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충원 앞에 보이는 넓은 마당을 보고 무심코 셧터를 눌렀더니 전혀 예상 밖의 모습이 나왔습니다.
이게 잔디밭의 秋色인가, 신기합니다.
그동안 현충원을 여러 번 갔지만 입구 왼쪽의 건물 뒤로 이런 호젓한 곳이 있는 줄 몰랐습니다.
뒷모습이 너무 보기 좋아 양해를 구하고 한 컷.
나는 뒷모습 전문 찍사입니다.
새파란 하늘, 단풍 또 단풍, 그리고 떨어진 낙엽. 절경[絶景] 중의 絶景입니다.
며칠 전에 다녀온 베트남의 하롱베이보다 두 배는 좋습니다.
박정희 대통령과 육 여사의 묘소 바로 아래 있는 자그마한 연못.
대한민국 가을 정경(情景)의 진수를 보고 있습니다.
시몬 너는 아느냐, 낙엽 밟는 소리를
시몬, 나뭇잎 떨어진 숲으로 가자
낙엽은 이끼와 돌과 오솔길을 덮고 있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낙엽 빛깔은 정답고 모양은 쓸쓸하다
낙엽은 버림받고 땅 위에 흩어져 있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해질 무렵 낙엽 모양은 쓸쓸하다
바람에 흩어지며 낙엽은 상냥히 외친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발로 밟으면 낙엽은 영혼처럼 운다
낙엽은 날개 소리와 여자의 옷자락 소리를 낸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가까이 오라. 우리도 언젠가는 낙엽이 되리니
가까이 오라. 밤이 오고 바람이 분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낙엽’(La Feuille Mortes, 1892)
레미 데 구르몽(1858~1915, 프랑스)
시몬의 의미를 오늘 처음 알았습니다.
라틴어권, 독일어권, 히브리어권의 남성 인명.
어원은 히브리어שמעון(Šimʿon)으로 '하느님께서 응답하셨다'라는 의미를 지닌다. 구약에서는 시므온, 신약에서는 시몬으로 나온다.
신약성경에 나오는 12 사도 중 하나인 열심 당원 사도 시몬, 사도 베드로의 본명인 '시몬 바르요나', 예수님과 함께 십자가를 진 키레네 사람 시몬, 마술사 기몬 마구스 등 동명이인이 많이 나오는 것을 보면 당시 유대 지역이나 그 인근 지역에서 꽤 흔한 이름이었던 듯.
그리스도 문화권에서 이름으로 많이 쓰인다.
위 사진의 주인공은 바닥에 깔린 나무 그림자입니다.
가족 중에 누군가 이곳에 계시는지 어느 젊은 여성이 묵념을 하고 있는 모습을 보고 가슴이 뭉클했습니다.
그분의 앞을 차마 지나갈 수 없었습니다.
명자 - 나훈아 2020 신곡
- 6.25 70주년을 기념해 만든 곡
첫댓글 현충원에 이런 멋진곳도 있었네요
이 작가님 덕분에 만추의 절경을
앉아서 이렇게 만끽 합니다
고맙습니다
오래오래 건강하십시요
권대도 근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