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족 국가 - 오은
부족이 모여 국가를 이루었다
일가를 이루겠다는 일념으로 한집안인 양 끈끈하게 하루가 백날이 될 때까지 일하고 또 일했다 한평생을 일평생처럼
그때 세상살이는 덧셈이었다
예산은 밤낮없이 부족했고 일정은 오나가나 촉박했다
그것뿐이던가
허기가 지고 일손이 달리고 사랑은 결핍에 시달렸다 아이디어 기근에 일관성 결여로 궁함은 무궁함과 손잡았다
그때 세상인심은 뺄셈이었다
잠이 모자라고 장사 밑천이 짧아서 의지는 박약해졌다 투자가 미비하고 토대가 부재해서 상상력은 빈곤해졌다
기름 부족 물 부족 돈 부족 시간 부족 수면 부족…… 부족은 귀신같이 또 다른 부족을 데려왔다
재(才)부족을 역(力)부족이 끌고 지(知)부족을 기(氣)부족이 받들어 태부족 국가가 되었다
그때 풍진세상은 곱셈이었다
없어서 아쉬워서 불충분해서 부족은 꿈을 발명했다
아무리 쪼개도 일이 일인 것처럼 꿈은 터지기 일보 직전의 물거품이었다
그때마다 세상만사는 끝나지 않는 나눗셈이었다
ㅡ계간 《시인수첩》(2025, 겨울호) ****************************************************************************************************** 아무리 가난한 사람이라도 남을 도와줄 無才七施는 가지고 있답니다 따듯한 눈길, 다정한 손길, 관심 깊은 발길, 이해하는 마음 같은 것들이지요 그런데 늘 모자람을 호소하고 징징대는 삶에 익숙해져서 삶을 불행으로 몰아붙입니다 마시다 만 물 반 잔을 두고도 누구는 '아직 반이나 남았다'고 하고 다른 누구는 '벌써 반이나 사라졌다'고 한다잖아요? 삶 전체를 덧세므오 살거나 뺄셈으로 살거나 곱셈, 나눗셈으로 사는 태도는 오로지 자기몫입니다 오늘 하루 무엇이 부족하신가요? 아니면 아직 남아있는 그 무엇이 있는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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