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 마른 사람이 먼저 우물 파기
충청도 어느 산골 마을
조립식 백 평 짜리 불교호스피스센터
2000년 2월에 문을 열었다.
15병상 말기 암 환자들의 임종의 집인 셈이다.
13년 동안 불교호스피스센터는
후원자들의 도움으로 무료로 운영 할 수 있었다.
나는 죽어가는 사람들을 돕기 위해서
1997년부터 본격적으로 탁발을 시작하여
호스피스센터를 건립하고 운영하면서
가난하고 어려운 사람들의 죽어감 죽음을 돌보았다.
그땐 요양병원이 없을 때라서 환자들이 너무나 많았다.
1년이면 15병상에 100명 이상이 죽음을 맞이하였다.
2002년부터
간절했다!!!
절실했다.!!!
좀 더 나은 병원이 . . .
조립식으로 지어진 건물은 벽과 벽 사이가 방음이 되지 않아서
서로가 죽어갈 때 벽과 벽 사이로
들리는 소리에 공포심으로 고통이 더해지고
죽음으로 가야 하는 두려움과 공포심도 큰데
옆 병실에서 죽어가면서 내는 신음 소리가
죽음을 더 무섭게 만드는 원인을 제공 하였다.
2002년부터 나는 또 다시 전국으로 탁발을 나갔다.
오라는 곳은 없지만 어디든 가야 했다.
불교호스피스전문 의료기관 건립
병원을 병원 답게 다시 건립해야 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시작된 탁발여정, 13년 만에
충북지역에서
울산지역으로 옮겨
언양 석남사아래 터전을 잡고
자재병원이 탄생 하게 되었다.
자재병원은 2013년 개원~ 2022년까지 요양병동과
호스피스병동을 함께 운영하였다.
한국불교중창불사에 몸 받친 노구의 불자님들의
은혜에 보답하기 위해서였다.
요양병동운영과 함께 하는 호스피스병동운영에는
의료법적으로 그동안 많은 걸림돌이 있었다.
2021년부터
요양병원 또는 호스피스 전문 의료기관 중에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기로에 섰다.
전문성을 더하고, 의료적 기능을 확대하기 위해서였다.
요양병원은 많이 있지만,
호스피스전문 의료기관은 우리나라에
기독교 1개
천주교 1개가 전부이기 때문에
불교의 호스피스전문 의료기관은 부재 일 수 밖에 없었다.
출가이후 일 평생 호스피스 활동을 해온 당사자로서
그럴 수 가 없었다.
나는 단호한 결정이 필요했다.
내 육신의 나이는 점점 숫자를 더해가고
육신도 쇠퇴하고 늙어 가는데
이 생애서 나에게 마지막 도전!
불교호스피스 전문 의료기관으로 거듭나기였다.
많은 자원이 투입되고 의료시스탬이 180도로 변경되기 때문에
살이 마르고 피가 마르는 고민, 2년 끝에 내린 결정이다.
2022년 7월부터
불교호스피스완화의료 전문 의료기관으로
거듭나는 과정이 시작되었다.
그 과정은 책으로 엮는다면 일천 페이지가 될 분량일 것이다.
천길 협곡을 끼고 좁고 앞이 보이지 않는 길을
처음 운전 하는 것과 같은 여정이었다.
결국 2022년 12월에
불교호스피스전문 의료기관으로
복지부인가를 얻는데 성공을 하였다.
호스피스에 해당되는 말기 암 환자들에게
총체적인 영적 돌봄과 완화의료를 제공할 수 있는
호스피스전문 의료기관이 되었다.
자재병원은 2023년 1월부터
호스피스전문 의료기관 운영과
일반병동 운영을 겸할 것이다.
일반 병동은
암 수술 후 회복, 항암, 방사선치료 시 면역관리, 물리치료등과
외래진료를 받을 수 있고, 일반질병으로 2주에서 2개월까지 입원이가능한
정토마을자재병원으로써
후원자들과 봉사자, 의료진이 함께
안락하고 안전하며 따스한 둥지로 가꾸어
전인적이고 아름다운 병원을 만들어 갈 것이다.
가정방문 호스피스도 인가를 얻었다.
울산, 양산, 밀양, 청도, 경주지역 중심으로
말기 암을 앓고 있는 환자가정을 방문하여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가정 호스피스 인정기관으로써
이제 말기 암 환자의 가정방문케어가 가능하게 되었다.
호스피스전문 의료기관변경과정에서
요양병원입원대상자인 환자들을
모두 다른 요양병원으로 보내야 하는
현실이 너무나 가슴이 아팠지만,
환자들과 보호자들의
지지와 응원을 받으면서 힘을 낼 수 있었다.
요양병원에서 일반 병원으로 그 기능이 변경되는
약 6개월의 과정은
모래 먼지 속에서 길을 찾는 상황이었다.
모래 먼지 속에서 나타난 또 다른 문제점들
첫 번째는 죽어가는 환자를 간병할 가족이 없다는 것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 . . . 속수무책
두 번째는 자재(요양) 병원일 때 장기입원 했던
노스님들의 거처가 문제로 발생하였다.
한 분도 정토마을, 이 공간을 떠나려 하지 않는다는 것!
이 문제는 나를 슬픔과 답답함으로 사로잡았다.
나의 슬픔과 답답함은
요양시설. 양로시설. 병원 등 어디로 가더라도
일반 병원복에 오래도록 삭발도 못하고 있다 보면
속인처럼 되고 직원들은 할머니 할아버지라는 호칭으로
스님들을 부른다. 그냥 자연스럽게 재가자가 되고 마는 것이다.
그러니 다른 시설로 갈 수도 보낼 수도 없는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어떻게 우리 노스님들을 일반인으로 취급 받게 할 수 있겠는가?
그렇게 할 수 가 없다. 나는 . . .
현재 한국 승단이 말도 많고 탈도 많지만,
모든 승려가 다 그런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아실 것이다.
일 평생 수행에 전념하시다. 늙고 병든 것을
뉘라서 막을 수 있겠는가?
사찰이나 암자로 돌아가기에는
그곳 시설이 적합하지 못하고, 돌봄을 제공할 인력이 부재다.
출가자가 고갈된 현실 속에서
누가 병든 노스님들을 돌볼 것인가?
초 고령화 시대 누구도 장담할 수 없는 노년의 삶!
이 노년의 삶에 승려도 포함이 된다.
이 문제는 여러 날 꿈속에서 조차 화두였다.
아둔한 내 머리에서 찾은 답은 자재 병원 옆에
조그만 요양 및 간병이 필요한 시설을 갖춘
요사체를 만드는 것이다.
기뻤다. 잠시 . . .
이름도 당장 지었다.
미타원 ^^
일단 15~20명 정도의 노스님들을
사찰 요사체 같은 환경
요양 기능을 갖춘 실내시설
요양보호사와 복지사가 상주하며 돌봄이 가능한 시스템
아플 땐 자재병원 일반병동에 입원,
또는 타 병원 진료도 쉽게 받을 수 있고
퇴원하면 다시 미타원으로 돌아오는 시스템
좋다 ^^ 좋았다.
그러나 현실은 막막함 그 자체
꼭~ 이렇게 일을 만드는 내가 있다.
미타원 준비로
다음주부터 오라는 곳은 없지만
어디든지 탁발을 나갈 것이다. 생각하니
또 길이 없어졌다. ㅠㅠㅠ
막막함이 스물 스물 올라온다.
노스님들은 호스피스전문 의료기관인
자재병원에서 현재 퇴원 대기 중이다.
정토마을자재병원 옆에 약 70평 조립식 건물이 하나 있는데
그 건물을 리모델링하여 미타원을 만들어볼 예정이다.
매달 운영비 삼천만원 이상을 준비되어야 한단다.
리모델링 비용도 준비해야한다.
노스님들은 대기 상태
빠르고 신속하게 미타원이 필요하다.
목마른 사람이 우울 파는 것이 맞다.
우짜지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