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 '구하우스'이다. 현대 예술품을 소장한 미술관지만, 건축도 예사롭지 않다. 2014년 베네치아 비엔날레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조민석 소장의 건축이다. 'One-but many(하나이지만 많은)' 공간을 표방한다. 옆으로 개울이 흐르고, 꽃들이 만발하며, 병풍산을 배경으로, 예술 정원, 아틀리에와 루프탑 공간까지 망라한다.
상설전 이외에, 기획전 '지구생활보고서'가 8월 30일까지 열린다. 유명한 작가들의 작품들을 상당수 접할 수 있다.
커피 포함해 성인 15,000원인데 현재 코로나19 사태로 커피 없이 12,000원이다. 입구에 있는 '닭'은 이근세 작가의 <닭-우편함>(2011)이다.
입장하면 아래 조각상이 관람객을 맞이한다. 배형경 작가의 <무제>(2010)이다. 하반신이 없는 아저씨 모습이 다소 을씨년하다.
유치원 아이가 그리다 만 것 같은 왼쪽의 그림은 베네수엘라 작가 스타스키 브리네스(Starsky Brines)의 <Since long ago I have never left her>(2010)이다. 아래 왼쪽 상반신만 보이는 파란 빨강 사람 인형의 디자인은 절대주의 창안자말레비치의 <Sportsman Dolls>(1928)이다. 가운데 뒤에 빨간색의 그리스 이오니아 신전 기둥같은 작품은 최정화의 <The present of Century Seris>중 하나이다.
커피숍과 작업실이 있는 공간이다. 왼쪽으로 나가면 야외이고, 오른쪽은 2층으로 올라가는 층계이다. 나는 일단 2층으로 올라간다. 관람순서는 나의 '의식의 흐름', 즉 내 맘대로 다녀 뒤죽박죽이었으나, 건물은 전부 서로 연결되어 결국 다 보게 된다. 입구의 닭과 다른 색깔의 닭 조형물은 이근세 작가의 닭 시리즈이다.
층계로 올라가는데, 이런 작품이 천장에 매달려 있다. 파리 태생 포르투갈작가 조안나 바스콘셀로스의 <오즈의 마법사 The Weird of Oz>이다. 바닥에 놓여 있는 5개의 양 가족은 닭 시리즈에 이은 이근세 작가의 <수면양>(2018)이다.
삼청동 국제갤러리 <지붕 위를 걷는 여자>, 광화문 흥국생명 빌딩 앞의 <망치질 하는사람 Hammering Man>의 작가로 우리에게 친숙한 조나단 보로프스키의 <Flying Man with Briefcase>(1983)이다.
네덜란드 작가 어윈 올라프의 <Keyhole>(2011)으로, 이 작품은 설명서가 있다. 1)의자에 앉습니다. 2)열쇠구멍 안의 영상을 감상합니다.
관람객이 아래 의자에 앉아 문 앞의 열쇠구멍을 들여다 보면 동영상이 나온다. 전형적인 네덜란드 중산층 가족이 대화하는 장면을 담고 있다. 관람객 쪽은 쳐다보지 않으므로, 일종의 '엿보기'를 하는 것이다.
한국의 사진 작가 장성은의 <비스콘티길>(2006)이다. 그녀의 공간 측정 시리즈이다. 즉 유럽 도시의 길이라는 평범한 공간을 사람들이 측정하는 것이다.
스위스 작가 마르크(Marck)의 <Clockwork>(2017)이다. 움직이는 시계추와 영상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한된 공간에서 장애물을 이리저리 피하는 모습이 우리 인간을 투영하는 듯하다.
영국 작가 데미안 허스트의 <Utopia>(2012)이다. '유토피아'라는 제목과 색깔별 '약들'의 진열이 아이러니하게 어울린다.
독일 출신 초현실주의 작가인 막스 에른스트의 <Cage-Bed with Screen>(1974)이다. 세계대전으로 비판적 입장을 갖게 된 에른스트가 비논리적 오브제들을 사용하여 만든 설치작품이다
왼쪽은 한국작가 권대훈의 <Chalna-A & Headphone IIC>(2013)이다. '찰나'는 불교에서 시간의 최소단위이다. 복도 끝 초록색의 조각은 고트프리트 호네거의 <Pliage Z, 189>(2007)이며,
여기서부터 기획전시회 '지구생활보고서' 작품이다. 인간이 조성한 환경에서 우리의 일상을 들여다 보는 것으로, 생태계를 조성하는 인간과 동식물과 사물들과의 유기적인 관계를 고찰한다.
덴마크 작가 올라퍼 엘리아슨의 <Sunset Door, from Door Cycle>(2006)이다.
작가 이부강의 <Trace Skyline>(2020)이다.
영국의 yBa 멤버로 활동한 게리 흄의 <Nature Dreamer>(1992)이다. 그는 미니멀 페인팅 작업으로 알려져 있다.
벽의 작품은 알렉산더 칼더의 <Environment and Evolution Creation>(1975) 석판화이고, 지구가 보이는 영상 매체는 올라퍼 엘리아슨의 <Earth Perspectives>(2020)이다.
한국작가 정찬부의 <피어나다>(2014~2018)이다. 플라스틱이라는 물질로 동물과 식물을 표현했다. 지구생활을 차지하는 인공적인 모습이 느껴졌다.
아래로 내려가면 이런 곳이 등장한다. 뭐니뭐니해도 천장이 높은 공간을 꾸며야 멋있다. 왼쪽 벽에 걸려있는 분홍색 판자 같은 것들이 있는 작품은 안지산 작가의 <The Sea of Pink Ice>(2016)이다. 얼음 조각인가 보다. 풍선을 들고 있는 르 코르비쥐에를 표현한 자비에 베이앙의 <Mobile (Le Corbusier)>(2013)이 중심에 있다. 조지 나카시마와스 찰스&레이 임스의 가구들도 포진해 있다.
벽면의 그림은 형제 작가인 셸비와 샌디(Shelby and Sandy) <market monday>(2017)이다. 빨간 의자는 건축가로 유명한 프랭크 게리의 <Red Beaver Chair and Ottoman>(1986)이고, 오른쪽의 오토만 가구는 이탈리아 건축가이자 산업 디자이너 가에타노 페세의 <Up 5 Lounge chair with Up 6 Ottoman>이다.
이곳은 프랑스 산업 및 가구 디자이너인 장 프루베의 방이다. 아래 사진을 보면 특히 침대가 실용적이다. 침대 끝을 책상으로 활용한 것이 맘에 든다.
장 프루베가 디자인한 가구들로 꾸며져 있는 방인데, 아래 사진의 오른쪽을 보면 화장실로 이어진다.
장 프루베의 화장실은 맞는데, 샤워기 아래 벌거벗고 앉아 있는 사람과 새장 안의 사람이 보인다. 이것은 다른 작가인 Yi Ying Feng <Jiu Peng>이라고 써 있다.
이 골목에 수십명의 작가들의 작품이 벽에 붙어 있는 것인데, 여유있게 하나씩 보면 유명한 사람들도 여럿 포함되어 있다.
줄리안 오피의 <Luc anLudvine Get Maried>(2007)이다.
줄리안 오피의 <View from my Bedroom>(2007)이다.
독일 작가 카를 아펠의 <De Schiderst>이다.
독일 작가 라인하르트 리히터의 <Blattecke(Butin8)>(1967)이다. 이 작가를 배경으로 제작한 영화 <작가미상>이 2020년 개봉되었다.
독일 작가 요셉 보이스의 <Palette>이다. 이 예술가도 영화 <작가미상>에 리히터와 함께 등장한다.
1986년 베네치아 비안날레 황금사자상을 받은 프랑스 개념 예술가 다니엘 뷔랑의 <Dechirure(Tear)II>(2016)이다. 공간을 재정의 하기 위한 그의 줄무늬는 뷔랑의 모티프이다.
꽃 화병인데 제프 쿤스의 <Split-Rocker Vase>(2013)이다.
불가리아 출신 미국 작가 크리스토 자바체프 <Over the River, Project for the Arkansas River, State of Colorado>(2000), 그는 대지미술가로 유명하다.
초현실주의 예술가 막스 에른스트가 대리석으로 만든 <La Petit Tortue>(1975)
프랑스 예술가 장 콕토 <Cyclades>(1926)
미국의 초현실주의 사진작가이자 다다이즘 운동을 하기도 했던 만 레이의 <Herma(Phrodite)>(1971)이다.
벨기에 작가 한스 옵 드 빅(Hans Op de Beeck)의 두 작품이다. 위의 사진은 <Room(7)>(2011), 아래 조형물은 <Sleeping Girl>(2017)이다.
한국 작가 서도호 <Gate-Small>(2003)
밖으로 나오면 루고 론디노네의 <Big Mind Sky>(2007)와 얼굴 없는 두 남자의 조각상 오스트리아 출신 에르빈 부름(Erwin Wurm)의 <Big Disobedience>(2016)가 있다.
밖으로 나오면 아래 사진 오른쪽으로 또 다른 아틀리에가 있다.
반대쪽으로 가면 또 다른 정원이 펼쳐진다. 아래 사진을 보면 벽돌이 교차하는 외벽을 볼 수 있는데, 이것이 조민석 소장의 픽셀레이션(pixellation) 공법이다.
밖을 둘러 보고 안에 들어와 1층에서 다시 '지구생활보고서' 전시회 나머지를 관람했다.
프랑스 개념 미술가 다니엘 뷔랑의 <9 Issceles Triangular Prism and 9 Flat Mirros-No.1>(2015)이다. 우리는 앞에서 그의 실크스크린 작품을 보았다. 그의 공간 개념을 실제 조형작품으로 구현한 것이다.
데이비드 호크니의 <Pictures at an Exhibition>(2018)이다. 작가의 LA 스튜디오를 배경으로 그린 것인데, 실제로 의자가 놓여 있어 관람객이 앉아서 그림을 감상할 수 있다.
관람객의 이해를 돕기 위해 데이비드 호크니의 작품집이 옆에 놓여 있다.<Portrait of an Artist>(1972)를 그린 사람이다. 현존하는 최고 비싼 작가로 1019억원에 경매된 그림이다.
루프탑으로 나가는 길도 있다. 밖에서 니키 드생팔(Niki de Saint Phalle)의 <Mother and child>(2000) 조각품이 관람객을 쳐다 보고 있다.
철제 층계로 올라 가면 루프탑 옥상이 나온다.
주변의 탁 트인 양평이 펼쳐진다. 옥상에서 굴러다니는 것은 영국 작가 토마스 헤더윅의 <Magis Spun Seat>이다. 불안정해 보이지만 팽이 의자이다. 인간이 사는 모습이다. 어디론지 굴러갈 지 알 수 없는 팽이 위에서 각자 밸런스를 유지하며 위태롭게 살아가고 있는 우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