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은 참으로 무덥습니다. 이렇게 무더운 여름을 신자 여러분들께서는 어떻게 보내고 계시는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이렇게 더운 여름, 아주 새로운 체험을 하였습니다. 이미 신문지면과 교구 홈페이지 등을 통해서 아시겠지만, 저는 지난 7월 3일과 9일 경기도청 앞에서 두 번의 단식을 하였습니다.
가톨릭신문에 제가 단식을 하면서 느꼈던 소감을 밝힌바와 같이, 단식을 하면서 이렇게 뜨겁게 더운 여름 날씨의 의미를 묵상하게 되었습니다.
왜 이렇게 무더울까? 그것은 전세계의 대통령과 수상들이 한자리에 모여서 그 문제를 고민해야 할 만큼 심각한 이유 때문입니다. 바로 “지구온난화” 입니다. 만일, 보다 더 잘살겠다는 욕심에서 더 많은 연료를 사용하여 생긴 지구온난화가 제대로 해결되지 못한다면, 우리 인류는 멸망을 할지도 모른다는 말도 떠돕니다. 더불어 우리는 ‘광우병’이라는 무시무시한 사태에도 직면하고 있습니다.
초식동물인 소에게 자기와 같은 동족인 소를 먹여서 생긴다는 광우병은 인간이 하느님의 창조질서를 거슬러 생긴 응보입니다. 또한 국회에서 통과시킨 ‘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에서 생명의 시초인 배아의 매매를 허가한 것 역시 창조질서를 거스르는 사람들의 만행입니다.
이런 저런 일들 때문에 이번 여름은 더 덥습니다. 제가 단식을 한 직접적인 이유는 경기도와 안성시가 말도 안되는 행정으로 미산골프장 건설 허가권을 통과시키려는 다급함 때문이었지만, 간접적인 이유는 바로 지구 온난화, 광우병, 생명윤리법 통과에 깃든 우리 인간의 탐욕에 대한 반성 때문입니다.
미산골프장에 대해 오랫동안 이야기를 들으며, 저는 자연과 환경 그리고 생명을 생각하였습니다. 돈을 몇 푼 더 벌겠다고 알 수 없는 세월동안 수많은 생명들이 어울려 살아온 아름다운 자연을 파괴하는 것이 과연 타당할까?
그것도 골프장을 할 수 없다는 곳에서 많은 불법을 저지르며 무리해서 골프장을 추진하는 것이, 과연 하느님의 정의를 믿고 정의의 실현을 위해 애써야 하는 그리스도인들에게 어떤 의미일까?
저는 지난 7월 14일 모든 자료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강행 처리하지 않고 충분한 설명을 하겠으며, 토론의 자리도 마련하겠다는 김문수 지사의 약속을 믿고 싶습니다. 그 약속에 희망을 걸어봅니다.
“미산골프장 불허가”를 위한 무기한 단식에 임했던 모든 신부님들 그리고 함께 했던 모든 신자 분들의 희생이 결코 헛되지 않을 것이며, 하느님이 보시기에 아름답고 싱싱한 세상으로 자리매김하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