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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국회의사당에서 빌리 그래함 목사 동상 제막식 거행
뉴욕=김유진 기자 dwlee@chtoday.co.kr | 입력 : 2024.05.19 07:16
존슨 의장, 펜스 전 부통령 등 참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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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피트 높이 청동 조각상 제작돼
펼쳐진 성경 왼손으로 든 모습
아래엔 두 요한복음 성경구절
美 3가지 최고 영예 모두 받아
▲미국 국립 조각상 홀에 마련된 빌리 그래함 목사 동상. ⓒ페이스북 |
세계적 복음 전도자 故 빌리 그래함 목사(Billy Graham, 1918-2018)의 동상 제막식이 5월 16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국회의사당 지하에 위치한 국립 조각상 홀(Capitol Crypt)에서 거행됐다. 동상 아래 받침에는 요한복음 3장 16절과 요한복음 14장 6절이 나란히 새겨졌다.
이 동상은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샬럿의 예술가 차스 페이건(Chas Fagan)이 7피트 높이의 청동으로 제작했다. 왼손에는 성경이 펼쳐져 있고, 오른손은 성경을 가리킨 모습이다.
이 동상은 2015년 노스캐롤라이나 주의회에서 승인됐다. 그래함 목사는 남북전쟁 시대 노스캐롤라이나 주지사 제뷸런 밴스와 함께 이 주를 대표하는 두 동상 중 하나로 국립 조각상 홀에 세워졌다.
뱁티스트프레스(BP)에 따르면, 제막식에는 공화당 소속 마이크 존슨(Mike Johnson) 연방 하원의장을 비롯해 마이크 펜스(Mike Pence) 전 부통령, 빌리 그래함 목사 출신지인 노스캐롤라이나주 의회 대표단과 로이 쿠퍼(Roy Cooper) 주지사, 그리고 아들 프랭클린 그래함(Franklin Graham) 목사와 손녀 앤 그래함 목사 등 가족들이 참석했다.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앞줄 왼쪽) 등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페이스북 |
마이크 존슨 의장에 따르면, 빌리 그래함 목사는 미국에서 세 가지 최고 영예인 의회 황금 메달(Congressional Gold Medal), 국립 조각상 홀 조각상 안치, 의사당 내 동상 설치를 모두 받은 네 명 중 한 명이다. 나머지 세 명은 미국 전 대통령 제럴드 R. 포드(Gerald Ford), 로널드 레이건(Ronald Reagan), 그리고 민권 운동가 로사 파크스(Rosa Parks)다.
미국 남침례회 전도자였던 빌리 그래함 목사는 수십 년 동안 대규모 전도 집회를 통해 수십만 명을 예수 그리스도께로 인도했다. 또 33권의 책을 저술했으며, 역대 미국 대통령들에게 영적 조언을 제공했다. 그는 2007년 사망한 아내 루스와 64년 동안 결혼 생활을 함께 했으며, 다섯 자녀와 많은 후손을 두었다.
빌리 그래함 동상은 20세기 초 노스캐롤라이나 주지사이자 강경 백인 우월주의자인 찰스 아이콕의 동상을 대체하게 된다.
▲로이 쿠퍼 노스캐롤라이나 주지사가 발언하고 있다. ⓒ페이스북 |
쿠퍼 주지사는 “오늘 우리는 그래함 목사가 인종차별의 아픈 역사를 떠올리게 하는 동상보다 우리 주를 더 잘 대표하는 인물임을 인정한다”며 “그가 완벽한 인물이었던 것은 아니다. 그는 스스로 먼저 그렇게 말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우리 중 많은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구원이 있다는 것을 믿었고, 그 메시지를 기억하는 데 자신의 삶을 바쳤다”고 말했다.
테드 버드(Ted Budd) 노스캐롤라이나주 상원의원(공화당)은 “하나님 은혜는 우리의 자격이 아닌, 그리스도를 통해 우리에게 값없이 주어졌다. 우리는 하나님의 희생을 믿음으로써 구원을 받는다”며 “아직 스스로 결단을 내리지 않은 분들은 그 결정을 내리시기를 기도한다”고 말했다.
톰 틸리스(Thom Tillis) 노스캐롤라이나주 공화당 상원의원도 그래함 목사를 인종 차별 이슈에 있어 선구자로 기렸다. 그는 “1950년대 남부 지도자들이 공개적으로 인종차별을 지지하던 시기에 반대 목소리를 내었던 사람”이라며 “우리 가족에게도 그래함 목사는 중요한 인물이었다”고 묘사했다.
틸리스 의원은 “그래함 목사는 설교에서 통합을 주장했고, 마틴 루서 킹 주니어를 포함한 흑인 목회자들과 자신의 강론을 공유했다”며 “그래함 목사는 차이를 연결하는 은사를 받았고, 우리를 모두 하나로 모았다”고 덧붙였다.
미국 상원 원목 배리 블랙(Barry C. Black) 목사는 기도에서 그래함 목사의 삶에 대해 “구름 한 점 없는 날에 떠오르는 아침 빛 같고, 비 온 뒤 땅에서 풀을 자라게 하는 광채와 같다”고 칭송했다.
▲동상 앞에서 프랭클린 그래함 목사와 가족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페이스북 |
빌리 그래함 목사의 장남 프랭클린 그래함 목사는 “아버지께서 오늘의 이 여러 찬사를 들으셨다면 불편해 하셨을 것”이라면서도 “영예를 베푼 지도자들에게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빌리그래함전도협회(BGEA) 및 사마리안퍼스(Samaritan’s Purse) 회장인 그는 “아버지는 자신이 설교한 대상에 초점을 맞추길 원하셨을 것이다. 그분은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에게 초점을 맞추길 희망하셨다”고 말했다.
F. 그래함 목사는 “아버지는 동상 아래에 새겨진 성구를 포함한 성경 전체를 처음부터 끝까지 믿으셨다”며 “그분은 그 모든 것을 이해하지는 못했지만, 그 모든 단어를 확실히 믿었다”고 강조했다.
참석한 연사들은 그래함 목사의 삶과 유산을 칭송했다.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은 그를 “우리 시대의 가장 중요한 하나님 나라의 대사”로 극찬했으며, 쿠퍼 주지사는 “모든 사람을 존엄과 존경심으로 대한 인물”로 기억했다.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이 빌리 그래함 목사가 쓰던 성경을 들고 발언하고 있다. ⓒ페이스북 |
존슨 의장은 빌리 그래함 목사의 연구용 성경을 직접 손에 들고서 “그의 성경에는 갈라디아서 6장 14절이 펼쳐져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래함 목사가 2018년 2월 99세로 사망한 후, 루이지애나 주립 교도소에 수감된 남성들이 직접 그를 위해 합판으로 관을 만들었다고 언급했다.
마이크 존슨 의장은 “그래함 목사는 가난한 사람들, 죄수들, 잊힌 사람들, 길을 잃은 사람들, 그리고 가장 보잘것없는 사람들을 돌보기 위해 자신을 낮췄다. 이는 성경이 우리에게 하라고 명하신 바로 그 일”이라며 “그분은 가장 가난한 죄인도 그리스도와 공동 상속자가 될 수 있다고 믿었다. 그의 관을 만든 사람들도 그 메시지를 믿었다. 그들은 빌리 그래함과 그래함 가족의 영향으로 그 메시지를 믿게 된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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