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중동 정세는 한 명의 패권주의자와 한 명의 전쟁광의 야망이 격돌하는 거대한 체스판과
같다
휴전 만료가
하루 앞으로 다가온 절체절명의 순간,
네타냐후 총리는 레바논 남부 공습을 강행하며 꺼져가던 전쟁의
불씨를 다시 지폈다.
이는 '완전한
종전'을
압박하며 승전보를 서두르는 트럼프 대통령의 셈법과는 정면으로 배치되는 행보다.
종전의 방향이 각자의 치적과 생존을 위해 갈라지면서,
미·이란
전쟁을 둘러싼 두 리더의 동상이몽은 이제 돌이킬 수 없는 임계점에 도달한 듯 보인다.
네타냐후에게
이번 전쟁은 국가 안보의 수단인 동시에 자신을 지키는 '정치적
방탄복'이다.
개전 초기부터 제기된 트럼프와의 결탁 의혹 속에서도 무리한
공세를 이어온 배경에는,
전쟁 체제가 유지되어야만 자신의 부패 혐의와 실책에 대한
비판을 잠재울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
그가 레바논
남부 공습을 멈추지 않는 이유는 중동 내 이스라엘의 입지를 독점적으로 굳히려는 목적도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전시 상황을 연장해 본인의 정치적 수명을
늘리려는 것이다.
결국 네타냐후에게 종전이란 곧 법정으로 향하는 문턱이 되는
셈이다.
반면 트럼프의
시계는 다르게 흐른다.
이란 전쟁 54일째,
의회 승인 시한인 60일이
코앞으로 다가오며 법적·정치적
압박이 거세지고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인터뷰에서 "군사
옵션 준비 완료"와
"협상의
우위"를
내세우며 강경한 태도를 보였지만,
그 이면에는 하루빨리 '승리'를
확정 짓고자 하는 욕망이 짙게 깔려 있다.
"이란이
합의를 위반했으나 우리의 봉쇄는 성공적이며,
합의를 서두르지 않겠다"라는
그의 발언은 겉으론 여유로워 보일지 모른다.
그러나 실상은 이란을 굴복시켜 본인의 치적으로 삼으려는
'협박성
최후통첩'에
가깝다.
현재 트럼프에게 필요한 것은 끝없는 전쟁이 아니라,
본인의 주도하에 완성된 '미국
주도의 평화(Pax
Americana)'를 화려하게 선언하는 것이다.
현재 중동
정세는 한 명의 패권주의자와 한 명의 전쟁광의 야망이 격돌하는 거대한 체스판과 같다.
한 명은 전쟁의 종결을 자신의 '성공'이라
믿는 반면,
다른 한 명은 전쟁의 지속만이 유일한 '생존'이라
믿고 있다.
이러한 극명한
입장 차이는 단순히 휴전 연장이냐 종전 합의냐의 문제를 넘어,
세계 경제를 계속해서 예측 불가능한 미궁 속으로 몰아넣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