 가면서
눈으로 볼 수 있는 것들과
귀로 들을 수 있는 소리를
알아차리지 못헌다.
자전거타고 가면 그나마
빠르고 쉽게 갈 수 있다
글지만 뜀박질로 가면서
눈으로 볼 수 있는 것들과
귀로 들을 수 있는 소리를
알아차리지 못헌다.
뜀박질로 가면
숨가프게 째끔 빠르게 갈 수 있다.
글지만 걸어가면서
눈으로 볼 수 있는 것들과
귀로 들을 수 있는 소리를
알아차리지 못헌다.
뜀박질로 뛰어가다보니
차로 자전거로
걸어가며 느낄 수 없는
내 몸속의 심박동과
내 뇌 속의 뇌박동을 알아차려본다.
뜀박질로 가다보면
내몸의 박동은 벅차게 알아차릴 수 있겠으나
걸어가면서
눈으로 볼 수 있는 것들과
귀로 들을 수 있는 것들을
알아차리지 못헌다.
봄바람은 속삭인다.
자! 이제
차에서도 내리고
자전거에서도 내리고
뜀박질도 쉬고
걸음걸이도 멈추고
정좌하고 앉아서
봄이 왔다가 지나가는
소리를 듣고 보는 것은 어떨까?
오얏
오얏!
새콤 달콤한 오얏
큰 것은 자두이고
작은 것은 오얏인가?
오얏을 검색해본다.
자두의 순 우리말이
오얏이란다.
마님 왈!
아! 토종 오얏은 작고
개량 오얏은 커서
자두라 그런가보네
그런가?
그럴 수도 있것네
오얏!
시고 달짝헌 오얏!
난 이런 오얏 맛 사랑이 좋다.
다들! 달콤헌 사랑을 꿈꾸지만
달달한 사랑은 갈증 난다.
오얏!
새콤 달콤헌 오얏!
내 마님과 사랑은
오얏처럼 새콤 달콤헌
질리지 않는 사랑인가 보다
감자전
한 낮
낮잠을 깨우는
기름진 내음에
낮잠에 깨어
주방으로 나간다.
이쁜 처제가
후라이펜에 뭔가를
부치고 있다.
뭐야?
응! 감자전!
오! 감자전!
두견주에 감자전!
좋겠구나!
또 술? 마님의 성화다.
감자전에 두견주 좋지!
이쁜 처제는 내 편이다.
두견주에 갑자전!
소곡주와 삼천궁녀
의자왕의 소곡주는
어떤 맛일까?
감자전에
두견주 한 말 다 먹고
소곡주 맛보러
한산으로 가야것다.
감자전!
감자만을 붙인
순수 감자전은
처제의 맛이요.
청양초를 넣은
매콤헌 감자전은
마님의 맛이로다.
낮잠
새근새근
한 아이가 잠에 들었다.
아침을 먹고
칭구들과 땀나게 뛰놀다가
배고파서 집에 들어와 본께
엄마는 콩밭메러 밭에 가시고
엄마가 부억 가운데
매달아둔 광주리에
찬 밥을 찬 물에 말아서
된장에 고추를 찍어
배불리 묵고
식권증에 낮잠이 온다.
시원한 남풍에
스르르 낮잠에 들었다.
큰 대자로 누응께
이 세상 내 세상이로다.
제석천도 인정허듯
자장가로 소나기를 내려준다.
그림: 강필원 수채화 <산골아이 낮잠>
지은이: 연꽃처럼 행복헌 걸인 가평탱자 배점수 (((!)))
지은이 : 연꽃처럼 행복헌 걸인 가평탱자 배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