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표정이 확실히 밝아졌다. 걸음걸이도 자신에 찬 모습이다. 1,2월처럼 조급해 보이던 모습도 사라졌다. 박 전 대표는 최근 캠프 관계자들에게 "당당하게 하자"고 주문했다고 한다.
박 전 대표 진영의 의원들은 "캠프 분위기가 좋아졌다"고 자랑한다. 최근 자체조사와 일부 언론에 발표되는 여론조사에서도 "수치와 트렌드가 한 자리 숫자 내외로 줄어들어 고무적"이라고 했다. 이런 분위기는 박 전 대표의 말과 행동에서 고스란히 묻어났다. 18일 4·25보궐선거 지원유세를 위해 경기도 화성을 찾은 박 전 대표는 시종일관 자신감 넘치는 모습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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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오후 경기도 화성 봉담초등학교 앞에서 국회의원 보궐선거 지원유세에 나선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어린이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연합뉴스 |
연설도중 '박근혜'를 연호하는 시민들과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고 "감사해요"라며 여유를 보여줬고 이 지역 국회의원에 출마한 고희선 후보가 연설 도중 연설문이 바람에 날아가려하자 재빨리 고 후보의 연설문을 집어주며 자칫 고 후보가 당황할 만한 상황을 모면할 수 있게 해줬다.
첫 유세현장인 화성의 발안시장에는 박 전 대표를 보려는 500여명의 시민과 지지자들이 모였다. 좁은 시장골목은 이들로 꽉 찼다. 박 전 대표가 도착하자 이들은 일제히 '박근혜'를 연호했고 자가용에서 내린 박 전 대표는 열렬한 환호에 밝게 웃으며 기뻐했다. 유세 차량에 오른 박 전 대표는 계속되는 지지자들의 호응에 손을 흔들어 화답했고 여기저기서 터지는 카메라 플래시에도 일일이 포즈를 취해주는 등 유세 내내 여유로운 모습이었다.
먼저 마이크를 잡은 고 후보가 "3년전 천막당사의 주인공으로 한나라당에 희망을 준 분이 누구냐"고 묻자 시민과 지지자들은 일제히 "박근혜"라고 답했다. 이어 고 후보가 "박 전 대표가 3년전 용단을 내리지 않았다면 오늘날 한나라당이 이렇게 번창했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이자 주변에서는 "박근혜 화이팅"을 외쳤다.
고조된 분위기 속에서 마이크를 잡은 박 전 대표 목소리는 평소보다 더 힘이 넘쳤다. 그는 "화성은 특별한 곳이다. 열린우리당이 다른 지역은 국회의원 후보를 내지 못했는데 화성만 후보를 내고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 이유가 무엇이냐. 화성이 만만해서냐 아니면 열린당이 화성시민들만 잘 살게 해줬다는 자신감이 있어서냐"고 되물은 뒤 "이 두가지가 아니라면 여러분의 마음을 표로 보여달라"고 역설했다.
박 전 대표는 "잘못가는 나라를 바로잡으려면 한나라당은 의원 한 사람이라도 더 필요하다. 힘모아 무능하고 무책임한 정권을 끝내겠다는 의지를 보여달라"고 호소한 뒤 "그러면 나와 한나라당이 반드시 보답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어 "이 정권은 코드에 맞는 일만 하다가 실패했고 제대로 해놓은 일이 없다. 이대로 계속가면 회복이 불가능하다"며 "또 열린당에 속으시겠습니까"라고 소리쳤다.
그는 "정답은 정권교체밖에 없다. 이번 선거에서 한나라당 후보를 지지하면 반드시 잘사는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어 여러분의 성원에 보답하겠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표는 이어 "화성을 발전시키려면 도지사와 시장, 의원 셋이 유기적으로 협력해야 하고 힘을 모아야 한다"며 "김문수 경기도지사와 최형근 화성시장, 고 후보가 삼각편대를 만들어 발전을 이뤄낼 것"이라고 말한 뒤 "거기에 박근혜까지 힘을 보태면 확실해지지 않겠느냐"며 우회적으로 자신에 대한 지지도 호소했다.
발안시장 유세를 마치고 다음 유세장소로 이동하기 위해 유세차량에서 내려온 박 전 대표는 준비된 차량으로 이동하기까지 무려 10여분을 지체해야 했다. 그를 보려고 나온 주변 상인들은 박 전 대표와 악수하고 인사를 나누기 위해 몸싸움도 마다하지 않았다. 여기저기서 "나도 한번만 좀 보자" "악수 한번만 해 보자"는 불만도 터져나왔다. 박 전 대표는 곧바로 화성 봉담읍과 경기도 안성을 찾아 지원유세를 이어갔다.[=화성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