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자유
이은겸
나는 이번 기회에 일본의 동경을 돌아볼 수 있었다. 무교회단체의 성서집회 교류 모임이었다. 물론 자유, 평화, 사랑에 목숨을 걸자는 友和會이다. 우리를 맞이해 준 일본의 여러 선생님 중에는 낯이 익은 얼굴도 있었고, 글만으로 만난 벗들도 있었다.
첫 일정으로 시작한 일본무교회 전국집회의 위원장은 고령의 반나이 무네오 선생이신데, 2년 전의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아직 지팡이에 의지하고 있었다. 그 모습에 감동을 받았다.
비록 자세하지는 않지만, 보고 듣고 배우고 느낀 소감을 간단히 적고자 한다.
교회-무교회, 불교-유교-이슬람교, 종파-교파, 신자-불신자가 대립하여 큰소리를 내고 있지만, 성경 말씀 그대로 믿는 사람 둘 셋이 모이면 거기가 바로 교회이다. 우치무라 간조라는 인물이 있어, 일본에 무교회가 탄생하였다. 우리나라에도 적은 숫자이지만, 무교회가 존재하고 글과 말로 알려져 따르는 믿음의 가족이 생겨났고, 나 같은 사람도 무교회인이 되었다.
우치무라 선생은 군국주의 일본제국의 천황에게 경배하지 않았다는 불경죄로 공직에서 쫓겨났던 분이다. 오직 하나님을 경배하고 믿었기 때문이다. 그분을 세계적인 신앙가라 말씀하는 분까지 있었다. 그렇다, 어쩌면 독일의 루터처럼 기독교 신앙에 있어 개혁의 주인공이라 부를 수 있을 것이다.
우치무라 선생은 하나님의, 하나님에 의한, 하나님을 위한 정치 즉 All for God를 외치신 분이다. 또 ‘성경을 읽어라, 자연에서 배워라, 열심히 노동하라’고 젊은이들에게 가르치신 분이다. 그분의 흔적이 깃든 이마이관을 가게 되어 참 인상깊었다. 1층은 도서관과 자료실, 사무실이 있었다. 3・4층은 임대주택이라고 했다.
도쿄의 한 조용한 동네에 서 있는 이마이관이 이 혼란한 현대사회에 평화를 줄 수 있는 좋은 장소가 되기를 바란다.
김교신 선생은 예수님을 ‘풍자의 대가’라고 말씀하셨다. 수많은 재미있는 비유로 우리를 가르치셨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복음의 진리를 쉽게 배울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왜냐면 사람을 하나님의 형상대로 만든 고귀한 존재로 보셨기 때문이다.
“Things are not what they seem!”
씨는 언제나 보이지 않는 속에 있다는 의미이다. 이는 함석헌 선생의 ‘야인정신’이라는 책에서 보았다. 겉만 보지 말고 그 안을 들여다보면, 우리 모두는 다 귀한 존재라는 뜻일 것이다. 나도 내 안에 씨(생명)을 품고 살아가기를 바란다.
우리를 귀하게, 따뜻하게 대해주신 일본의 선생님들께, 그리고 동행해주신 한국의 형제들에게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