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대출금리 1년새 1.18%p 올라...이자부담 커져
토스뱅크 4.19% 케이뱅크 4.5%
지방은행들도 4.29%로 올려
오늘 한은 금통위에 시선 집중
영끌족들 '금리 또 오를라' 우려
대기업에 다니는 A(42)씨는 최근 로스뱅크 신용대출 금리를 조회했다가 예상보다 높아 실망이 컸다.
로스뱅크는 '최저 연 3.3%에 2억7000만원까지 대출해준다'고 광고했지만 A씨는 한도는 5200만원에 불과했고,
금리는 연4.94%였다.
그는 '신용 점수가 900점이 넘지만, 이젠 3%대 대출 금리도 찾아보기 어렵다'고 했다.
고신용자들에게 적용되는 신용대출 금리가 4%를 넘어서면서 본격적인 고금리 부담이 닥칠 것으로 보인다.
23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6개 시중은행(KB국민, 신한, 우리, SC, 씨티은행)에서
올해 1월 신용등급 1~2등급(NICE 기준 870점, KCB891점 이상)의 고신용자들이 받은 신용대출 평균 금리는 연 4.01%였다.
작년 12월(연3.96%)보다 0.05%포인트, 1년 전(연 2.83%) 보다는 1.18% 포인트 올랐다.
연초 4대 은행도 고신용자 대출 금리 4% 육박
통상 연초에는 대출 금리가 낮아지는 경향이 있다.
연말에는 금융 당국의 가계대출 총량규제 등으로 은행들이 자체적으로 금리를 올려 대출 증가율을 조절하다가
연초에는 다시 금리를 낮춰 공격적으로 영업을 펼치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1월 은행권 신용대출 평균 금리는 연 3.46%로 2020년 12월(연3.5%)보다 0.04%포인트 낮아졌고,
2020년 1월(연3.83%) 역시 2019년 12월(연 3.87%)과 비교해 0.04%포인트 하락했다.
하지만 올해 연초는 분위기가 달랐다.
사중은행이 고신용자들에게 내준 신용대출 평균 금리는 작년 12월 연 3.90%에서 올해 1월 연 4.01%로,
지방은행 역시 같은 기간 연 4.19%에서 연 4.29%로 올랐다.
작년 년말 대출을 중단했던 토스뱅크는 올해 1월 대출을 재개했지만 고신용자 대상 평균 굼리는 4.19%에 달했다.
카카오뱅크는 고신용자 대상 대출을 재개하고 (연4.77%)보다 다소 낮아지기는 했지만 평균 금리가 연 4.5%에 달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인터넷은행들은 점포 임대료 등이 일반 은행들에 비해 비용이 상대적으로 덜 들지만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을 확대해야 하기 때문에 고신용자들에게 일부러 높은 금리를 부여하면서 스스로 발길을 돌리게끔 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우량 고객들이 주로 찾는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은행 등 4대 은행들도 고신용자 대출 금리가 곧 4%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에서 올해 1월 취급한 고신용자 대출 금리는 각각 연 3.92%, 연 3.95%였다.
기준 금리 인상되면 대출 금리 더 상승
문제는 금리 상승세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21일 기준 4대 은행의 신용대출 금리는 연 3.55~5.64%로 연초(연3.50~4.72%)와 비교하면 상단이 0.92% 포인트 올랐다.
이는 작년 한 해 오른 폭(0.8%포인트)을 웃도는 수준이다.
그러다 보니 24일 열리는 한국은행 금융통합위원회에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받았다)족'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금통위는 작년 8월부터 기준금리를 세 차례 인상해 대출 금리 상승의 배경이 됐다.
특히 작년 11월에 이어 지난 1월에도 금리를 올렸는데, 두 번 연속 금리를 올린 것은 14년 만의 일이었다.
전문가들은 이번 금통위에서는 금리가 동결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금융투자협회가 지난 11~16일 채권 보유.운용 관련 종사자 100명을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88%가 이번 금통위에서 기준금리 동결 결정을 예상했다.
하지만, 올해 기준금리 인상 흐름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다음 달부터 금리 인상에 돌입할 가능성이 커서 한은도 올해 2차례 이상 금리를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윤진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