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국내 실업 족구팀이 창단했다. 바로 '더이스트 족구단'이다. 과거 '매니푸니'와 같이 실업팀이 존재한 적은 있었지만 어느 순간 흐지부지 사라져 간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더이스트'는 다르다. 부산과 양산에 거점을 둔 모기업 '일등코리아'로부터 지원을 받고 있고, 선수들 모두 이곳의 직원으로 입사하여 일을 하고 있다.
사실 시작부터 실업팀은 아니었다. 2016년 '일등클럽'이라는 이름으로 회사 내 동아리 활동이 시작이었다. 팀은 전국 일반부에 출전하며 전국에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고, 당시 라이징 스타 박선규, 김재승 등의 활약으로 최강부에 승격했다. 하지만 이들의 활동 기간은 길지 못했다. 선수들의 군 입대와 내부사정으로 인하여 팀이 와해되었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팀 자체의 리빌딩이 필요했고, 회사 역시 기존의 통신업에 요식업을 추가하며 사업을 확장하게 되면서 홍보가 더욱 필요하게 되었다. 일등코리아의 전무이사이자 족구동호인이었던 장성완 단장은 그 홍보수단을 '족구'로 하려고 했고,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보다 더 전문적인 팀을 만들어야 했다. 당장의 성적도 중요했지만 장기적인 안목으로 보았을때, '선수단'을 구성하고 그 선수들이 회사에서 업무를 하는 시스템을 정착한 이른 바 '실업팀'을 만들어 운영해 나가는 것을 목표로 선수단 영입을 시작했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이가 바로 장한빈이었다. 모기업의 거점 중 한 곳인 양산이 고향이기도 했고, '양산이 낳은 족구계의 슈퍼스타'라는 타이틀로 팀의 간판으로 내세우기에 가장 적합한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만남이 이루어졌고, 장한빈은 장성완 단장의 족구선수들의 일자리 제공과 복지혜택등에 대한 브리핑을 듣고 마음이 움직였다.
그렇게 장한빈의 영입을 성공하며 추가 선수 영입에 박차를 가했다. 먼저 장한빈의 추천으로 김아름을 영입했다. 대학시절 부터 함께 지내며 업무태도, 인성등을 익히 알고 있었기에 장한빈은 강력하게 추천했다고 한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팀을 장기적인 계획을 가지고 이끌어가기 위해서는 후진양성에 힘을 기울여야 했다. 그래서 팀을 실업선수, 육성선수, 동아리선수로 나누어 선수들을 영입하기 시작했다.
일단 실업선수는 장한빈, 김아름을, 육성선수로는 승강기대학 출신인 이재현을 영입했다. 대학시절부터 탄탄한 피지컬과 경기운영 능력이 또래 선수들보다 좋다고 판단한 장한빈이 강력히 추천했다. 이후 이재찬, 최민채, 정종윤을 차례로 영입했다.
사실 이 팀을 조사하면서 가장 놀랐던 것은 회사 차원에서 제공되는 족구 선수들의 복지혜택이었다. 회사는 부산 지역의 청소년 선수들을 직원으로 채용하며, 그들의 대학(부산과학기술대학교) 등록금, 수강료를 지원하며 '일과 학습 병행제'(국가와 함께 전액 무료학비)로 족구 유망주들에게 배움의 장을 열어주고 있다. 더 놀라운 것은 꼭 최강부 선수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족구를 배우면서 일도 배우고 학업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열어준다는 것이다. 이 뿐이 아니다. 해당 선수들은 졸업, 군 제대 이후 족구를 그만둘지라도 그 동안의 학습한 업무 능력으로 회사에서 자리를 잡을 수 있는 시스템이 잡혀있다. 실업팀을 운영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우리 족구계에서 환영할만한 일인데 선수들에게는 상상 이상의 혜택까지 누리게 하고 있으니 선수들의 사기 진작에 엄청난 도움이 될 것이다. 이 혜택은 거창 아림고의 유진승, 이준우와 울산의 이재찬 그리고 논산공고의 이상원이 받았다.
그렇게 창단하여 대회에 출전하면서, 팀은 이름을 널리 알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장성완 단장은 보다 전문적이고, 체계적으로 운동할 수 있는 시스템을 정착시키기를 바랬다. 그리하여 족구에 관해 체계적인 지식을 갖추고 선수단을 지휘하고 통솔할 수 있는 역량을 가진 이를 '감독'으로 선임하기 위해 적합한 인물을 물색하기 시작했다. 이에 장한빈, 김아름은 임상욱을 추천했다. 지도자 자격증이 있는데다가 한세대학교의 엘리트 족구 과정을 밟았고, 하이트진로음료에서 한솥밥을 먹으며 성실함과 운동에 대한 노하우를 익히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임상욱 역시 개인사정으로 부산 혹은 경남지방으로 연고지를 옮겨야 했던 상황이었기 때문에 여러 가지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져 이를 수락했다. 사실 장성완 단장은 임상욱에게 감독 역할을 수행해 주기를 요구했으나 아직은 선수생활을 조금 더 이어가고 싶다는 본인의 의견을 존중해 당분간은 '선수 겸 감독'의 역할을 맡기로 했다.
선수들은 임상욱 감독의 지도 아래 훈련을 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족구 선수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체력'이라는 임상욱 감독의 철학에 맞춰 체력 훈련과 기본기 전술 훈련을 하며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선수 각자의 관리도 철저하다. 월 별, 선수 개개인의 체중과 부상 혹은 감기 횟수 등 컨디션을 수시로 체크하여 그래프를 만들어 관리하고 있다.
2019시즌, 이들은 우승 2회, 준우승 7회의 성적을 거두며 하이트맨 랭킹 3위에 랭크되었다. 하남호크마, 이천시민족구단과 함께 현 최강부 'BIG3'를 형성하고 있는 중이다. 물론 우승 횟수를 비롯한 성적도 중요하지만 유일의 실업팀인 만큼 팀의 시스템을 확실하게 정착시키는 것을 우선목표로 삼고 있다. 2020시즌 이들은 '일등가', '더이스트'라는 팀명으로 두 팀이 최강부에서 활동하게 되고, 일반부에서는 '일등코리아'가 활동한다.
모기업의 로고인 하늘에 승천하는 '용'처럼 2020시즌, 이들 '용의 군단'의 또 한 번의 승천을 기대해 본다.
*임상욱 감독과 일문일답
Q. 회사에서 족구단을 창단한 계기?
A. 처음에는 족구동호회를 시작으로 유일하게 대한민국이 종주국인 구기 종목 '족구'에 비전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일등클럽'이라는 족구클럽을 시작으로 지역대회 및 전국대회 출전으로 많은 경험을 하며 현 족구선수들의 애환과 족구의 한계점을 보고 느끼면서 다른 타 종목의 선수들처럼 '족구선수'로서 당당히 자긍심과 미래지향적인 비전을 제시하기 위해 '더이스트'라는 실업 족구팀을 창단하여 여러 족구 단체들의 표본이 되고자 합니다.
Q. 선수들은 회사의 직원이라고 하는데 어떤 업무를 맡고 있는지?
A. 일단 저는 일등코리아의 '영업2팀장'을 맡고 있습니다. 일등가 오리불고기 관련 업무입니다. 한빈이와 아름이는 일등코리아의 구매팀장과 구매팀 직원으로 각각 근무하고 있습니다. (이)재현이를 포함한 다른 선수들은 모두 일등코리아와 일등가의 오리불고기 관련된 업무를 담당하고 있고, 유일하게 (정)종윤이만 현재 병역 특례업체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Q. 운동은 어떻게 하고 있는지?
A. 공식 훈련은 매주 화, 수, 목 오후 7시 부터 9시 30분까지입니다. 비시즌에는 주로 체력훈련 및 기본기 위주로 훈련하고 있고, 시즌 중에는 전술 훈련 및 연습경기 위주로 훈련하고 있습니다. 먼저 체력훈련은 러닝, 스쿼드 등을 통해 체력을 강화하고 있고요, 포지션별 기본훈련, 공격과 수비전술 훈련, 끝으로 연습경기를 통해 실전위주의 교류전을 하며 훈련하고 있습니다.
Q. 2020시즌 목표는?
A. 일단 최강부에서 3회 이상 우승을 목표로 운동하고 있습니다. 회사 차원에서의 지원이 감사하지만 그에 보답하는 길은 좋은 성적을 거두어 회사의 홍보를 통해 이익을 창출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선수들 모두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Q. 감독 겸 선수 역할을 언제까지 할 것인지?
A. 일단은 저의 개인적은 바람으로 이렇게 선수활동을 겸하고 있는데, 아마 오랫동안 하지는 못 할 것 같습니다.(웃음) 족구계의 선배님들께서 이런 말을 들으시면 웃으시겠지만 이젠 저도 몸이 조금씩 아프네요. 운동할 땐 괜찮지만 시합이 끝나면 며칠을 끙끙 앓습니다. 예전에는 몰랐는데 회복할 때까지 오래 걸리더라고요.(웃음) 그래서 항상 이번이 마지막이니 후회를 남기지 않겠다는 생각으로 최선을 다 할 것입니다.
Q. 앞으로의 목표는?
A. 우리 팀을 누구나 오고 싶지만 아무나 들어 올 수 없는 팀으로 만들고 싶습니다. (아직까지는)국내 유일의 실업팀이라는 타이틀이 말 뿐이 아니라 좀 더 체계적이고 모범이 되는 팀을 만드는 것이 1차 목표입니다. 나아가 최고의 팀으로 오랫동안 남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이든지 최선을 다하는 팀을 만들어서 최고의 위치에서 잠깐 반짝이는 팀이 아니라 오랜 시간 동안 명문팀으로 성장하여 남는 것이 최종 목표입니다.
Q. 함께 운동하면서 재미있었던 에피소드? 혹은 불화가 있었다면?
A. 처음에는 체력훈련을 많이 시키다보니 선수들이 이해를 못하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각자 지금까지 운동하는 스타일들이 달라서 그랬던 것 같아요. 저는 운동선수로서 기본체력은 당연하다고 생각했는데, 선수들은 족구만 잘하면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거든요. 하지만 지금은 제가 체력훈련이나 기본기를 중요시 하는 것이 옳다고 인정을 하고 따라 오고 있습니다. 본인들도 처음 해보는 체력훈련이라 많이 힘들었겠지만 먼저 솔선수범 보이는 코치진들이나 힘들어도 따라오려 하는 후배선수들의 모습에 감동도 받습니다. 아! 그리고 '선배팀(일등가)'과 '후배팀(더이스트)'이 서로 경쟁을 하는 구도로 연습게임을 하는데 보이지 않는 기 싸움이 존재합니다. 이 건전한 기 싸움이 팀을 더욱 성장 시킬 수 있지 않을까 기대도 됩니다.
*2020시즌 선수단 구성
단 장: 장성완
감 독: 임상욱
코 치: 장한빈, 김아름
실업선수: 임상욱, 장한빈, 김아름
육성선수: 이재현, 이재찬, 이준우, 원형연, 이상원
동아리선수: 최민채, 임동주, 임현규, 김동우, 김태주, 심민호 외 동호회 회원
[최강부]
팀명: 일등가
공격수: 장한빈 (1991년생, 창원공고→창신대→→하이트진로음료→일등코리아)
세 터: 임상욱 (1987년생, 문경공고→한세대→넥센타이어→하이트진로음료→일등코리아)
우수비: 김아름 (1991년생, 창신대→하이트진로음료→일등코리아)
좌수비: 정종윤 (1998년생, 울산청소년→경주화랑→일등코리아)
팀명: 더이스트
공격수: 이재현 (1996년생, 울산청소년→한국승강기대→일등코리아)
세 터: 이재찬 (2000년생, 울산청소년→일등코리아)
우수비: 원형연 (1997년생, 송곡고→일등코리아)
좌수비: 이준우 (2000년생, 거창아림고→일등코리아)
[일반부]
공격수: 최민채 (1998년생, 울산청소년→일등코리아)
공격수: 김태주 (2001년생, 부산보건고→일등코리아)
세 터: 김동우 (2001년생, 부산보건고→일등코리아)
우수비: 이상원 (2001년생, 논산공고→일등코리아)
우수비: 신민호 (2001년생, 부산보건고→일등코리아)
좌수비: 임현규 (2001년생, 부산보건고→일등코리아)
좌수비: 임동주 (1991년생, 진주동아족구단→일등코리아)
장한빈 코치: 많은 분들의 응원과 관심 속에 족구선수로서 또 다른 길을 개척한다는 사명감으로 열심히 하겠습니다. 선수로서 코트 위에 설 수 있는 시간은 얼마남지 않았지만 우리 '더이스트'와 '일등가'가 과거 '현대자동차', '현대파워텍'처럼 명문 족구팀으로 인식되게 하는 것이 최종목표입니다.
김아름 코치: 먼저 이렇게 좋은 자리 만들어 주신 일등코리아 관계자 분들께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저 역시 회사의 직원으로서 주어진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고, 족구선수로서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하겠습니다.
*취재에 응해 주시고 칼럼 쓰는 것을 허락해 주신 '일등코리아 족구단' 및 관계자 분들께 감사의 말씀 전합니다.
PS1.) 회사에서 운영하고 있는 '일과 학습 병행제'는 기존의 선수들은 물론이고, 대학 입학을 준비하고 있는 전국의 고등부 선수들에게도 기회가 항상 열려있다고 하니, 관심이 있는 이들은 관계자들에게 문의해 볼 것. 물론 일등코리아의 유니폼을 입을 만한 실력과 인성을 갖춘 선수가 영입 우선 대상이 될 것이다.
PS2.) 모기업 '일등코리아' 및 '더이스트 인 부산'의 브랜드에는 '대게만찬', '일등가 오리불고기', '일등가 꼬막살치', '기장 올바른대게', '옥탑방 베이커리'가 있다. 실업 족구단을 운영하고 있는 회사의 브랜드이니 충분히 믿고 먹을 수 있을 것이다. 부산 혹은 경남 지방에 방문하는 이들이라면 이용해 볼 것을 권한다. 단, 족구인 DC는 관계자들에게 문의해 보시길.
PS3.) 오픈예정인 또 다른 지점은 아래를 참고하길 바란다.
일등가 오리불고기 일산직영점(2019년 12월), 대게만찬 강남직영점(2020년 4월 오픈예정), 일등가 오리불고기 양산직영점(2020년 4월 오픈예정), 대게만찬 양산직영점(2020년 4월 오픈예정), 일등가 오리불고기 다산직영점(2020년 5월 오픈예정), 일등가 오리불고기 갈매직영점(2020년 5월 오픈예정), 일등가 오리불고기 울산직영점(2020년 6월 오픈예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