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액의 허와 실
피곤하고 기운이 없을 때 병원을 찾아 ‘링거’를 놔달라고 하는 사람이 많다.
링거라 불리는 수액을 맞고 나면 몸이 가뿐해지고 기운이 난다는 경험을 했다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일 것이다
수액은 정말 보약처럼 피곤할 때 몸에 기운을 보충해주는 기능을 할까?
◇수액, 누구에게나 효과 있는 것 아냐
과거 50~60년대에는 영양실조,
이질과 같은 설사병으로 죽어가던 사람들이 많았고,
링거를 맞고 기적처럼 살아났기 때문에 이를 보약만큼 대단한 만병통치약으로 생각하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하지만 누구든지 그 증상과 무관하게 건강하게 해주는 만병통치약은 결코 아니다. 주로 식사를 못하거나,
금식을 해야 하는 환자, 체액 손실이 급격히 발생했거나 수술을 해야 하는 경우에만
수액이 영양분을 빠르게 공급해주기 때문에 체력 회복에 도움이 된다.
가톨릭대학교 대전성모병원 가정의학과 이수화 교수는 “몸이 좋지 않다고 느낄 때
무작정 만병통치약으로 수액을 맞는 것은 오히려 위험하다”며 “수액을 맞기 전 건강상태와
영양 상태를 평가해 수액의 투여속도 및 투여경로를 결정하게 되므로,
꼭 필요한 경우 의사와 상의 후 적절한 수액제를 맞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수액의 주 성분은 식염수·포도당·단백질
병원에서 사용하는 수액은 한 종류가 아니라 성분에 따라 여러 가지가 있다. 주로 생리식염수,
포도당 수액, 아미노산 수액, 비경구영양 수액(TPN) 등을 말하며 그 성분도 단일성분으로 이루어진 것도 있지만
대부분 여러 가지 성분이 섞여 있으며 여기에 필요한 경우 여러 가지 약물을 섞어서 투여하기도 한다.
이는 목적에 따라 그 성분과 사용방법, 투여량 등이 달라진다.
수액이 일반 물과 다른 점은 '삼투압'이다.
삼투압은 진한 용액이 묽은 용액의 수분을 끌어당겨 용해된 입자의 농도를 동일하게 하려는 힘을 말한다.
우리 몸속에도 삼투압 현상이 일어난다.
체액보다 염화나트륨 비율이 낮은 수액을 넣으면 적혈구에 물이 들어가서 적혈구를 터뜨리게 된다.
체액보다 염화나트륨 비율이 높으면 적혈구의 수분이 빠져나가 쪼그라들게 된다.
◇당뇨병·고혈압 환자, 노인에게는 오히려 역효과 날 수도
최근 개인 병원에서 영양주사라고 해서 만성피로 주사, 비욘세 주사,
우유주사 등 여러 가지 수액을 손쉽게 맞을 수 있다.
가격도 천차만별인데 비싸다고 좋은 것도 아니고 좋은 성분이 많이 들었다고 해서 무조건 좋은 게 아니다.
개개인의 만성질환 및 건강상태에 따라 좋은 것도 오히려 나쁜 것도 있다.
예를 들면 당뇨가 조절되지 않는 환자에서 고농도의 포도당 주사는 급성합병증을 유발하기도 하고,
혈압이 조절되지 않거나 심부전, 신장기능 장애가 있는 경우,
특히 노인의 경우에는 갑작스런 혈액량 증가로 인해 혈압 상승, 폐부종 등 심각한 상태에 이를 수도 있다
- 헬스조선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