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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인카드 사적 유용 논란으로 시작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배우자 김혜경 씨의 7급 공무원에 대한 불법 의전 폭로가 연일 이어지고 있다. 이재명 대선 후보가 경기도지사 시절 경기도청 별정직 5급 공무원 배소현 씨가 김혜경을 수행하는 업무를 하면서 문진표 대리작성, 약 대리처방, 음식 배달, 아들 퇴원수속, 냉장고 정리, 수제잼 제작, 이 지사의 에르메스 쉐이빙 로션 구입 및 정리, 우편물 수령 등의 심부름을 별정직 7급 공무원에게 지시했다는 것이다.
이 가운데 남성인 7급 공무원에게 김혜경 씨의 속옷과 양말 정리까지 시킨 정황이 드러났다. 7급 공무원 A씨가 공개한, 배소현 씨와 주고받은 텔레그램에는 정리된 냉장고와 옷장 사진과 함께 "사과를 여유있게 넣어두고 속옷 양말 밑장빼기로 채워두고 양복 셔츠도 채워두었습니다"라고 보고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7일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저도 제 비서가 당대표, 판공비 카드 외 국회의원 정치자금 카드를 다 가지고 있고 어떻게 쓰는지를 제가 알 수가 없다”며 “이런 문제를 가지고 이미 후보와 후보 부인이 사과했는데 계속 가짜 뉴스를 만들어서, 이거는 너무 지나친 면이 있다”고 이재명 후보 측을 옹호했다.
송 대표는 A씨가 배달한 샐러드, 소고기, 초밥 등을 김 씨가 먹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공관 업무”라며 “경기도지사 공관에 여러 모임과 회의에도 손님을 초대해서 식사하는 업무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공관에서 공식적 손님들을 초대하면 직원과 사모님이 나와서 같이 음식 준비해서 오는 손님들 접대하고 하는 거 아니겠나”라고 했다. 이에 사회자가 ‘초밥, 소고기 등이 손님 접대를 위한 거였다고 확인하셨나’라고 하자, 송 대표는 “내용을 저는 잘 모른다. 그거는 묻지 말라”고 답했다.
또 사회자가 ‘일반 약을 사다주는 것과 (김 씨의) 대리 처방 의혹은 전혀 다른 이야기 아닌가’라고 하자 송 대표는 재차 “아무튼 이 문제는 제가 잘 모른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시는 작년 4월 초 내놓은 비서 업무 매뉴얼에서 업무 범위를 명확히 했다. 비서의 업무를 공적인 영역에 한정했으며 업무 범위를 10가지 유형으로 나누고 금지 업무도 명시했다.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사건과 관련해 지난해 1월 국가인권위원회가 서울시에 권고해 만든 것이다.
서울시 매뉴얼에 따르면 근무와 관련 없는 개인 일정관리 및 개인 행사 동행이 제한되고, 개인·가족 여행 교통·숙박예약 및 수행도 할 수 없다. 개인 논문 및 강의자료 작성·검토와 시장 개인·가족·지인을 위한 물품구매·대여, 시장 및 친인척 경조사 참석 수행도 금지된다. 시장의 금융업무 등 사적 목적의 개인 심부름을 해서도 안 된다.
상사나 타 직원으로부터의 부당 지시에 대한 대응책도 있다. 비서가 직접 거절 의사를 밝히고, 그래도 조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조사담당관에게 신고하도록 돼있다. 시장의 방문객 응대 시 분위기메이커 역할도 금지된다. 내방객 응대에 있어 편안한 분위기 조성을 위한 사적 대화도 불가능하다.
서울시는 “비서 업무 매뉴얼은 시장 비서만이 아닌 모든 비서에게 적용되는 내용이며, 사적노무 요구금지 의무는 서울시 공무원 행동강령에 의해 관리자가 준수해야 하는 의무”라고 밝혔다.
다음은 서울시 비서 업무 매뉴얼에 명시된 유형별 금지 업무 사항 일체.
▲일정 관리: 근무와 관련 없는 개인일정 관리 및 개인행사 동행 등
▲회의·행사 관리: 겉옷 입혀드리기, 옷 매무새 다듬어 주기 등
▲전화업무·커뮤니케이션: 업무와 관련 없는 사적 연락, 문자메시지·사진·이모티콘 전송 등
▲내방객 응대: 편안한 회의(차담) 분위기 조성을 위해 사적 대화, 멘트 유도 등 역할 부여
▲출장관리: 개인·가족 여행 준비(교통·숙박 예약), 수행 등
▲문서 작업 및 정보보안: 개인 논문 및 강의자료 작성·검토 등
▲사무환경·물품 정비: 개인·가족을 위한 물품구매·대여, 공적 관련 없는 지인을 위한 물품구매 등
▲경조사: 상사 및 본인 및 친인척 경조사 참석 수행 등
▲기타: 사적 목적의 개인 심부름(개인서류 발급, 개인 금융업무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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