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 년 전 창경궁에서 본 백송이 아직도 기억 속에 남아있다. 소나무는 분명한데 흰 얼룩무늬의 나무껍질은 흑갈색의 일반소나무와는 너무나 달라 기억에 잊혀지지 않을 만큼 그 모양새가 특별하고 귀하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큰 나무 7그루 모두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있다.
백송이 우리나라에 들어온 시기는 명확하지 않으나 중국을 왕래하던 사신에 의해 처음 심겨졌다고 한다. 백송은 나무껍질이 큰 비늘처럼 벗겨져서 밋밋하고 흰빛이다. 또 다른 이름은 백골송(白骨松)이라고도 하며 북한에서는 순수한 우리말로 흰 소나무이다. 중국이 원산지이고 나무껍질은 20년 정도 돼야 청색(갈색)을 띄며, 40년 가량 지나면 백색이 되며 일반 소나무처럼 햇빛을 무척 좋아 한다.
겨울에도 최소 하루 3시간 이상의 일조량이 필요하므로 분재를 할 경우엔 반드시 창가에 두고 길러야 한다. 백송은 리기다와 같이 잎이 3개씩 모여나기하며 단면을 잘라 보면 잣나무처럼 삼각형을 이루고 솔방울은 소나무보다 더 크다. 학문적으로 분류해 보면 백송은 소나무보다는 잣나무에 가까울 정도로 나무가 연하다고 한다.
헌법재판소 본관 근처 언덕바지에 높다랗게 자라고 있는 백송이 현존하는 한국 최고의 백송으로 꼽힌다. 이 곳의 백송은 보호시설도 거의 완벽하므로 보존환경으로는 최고다. 푸르름이 약간 섞인 하얀 얼룩 껍질은 이 나무를 국내에서 가장 아름다운 백송으로 꼽히게 한다.
나무높이는 14m정도이며 밑 부분의 줄기 둘레가 4m, 거의 땅에 닿는 부분부터 2개의 큰 줄기로 갈라져 V자 모양이다. 남서쪽 줄기의 둘레가 2.1m, 동쪽은 1.7m로서 나무의 볼륨이나 수형이 매우 아름다워 백송가치를 더욱 빛나게 한다.
그리고 조선후기의 실학자이며 대표적인 서예가였던 추사 김정희 선생의 생가인 추사고택은 추사의 증조부인 김한신이 건립한 것으로 이곳에서 북쪽으로 600미터쯤 올라가면 천연기념물 제 106호인 백송을 볼 수 있다.
추사선생이 25세 때 청나라 연경에서 돌아올 때 백송의 종자를 붓대 속에 넣어가지고 와 고조부 김흥경의 묘 입구에 심어 한 차례 외과 수술까지 받았으며 현재까지 잘 자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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