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리 깊은 나무를 소금 뻘밭 새만금으로 옮기겠다는 무지(無知)에 대하여
- 무너진 기초과학, 그리고 강대국에 끼어 쭈그러들지도 모를 한국 산업을 구하는 길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를 새만금으로 옮기자는 주장이 또 들려온다.
이미 결정된 국가 대계(大計)를 흔들어보려는 소음이 오늘도 아우성친다.
비유하자면, 비옥한 토양에서 깊게 뿌리 내린 나무를 뽑아 볕만 좋은 소금 뻘밭에 강제로 옮겨 심겠다는 말과 같다. 이 논란의 중심에 선 이의 행적을 보니, 과거 어느 지역(전남 출신으로, 서울 북서쪽 구청장을 지냈단다)을 ‘보존’이라는 이름 아래 정체(停滯)시켰던 그 낡은 문법이 떠오른다. 성장을 멈춰 세우고 낡은 담장에 갇혀 ‘하향 평준화’를 이끄는 방식은 도시에 생명을 불어넣는 것이 아니라 서서히 질식시키는 짓이다. 과거의 정책을 ‘싸구려 빈민 정서’로 뒤덮어 국가의 동력을 갉아먹은 이들이 이제는 대한민국의 경제 심장인 반도체마저 그 늪으로 끌어들이려 한다.
* 0350 김성환 기후부장관, 전노원구청장
그들의 시선은 언제나 낯설다. 세계가 이성의 빛으로 나아갈 때, 그들은 떼를 지어 그림자 속으로 걸어간다. 우크라이나의 눈물보다는 침략자의 논리를, 자유의 가치보다는 억압의 명분을 따르는 그 일관된 편향성은 어디에서 오는 것인가.
반도체는 24시간 쉬지 않고 흐르는 ‘고른 맥박’이 필요하다. 구름 한 점에 숨이 멎고 해가 지면 멈춰버리는 태양광이며 풍력이라는 불안한 호흡으로는 세계 최첨단 공장을 돌릴 수 없다. 여긴 1등 아니면 죽는 정글 전쟁터다. 3등도 살고, 꼴찌도 사는 그런 낭만이 있는 곳이 아니다. 그렇게 태양광이 좋다면, 본인들의 창문에 중국산 패널을 다닥다닥 붙여 밤마다 등불을 끄고 살아보는 것이 먼저가 아닐까.
특정 지역을 정체된 실험실로 만들든 해방구로 만들든, 그곳을 경제 파탄의 길로 몰아넣든 그것은 그들의 책임일지 모른다. 하지만 국가의 명운이 걸린 미래 산업을 그 조급한 정치 실험대 위에 올려놓고 뒤흔드는 것만은 눈 뜨고 그냥 봐줄 수 없다. 오늘도 우리 기업들은 땀 흘려 달러를 벌어오고, 그 귀한 세금으로 나라의 빈 곳간을 채우느라 바쁘다. 그 땀방울이 누군가의 헛된 명분과 세비(歲費)로 낭비되는 것을 보며, 우리 민족의 인내심이 참으로 깊고도 눈물겹다는 생각을 한다.
- 2025년 반도체 거인들의 성적표(심장의 박동)
2025년 SK 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두 회사는 인공지능(AI) 열풍에 따른 고대역폭메모리(HBM)와 서버용 D램 수요 폭증에 힘입어 역대급 매출을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연결 기준 매출 332조 7,700억 원, 영업이익 43조 5,300억 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매출 기록을 갈아치웠다.
SK하이닉스는 상반기에만 매출 약 40조 원, 영업이익 16조 6,500억 원을 기록했으며, 연간 영업이익은 약 35조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 국가와 지역으로 흐르는 돈(세금)
두 회사가 낸 세금은 국가 재정과 지역 사회의 기초를 지탱하는 든든한 버팀목이 된다.
이들이 내는 국세(법인세)를 보자. 2025년 3분기까지 두 회사가 납부한 법인세만 6조 2,31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배나 급증했다. 특히 하이닉스만 놓고 보면 법인세가 전년 대비 46배 폭발했다. SK하이닉스는 3분기 누적 법인세로만 4조 3,440억 원을 냈다. 연간 합산 법인세는 최소 10~12조 원을 넘을 것으로 보인다.
지방세(지방소득세)도 많다. 법인세의 10%가 지방소득세로 지자체에 납부되는 것을 고려하면, 경기도 평택, 용인, 이천 등 사업장이 위치한 지역사회에 약 1조 원 이상의 지방세 수익을 안겨준 셈이다.
또 가계와 협력사로 흐르는 돈(실물경제의 영양분)도 많다.기업이 벌어들인 부는 직원들의 급여와 수만 개의 협력사 대금으로 전달되어 우리 경제의 실질적인 활력을 만든다.
임직원 인건비 및 성과급을 보자. SK하이닉스는 영업이익의 10%를 성과급으로 지급하기로 합의했다. 2025년 성과급 규모만 약 3.5조 원에 달하며, 직원 1인당 평균 1억 원가량의 성과급이 지급될 것으로 추산된다. 삼성전자 반도체(DS) 부문은 연봉의 47%, 스마트폰(MX) 부문은 최대치인 50%의 초과이익성과급(OPI)을 확정했다. 두 회사 합산 임직원 급여 및 복리후생비는 연간 40~50조 원 규모에 이른다.
협력사 지급 대금 규모도 어마어마하다. 반도체 생태계에 연결된 수많은 협력사에 지급되는 물품 및 서비스 대금은 두 회사 매출의 약 60~70% 수준이다. 연간 약 250~300조 원에 달하는 막대한 자금이 중소·중견 기업들의 매출로 이어진다. 물론 대부분 우리 경기도에 있는 회사들이긴 하다.
또 설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설, 추석 전후로만 각각 1~2조 원 규모의 대금을 미리 풀어 협력사들의 자금줄을 틔워주기도 했다.
숫자가 증명하는 '심장'의 가치를 이해해 달라.
두 회사는 단순히 반도체 칩이나 만드는 단순 공장이 아니다. 연간 400조 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그중 수십 조 원을 세금과 임금으로 지출하며, 수백 조 원을 협력사 생태계에 뿌리는 '대한민국 경제의 혈액 펌프'다.
과연 이 경제 펌프질을 그만 멈추게 하고 싶은가? 새만큼 뻘밭에 처박고 싶은가?
* 그래도 이해가 안되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그렇더라도 다음과 같은 이들은 이 글에 댓글을 다는 수고를 하지 말기 바란다.
광우병 소동에는 길길이 날뛰다가도 정작 관세 0% 틈타 밀물처럼 들어온 미국산 쇠고기로 밥상을 채우는 현실에는 입을 닫는 위선자들, 특정 참사에는 영원히 멈춘 듯 통곡하면서도 우리 공무원이 바다 위에서 비극을 맞았을 때는 재빨리 눈길을 돌리고, 무안공항 참사로 179명이 죽어도 눈감아 버리는 이들, 이른바 ‘정의를 입맛따라 삼키고 뱉는 선동꾼’들은 내 신경 밖이다.
그곳 남쪽 자치단체의 재정자립도는 27.1%, 북쪽은 23.5%다. 스스로 벌어들인 돈보다 정부의 도움으로 겨우 버티는 현실이 이토록 뼈아픈데, 어찌 그 귀한 달러를 벌어오는 기업의 다리를 걸려 하는가. 재정자립도가 6.6%에 불과한 어느 군 같은 곳에는 정부가 더 많은 지원을 할 수도 있다. 복지라는 이름으로 얼마를 나눠주든 간섭하지 않을 테니, 제발 대한민국을 먹여 살리는 기업들의 앞길만은 막지 말라. 그러지 말고 기본소득을 더 올려달라, 더 자주 달라고 해라. 15만원, 30만원 마음대로 퍼줘도 괜찮으니 달러 벌어오는 기업들 헐뜯고 다리 걸지만 말라. 마구 줘도 그건 눈 감겠다.
https://www.chosun.com/economy/industry-company/2026/01/20/CZUCSA3JIBBO3BDAZWXSXL6FG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