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은, 가족 23-3, 설 ① 친지들 은이 보게끔
은이와 함께 부모님에게 보낼 메시지를 적는다.
이번 설 연휴, 은이네 일정이 어떻게 되는지 여쭈려 한다.
매번 연휴에 맞춰 만나고 싶어도,
여러 일정이 맞지 않거나 코로나 방역 탓에 미루어야 했던 상황이 있었다.
언제나처럼 희망을 담아 전송 버튼을 누른다.
‘아버님, 어머님, 안녕하세요? 잘 지내시죠? 오늘 거창은 비가 내립니다.
이번 주도 은이 학교 재활 수업과 복지관 운동재활 다녀왔습니다.
방학이다 보니, 저도 은이도 일정이 규칙적이어서
매일 아침에 청소하고, 열 시 반쯤 샤워 후 점심 먹습니다.
설 귀성 현황을 살피고 있습니다.
혹시 은이는 이번 설에 어떻게 도우면 좋을까요?
명절 연휴여도 좋고, 다음 주나 그다음이어도 좋습니다.
부모님 시간과 일정 보시고 편하게 말씀해 주세요.’
잘되기 바라는 뜻으로 덧붙인다.
‘혹시 1박 2일이라 하더라도 지난번처럼 제가 구미까지 은이 오가는 것 도울 수 있습니다.
그렇게 하면 부모님 일정이 조금 더 여유롭지 않을까 해서요.
시간 괜찮으실 때, 확인 부탁드립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 맞이하시기 바랍니다.’
이번 연휴에 은이가 부모님과 만난다면,
직접 뵙고 지원 계획을 의논할 수 있으니 여러모로 기대가 크다.
한 시간쯤 지나 아버지가 답장한다.
‘안녕하십니까, 정 선생님? 알림 감사합니다.
우선 이번에 저희가 틈 없이 바쁘더라도,
친지들 은이 보게끔 은이를 21일 토요일,
경남 합천군 적중면 두방리 은이 외할머니 집으로 데려다주셨음 합니다.
그리고 설 명절 후, 25일 수요일에 경북 구미 본집에서 은이를 데려가 주셨음 합니다.
일단 정 선생님 일정을 보시고 가능하시다면 시간과 준비 사항을 얘기하면 되겠습니다.
구미도 비가 옵니다. 건강 챙기십시오.’
“은아! 은아, 이번 설에 집에 갈 수 있대. 합천 외할머니댁으로 갔다가, 구미 집에 간다고 하시네.
선생님이 은이 합천에 내려 줬다가, 구미로 태우러 갈게.”
반가운 소식을 은이에게 알린다.
아버지에게 답장한다.
‘네, 아버님! 일정 살펴 주셔서 감사합니다.
21일 토요일 합천으로, 25일 수요일 구미로 두 번 모두 제가 지원할 수 있습니다.
설 연휴 제가 휴무라, 21일 토요일은 은이 외할머니댁에 내려 주고, 바로 창원으로 가면 될 것 같습니다.
아홉 시에 거창에서 출발하는 것으로 하면 어떨까요?
25일 수요일은 근무하는 날이고, 시간 언제든 괜찮습니다.
거창에서 점심 먹고, 오후 한 시쯤 출발하면 괜찮지 않을까 합니다.
시간 정해 주시면 맞춰서 돕겠습니다. 은이랑 즐거운 마음으로 기다리겠습니다.’
‘네. 출발은 아침 먹고 그 시간에 하셔도 됩니다.
저희가 늦더라도 외할머니가 계시기 때문에 거실에 누워서 쉬고 있으면 됩니다.
구미도 시간 괜찮습니다.
그럼 속옷이며 약은 넉넉히 일주일분으로 해 주시고요.
여벌 및 내복, 수건은 4박 5일분이면 되겠습니다.
자세한 건 설 전에 얘기 나누시죠. 지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설과 추석 명절 연휴에 은이 친할머니 일에 가족이 함께해서 번번이 시간 내기가 어렵다고 들었는데,
기쁜 소식에 덩달아 즐겁다.
출발하는 날은 합천으로, 돌아오는 날은 구미에서…, 동선이 간단하지 않지만 그래서 더 좋다.
은이가 명절에 가족과 함께할 수 있게 부모님이 고민 끝에 계획을 세웠다는 뜻일 테고,
덕분에 은이는 거창을 떠나 여러 지역에 다녀올 테니까.
여느 또래 학생의 명절과 다르지 않다.
2023년 1월 13일 금요일, 정진호
‘친지들이 보게끔.’ 아버지의 뜻을 헤아리며 감사합니다. 잊히는 존재가 되는 걸 –우리 역시- 두려워합니다. 월평
하은, 가족 23-1, 1분 통화
하은, 가족 23-2, 지원 계획 의논 ① 올해도 어디서든
첫댓글 “은아! 은아, 이번 설에 집에 갈 수 있대." 얼마나 기뻤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