쾰른에서 있었던 교향곡 5번의 초연은 특별한 이유 때문에 내 기억에 뚜렷하게 남아있습니다. 이 공연은 말러 자신의 지휘봉 아래 연주된 작품 가운데 내가 만족을 느끼지 못한
- 내가 믿건데 유일한 - 경우였습니다.
그날 이 작품의 오케스트레이션은 여러 성부들이 가지는 복잡한 대위법적 질감을 명료하게
표현해내는 데 실패했습니다. 나중에 말러도 자기가 오케스트레이션을 해내는 법을 도저히 터득하지 못할것 같다고 슬픈 어조로 이야기했습니다. 그는 나중에 이 작품의 오케스트레이션을 대폭 수정했습니다. (사랑과 죽음의 교향곡) 브루노 발터
아바도 역시 베를린필 상임 취임후 가진 공연에서 이상한 템포 설정으로 오케스트레이션을망가뜨려 최고의 악단 베를린필의 명성에 그리고 그간 쌓아온 명성이 하루 아침에 난도질당하고 ...........
열정과 패기의 지휘자 장윤성 역시 가혹한 말러 5번이 되고 말았군요....
그냥 남들 하듯 적당한 템포에 오케스트레이션으로 가볍게 할걸 참 안타깝네요
카라얀 처럼 빠른템포의 기조아래 음의 강약에 주술을 불어 넣는 지휘자와
황혼녘 초원 거니는 코끼리의 여유로운 걸음과 같은 발터의 템포
티라노사우러스 같은 무지막지한 사운드 크렘페러 모두다 자기의 주관이지만
합주력과 개인 기량이 뛰어나지 못한 악단의 느린 템포의 연주와 오케스트레이션을
몰랐을리 없었을 텐데 그래도 뭔가 한번 보여 주려는 의지에 비해 연주는 참 그렇더군요
악단의 기량에 비해 지휘자의 의욕이 너무 앞서간 건지 아니면 지휘자의 오버인지
저는 전자에 좀더 비중을 두고 싶군요
물론 저는 실황중계방송 다시 듣기로 들어 현장감은 떨어지겠지만 좀 기대를 했는데
참 아쉬운 연주가 되고 말았네요.
kbs도 5번은 굉장히 오랜만에 하는 거라고 하고 암튼 포기 하지말고 계속 한번 시도해 봤음하는 바램입니다. (화이팅 해 주시길)
첫댓글 저도 어제 실황중계 다시듣기를 들어봤는데 예당공연이 이보단 훨씬 나았습니다. / 부천필이 5번을 다시 하려면 몇년은 더 기다려야 할텐데요... 올핸 부천에서 2번을 합니다...ㅎㅎ
교향곡 5번은 대중적이지만 동시에 연주자나 지휘자들에게는 소화하기가 여간 어려운 곡이 아니죠. 위에 언급하신 거장들도 그다지 썩 만족스러운 연주를 선보이기가 꽤 드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