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를 돌아다니다가 1년 전에 현대 정치 게시판에 수보타이님이 우리나라 몇몇 지역이 외국인 노동자들로 인해 슬럼화가 진행되는가? 라는 질문 글을 쓰셔서 고민 끝에 글을 써봅니다.(사실 우리카페에서 글 쓰고 싶어도 못 쓰겠습니다. 내공이 딸려요ㅜㅜ 오직 눈팅과 댓글만이 있을뿐..)
마침 제가 사는 곳이 원곡동 옆동네라 오늘 도서관에 다녀오면서 집에 오늘 길에 들렸습니다.(집에서 20분 정도 걸립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외국인 들이 많은 곳은 저 정도 범위가 됩니다. 제가 고등학교에 다닐 때 원곡동 인구 2만 5천명 중에 2만명이 외국인 노동자라는 우스개 소리가 들렸지요. 그게 5년 전에 나왔던 얘기라 요즘은 잘 모르겠지만..
네 이곳이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안산역입니다. 건너편이 안산역이지요. 버스가 많아져서 버스 환승 센터를 만들었는데 덕분에 요즘은 좀 편해졌습니다.
위 사진 바로 옆으로 가면 이런 곳이 나옵니다. 뭐.. 외국인들이 많이 살다보니 자연히 외국인들을 대상으로한 음식점도 많아지고 그래서 시에서 관광 상품 개발 차원으로 만들었는데 그리 아니 전혀.. 유명하지 않습니다. 대신에 외국 음식을 좋아하시는 분들이 여기까지 와서 드시고 간다고 하더군요. 이태원은 임대료가 ㅎㄷㄷ..
보시면 알겠지만 가게 위 간판에 국기가 22개 그려져 있습니다. 저 나라 사람들이 모두 와있는지는 모르겠지만.. 확실히 많긴 많습니다. 핸드폰 가게에서는 아랍쪽 노래도 흘러나오구요.
주말엔 공장이 쉬어서 그런지 사람이 엄청 많았습니다. 장날 분위기랄까요? 길거리 음식도 나라별로 팔아서 종류가 엄청 많았습니다. 문제는 그게 뭔지 잘 모른다는거..
네 외국인 주민센터 입니다. 안에 도서실, 문화센터, 휴게실 그리고 외국인들을 위한 행정처리 시설이 있던 걸로 기억합니다.
이게 원곡동하면 떠오르는 제 이미지이기도 하고 역 앞을 제외하곤 대부분 이런 골목입니다. 제가 나온 고등학교가 지도에 보이는 원곡고인지라.. 이 동네에 원래 사시던 주민 분들이랑 외국인 노동자들이 원룸을 구해 같이 살고 있죠.
이런 골목 쪽에는 중국식품이라고 써있는 가게 같이 식료품 점이나 마트가 주로 있습니다. 큰 길가엔 여행사, 산부인과, 노래방 같은 건물도 한자로 간판이 걸려 있구요. 의자가 죽~ 늘어서 있는건 국제 전화 때문입니다. 저녁시간에 나와보면 저기서 많은 분들이 집에 전화를 하고 있는 걸 볼 수 있습니다.(그 기분을 이해한게 군대가서 공중전화를 사용했을 때였습니다.ㅜㅜ)
흔하게 볼 수 있는 중국 음식점입니다. 제가 읽을 수 있는건 5천원 짜리 소면뿐이군요. 눈에 띄지는 않는데 골목 구석구석에 음식점이 많습니다. 특히 중국 음식점.
안산역에서 도보로 2분거리에 있는 중국은행입니다. 사람들이 자기들 고향으로 돈을 워낙 많이 송금하다 보니 은행도 생겼습니다. 제가 이걸 본지 5~6년 정도 되는 거 같군요.
마지막으로 별로 중요한 건 아니지만.. 제가 그린 원 맨 바깥 쪽에 있는 제 모교입니다. 제가 원래 20년 전까지 이 근방에서 살았습니다. 그 때 까지만 해도 외국인 노동자는 거의 없었습니다. 그 후 안산 반대편으로 이사를 갔다가 5년 전에 지금 사는 곳으로 다시 이사를 왔는데 외국인 노동자가 엄청나게 많아 졌더군요. 3년동안 등하교 하면서 맨날 봤더니 외국인들에 대해 별로 신경도 안쓰게 됐습니다. 저희 학교도 위치가 위치인지라 휴일에 이 지역 교회에서 외국인들을 위해 체육대회를 열면 학교 운동장이랑 체육관도 빌려주고.. 저도 그 때 봉사활동 하면서 그 사람들이랑 이런 저런 얘기도 해보고 그랬습니다. 사람 사는건 다 똑같더군요.
하지만 2013년부터 안산도 고교 평준화가 되어서 저희 고등학교는 이제 내리막길로 접어들 듯 합니다. 비평준화 땐 2위 였는데ㅜ 학부모들이 이 지역에 외국인 노동자들이 많아서 자녀들을 안 보내려고 하기 때문입죠. 하긴 제가 고등학교 1학년 때 안산역 여자화장실에서 트렁크백에 토막난 시체가 발견되기도 했으니..
그리고 낮에는 으슥한 골목도 아무런 신경 안 쓰고 다닐만 합니다. 하지만 밤이 되면 방범 카메라가 골목마다 달려있긴 한데 조~금 불안하긴 합니다. 다른 곳에 사시는 분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다른나라 슬럼가 같은 느낌은 아닌데 뭐.. 심리적인 불안감이랄까요? 범죄율도 이지역 범죄율이 높은 건지 딱히 피부로는 와닿지 않고.. 안산 사는 사람들도 이 근방에 안 살면 외국인 노동자를 볼 일이 거의 없습니다. 결론은 안산 사람들은 별 신경 안 쓰고 살긴 한데 가기는 꺼려합니다. 굳이 가려 하지도 않고..
글이 너무 길어 졌군요. 읽으시느라 힘들었을까봐 죄송합니다. 맨날 눈팅만 하다가 글을 직접 써보니 힘듭니다. 이야기가 중구난방으로 길어진 것도 같고.. 그냥 이 동네는 이렇게 생겨먹었구나 하면서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꾸벅.
첫댓글 외노자들로 인해 슬럼화가 진행되었다기 보다는 슬럼화된 지역에 외노자들이 모인다는게 더 맞는 표현일겁니다.
저는 부천삽니다. 반월공단에 비할바는 아니지만 중동신도시에서 그리 멀지않은 거리에 자그마한 공단지역이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한 6~7년전부터 외노자들이 집중적으로 모여들기 시작하더군요. 아마 토박이거나 공단 근무자가 아니면 부천에 이런 지역이
있다는것도 모르는 주민이 대부분일겁니다. 어릴적 살고 학교다니고 하던 동네라 친근하기는 하지만 사실 그때 당시에도 제일 낙후된
지역이었습니다. 신도시나 역 부근은 많이 발전했지만 공단지역은 요즘 가봐도 예전에 비해 별로 달라진게 없습니다.
네 지역이 낙후되다보니 그 쪽 물가나 집 값이 싸지고 거기에 사람들이 모이는 것 같습니다.
밤에 찍은 사진이 하나도 없어...
폰카라 밤에 찍으면 하나도 안나옵니다^^
네ㅋ 옆동네고 해서 돌아다니면서 갤투로 찍고 다녔습니다. 도서관에서 돌아오면서 밤사진도 찍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