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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부인과] 07
1. 혜영의 집 근처 (밤)
- 혜영의 차가 들어온다.
- 차 세우고 내리는 혜영, 잠시 운전대에 엎드린 채 일어나지 못한다.
- 걸어온다. 배가 아프다. 걸어오다가 주저앉는 혜영.
- 옆 집(상식이네) 켜진 불. 불 켜진 상식의 거실 창.
- 혜영, 겨우 겨우 집으로 걸어가는데.
2. 혜영의 집 앞
- 비밀번호 누르는데, 식은땀이 주욱 난다.
- 문을 여는 혜영.
3. 혜영의 집 안 현관
- 신발을 벗다가 주저앉는다.
- 일어나 거실 등 켜려다 그대로 쓰러지는 혜영.
- 뒤로 미처 닫지 못한 현관문.
- 고통스럽지만 전화기를 꺼내는 혜영.
- 119를 누르려는데 전화기 슬라이드나 폴더가 열리지 않는다.
- 아득해지는 화면...
- 그대로 쓰러진 채 있는 혜영.
- 혜영 다리에서 피가 흐른다.
4. 상식의 집 근처
- 상식, 자신의 집에 불이 켜져 있는 걸 보고,
- 상식의 집으로 걸어오고...
- 상식, 혜영의 집 쪽을 보면 불 꺼져 있고,
- 혜영의 차는 서 있고,
- 스쳐가는 상식, 그 때 혜영의 집 현관문이 슬며시 열리고
- 불이 켜지지 않는 혜영의 집.
- 한 번 돌아본다. 문이 열리지만 괜찮다고 생각하고 그대로 스쳐가는 상식.
5. 혜영의 집 안 현관
- 조금만 상식이 들여다보면 보일 법한 위치에 쓰러져 있는 혜영.
6. 상식의 집 안 주방+거실
- 상식의 집은 아프리카를 다녀왔던 흔적이 있어도 좋다.
- 주인 없는 집에서 음식 하고 있는 기훈. 정신없이 벌려놓고,
- 기훈의 짐 가방이 거실 소파 위에 놓여있고...
- 밖으로 혜영의 차가 들어오는 불빛을 본다.
- 누구 차인지 몰라도 불빛이 들어온다를 아는 정도.
- 그리고 누군가 걸어오는 모습이 보인다. 혜영일 듯.
- 기훈, 잠깐 보다가 혜영이 주저앉는 순간에 싱크대 앞으로 간다.
- 잠시 후, 문 열리며 상식 들어오면서.
상식 : 경우냐?
기훈 : 형!
상식 : 너, 어떻게 된 거야? (하고 보면 짐 가방 싸들고 왔다)
- 하루 이틀 있는 일이 아니다.
기훈 : 형, 나 못 살겠어요. 은정이 성격 아시죠?
상식 : 니들끼리 싸우고 끝내면 안 되는 거니? 도대체 내가 무슨 죄야? (사촌동생 커플이지만 한심하기 그지없다)
기훈 : 형 아니었음 만날 일 없었지 뭐.
- 이미 주방은 초토화 상태.
- 옆에 엄청나게 나온 음식물 쓰레기. 감자껍질, 삶은 토마토 껍질, 양파껍질 등등등.
주방만 보면 엄청난 요리 한 것 같지만 단촐한 파스타나 샐러드 정도 준비.
- 상식 음식물 쓰레기 치우기 시작.
기훈 : (전화기 꺼내 보이면서) 이게 웬수야.
상식 : (보면)
기훈 : 터치폰인데, 감도가 너무 좋아. 뒷주머니에서 저절로 걸린 거지.
은정이 성격 알죠? 와, 40분을 끊지도 않고 있었어. 듣고 있었어, 끊지도 않고.
상식 : (자기도 안다) 그럼 그냥 술집에 갔다 그러고 말지 뭘 불었다는 거야? 2차 갔어?
기훈 : 아냐. 건강검진에서 매독 나왔다고, 자꾸 닦달하잖아요. 검색해보니까 키스로도 옮는다대
술 취해서 술집애하고 키스했던 거 같기도 하고? 그래서 불었지 뭐. 근데 정말 키스로도 옮아?
상식 : (한숨 쉰다) 직장 건강검진에서 나오는 양성반응은 스크리닝 검사야.
재검을 요한다는 뜻이지 반드시 매독이라는 건 아니니까 달래서 보내. 재검하게.
기훈 : 재검하면 아니라고 나와?
상식 : 그러기도 해. 다른 질병이 나오기도 하고. 아무튼 가서 달래고 보내. 어떻게 싸웠길래 수술한다고 병원을 가게 만들어?
기훈 : 누가 정말 수술한다고 병원 갈 줄 알았나...
상식 : (철없는 것들! 쓰레기 이미 거의 다 치웠다)
7. 상식의 집 앞
- 음식물 쓰레기봉투 들고 나오는데,
- 현관문이 활짝 열려있는 혜영의 집.
- 쓰레기봉투를 적당한 곳에 버리고 현관문을 본다.
- 불은 꺼져 있고, 상식 집으로 들어간다.
- 그러다 급히 바로 다시 나온다.
- 혜영의 집으로 가보는 상식.
8. 혜영의 집 앞
- 상식 들어가면 혜영네 현관.
- 어두웠던 현관에 불이 들어온다.
- 상식 보면 쓰러져 있는 혜영 발견.
- 상식 당황하고
- 혜영의 상태를 살펴본다.
상식 : 정신 차려요. 서 선생님! 서 선생님! (계속 부르고 정신 차리라는)
- 놀라는 상식과 의식 없는 혜영.
- 진땀을 흘리거나 의식이 몽롱하거나
- 당황하는 상식, 그대로 혜영의 상태를 살핀다.
- 일단 코에 귀를 대고 호흡을 체크하고 목의 맥박을 촉진한다.
- 외상이 있나 체크하다가 그녀의 다리에 흐르는 피를 발견한다.
- 급 당황하면서 허둥대는 상식.
상식 : 서 선생님! (흔들면서)
혜영 : (대답 없고)
상식 : (그녀의 손을 만져 체온을 확인한다) 이런...! (맥을 짚어 맥박 확인 중)
- 상식, 혜영이 대답이 없자 흔들어도 보고 팔을 살짝 꼬집어도 본다.
- 혜영, 작게 신음소리를 내면
- 상식, 혜영을 번쩍 들어올린다.
- 소파로 한다. (소파까진 가든 말든 맘대로)
9. 혜영의 집 거실
- 소파에 누워있는 혜영.
- 다리에 흐르는 피를 보며 티슈를 보지만 우선 포기. 어찌할 줄 모르는 상식.
- 체온이 떨어져 보인다. 창백해도 보인다.
- 상식, 방 안에서 담요를 챙겨와 그녀에게 덮어준다.
혜영 : (고통스러워하는 의식 표현을 하거나 그마저도 못하거나)
상식 : (침착하던 상식도 당황한다. 일단 전화 쪽으로, 본인은 전화가 없으므로, 혜영의 휴대폰이나 집 전화로 건다)
네, 여기 응급환자 생겨서요. 임신초기인데 의식을 잃고 쓰러진 걸 발견했습니다. 네, 주소는요.
(전화를 하면서도 혜영의 상태를 주시)
10. 상식의 집 / 혜영의 집
- 기훈 소파에 앉아 맥주 마시다 (다른 짓해도 됨) 전화 받는다.
기훈 : 어, 형. 대체 어딜 간 거야. 뭐? (주위를 둘러보며)
화면분할.
기훈 : (상식의 옷과 핸드폰, 가방 따위가 보인다. 챙겨다 달라는 듯) 어딘데?
상식 : 일단 집 밖으로 나와. 질문은 나중에 하고. (통화하면서도 혜영 체크 중이다)
11. 포장마차
- 재석과 경우 포장마차에서 술 한 잔 하는 중이고,
- 주임과장만 빼고는 모두 술 땡기는 사람들이다.
- 반대쪽에서 주임과장과 서진이 술잔을 기울이는 중이다.
12. 혜영의 집 안
- 기훈 상식의 옷 들고 들어오다 혜영 때문에 멈춰 선다.
- 혜영을 케어 하는 상식을 본다. 심상치 않은 분위기.
- 다리에 흐르는 피를 닦고, 담요를 다시 덮어주는 상식.
- 상식 혈압계와 체온계 등을 받아 체크중이다.
기훈 : (당황) 이런. 하혈 아냐? 이거 왜 이래? 임신 했어? 이 여자 누구야? 아는 여자야?
상식 : (혜영의 가슴에 청진기를 대고 호흡을 살피는 중. 안도하거나, 불안해하거나, 이번엔 혜영의 혈압을 체크하는 중)
기훈 : (그 모습 지켜본다. 왠지 심상치 않은 분위기) 괜찮아?
상식 : 체온도 떨어지고, 혈압도 떨어졌어. 담요 한 장 더 가져와.
기훈 : (의자에 놓인 무릎덮개 같은 것을 찾아온다)
상식 : (그것을 받아 혜영에게 덮어준다)
13. 포장마차
경우 : 여자 울려본 적 있으세요?
서진 : (이 쪽에서 술 마시다 표정 변한 채 본다)
재석 : 나한테 묻는 거야? (대수롭지 않게)
경우 : (좀 취했다) 어떻게 그 많은 여자들 중에 왜 병원 찾아와 책임지라고 우는 여자가 하나도 없는 거에요?
재석 : (피식) 일부일처를 지키지 않았군.
서진 : (표정 변하고 재석을 본다)
재석 : 본능에 충실하되, 길든 짧든 한 번에 한 여자만. 만나는 동안은 그 여자에 올인 하고,
아니다 싶으면 상대가 납득할 수 있는 방법으로 헤어질 것. 양다리는 서로에게 못할 짓이니 절대 하지 말고.
경우 : (푸... 괴롭다) 그만한 사정이 있었다구요.
재석 : 그만한 사정에 밀렸다. 겨우 그 정도 여자일 뿐이네. (한텀 쉬고) 잊어.
경우 : 아... (괴로운데 나름 찔린다)
서진 : (술 마시다 툭) 단정적으로 말하는군. 그렇게 간단하면 저리 고민 하겠나. (재석 본다)
경우 : (눈 땡그래 지면서 쳐다보고)
재석 : (방긋 미소, 스윽 쳐다본다. 마주본 채) 왕위를 버리고 사랑을 선택한 사람도 있습니다.
얼마만큼의 대가를 치를 수 있느냐의 문젭니다. 간단하지요?
서진 : 말은 참 쉽군. 자넨 대가를 치르고 있나?
경우 : (멀뚱 그러나 서진 말에 공감 끄덕)
주임과장 : (얘네 왜 이래?의 표정)
재석 : 이 여자도 놓치기 싫고, 욕심도 버리기 싫고, 심지어 나쁜 놈도 되기 싫으니 상대방의 이채까지 바라는데,
그걸 이해해줄 여자는 없고, 그러니 괴로운 거 아니겠습니까?
난 원래 물질에 약한 놈이고 (경우 보여지고) 여자를 좋아하는 놈이다 (재석 보여지고) 인정이 좀 어렵죠?
서진,경우 : (동시에 술잔을 넘긴다)
주임과장 : (분위기 수습) 안 선생, 왜 여자를 울리고 그래. 그럼 써?
그 잘생긴 얼굴 여자 울리는 데나 쓰면 되나. 부모님이 아시면 얼마나 상심이 크시겠어.
서진 : (또 술 따르는데)
E 서진의 전화, ‘집’.
- 서진 전화기에 시선, 술잔 털어 넣는다.
E 앰뷸런스 소리 들린다.
14. 혜영의 집 앞
- 119에 실리는 혜영, 상식 따라 타고.
- 기훈 밖에서 지켜본다.
15. 앰뷸런스 안
- 상식 혜영의 상태를 살피는 중이다.
- 119 용원 혈압 재고 등등 할 일 한다.
119 : 혈압과 심박동수 체크하겠습니다.
상식 : 의산데요, IV 셋트 있어요?
119 : 아, 네. (찾고) 제일 가까운 한국병원으로 후송하겠습니다.
- 상식 그녀를 보는 눈 애처롭고 안타깝다.
- 혜영의 손이 밖으로 나와 늘어져 있다. 축 늘어진 그녀의 손 차갑거나 추워 보이고.
- 상식 그 손을 조심스럽게 잡아서 담요 안으로 넣어준다.
상식 : 아, 한국병원 말고 근처에 응급실 운영하는 다른 병원 가 주세요.
119 : 안됩니다.
상식 : 10분만 가면 동강병원이 있잖습니까.
119 : 거기서부턴 광진구잖아요. 구가 다르면 이송을 못합니다.
그리고 응급권역에서 제일 가까운 종합병원으로 이송하는 게 원칙이구요. 동강병원에 지인이 있으십니까?
상식 : 아뇨... (난처한 표정으로 혜영을 본다)
119 : (IV 세트 건네주면)
상식 : (세트 꽂아준다)
- 어려우면 빼도 됨.
16. 도로
- 달리는 앰뷸런스 대로변에서 멀리 한국병원이 보인다.
17. 앰뷸런스 안
- 그 때 혜영 의식 돌아온다.
- 수액 달고 있는 혜영.
- 흔들리는 차 안에 어렴풋하게 상식 보이다가 또렷하게 보인다든지
- 감기, 의식이 돌아온 후 간간히 기침.
상식 : 정신이 들어요?
혜영 : (감기로 열 오르고 기운도 없다. 어떻게 된 거냐는 표정으로 보면)
상식 : 블리딩(출혈)은 어때요? (유산되었을까 걱정이다) 계속 되는 거 같아요?
혜영 : (답 안 하고)
- 상식 혜영의 손을 꺼내서 잡는다.
- 혜영 그 와중에도 당혹한 표정으로 빼내려
- 상식 두 손으로 혜영의 손을 꼭 잡는다.
- 양 손 쥐는 힘이 비슷한지 체크하는 것이지만 전체적으로는 멜로삘 나게.
상식 : 팔다리 움직여보세요. 괜찮아요? 내 손 꼭 잡아 봐요.
혜영 : (얘 왜 이래? 내지는 그 와중에 당혹)
상식 : 잡아요. (걱정스럽게, 그러나 단호하게 혜영과 시선 맞추고) 딱딱한 현관 바닥에 쓰러져 있었어요.
모서리도 있었고, 괜찮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척추나 신경계손상이 없는지 확인해야겠어요. 손 잡아요.
- 혜영 상식의 얼굴 올려다보고
- 잠시 망설이다 상식의 손을 잡는다.
- 힘들어가는 혜영의 손.
상식 : 왼쪽에 다시 힘 줘 봐요.
- 혜영 시키는 대로 다시 잡는다.
상식 : (안도, 미소) 괜찮네요. 블리딩은요? 멈춘 거 같아요?
혜영 : 아뇨.
상식 : (다시 걱정되는)
혜영 : 병원 안 가도 되요. 괜찮아요. (일어나려)
상식 : 가야합니다.
혜영 : 내가 의사예요.
상식 : 나도 의삽니다. 누워 계세요.
혜영 : (일어나 앉는다) 괜찮다니까요. (그러다 곧 다시 어지럽다)
상식 : (눕혀준다) 그냥 누워 계세요. 혈압이 낮아요. 머리가 낮아야 뇌로 혈류가 가잖아요. 알 만한 사람이 왜 그래요?
혜영 : (자신도 어지럽고 그 말도 맞고 누울 수밖에 기력도 없고)
(차에서 일어나는 대부분의 행동은 의학적이되 멜로삘이 나면 좋겠습니다.
손 넣어주고, 잡아주고, 애처롭게 바라보고, 눕혀주고 등등)
18. 포장마차 앞
- 재석, 대리 기다리는 중이고...
- 경우 약간 떨어진 곳에서 전화 중이다.
경우 : 형, 나 지금 병원 앞. 왕 선생님? 좀 전까지 같이 있었는데, 잠시만! 왕 선생님...? (뒤돌아보면 재석 안 보이고) 잠시만요.
(저 쪽에서 차 문 열고 있는 재석. 큰 소리로) 왕 선생님!
재석 : (멀리서 돌아보며) 왜?
//
- 전화를 받은 재석. 옆에 서 있는 경우.
상식F : 서 선생님이 지금 응급실에 가는 중입니다.
재석 : 아, 걔 혼자 수술 잘해요. 걱정 말아요.
상식F : 그게 아니구요. 서 선생님이 실려 가는 중입니다.
재석 : 서 선생? 서혜영? 걔가 왜? (다급)
19. 응급실 안
- 혜영을 실은 카트를 밀면서 상식이 같이 들어온다.
응급의 : 어 이 선생님.
상식 : 의식을 잃은 채로 쓰러져 있었습니다. 지금은 의식이 돌아왔는데 혈압이 낮고 맥박도 빠르고 열도 있습니다. 그리고...
(말 하다가 만다. 하혈 상태를 말할까 하다 그만두는)
- 상식이 맞자 카트 급하게 다가온다.
응급의 : 어떻게 쓰러졌는데요?
상식 : 집 현관에요?
응급의 : 쓰러지면서 외상이나 출혈은 없었나요?
상식 : 외상은 없었고 출혈은... 없는 것 같아요.
응급의 : 어? 산과에 새로 오신 선생님 아니신가? (놀람)
상식 : 맞아요.
- 응급실 인력 달려들어 혈압 재고 수액 주고 등등.
그 와중에 혜영이 알아본다.
간호사 : 혈압은 80에 50, 맥박은 110입니다. (피를 뽑는다, 적당히 뽑고 대사 하는 사이에 피 검사 나감)
응급의 : 맥박은 높고 혈압이 낮네요. (혜영의 의식 돌아오나 확인) 열도 높네.
혜영 : (눈을 뜨고 있지만 피곤하고 지친 상태 고열도 있고, 기침도 심함)
상식 : (처치하는 인력들에게) 기본검사만 나가줘요. (혜영에게) 잠시만 있어요.
- 좀 피해서 한 쪽에서.
상식 : (혜영 쪽 처치하는 모습 보며) 어, 나야. 응. 그래.
20. 응급실 입구
- 재석, 급히 뛰어 들어오고...
- 뒤로 경우 따라 들어오고.
21. 응급실 안
- 상식 전화 마치고 돌아와 있고.
응급의 : 임신 가능성 있습니까?
혜영 : (표정)
상식 : (순간 멈칫) 아, 글쎄요.
혜영 : (표정)
응급의 : (혜영과 상식 번갈아 본다)
상식 : 젊은 여자 분이니까, 가능성이 아주 없진 않겠지만 확실친 않습니다.
응급의 : 마지막 생리는 언제 (묻다가 자신도 이상) 하셨어요?
혜영 : (답 하려는데 힘들고)
상식 : 탈수에 과로인 것 같습니다. 일단 기본 랩 나가주시고 나머진 제가 케어 할게요.
응급의 : (소변통 준다) 소변 받아오세요. 임신반응검사와 U/A 낼게요. 화장실에 가실 수는 있겠어요?
상식 : (받아들지만 난감) U/A만 나가죠? 임신가능성은 없다네요.
22. 응급실 출입구 안쪽
- 재석 들어와 급하게 둘러보면
- 상식과 경우 응급의가 서 있는 모습을 본다.
- 응급실 한 쪽에 누워있다 일어나려는 혜영.
- 재석의 시선으로 그들이 보일 것.
혜영 : 저 괜찮아요. 그냥 집에 가서 쉬면 되요. (하다가 약간의 구토감 느낀다)
응급의 : (혜영 토하려는 듯한 모습 보고) 메스꺼워요? 뇌 사진 먼저 찍어야겠습니다. 씨티실로.
상식 : 아뇨. 일단 경과 지켜보죠.
응급의 : 그래도 환자가 쓰러진 상태에서 메스꺼림이 있다는 건 뇌손상이 있을 수 있다는 얘긴데.
- 재석 뒤에서 보고 있다.
- 혜영이 메스꺼워 하는 모습과 상식의 태도 등으로 뭔가 석연치 않은, 그러나 눈치를 채는 듯.
- 상식이 열심히 말하고 있는 모습을 본다.
상식 : 소화가 안 된다고 했었습니다. 그 부분은 제가 알고 있습니다.
산부인과 왕 선생님 한테 연락 했으니까, 그 선생님을 주치의로 해서 입원하면 될 것 같습니다.
응급의,간호사 : (이게 뭐지? 하는 표정)
- 혜영 기운 없지만 의식은 돌아온 상황, 눈을 뜰 수 있지만, 맥 빠지고 기운이 하나도 없 고 입도 마르고 등등.
- 그녀의 시선으로 보이는 이 곳, 상식과 응급실의 상황들 어렴풋하게. (이런 상황들 대사에 적절하게 섞어서 보여주세요)
- 응급의 입장에서 추가로 질문하거나 신체반응 등 체크할만한 것 추가.
- 응급실 일행 간혹 걱정되거나 무슨 일인가 와서 보거나 보면서 지나가고.
응급의 : 머리는 안 아파요?
혜영 : 좀 어지러워요.
응급의 : 입 벌리고 아~ 해 보세요.
혜영 : (입을 벌리면 편도가 부어있다)
응급의 : (복부 여기저기를 눌러보며) 배에 통증은?
혜영 : (통증은 느껴지는 듯 인상을 살짝 찡그리지만 숨기려는 듯) 괜찮아요. (기침)
응급의 : 기침도 나네... (가슴을 다시 한 번 청진하면서) 가슴 사진 찍죠?
상식 : 제가 보기엔 URI(감기)인 것 같은데 체스트 엑스레이는 안 해도 될 것 같은데요...
응급실일행 : (자기들끼리 수군수군) 그럼 할 것도 없네.
재석 : (응급의에게) 임선생, 이 환자 내가 보면 될 거 같아요. 더 이상 수고 안 해줘도 될 거 같은데.
응급의 : 아, 그러셔도 될까요?
혜영 : (상식 본다) 왜 불렀어요?
상식 : 검사해야죠.
혜영 : 안 해도 되요. 나 입원 안 해. (일어나려, 그러나 힘들 테고)
재석 : (뭔가 막연하게 눈치 챘다) 내 앞으로 입원장 내고, 기본적인 랩만 내고 다른 검사는 일절 하지 마.
아 피검사 결과는 바로 알려주고 소변 검사는 유린 HCG(임신반응검사)는 안 하고 U/A만 할게요.
시티는 경과 보고나서 찍을게요. (일사천리로 진행시키는 느낌)
응급실일행 : (약간 의아하게 쳐다보는 중에)
재석 : (전화 건다) 네, 나 왕재석이에요. 응. 산부인과에 1인실 있나?
응, 지금 환자 하나 올라 갈 테니까 바로 입원실 준비해줘요. 응, 바로.
아, 그리고 혹시 김영미 선생 퇴근했나? 아 그럼 한 15분만 퇴근하지 말고 기다리라고 좀 전해줘요.
(응급실 사람들에게 변명처럼) 같은 층에 입원시키는 게 아무래도 관리하기 편하니까.
응급의 : 아, 네.
혜영 : 나 입원 안 해.
응급의 : (혜영 이상하게 보고)
재석 : (혜영 무시하고 상식에게) 나 좀 봅시다.
23. 응급실 밖 복도, 혹은 병원 일각
재석 : 임신이에요?
상식 : 네.
재석 : (상식을 위 아래로 훑어본다)
상식 : 응급의학과에는 말하지 않았는데, 질 출혈 있었습니다.
재석 : 어느 정도?
상식 : 그건 정확하게 알 수 없어서 선생님께 연락했습니다.
재석 : (잠시 생각) 초음파부터 봐야겠는데.
상식 : 네, 알려지는 걸 원치 않아서.
재석 : 원치 않았으니 나도 몰랐겠지. 응급실에서 봐야 하나. 외래 문은 잠겼을 거고. 일단 입원부터 시킵시다.
유산이 진행되고 있다 해도 해줄 수 있는 건 초음파 확인에 안정밖에 없으니까.
24. 응급실 안
- 아이브이(정맥주사)와 수액을 단 채, 혜영 일어나 앉아있다.
- 상식과 재석 돌아오는 중.
상식 : 왜 일어났어요. 누워요.
재석 : (그런 상식을 본다, 저 놈이 애 아버진가?)
혜영 : (어지럽지만 참으면서) 나 입원 안 해요. 안 해도 되요.
재석 : 안하면?
혜영 : 집에서 쉬면 돼.
재석 : 케어 할 사람이 없잖아. 병원에서 쉬어.
혜영 : 수액 달고 집에서 쉰다니까. 다른 거 할 게 없잖아.
재석 : 그건 그렇지. (잠깐 망설인다)
상식 : 보내면 안 돼요. 그냥 입원 합니다. 시키세요.
재석 : (보면)
상식 : 혈압도 낮고 탈수도 심하고 며칠 동안 그렇게 못 먹고 무릴 했으니 전해질 불균형이 있을지도 몰라요.
더구나 고열로 비몽사몽인데 혼자 집에서 어떻게 버팁니까. 입원 시켜야 돼요.
재석 : 그럽시다.
혜영 : 입원 안 한다구.
재석 : (입원 안 한다는 말은 무시) 신종플루 백신은 맞았니? 플루 검사도 나갔어요?
간호사 : (입에 면봉 같은 거 갖다 대고 점막 찍어내서 검사 넣으면서) 지금 나갈게요. (사라 지고)
재석 : (혜영의 배 눌러본다) 배 아프니?
혜영 : 응.
재석 : (가벼운 한숨)
25. 복도
- 침대에 누운 채 응급실에서 나오는 혜영.
(이동이나 여러 가지 여의치 않으면 휠체어도 괜찮습니다. 휠체어로 옮긴다면 침대 시트에 블리딩 자국 정도 보여도 됩니다.
침대는 상식과 재석이 끌지 돕는 이가 있을지 상황에 따라.)
26. 엘리베이터 앞
- 엘리베이터에 혜영 타고 재석도 타고
- 상식은 밖에서
상식 : 저는 입원 수속 하고 올라갈게요. (재석에게) 부탁합니다.
- 엘리베이터 문 닫힌다.
27. 엘리베이터 안
- 혜영을 내려다보는 재석. 묘한 기분.
혜영 : 나 입원 안 해. 수액하나 맞으면 컨디션 나아질 테니까, 그것 맞고 집에 갈게.
재석 : (상식을 지칭해서 하는 말) 굳이 입원시켜야 되는 절박한 이유가 있어 보이던데? 절박한 쪽의 말을 듣기로 했어.
혜영 : 니가 그러고도 친구야.
재석 : 친구지.
혜영 : (자포자기)
재석 : 블리딩은 아직도 있는 거 같아?
혜영 : 응.
28. 응급실 입원수속 하는 곳
- 입원장 쓰는 상식.
- 빈 칸 채워온다. 환자 서혜영, 등등... (요식행위 칸 하나하나 채워주세요)
- 보호자 칸을 본다. 잠깐 멈췄다가 싸인 하는. 보호자 이상식.
접수 : 이거 가지고 3층으로 올라가세요. (접수증 같은 서류 준다)
상식 : (받아든다. 입원관련 서류일 듯)
29. 분만실
- 사복차림의 영미 들어와 초음파 기계를 끌고 나간다.
박간호 : 너 뭐하니?
영미 : 아무 것도 아니에요.
박간호 : (이상하게 초음파 기계를 본다)
영미 : 부인과에서 초음파 좀 보겠다구요.
박간호 : 부인과? 누구?
영미 : 아, 나중에 말씀드릴게요. (끌고 나간다)
30. 복도
- 영미 초음파를 끌고 오고 상식은 저 쪽에서 걸어오다가 초음파 기계에 눈이 간다.
31. 혜영의 병실
- 초음파 기계 들어와 있다.
- 영미, 혜영 고열에 시달리는 거 보고 있다.
영미 : 어떡해! 요새 너무 과로하셨어요. 쉬는 날인데 그 수술 다 하시고. 열도 높죠?
혜영 : 괜찮아요.
재석 : 고마워. 이 기계 여기서 쓴 건 비밀로 해주고, 부탁이 좀 있어.
영미 : 말씀하세요.
재석 : 일단 과로와 독감으로 입원한 건데, 김영미 선생이 가끔 와서 봐줬으면 해.
약은 크게 쓸 거 없고, 수액 달고 해열제 정도 쓸거고,
특별한 검사나 처치는 나갈 거 없으니까 가끔 와서 봐 줬으면 하는데.
영미 : 그럴게요. 걱정 마세요.
혜영 : (맘이 편치 않고)
재석 : (초음파 기계를 본다)
영미 : (눈치 채고) 전 그럼 나가볼게요. (나간다)
- 재석, 영미 나가자 말없이 기계 켜고 초음파에 고무 씌우고 젤 바르고 등등.
- 의식적으로 혜영을 보지 않는다.
- 혜영 열이 오르는 상태지만 마음이 복잡하다.
- 재석도 기분이 묘하다. 친구가 걱정되는 마음에. 그녀가 임신했음을 알게 된 미묘함.
- 재석 준비 되자 문 쪽으로 가서 불을 꺼버린다.
- 어두운 병실.
재석 : 배 아프고 블리딩 있었다며. 지금도 계속되는 거 같아?
혜영 : 조금.
재석 : 초음파 보자.
혜영 : 안 볼래.
재석 : ? (준비하다 이건 뭔가 싶다)
혜영 : 유산이 됐든 안 됐든 해줄 거 똑같잖아.
유산이 되고 있다면 막기 위해 뭐 해줄 건데? 프로제스테론 쓰는 거? 그것도 달지 마.
재석 : 프로제스테론은 중요하지 않아. 안 달아도 돼, 달지 마. 근데 초음파는 봐야지.
지금 이 상황에 초음파를 안 보면 대체 뭘 할 수 있는데? 헤마토마(혈종) 사이즈도 봐야 하고.
혜영 : 됐다니까.
재석 : 태아가 무사한지 확인은 해야 할 거 아냐. 심장이 뛰면 절박유산이니까 안정을 취하면 되지만,
혹시라도 심장이 안 뛰기라도 하면 약을 쓰거나 D&C를 해서 임신조직을 제거해야 할 거 아냐?
너는 니 애가 살았는지 죽었는지 궁금하지도 않냐~!
혜영 : 궁금하지 않아.
재석 : ?
혜영 : 궁금하지 않다구. 아무것도 하지 마. (기침)
재석 : ?
혜영 : 일단은 아무 것도 하지 말아줘.
재석 : 너... (안 낳을 생각이구나)
혜영 : 그래, 아무것도 하지 말아줘. (기침)
- 재석 충격 받는다.
- 두 사람 잠시 어둠 속에 아무 말도 할 수 없다.
재석 : (상황 파악 끝났고 맘 정했다. 아무렇지도 않은 평소의 재석이로 돌아가서 쿨하게)
열 떨어지고 컨디션 회복될 때까지 입원 해있어. 과장님껜 과로에 독감이라고 해둘게. 초음파는 내일쯤 보자.
- 재석 기계 끌고 나간다.
- 불은 꺼둔 채.
- 재석 나가고 어두운 병실에 누운 채 눈을 감는 혜영.
32. 분만실
- 초음파 기계를 끌고 들어오는 재석.
- 간호사들 재석을 본다.
- 재석 평소와 다르게 별 말 없이 기계 갖다 놓고 나간다.
33. 병원 일각 (밤)
- 두 남자 나란히 서 있다.
- 긴 의자여도 좋고 나란히 서도 좋고 알아서 적당한 분위기로.
상식 : 태아는요?
재석 : 초음파 검사를 안 했습니다.
상식 : ?
재석 : 안 받겠답니다. 아무것도 하지 말아 달라구요.
상식 : (헐) 그럼? ...그래도 태아가 무사한지 확인해야죠.
재석 : (뭔가를 물어보려다가 그냥 참는다. 왠지 직접 묻기엔 자존심 상하는) ...
상식 : (혜영의 병실로 밀고 들어가려)
재석 : (보다가 상식을 잡는다)
상식 : (? 하고 보면)
재석 : 그냥 둬요.
상식 : (재석 보고) 하혈하며 쓰러졌어요. 그런데 초음파를 안 보겠다니...
재석 : 극도로 예민하고 지친 상태에요.
상식 : 유산이라도 되는 날에는, (하다가) 설마 유산이 이미 되었다고 보는 겁니까?
재석 : 이미 유산이 되었을 수도 있습니다.
상식 : (쿵)
재석 : 그렇다 한들 해줄 게 없어요. 유산이 진행되고 있는 중이라 한들 해줄 게 없습니다.
설사 아직 괜찮다 한들 절박유산이라 한들 안정시키고 수액 주는 거 외엔 할 게 없습니다.
그러니 혜영이가 걱정된다면 스트레스 받지 않고 편히 쉬게 내버려둬요. 그게 해줄 수 있는 유일한 겁니다.
상식 : (이해불가, 고민)
34. 병원 주차장
- 급하게 들어오는 이영네 부부의 차. 이영 배 아파하면서 탄 채 들어온다.
//
- 남편 부축하면서 응급실로 데리고 들어가고.
35. 당직실
- 자고 있는 경우
E 비퍼 울리는 소리
경우 : (비퍼 확인하고 짜증내며) 아, 잠 좀 자자! 잠 좀!
- 경우 일어나 가운을 입고 나선다.
36. 응급실 베드
경우 : 마지막 생리 시작한 날짜가 언제셨죠?
이영 : 지난 달 초에요. 이달엔 아직 안 했어요.
경우 : (배를 눌러본다)
이영 : (배 아파하면서 대답 못한다)
경우 : (배를 눌렀다가 갑자기 뗀다)
이영 : (배 전체가 울리듯 아프다. 더 아픈데도 참는다)
경우 : 그럼 부부관계 마지막으로 하신 게 언제죠?
이영 : (아파하면서 표정)
남편 : 네?
경우 : 부부관계 언제 하셨냐구요?
남편 : (손가락으로 헤어보다가) 잠시만요. 한 네 달? 출장 가던 날 새벽에 마지막이었으니까 4월 15일이네요.
경우 : (이거 아닌데 하는 표정으로 이영 보면서) 맞아요?
이영 : (끄덕 끄덕)
경우 : (갸웃갸웃) 마지막 생리 언제 했어요? (배를 눌러보면서)
이영 : 지난달 초에요. 아아아. 이 달엔 안 했어요. (엄살이 심하다)
경우 : 소변검사부터 하세요.
이영 : 방금 보고 왔는데...
경우 : ...초음파실 앞에서 대기하세요. 피도 좀 뽑을 겁니다.
37. 혜영의 병실
- 혜영 눈 뜬다.
- 재석 들어와서 혜영 수액이나 기타 등등 확인하다가 혜영과 눈이 마주친다.
(재석이는 웬만한 일에는 쳐지지 않습니다. 그냥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자연스레 케어하고 자연스럽게 말합니다)
혜영 : (깨서 보면)
재석 : 깼어?
혜영 : 몇 시야?
재석 : 7시.
혜영 : (일어나려)
재석 : 더 자.
혜영 : (일어나 앉는다) 회진도 해야 되고 외래도 있는 날이야.
재석 : 내가 알아서 할게. 병가 처리 해놨어.
- 주사 연결하고 주사액 넣고 처치 중.
혜영 : (기가 차서) 내가 환자야? 이만한 일로 무슨 병가야. (내려올 기세)
영미 : 안 돼요, 선생님. 좀 쉬셔야 돼요.
- 영미 주사액 보충하고 넣고 하는 처치, 두 사람 대화중에 계속한다.
혜영 : (침대에서 일어나 내려와 슬리퍼 신으려는데)
재석 : 그럼 어머니한테 연락드리지 뭐. 아픈 애가 자꾸 퇴원 한다 그러니 집에서 좀 보살 펴주시라고.
(놀리듯 아니고 진심인 듯 자연스럽고 밝게)
혜영 : 미친 거 아냐?
재석 : 선택해. 입원 할래, 어머니 오시라 그럴까. 니 당직표까지 입수해 가신 거 알지?
- 혜영 말없이 그냥 슬리퍼 벗고 침대로 올라간다.
- 침대에 반듯하게 누웠다가 옆으로 돌아누워 버린다.
- 영미 그 와중에 웃음 나고 귀 체온계로 열 재고.
영미 : 38.8도네요. (짐 챙겨 나가고)
혜영 : (돌아누운 채) 양미순 환자 어떤지, 소변은 나오는지 체크해.
재석 : (나가려다 한심해서 보면서) 거기 누워서 다른 환자 소변이 걱정 되냐? 너 이따 나하고 얘기 좀 하자.
영미 : 피 좀 뽑을게요.
혜영 : (동시에) 누구 피를 뽑아?
재석 : (동시에) 피는 왜 뽑아?
영미 : 아 그게 저... 이상식 선생님이 염증 수치 검사하라고.
재석 : (재석 표정 좀 굳는다) 내가 뽑을게.
혜영 : 아니.
//
- 피 뽑는 팔뚝.
- 다소 불만스러운 혜영.
38. 초음파실
- 이영이 자세 잡고 앉아 있고
- 남편이 기웃거린다.
남편 : 임신도 아닌데 왜 질 초음파를 봐요?
경우 : 그건 소변 검사를 해 봐야 아는 거구요. 보호자는 밖에서 기다리세요.
남편 : (알았다는 답변과 함께 아웃)
경우 : (하품하면서 초음파 본다. 하지만 별다른 소견을 찾지 못하고)
이영 : 왜 이렇게 아픈 거에요. 죽을 거 같아요.
경우 : 그러게요...
이영 : 저 임신 아니거든요. (당당하게)
경우 : ?
이영 : (소리죽여) 며칠 전에도 어제도 테스트 해봤는데 음성이었어요.
경우 : 아, 그래요. (대수롭잖게) 그건 몇가지 검사를 더 해봐야 하는 거고.
39. 복도
- 이영 남편 보호자 의자에 앉아 초음파실 밖에서 초조하게 대기 중.
이영E : 아아아아악.
경우E : 김이영 환자! 환자분 왜 이러세요.
남편 : (벌떡 일어나 초음파실로 뛰어든다)
40. 초음파실
남편 : 무슨 일입니까 선생님. 왜 이러는 거에요.
경우 : 글쎄 아직 피 검사를 보내봐야 정확하게 알겠는데 (허둥지둥)
아기집도 안 보이고 특별한 소견도 없는데 엄살이 심한건가? CT도 찍고 외과도 호출해야...
주임 : (또각또각 걸어 들어온다) 보호자분 나가 계세요.
남편 : 제 아내가...
주임 : 네, 보호자분이 나가셔야 진료가 됩니다. 나가 계세요.
남편 : (잠시 망설이다 아웃되고)
주임 : (경우 무시, 초음파를 보면서) 마지막 관계한 게 언제에요?
이영 : ...
주임 : 임신가능성 있어요? 소변검사 하면 다 나와요. 솔직하게 말하셔야 합니다.
이영 : (아파서 혼미해져 가면서도) 지난달에 생리하고 이번 달에 안 했어요. 어제 테스트 했는데 양성이었어요.
남편한테는 비밀로 해주세요. (축 늘어지고)
경우 : (입 딱 벌어지고)
주임 : (초음파상 에토픽 메쓰 발견하고) 엑토피야! 응급수술 들어갑니다. 수술실 어렌지 하세요.
41. 복도
- 이영 늘어져 카트에 실려 간다.
42. 수술실
- 급하게 수술 들어간다. (복강경일 수술)
- 엑토피 수술 장면.
주임 : 2년차가 환자한테 기본적인 정보도 제대로 확인 못하나?
경우 : ...환자가 너무나 당당하게 임신 가능성이 없다고 했고, 소변검사도 나오기 전이었습니다.
주임 : (명찰 보면서) 안 경우 선생?
경우 : 네.
주임 : 안 선생은 늘 언제나 항상 솔직합니까?
경우 : 거짓말 할 게 따로 있죠. 의사 앞에서 그런 거짓말을
주임 : (한숨 내쉬며) 남편을 내 보냈어야지.
경우 : 하두 당당하게 남편을 끌고 와서 유세를 하길래 상상도 못했습니다.
주임 : 다음부턴 아무리 그래도 보호자를 반드시 내 보내고 확인하는 습관을 들이도록 해. 잘못된 습관이 환자를 죽일 수도 있어.
경우 : ... (못마땅)
주임 : (수술 한다) 왜 대답 안 해? 환자 잡을 거야?
경우 : 이해가 안 갑니다. 목숨이 걸렸는데 거짓말을 하다니요. 그깟 비밀이 목숨보다 귀한가요?
주임 : (말로는 야단치면서 손은 정확하게 움직인다) 환자가 의료인인가? 얼마나 응급상황인지를 환자가 제대로 판단할 수 있나?
의사가 의무를 환자에게 떠넘기고 지금 잘했다는 건가?
경우 : 잘못했습니다.
주임 : 한심하겠지만 알려지느니 죽는 게 낫다고 생각하는 비밀로 얼마든지 있어.
굳이 말하고 싶지 않은 걸 말하지 않으면 그게 비밀이야.
43. 수술실 밖
- 이영의 남편 얼굴 하얗게 질려서 다가온다.
주임 : 난관 한 쪽에 기형종이 매달려 있어서 난소가 꼬였습니다. 결국 그게 터져서 수술이 커졌네요.
남편 : 이제 괜찮나요? 가슴이 미어지는 줄 알았네요...
주임 : (대수롭지 않게) 미어지실만 하죠.
남편 : 사려 깊고 훌륭한 선생님이시네요. 보호자 마음까지 이렇게 잘 헤아려 주시다니... 정말 고맙습니다 선생님.
경우 : (어이없다)
44. 재석 진료실
- 재석 외래환자 보는 중이다.
- 젊은 부부 앉아 있다.
- 한 눈에 봐도 남편 고학력의 수준 있는, 여자는 외모가 괜찮은 커플이다.
경옥 : 정밀 초음파 다시 보자구 하셔서, 지난 번 초음파 때 얼굴 쪽을 다시 봐야 한다고 하셨는데...
재석 : (수치들 확인하고) 그렇게 적혀있네요. (컴퓨터에 스케줄 확인하고) 피부과 진료 예약되어 있으신데,
먼저 진료부터 받으시고 이따가 4시쯤에 오실 수 있으세요? 그 시간이면 제가 직접 봐드릴 수 있을 거 같은데.
경옥 : 서 선생님은 어디 가셨어요? (불안)
재석 : (기분 나쁘지 않다) 휴무라서요. 정밀 초음파는 저도 볼 수 있으니까... 다녀오세요.
45. 소아과 병실
- 상식 미세천공으로 치료중인 수빈이 동생 유빈이 보는 중이다.
- 레지던트가 회진 때 프리젠테이션 하는 상황.
- 소아과 레지는 여자여도 됩니다.
소아과레지 : 인투(장중첩증), 마이크로 퍼포(미세 장천공) 2일째 되는 환아로 현재 금식 중이며
아이브이(IV)로 쎄포탁심과 메트로니다졸(항생제) 투여중입니다.
현재 열은 없고 바울 사운드(bowel sound: 장음) 정상입니다.
오늘 검사한 씨비씨(CBC) 검사에서 WBC(백혈구수치) 7500으로 정상입니다.
수빈 : (안심하는 중)
할머니 : (옆에서 듣고 있고)
상식 : (레지에게) 인펙션(infection: 감염) 조심해야니까 열 나는지 아이 배 아파 하는지 항상 잘 관찰하세요.
항생제는 그대로 쓰고 엘튜브(L-tube) 유지하면서 금식하고... 이 상태에서 호전되면
팔로우업 씨티 찍어봐야니까 예약해 놓도록 해요. 혹시 모르니 지에스(GS: 외과)에는 연락해놓구...
수빈 : (꼬물락 꼬물락 메모 중이다)
상식 : 뭐하니?
수빈 : 열 나는지 배 아파하는지 잘 관찰하라 하신 거죠? 제가 잘 살피고 있을께요.
상식 : (기특하고 대견하다) 열이 난다는 건 몸에서 염증이 생기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어서 지켜보라는 거야.
수빈 : 알겠어요. 아주 아주 잘 살펴볼게요.
46. 상식의 진료실
- 상식 컴퓨터로 혜영의 검사 결과 확인한다. (소품, 혜영이름 환자명으로 보이게 준비)
상식 : 염증 수치가 상당히 생각보다 높게 나왔네. 열도 안 떨어지고.
- 문이 열리면서 간호사가 들어온다.
간호사 : 선생님, 손님 오셨는데요?
- 은정이 들어오고 죄 지은 듯 기가 팍 죽은 기훈이 뒤따라 들어온다.
- 상식 일어나서 맞는다.
상식 : 왔어?
은정 : 재검 받으라며? 이왕 받는 거 빨리 받으려고. 기분이 좀 그렇잖아.
상식 : 우선 피 검사부터 다시 하자.
- 피 뽑는 중이다. (상식이 뽑든 간호사가 뽑든)
은정 : 소아과에서 매독 검사를 다 하구.
상식 : (웃고) 그럼 다른 과 갈래?
은정 : 뭐 자랑이라고, 그냥 여기서 해줘. 아! (뽑으며)
기훈 : 좀만 참어.
은정 : 시끄러! 누구 때문에 이 고생인데.
기훈 : 형! (말 좀 해줘요)
상식 : VDRL 나왔다고 매독이라고 확진하는 거 아냐. 정밀검사가 필요한 사람들을 걸러내는 검사지.
(간호사에게) TPHA 검사 내주세요.
간호사 : 네.
- 상식 랩핑 해서 검사 넘기든지, 간호사가 하든지. (집중해서 보여줄 필요는 없고)
은정 : 매독 맞을 거야. 이 인간이 자백도 했고,
기훈 : 술김에 키스 한 번 한 거 같다니까, 그게 어떻게 자백이니.
은정 : 키스로도 옮거든!
상식 : (저 철없는 것들)
은정 : 매독이면 수술해야 하는 거지?
기훈 : (허걱 놀라고) 아니라니까.
은정 : (무시) 이런 인간 뭘 믿고 애를 나.
상식 : 결과 나오면, 그 다음에 얘기하자.
은정 : 오빠 나 얼굴에 뭐 난다. 이것도 매독 증상이야?
기훈 : (완전 죄인)
상식 : (얼굴 유심히 보며) 어디?
은정 : 여기 봐.
상식 : (얼굴 유심히 보면 붉은 반점이나...) 세수 좀 하고 와 볼래?
은정 : 싫어, 화장 지워진단 말야.
상식 : 한 쪽만 지워 봐.
은정 : 얼룩덜룩한 얼굴로 어떻게 가라는 거야.
상식 : 얼굴이 붉어져?
은정 : 응.
상식 : (물티슈나 물수건으로 닦으라고 주고) 닦아. 다른 증상은?
은정 : (상식의 말투가 단호하자, 지우기 시작) 머리카락도 좀 빠지고, 몸도 좀 피곤해. 임신해서 그런 건가?
상식 : 손가락이나 관절은?
은정 : 컴퓨터 많이 쓰잖아. 당연히 아픈 거 아냐? 아 그리고 찬물에 손 담그면 좀 아파, 퍼렇게 변하구.
애 낳기 전부터 이러면 애 낳고 나면 얼마나 뼈가 시릴까 무서워 죽겠어.
상식 : (말로하든 전화로 하든 간호사에게) TPHA 검사와 동시에 SLE(루프스) 검사 같이 나가주세요.
최대한 빨리 부탁한다고 전해주고요.
간호사 : 네.
기훈,은정 : (큰일이라도 난 거 아냐? 당황해서 상식을 빤히 바라보면)
상식 : 별 일 아닌 수도 있으니까 벌써부터 걱정할 필요는 없어. 그냥 혹시 만의 하나라는 게 있으니까 확실히 해두려는 것뿐이야.
검사결과 나오는 대로 류마티스 내과에 외래 신청 해놓을 테니 그 쪽에서 제대로 상담을 받자.
47. 초음파실
- 경옥 배를 내놓고 누워 있고,
- 재석 초음파를 보는 중이다.
- 화면에 나타나는 아이의 얼굴과 자세.
- 재석 신경 쓰지만 잘 안 보이는.
경옥남편 : 어떻습니까? 입술만 그런 겁니까?
재석 : 글쎄요, 잘 모르겠네.
경옥 : 입 안까지 다 그런가요?
재석 : (안타깝다. 안 보인다)
경옥남편 : 아직 어려서 안 보이나요?
재석 : 지금쯤이면 확인 가능해야 되는데, 그런데, 아기가 손을 안 치우네요.
경옥,남편 : (초음파 화면을 본다)
- 아기가 팔로 입을 가리고 있다.
재석 : 구순개열이 확실한데 입술만인지 입천장까지 그런지 자세하게 안 보이는데... 계속 가리고 있네.
- 재석 초음파를 이리저리 훑어보는 중.
- 그러나 여전히 확답을 할 수 없는 상황.
- 시계는 어느새 40분 이상 지연되는.
경옥 : 아직도 그런가요?
재석 : 네.
경옥 : 낳는다면 수술은 어디서?
재석 : 성형외과에서 합니다.
경옥남편 : 성형외과에 먼저 문의를 드리고 와도 되겠습니까?
재석 : 아마 낳아서 보자고 할 거에요. 그래도 중요한 결정이니까, 할 수 있는 건 다 해보세요. 다녀오시죠.
48. 이영의 병실
- 자궁 외 임신으로 수술한 이영.
이영 : 물!
남편 : (헐레벌떡 물을 따라준다)
이영 : (인상 쓰면서) 아이.
남편 : 왜?
이영 : 미지근해.
남편 : 미안, 기다려. (물통 들고 나가다 주임 일행과 마주친다)
옆환자 : 아유 새댁은 참 복도 많어. 어쩜 저렇게 다정다감한 남편을 뒀어 그래?
남편 : (좋아서)
이영 : 부인이 죽다 살았는데 이 정도도 안 하면 남편인가요?
남편 : 선생님 오셨어요?
- 주임과 레지 일행 표정 관리 안 되는 중.
주임 : (수술 자리 살펴보고) 잘 아물겠네요. 불편한 데 없으세요?
이영 : 뭐 그럭저럭 견딜만 하네요.
주임 : 네 그럼. (나가고)
49. 스테이션 (48씬과 연결하면 좋을 듯싶어요)
경우 : 뭐 저런 여자가 다 있냐? 어 아니 지가 응급상황에 배 아프다구 구르면서 거짓말까지 해서 골탕을 먹여놓고 와 진짜.
남편한테 확 꼰질러 버릴까?
간호 : 그러게 눈뜨고 못 봐주겠어요.
간호2 : 니 말이. 세상 참 불공평하다니까.
경우 : 좀 놀았겠드라, 여자가.
간호2 : 그치, 그쵸. (자기들끼리 의협심에 불타 분기탱천해서 의기투합)
50. 분만실 스테이션 옆
- 벨소리 들린다.
- 경우 들어오고 있고.
박간호 : (인터폰 들고) 누구세요?
꽃배달 : 꽃배달입니다.
박간호 : 애기 낳은 산모는 바깥병실에 있습니다. 그리 가세요.
꽃배달 : 분만실이라고 하던데요.
박간호 : 누군데요?
꽃배달 : 김영미씨요.
박간호 : 그런 산모 없는데요.
경우 : (김영미?)
수선생 : 아유, 영미 있잖아! 김영미! (문 열어준다)
- 스테이션에 놓인 꽃바구니나 상자.
- 여러 가지 섞인 거 말고, 장미만 가득이라든지. 로맨틱할 것.
수선생 : 돈 좀 썼겠다. 누가 보낸 거야?
경우 : (꽃바구니에 시선 준다)
박간호 : 그러게 이게 다 몇 송이야. 카드도 있네?
- 그 때 영미 들어온다.
영미 : (스테이션에 꽃 보고) 어머, 이쁘다. 누구 생일이에요?
수선생 : 너한테 온 거야.
영미 : 저한테요? 아무 날도 아닌데?
수선생 : 누구니?
영미 : 보낼 사람 없는데. (하면서 카드 펼쳐 보고는 표정 별로)
- ‘만나게 되어 정말 반가웠습니다. 제 마음입니다. 류’의 느끼한 메모.
수선생 : 어머! 자기 마음이랜다. 누군데?
영미 : 선 본 사람이요.
수선생 : 어머 어머! 너 이러다 날 잡는 거 아니니?
경우 : (괜히 투덜) 먹지도 못하는 꽃은 개뿔.
수선생 : 그럼, 뭐 만나서 반갑다구, 마음이라구 한우라도 한 근 보낼까?
영미 : (그런 경우가 가소롭고, 그때 전화 온다. 영미, 번호 보고 안 받고 싶은데 그냥 받는다) 여보세요?
네네. 아, 네. 잘 받았어요. (그다지 감사하는 거 아니고 약간 난처 해하는) 아, 네 오늘요? (시계 본다) 오늘은 좀...
(하다가 경우와 눈이 마주친다. 목소리 약간 오버하며 반가운 척) 아, 네. 7시요? 네, 네. 거기 알아요.
네, 병원서 가까운 데라 괜찮아요. 그럼요, 저녁은 먹어야죠. 아, 네. 그리고 꽃 정말 이뻐요. 감사합니다~
(날아갈 듯 누가 보면 호감 있는 남자 전화 받는 것처럼)
경우 : 꽃 한 다발에 아주 엎어졌구만. 한 트럭이면 시집도 가게네. (투덜거리며 나간다)
영미 : (전화기 보고 괜히 오바했다는 후회가 밀려오지만 이미 늦었다)
수선생 : 아유, 저렇게 남자가 분위기가 없으니 선은 맨날 봐도 깨지는 거지.
영미 : (놀라고) 깨졌대요?
수선생 : 몰랐어? 파혼했대.
영미 : (몰랐던 영미 의외라는 표정)
- 그 때 재석 들어온다.
재석 : 후... (가벼운 한숨)
경우 : (차트 보고 있거나 컴으로 일하고 있다가) 다 끝나셨어요?
재석 : 초음파 하나 남았어. 1시간을 넘게 봤는데 애가 손을 안 치우네.
수선생 : 무슨 초음판데 애가 손을 안 치워?
재석 : 구순개열이야.
수선생 : 어머!
재석 : 입술이 그런 건 확실한데 입 안까지 그런지는 확인을 해야 하거든.
이번 주 지나면 선택하기 어려운 주수가 되니까, 오늘 꼭 봐야 하는데.
수선생 : 애가 손을 안 치워? 어머, 어머. 저도 뭘 아나보네?
경우 : 죽기 싫은가 부죠. (하다가 다른데서 시선 계속 따라간다)
- 그 시선 움직이는 곳에 혜영 어느새 들어와 조기 진통 산모실 들여다보고 있다.
경우 : 어어.
- 일동 “왜?” 하면서 보면
- 혜영 폴대 끌고 들어와 있다.
혜영 : 그래서?
일동 : (혜영을 보는데, 혜영이 환자에 대해 묻자 혜영 안부를 묻긴 어려운 분위기)
재석 : 너... (하다가) 성형외과에 상담 갔어.
혜영 : PS에서는 수술하면 좋아진다고 하겠지. 낳고나서 보자고 할 텐데...
재석 : 하긴 그래도 할 건 다 해봐야 난 할 만큼 다 했다 맘이 덜 불편하겠지.
(시계 보며, 손목시계든 벽시계든) 좀 있다 다시 보기로 했다.
혜영 : 내가 내려갈게.
재석 : (혜영 컨디션 살펴보다가) 그것만 봐 그럼. 같이 갈 테니까.
혜영 : (주사 뽑으러)
재석 : (손으로 말린다) 넌 그냥 와서 참관해. 너 주사 뽑고 옷 갈아입고 그러면 안 데려 갈 거야.
혜영 : 이 꼴로 어떻게 초음파를 보러 가.
재석 : 니가 주사 뽑고 옷 갈아입고 초음파 보고 나면 다시 고분고분 입원할까?
혜영 : (보면)
재석 : 내일까진 안정해. 내일 외래도 없잖아. 입원 안하면 엄마한테 너 아프다고 말씀드려야 돼.
혜영 : (나쁜 자식 하는 시선으로 보고 폴대 끌고 나간다)
- 재석 따라 나가고
- 스테이션에 남은 일행들.
수선생 : 서선생도 아킬레스건이 있네, 엄마 되게 무서워하나 부다.
경우 : 동지애 느껴지는데요.
51. 스테이션 (전 씬과 연결하면 좋을 듯 싶네요)
- 이영의 남편 케익과 음료수 사들고 간호사들에게 전한다.
남편 : 그동안 고생들 하셨어요. 우리 이영이가 엄살이 심해서요.
영미 : 네 뭐 그 정도를 가지고요.
남편 : (음료수 건네주고 나오다가 바닥에 인쇄된 종이가 떨어져 있는 걸 발견한다)
- 바닥에 떨어진 종이쪽지를 주워서 올려놓으려다가 유심히 본다.
- 환자들이 상태를 기록한 종이다. 암호문 같다.
- 주워서 올리려다 김이영: 입원일수, 병명 등이 기록된 부분 눈여겨보며 주머니에 넣고 일어난다.
남편 : 엑토픽? (갸웃갸웃)
52. 병원 휴게실
- 컴퓨터. 누군가 검색창에 엑토픽 치고 있다.
- 검색 결과 주욱 뜬다. ‘자궁 외 임신’
남편 : 임신? (남편 눈앞에 스쳐가는 몇 가지 의혹의 정황들)
- 마지막으로 관계 언제 했어요?
- 이영의 표정.
- 남편분은 나가 계세요. (남편의 표정...)
53. 병실
이영 : (가방 싸다 말고) 무슨 소리야?
남편 : 당신 진료 기록에 자궁 외 임신이라고 써 있어. (종이 들이댄다) 여기 봐 엑토픽. 자궁 외 임신.
내가 아무리 무식해도 검색은 할 수 있어.
이영 : (당황하다가) 여기 순 돌팔이들이라 그래... 당신 이 사람들 나 진단도 똑바로 못해서 결국 터트려
결국 수술까지 하게 만들었잖아. 그 뿐이야? 내 봉합도 다 벌어져서 또 꿰맸잖아. 저기 오네 돌팔이. 물어보면 되겠네.
경우 : (들어오다가, 돌팔이 소리 듣고 빠지직)
이영 : (선수 쳐서) 선생님 진료기록을 잘 쓰셔야죠. 엑토픽 환자가 또 있어요? 이 사람이 어디서 이런 걸 주워와 가지고
나더러 자궁 외 임신이라고 난린데 전 그거 아니잖아요? 그럼 내가 모를 리가 없잖아요?
경우 : (종이쪽지 들고 본다)
남편 : 이게 자궁 외 임신이라는 소리 맞지요?
경우 : 네.
남편 : 맞다잖아.
이영 : 잘못 쓴 거 맞죠?
경우 : ...아 이 아줌마가 진짜.
남편 : (이영에게) 솔직히 빨리 말 안 해?
이영 : 여보! (경우 보며 입으로 아니라고 말해줘요!)
경우 : (쌩 까고)
남편 : 누구 속 터져 죽는 꼴 볼래? 누구야, 어떤 놈이야? (손을 드는데)
이영 : (맞기도 전에 소리친다) 아아악, 사람 살려.
혜영E : 무슨 일이야?
54. 병실 스테이션
- 이영 모두 앞에서 큰소리다.
이영 : 이름이 비슷한 환자가 있다고 이런 걸 잘못 쓰면 오해가 생기잖아요?
우리 부부 사이에 문제 생기면 책임지실 거에요? 저 그러면 이 병원 고소합니다.
일동 : (어이상실)
경우 : 고소요? 하세요. 안 말려요.
혜영 : 보호자분 나가 계세요. (욱하려는데)
남편 : (말린다) 미안해, 여보. 내가 당신을 못 믿고... 이제 됐으니까 그만해. 그동안 당신 위해 수고하신 분들이잖아.
죄송해요, 이 사람이 성격이 이래서...
수선생 : (들어오다가 상화 파악되었고) 너그럽게 이해해주시는 남편분 덕분에 뭐라고 감사 드려야 할지 모르겠네요.
이해심도 많으시고 부인 사랑하는 마음도 넘치시고, 저희의 불찰로 이 아름다운 부부사이에 오해가 생기면 안 되는 건데,
죄송할 따름 입니다. (VIP 접대하는 스킬로)
남편 : 그럼요. 고맙습니다, 역시 배려가 깊고 이해심 많은 선생님이셔.
이영 : 흥.
수선생 : 보기 드물게 좋은 남편을 주셨네요. (이영에게)
이영 : (흥)
수선생 : 남편분도 참 행복하시겠어요.
혜영 : 부인은 늘 모자라서 불행하다고 여기시겠구요?
수선생 : (겨우 수습하는데 이 사람이? 하고 혜영 본다)
남편 : 이 사람이 욕심이 많아요.
수선생 : 그러게요. 그런데 그렇게 더 요구한다고 채워지는 건 아니고, 사람이라면 실수도 있는 거고,
이 정도 실수는 서로 덮고 가줄 수도 있는 게 아닌가, 그게 아름다운 사회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이영 : (빠직)
혜영 : 저희도 이만 퇴근해야 하니까요, 퇴원하세요. 이만.
남편 : 아유, 고맙습니다. 가자, 자기야. 내가 잘못했어.
이영 : (못 이기는 척 따라간다)
경우 : 와, 역시 수간호사님 말빨은 최고!
수선생 : (애드립)
55. 초음파실 복도
- 혜영과 재석 걸어서 들어간다.
- 상식 지나오다 초음파실로 가는 모습 본다.
56. 초음파실
- 경옥부부 들어온다.
경옥 : 선생님 말씀이 맞았어요. 낳아봐야 안대요. (하다가 혜영 본다) 어머, 선생님. 많이 아프신가보다. 어떻게 오셨어요?
혜영 : 얘기 듣고 왔어요. 옷차림이 이래서 죄송합니다.
경옥 : 아뇨, 아뇨... (하다가) 애기가 입에서 손을 안 치워요.
재석 : 다시 봅시다. 애기 자세가 좀 달라졌겠죠.
- 재석 초음파 보는 중.
- 엄마는 누워있고, 아버지와 혜영은 서 있고.
- 초음파 속의 아기는 여전히 손을 얼굴에 대고 있다.
경옥남편 : 아직도 안 보이나요?
재석,혜영 : 네.
경옥 : 어떡해, 여보?
경옥남편 : ...수술하자.
경옥 : 여보!
경옥남편 : 이번 주까지 결정해야 한다잖아. 어차피 수술을 여러 번 해도 완치가 힘들고 다른데도 아니고 얼굴인데,
경옥 : 아우, 선생님 아직도 확인이 안 되나요?
재석 : 그러네요.
경옥 : 내일은 휴일인데...
경옥남편 : (화면을 본다)
- 초음파 속의 아기는 여전히 입을 가린 채 움직이고 있다.
- 재석 그 초음파를 유심히 보는 혜영을 본다.
- 묘한 기분.
재석 : 원래 입천장까지 갈려있는지는 어지간해서는 초음파로도 알기가 힘들어요.
자세가 아주 좋아야 하는데 지금은 손까지 대고 있으니...
경옥남편 : 24주 이후에는 수술 해주는데도 없잖아. 결정하자.
경옥 : 나 어떡해, 여보? 어! 우리 애기 어떡해!
혜영 : 몇 시간 후에 다시 오실 수 있겠어요?
경옥 : (보면)
혜영 : 저는 오늘 내내 병원에 있을 거에요. 와서 전화하세요.
57. 복도 일각
- 경옥 부부 다툼 중이다.
경옥 : 그냥 낳자.
남편 : 왜 그냥 낳아? 내일 다시 보기로 했잖아.
경옥 : 내일도 안 치우면? 오늘 오후 내내 애가 손을 안 치우는데, 내일도 안 치우면?
남편 : 할 수 없지.
경옥 : 입 안 좀 갈라졌다고 해도...
남편 : 입 안 좀? 그 얼굴로 사회생활 어떻게 해?
경옥 : 수술로 교정 가능하대잖아. 배우 시킬 거 아니면...
남편 : 아무리 잘 돼도 흉터가 남잖아. 마음 약하게 굴지 마. 그 앨 위해서야.
경옥 : ...
남편 : 넌 살면서 니가 인물 덕 본 거 몰라?
경옥 : 알아, 알지. 왜 몰라? 당신네 그 동창 모임 갈 때마다 부인들이 수군거리는 소리, 나라구 못 듣는 거 아니지.
- 재석 그들의 대화를 듣고 있다.
- 경옥, 재석과 눈이 마주치자 어색하게 피한다.
58. 일반병동 스테이션
- 상식이 영미와 이야기 중이다.
영미 : (체온 재고 나온 듯) 아직도 열이 38.5도에요.
상식 : 염증 수치도 꽤 높던데.
영미 : 다른 약을 쓰지 않아서 그런 거 아닐까요? 해열제만 들어가던데요. (이들의 대화는 똑바로 들리지 않아도 됩니다.)
- 영미 아직 체온이 떨어지지 않았다는 이야기 중이다.
- 스테이션의 일행 힐끗 상식을 보기도 한다.
- 재석 그 모습 묘하게 본다.
58-1. 복도
- 혜영 폴대 끌고 지나가려는데
- 상식과 혜영 눈을 마주치고...
- 상식 혜영에게 말을 걸려고 다가가는데...
- 은정, 갑자기 울면서 뛰어와 상식에게 와락 안긴다.
은정 : 오빠 나 어떻게 해!
상식 : (당황) 왜 그래? 검사 결과가 뭐래?
- 혜영, 한 번 보고 그냥 지나쳐간다.
- 기훈, 뒤늦게 오다가 혜영과 스쳐지나간다.
59. 병원 일각 (휴게실)
- 은정, 훌쩍거리고 기훈 물을 건네주고 휴지를 건네주는 등 쩔쩔매고 있으면
- 상식, 은정을 두드리면서 안심시키려고 노력한다.
은정 : 루프스? 그거 아나운서가 걸렸다던 그 무시무시한 병이잖아!
기훈 : (은정의 손을 꼭 잡아준다)
상식 : 설사 루프스라도 증상이 경미한 사람은 모르고 지나가기도 하니까, 미리부터 너무 걱정 하지마. 태아한테 나빠.
은정 : 차라리 매독이 나을 뻔했어! 매독은 페니실린 한방이면 완치라며? 나 애도 못 낳는 거 아냐?
상식 : (걱정하는 은정과 기훈을 보다가) 정과장님께서 시간 내주신다니까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일 벌써부터 안달하지 말어.
태아한테 안 좋대도...
60. 초음파실 근처 내지 복도
- 경옥이 전화중이다. 남편도 같이 와 있고.
경옥 : 선생님, 저희 도착했는데요. 너무 늦었죠? (시간 밤 11시 정도)
61. 초음파실
- 초음파 화면 태아의 심박동이 없다.
- 혜영 초음파를 보고 (30초에서 1분 정도 뚫어지게 본다)
경옥 : 어때요, 선생님.
혜영 : (놀래서 다른 기기를 만져보며)
경옥 : 왜요?
혜영 : 심박동이 거의 안 잡혀요.
경옥 : 네?
혜영 : 아이가 이미 호흡을 멈춘 거 같아요.
경옥 : 아....
남편 : (쿵)
경옥 : 어떻게 이럴 수가 갑자기 이럴 수가. 도대체 왜 그런 거에요?
혜영 : ... (자신도 충격) 갑자기 이런 일이 생기기도 합니다. 어제까지 아까까지 멀쩡했던 아기가...
경옥 : (눈물을 뚝뚝 떨구기 시작한다) 손은... 지금은 손 치우고 있었나요? 우리 애기?
혜영 : (...초음파 본다. 손은 치우고 있지만 목에 탯줄을 감았다 - 이건 보일지 안 보일지) 네...
(본인도 다른 때 다른 잠정. 아프다) 바로 입원하세요.
남편 : ... (경옥 손을 잡아주는)
경옥 : (손을 빼내는)
62. 초음파실 입구
- 혜영 폴대 끌고 나오고
- 상식, 혜영을 본다.
63. 분만 대기실
- 경옥 누워서 대기 중.
- 커튼으로 막혀 있거나
경우 : (주사 넣고) 약물을 넣고 자궁경부가 열리면 아이를 분만하는 것과 같은 방식으로 꺼냅니다.
아이가 아직 개월 수가 작아서 그렇게 진통이 심하진 않을 거에요.
64. 분만실
- 진통을 심하게 하는 경옥.
- 큰 소리는 아니지만 가슴 아프게 진통하는 소리.
영미 : 많이 힘드세요?
경옥 : (가슴 쥐어뜯는 듯한)
경우 : (내진해보고) 나올 거 같은데요.
영미 : (세트 펼치고)
경우 : 힘 주세요.
65. 분만실
- 혜영 들어와서 경옥이 쥐어짜는 소리를 듣고 있다.
- 혜영도 만감이 교차하는 표정으로 그 소리와 대사를 듣고 있다.
- 힘들게 힘들게 진통하다가 아기 낳는 경옥.
경옥 : 우리 애기 많이 아픈지 보고 싶어요.
영미 : 안 보시는 게 좋아요. 보면 오래 생각날 거에요.
경옥 : 봐야 돼요.
혜영 : (커튼 안으로 들어오며) 안 보시는 게 좋습니다.
경옥 : 그럼 봐 주세요. 얼마나 장애가 있었는지, 입술만 그랬는지 입 안도 그랬는지...
- 혜영 태아를 본다.
- 입이 갈라졌고 목에 탯줄 감은 아기. (보여줘야 될지)
경우 : 입 안도 좀 갈라졌는데요.
경옥 : 좀이요?
경우 : 네, 이 정도면 아주 심한 케이스는 아니었네요.
경옥 : ...왜 죽었을까요? 왜 죽었는지 아세요?
경우 : 탯줄을 목에 감았어요. 그런데 꼬여서 매듭지어 있네요.
경옥 : (그 말에 경악)
혜영 : (참담)
경우 : 아이는 어떻게 할까요?
경옥 : 알아서 잘 처리해주세요.
영미 : (아이 흰 천으로 수습해서 나가고) (수습 과정은 보여주지 않아도 됨. 흰 천에 쌓인 채로 나가면 됨.
작게 접으면 사이즈가 그리 크지 않습니다.) (영미 A4박스에 아기 넣어 들고 나간다. 영미 눈이 붉어지고)
경옥 : 알았을 거에요, 애도. 절 원치 않는다는 걸... 부모가 절 반가워하지 않고, 원하지도 않았다는 걸, 알았을 거에요...
그러면서 죽어 갔을 거에요. 그런 마음으로 죽게 하다니...
혜영 : (이 말이 구구절절 다 자신에게 하는 말처럼 느껴진다. 가만히 손을 뻗어 경옥의 손을 잡는다)
경옥 : (손 잡힌 채 운다)
- 수술실 밖에서 재석 보고 있다.
66. 수술실 앞
- 상식 기다리고 있다가 혜영이 오자 본다.
67. 혜영의 병실
- 혜영 병실로
- 상식 따라 들어온다.
상식 : 어떻게 됐어요...? (어렵게 물어본다)
혜영 : 안 봤어요. 환자 초음파 보고 왔어요.
상식 : (놀라고) 아니, 이 차림으로 거길 가서 환자 초음파를 봤다구요? 그 아이는 걱정이 되세요?
혜영 : (말문 막힌다)
상식 : 선생님, 아이는요?
혜영 : 궁금하세요?
상식 : (난감하지만) 궁금이 아니라 걱정입니다.
혜영 : 걱정이 아니라 참견이죠. 이렇게 사사건건 참견하니까 속이 시원하세요? 어차피 안 낳을 건데, 수술하러 갈 건데,
왜 내가 초음파를 봐야 해요? 이웃집 아저씨가 궁금 해 하면 보기 싫어도, 봐야 되는 거에요? (괜히 상식에게 분풀이 한다)
상식 : (말문이 막힌다. 순간 혜영이 미운 게 아니라, 마음이 아프다)
- 누군가 어깨에 손을 딱 잡는다.
- 보면 재석의 굳은 표정. 너 그만 안 해! 하는 표정!
68. 옥상
상식 : (어이없고) 왜 초음파를 안 보셨어요? 누구 애는 초음파도 의사가 둘 씩 가서 봐야 되고,
누구 애는 죽었는지 살았는지 몰라도 그만입니까?
재석 : (차분하게) 이 선생님은 누굴 걱정하시는 거죠? 혜영입니까? 태압니까?
상식 : 그거야 당연히... (하다가 말이 선뜻 안 나온다)
재석 : 저는 혜영이가 걱정됩니다. 태아보다 100배는 더 걱정됩니다. 지금 혜영이는 사실상 태아는 포기한 상태에요.
저는 낙태 반대론자에 카톨릭신자지만 그건 내 자신의 신념이지,
배불러서 열 달을 고생하고 20년을 고생해서 키워야 할 여자에게 강요할 수 있는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상식 : 저는 서혜영 선생이, 이 선택으로 마음을 다치지 않길 바랄 뿐입니다.
재석 : 초음파 보라고 쫓아다니는 게 더 마음을 괴롭게 할 수 있다는 건 모르십니까?
상식 : 지금 서 선생님은 불안정한 상태에요. 아무하고도 의논조차 하지 않았을 겁니다.
재석 : (잠깐 본다. 싸하게) 당신 아이 아니죠?
상식 : (말문 막힌다.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는다)
재석 : 기저귀 사줄 것도 아니고 애를 키워줄 것도 아닌 사람들과 무슨 의논을 하겠습니까? 구가 정책과 의논할까요?
한다면 아이 아버지와 했겠죠. 선생님이나 저는 그 태아에 대해 왈가왈부 할 권리가 없습니다.
상식 : 유산이 됐다면요?
재석 : (멈춰 선다)
상식 : 만약 유산이 됐다면요?
재석 : (잠시 사이) 하루쯤은 괜찮을 겁니다.
상식 : 열이 떨어지지 않고 있어요. 백혈구수치는 *** 염증수치는 **입니다. 유산 후 감염이 시작됐다면요?
재석 : ...혜영이도 의삽니다. 알고 있을 겁니다.
상식 : 알면서 방치를 하는 겁니까?
재석 : 회복하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상식 : 환자가 초음파 보기 싫어하는 건 이해되고, 위험한 가능성을 외면하는 건 안 보이세요?
재석 : 몸에서 열나는 것만 보이십니까? 혜영이는 이미 치명상을 입었습니다.
어떤 단순한 처치도 할 수 없을 만큼 무너져 있습니다. 그냥 산모의 신체를 건강하게 챙기고 안정된 마음을 가질 수 있게
지지해줄 수 있는 게, 지금 해줄 수 있는 유일한 것이라는 게 산부인과 의사이자 주치의로서 나의 의견입니다.
과한 애정이 때로는 환자의 고통만 연장시키기도 합니다. 더 이상 환자를 힘들게 하지 마세요. (돌아서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