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하튼 안녕 - 이상국
어떤 여자가 밀고 가는 유모차에서 개가 근심스럽게 세상을 내다본다
계사전에 이르길 겨우 봇짐이나 질 자가 수레를 타면 사방에 도둑이 들끓는다고 한다
골목의 개가 밤마다 열심히 짖는다 너무 애쓰지 마라 그냥 살면 된다
도연명은 쌀 몇 말 때문에 하급관리들에게 머리를 굽히기 싫어 관인을 끌러놓고 전원으로 돌아갔다고 한다 생각이 짧은 것이다 저자에서 지키지 못한 졸이 전원에서 지켜질 리 없는 것이다 나 같은 사람은 나기를 전원에서 났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다 세상에, 아직도 남의 땅을 빼앗는 나라가 있다니 거기다가 어떤 나라는 무기를 팔고 어떤 나라는 돈을 댄다 죽는 건 아름다운 청년들뿐
어떤 사람들은 그게 언젯적 일인데 아직도 세월호 타령이나 하는 건 이제 지겹다고 한다
나치에게 당한 바로 그 사람들이 지금 가자에서 그 짓을 하고 있다
갠지스강가에 가득한 모래알만큼 그만큼의 갠지스강이 또 있다 한들*
이번 나의 생은 이것으로 끝이다
* 금강경에서
ㅡ웹진 《공정한시인의사회》(2025, 11월호) *************************************************************************************************** 세상사가 순리대로 흘러가지 않고 있음을 깨닫게 되는 날이 잦아졌습니다 어떤 이는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힌다며 세상을 외면하고 싶다며 왼고개를 칩니다 주위에 온통 애국자고 민주주의 신봉자 투성이인데도 이 모양 이 꼴이냐고 한탄하기도 합니다 언젯적 이야기로 현실을 저울질하고 미래를 짐작할 것이냐고 소리치면서 소확행에 집중한답니다 극소수에 불과해도 카르페디엠과 아모르파티에 엄지척을 날리기도 하네요 여하튼 이번 생은 틀렸다고 고개를 저어보지만 다음 선거를 향해 달려가는 이들만 맘이 바쁩니다 "나는 자연인이다!"라고 두메산골에 자기만의 왕국을 건설한 이들을 좇아다니는 PD들도 바쁩니다 어찌 보면 요즘 최고 권력자들은 방송국 PD들인 듯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