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댈러스가 70승 가까운 승률에 도전하고 있는 가운데 며칠전 nba닷컴에 올라온 95-96 불스에 관한 특집 기사 중 일부입니다.
그 시즌의 시카고 멤버였던 피펜과 스티브 커의 인터뷰를 실었는데 스티브 커 부분을 옮겨봅니다.
느바닷컴 - 96년 불스가 역대 최고 팀이었을까?
스티브커 - 잘 모르겠어. 다른 시대의 팀들을 비교하는건 어려운 일이잖아. 리그가 변하고 팀 숫자도 달라지고 선수들의 성향도 달라지고 하니까. 하지만 96 불스는 최고야. 60년대 리그는 잘 모르겠어. 하지만 70년대서부터 따지면 80년대 중반의 레이커스 셀틱스 왕조가 있었고 식서스도 대단했지. 그러니 이런 팀들을 비교하기는 어려운 일이야. 하지만 불스는 최고였어.
느바 - 역대 최고 팀들 중에서 불스에게 도전할만한 최고의 팀은 어디일까?
스 티브커 - 난 나성 출신이라서 어렸을 때부터 엄청 레이커스 팬이었어. 그러니까 85년 레이커스일것 같아. 내가 볼 땐 85레이커스가 80년대 최고팀이야. 물론 셀틱스 팬들은 86 셀틱스가 더 낫다고 하겠지. 80년대가 그래서 위대했던 것이고. 엄청난 팀이 둘이나 존재했으니까 말야. 하지만 난 어렸을 때부터 레이커스 팬이었다고. 그러니까 내 대답은 85 레이커스야.
느바 - 조던이 야구에서 돌아와 짧게 시즌을 치룬 후 95-96 시즌이 시작하기 직전의 여름에 말야. 조던이 트레이닝 캠프에 어떤 상태로 돌아올지 충분히 예상하고 있었어?
스 티브커 - 트레이닝 캠프 첫날부터 조던은 엄청 의욕적이었어. 몇 달전의 플레이오프에서 벌어진 일 때문에 조던은 기분이 안좋았다구. 그 여름에 조던은 영화를 찍었잖아. (스페이스잼을 말하는듯 - 옮긴이). 근데 조던은 촬영장에 농구코트를 지어놓고 로스앤젤레스 지역의 nba 선수랑 대학 선수들을 싸그리 모아 연습을 했다더라고. 그래서는 하루에 세 시간씩 경기를 뛰었대. 그러고나선 우리 트레이닝 캠프 첫날부터 조던은 열라 빡세게 훈련하면서 분위기를 주도했어. 그 한 달의 훈련 기간은 정말대단했어. 툭하면 싸움이 벌어졌고 매 경기 매 순간마다 완전 전쟁터 같았어. 그렇게 훈련 기간 동안 우리 팀은 승부욕을 키웠고 그건 다 마이클 덕분이지.
느바 - 불스가 데니스 로드맨을 영입했다는 말을 들었을 때 무슨 생각이 들었어? 너는 로드맨보다 불스 2년 선배잖아.
스 티브커 - 전 시즌 플오에서 우리가 올란도에게 졌을 때 우리 팀은 파워포워드 포지션이 완전 약점이었어. (조던의 첫 은퇴 이전의 3연패 당시 불스 소속이었다가 조던 은퇴 후 올란도로 옮긴) 호레이스 그랜트가 우리를 완전히 개박살내버렸지. 그래서 여름내내 불스는 리바운더를 찾고 있었어. 아마 그때 시카고가 디키 심킨스를 드래프트했던 것 같은데 그래봐야 걘 루키잖아. 루키가 어떻게 그 자리를 메우겠어? 그런 상황에서 로드맨을 데려온건 정말 의미있는 일이었지. 근데 로드맨이 성격이 좀 지랄같잖아. 안그래도 슈퍼스타들이 잔뜩 있는 팀이었는데 로드맨까지 온다니까 시카고 선수 입장에서 꽤 걱정스럽긴 하더라구. 팀 분위기가 얼마나 난장판이 될지 알 수가 없잖아.
느바 - 로드맨이 그 시즌 내내 큰 문제 안 일으키고 열심히 뛸 수 있게 만든 비결은 뭐야?
스 티브커 - 어느 팀이건 위계질서가 수립되어야 하는 법인데 우리 팀에선 그게 쉬웠어. 조던이 있었잖아. 니가 누구이건 조던은 대장으로 인정할 수 밖에 없다구. 그렇게 확실한 리더가 없었으면 문제가 좀 복잡해졌겠지. 하지만 우리 팀에는 NBA 최강의 리더,아니 모든 스포츠를 통틀어 최강의 리더가 있었어. 다들 조던을 짱으로 인정했고 로드맨도 마찬가지야. 로드맨은 조던한테 개길수가 없었고 개길 생각도 없었어. 물론 조던의 존재뿐만 아니라 필 잭슨의 지도력도 한 몫 했지. 필 잭슨은 로드맨을 정말 좋아했고 그건 로드맨도 마찬가지야. 필 감독이랑 데니스는 처음 만나자마자 서로 딱 통하더라구. 그렇게 된거야.
느바 - 96불스는 농구의 차원을 넘어서서 그 시즌에 거의 비틀즈 같은 존재가 되었는데...
스 티브커 - 정말 신났지. 매 경기가 매진이었잖아. 매 경기가 축제 분위기였고. 조던, 로드맨 등을 그냥 한번 얼굴이라도 보려고밤새 호텔 로비에서 죽치고 있는 사람이 매일 수백명은 되었어. 매일 매일 그랬다니까. 근데 마이클은 그런 사람들을 결코 귀찮아하지 않았어. 사람들이 자기를 보러온걸 알고 잘 해줬지.
느바 - 로드맨이 들어오면서 쿠코치는 선발라인업에서 빠져 벤치멤버가 되었잖아. 결국 그 해에 식스맨상을 받았고. 쿠코치가 그런 조연의 지위를 선선히 받아들였어?
스 티브커 - 내가 보기에 그건 쿠코치에게 딱 맞는 역할이었어. 그 전에 쿠코치가 스타팅 멤버였을 때는 4번 포지션으로 뛰니까 리바운드를 많이 해줘야 했거든. 하지만 벤치에서 나오니까 이젠 리바운드는 크게 신경 안 쓰고 공격에만 신경 쓰면 되잖아. 필잭슨은 쿠코치가 경기에 투입될 때마다 선수 활용을 적절히 해서 언제나 최적의 조합을 찾아냈어. 쿠코치는 상대팀 입장에서는 정말 왕짜증이라고. 가드가 막기에는 키가 너무 크고 포워드가 막기에는 너무 빠르잖아. 쿠코치를 막을 수 있는 사람은 리그에서 몇 명안 되었어. 더구나 조던하고 피펜을 막느라 열라 힘을 빼고난 다음에 쿠코치가 나오면 절망이쥐^^. 96불스에서 쿠코치는 진짜 핵심적 선수였어. 엑스팩터였지. 쿠코치 컨디션이 좋은 날은 정말 우리팀은 극강이었어.
느바 - 그 시즌에 벤치 멤버들의 활약에 대해 종합적으로 평가한다면?
스 티브커 - 우리 벤치 멤버들도 참 잘 했지. 벤치 멤버 입장에서 보면 선발 라인업 다섯 명이 훌륭한 편이 좋아. 그러면 벤치멤버들에게는 딱딱 정해진 역할이 생기거든. 약팀에 있으면 어려운게 고정된 선발 라인없이 없으니까 코치는 계속 라인업을 이것저것 바꿔보잖아. 불스는 정말 위대한 선발 라인업을 갖추고 있었고 그러다보니 벤치 멤버들은 각자 역할에 충실하기만 하면 되는거야.거기다 벤치에는 베테랑들이 많았고. 우리 벤치 멤버들은 농구와 이 리그의 속성을 잘 이해하고 있었어. 설사 매일 출전하지못하더라도 항상 열심히 훈련해서 준비된 상태로 있어야 한다는걸 잘 알고 있었지. Jud Bluechler야말로 완벽한 예가 될거야. Jud는 플레이오프에서 다섯 경기인가 여섯 경기 동안 1분도 못 뛰다가 막상 나오게 되니까 엄청난 활약을 했다고. 우리 팀에는 Jud처럼 팀원의 자세를 잘 이해하고 있는 프로페셔널이 많았어.
느바 - 시즌의 어느 시점 쯤에 70승 달성을 염두에 두기 시작했어?
스 티브커 - 트레이닝 캠프에 시카고 지역신문의 필자 몇 명이 벌써 70승 얘기를 했던 것 같애. 그땐 다들 그런 얘기를헛소리라고 생각했지. 레이커스가 세운 69승 기록은 절대 깰 수 없는 기록이라고 생각하고 있었거든. 근데 막상 시즌이 개막하니까 출발이 너무 좋은거야. 초반에 우리가 41승 3패를 했지 아마? 그때쯤 되니까 기록을 깰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시즌중반이라 우린 불이 붙고 있었거든. 그래도 2월말, 3월초까지는 서로 기록 얘기를 별로 안 했어. 3월이 되니까 이젠 가시권이 되었지. 시즌 막바지였던걸로 기억하는데 필 잭슨 감독이 한 자리수 패배를 기록하면 열라 좋을 것 같단 말을 하더라. 물론 그렇겐 못 했어. (10패를 했으니까 두 자리수 패배 - 옮긴이). 하지만 기록은 깼잖아! 밀워키전에서 70승을 거두었는데 그땐 진짜 짜릿하더라. 선수단이 버스로 밀워키로 이동하는데 방송국에서 헬리콥터로 따라오면서 그걸 중계하더라고. (밀워키와 시카고는 가까와서 비행기가 아니라 버스로 이동-옮긴이). 그땐 정말 시카고뿐만 아니라 미국 전역에서 난리가 났었지. 그렇게 시즌 막판이 되니까 우리는 우리가 역사를 새로 쓸 수 있다는걸 깨달았고 정말 그렇게 하고 싶어했지.
느바 - 정규시즌에서 72승을 거둔게 플오에서 부담이 되진 않았어?
스 티브커 - 어차피 시즌 내내 조던이 우리한테 열라 부담을 줬기 때문에 플오가 된다고 특별히 더 달라질건 없었어. 시즌 내내훈련할 때도 항상 워낙 빡세게 했거든. 조던이랑 같이 뛰면 왠지 모든 경기를 이길 것 같은 기분이 든다고. 그러니 조던 본인은부담이 얼마나 컸겠어.
느바 - 파이널에서 불스는 3연승을 거둔 후에 두 경기를 내리 졌잖아. 왜 그랬던거야?
스 티브커 - 시애틀이 열라 잘하는 애들이었어. 게리 페이튼하고 숀 켐프는 그때 전성기였잖아. 데틀레프 슈렘프, 허시 호킨스도 있었고. 정말 대단한 팀이었지. 처음 세 경기에서 우리는 걔들을 압도했어. 특히 3차전이었나 완전히 박살내버렸지. 그리고 나서 긴장이 약간 풀린 감은 있어. 하지만 그런거 다 떠나서 시애틀이 워낙 좋은 팀이었어. 시카고에 원정 경기를 와서 두 게임이나 이겼으니까. 하지만 우리는 두 경기를 지고 나서도 별로 당황해하지 않았어. 두 경기가 남았는데 그 중에 한 경기만 이기면 되었으니까. 그게 중요한거지. 7차전 시리즈에서 네 경기로 끝내냐 여섯 경기로 끝내냐는 중요하지 않아. 이기면 되는거지. 우리는이겼고.
느바 - 필 잭슨은 감독상을 딱 한번 받았잖아. 그게 95-96시즌이었고.
스티브커 - 내 생각에 감독상은 약체라고 평가받던 팀의 성적을 확 끌어올린 감독에게 주는 상이야. 과거를 돌아보면 감독상은 주로그런 식으로 주어졌어. 그 시즌이 특별했던건 우리팀이 워낙 강력했기 때문에 주요상은 다 시카고에게 몰아줄 수 밖에 없었다는거지.마이클은 mvp를 받고 토니는 식스맨상을 받고 필은 감독상을 받고. 시카고가 워낙 잘 했기 때문에 다른 팀에 그런 상을 줄 수가없었던거야. 사실 그 시즌말고도 필감독이 감독상을 받았어야할 때는 몇 번 더 있었지. 하지만 상이란게 원래 그런거 아니겠냐.
느바 - 그 시즌이 당신 선수 경력에서 가장 재미난 시즌이었나요?
스티브커 - 그랬던것 같애. 워낙 특별한 일을 만들어나가고 있었으니까.
느바 - 그 시즌을 돌이켜볼 때 지금까지도 가슴에 남는 일은 뭐야?
스 티브커 - 우리가 역사를 새로 썼다는거지. 선수로서 느바 역사의 일부분이 된다는건 정말 죽이는 일이라고. 그런 기록은 영원히 남는거잖아. 그리고 시즌 중에 우리는 그 점을 느끼고 있었고. 다들 이번 시즌은 정말 특별한 시즌이 될거라고 느끼고 있었지.
첫댓글 올려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진짜 재미있게 읽었어요~
이런 재밌는 자료는 종합 게시판에 올려주시지 ㅋㅋ
akfn에 저녁 6시30분에 잠깐 나오는(cnnsi였나?) 스포츠 뉴스에서 불스 한컷이라도 보려구..고딩때 자율학습 땡떙이 까고 집에 갔었다는
저도 그거 항상 챙겨보곤 했었는데... AFKN에서 저녁 6시30분에 ESPN 스포츠뉴스 해줬었죠.
정말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그리고 96년 불스에 대한글을 잘읽었습니다
정말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조던은 짱이었어~ 어차피 시즌내내 조던이 우리한테 열라 부담을 줬기때문에~ 그러니 조던본인은 부담이 얼마나 컷겠어~ㅋㅋ 당시 시카고 불스의 72승은 정말 특별한 의미가 있는거 같아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