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9시.
인천 2공장에서 본사로 올라온다.
저수지 옆 도로를 천천히 달리며
저수지 물속에 거꾸로 매달려있는 불빛들을 본다.
까페 용프라우, 베트남요리 전문점, 까페 배다배, 한정식 향원......등...등.....
저기 보이는 저수지 둑에 거꾸로 누워 물속에 잠긴 글씨를 보면
제대로 보일까?
계속되는 격무.
지쳐가고 있다.
오전이면 前日에 발생한 업무들을 직원들에게 인계하며
쉬지않고 결려오는 전화를 받다보면 점심시간이 된다.
휴대폰 벨소리에 노이로제가 걸려 보름전에 진동으로 바꾸었더니
요즘은 통화중에 전화가 또 걸려오면 전화통이 갑자기 트위스트를 추어대는 바람에
깜짝깜짝 놀란다.
점심을 먹고 외출을 한다.
거래처를 돌며 영업을 한다.
회사에 돌아오는 시간은 늘 저녁 8시정도.
가져온 일거리를 펼쳐놓고 정리하다보면 10시∼11시.
퇴근을 하여 뉴스를 보며 저녁을 먹고,
책 몇장 뒤적거리다보면 1시.
잠을자고 출근을하여 어젯밤에 정리한 서류들을 직원들에게 넘기며
전화를 받다보면 점심시간.
또 외출을 하고, 귀사를 하고, 정리를 하고, 퇴근을 하고, 자고, 출근을 하고.................
어제는 다 귀찮아서 귀사하는 도중 회사로 오지않고 그냥 집으로 퇴근해 버렸다.
7시 40분에 집에 갔더니 마누라와 아이들은 의아해하며 좋아들 하더만.......
그 바람에
오늘 하루종일 죽는줄 알았다.
오후 늦게 외출을 하여 2공장에 들렀다 회사에 들어왔다.
들어와서 샘플이니, 작업지시서니, 견적서니, 스케줄이니.....
Showroom 에 죽 펼쳐놨더니 맥이 탁 풀린다.
서류들을 집어던져 버리고 그냥 앉아있다.
그냥.
내일은 또 내일대로 가겠지..................
삶이 정녕 이러하다면
애초에 태어나지도 않았을 것을...........
내 어찌 엄마 뱃속에서 이럴줄 예상이나 했으랴................
저수지 둑에 거꾸로 누워 물 속에 잠긴 글씨를 보면
제대로 보일까?
좀 한가해지면 한번 해봐야겠다.
까페 용프라우, 베트남요리 전문점, 까페 배다배, 한정식 향원
첫댓글 심수봉가수님의 "백만송이장미" 노래를 이남섭시인님께 바칩니다. 건강 잘 챙기셔요. 귀한글 많이 남기시구요. 언젠가는 베트남요리전문점에서 술한잔 나눌수 있겠지요.
방삿갓님....인사동에서 함께 소줏잔을 기울이던 시간들이 그립습니다....그렇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