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일 월류봉~물한리계곡~민주지산 자연휴양림
제2일에는 국악기 제작촌, 옥계폭포에 이어 월류봉과 그 일대의 반야사 등을 보고 영동 최고의 계곡으로 손꼽히는 물한리계곡을 구경한 후 최근 개장한 민주지산 자연휴양림으로 넘어가 하룻밤 묵는 것으로 잡는다.
아침 식사는 금강변에서 민물매운탕이나 어죽으로 한다. 혹은 아침 일찍 송호송림 산책이나 금강 드라이브를 한 뒤 송호송림에서 10여 분(10km) 거리인 영동읍내 영동역전의 올갱이해장국집(043-744-1077)을 찾아간다. 뜻밖으로 괜찮은 집이다. 아니면 영동읍사무소 근처 태양식당(043-744-1545)의 시래기해장국도 좋다. 송호송림내 식당들은 추석 지나며 대개 문을 닫는다.
조식 후 오전에 찾아갈 곳은 심천면의 난계 국악기 제작촌(043-742-8843), 난계박물관, 그리고 옥계폭포다. 영동에서 태어난 조선 세종 때의 음악이론가인 난계 박연 선생을 기리는 난계사당과 그 옆의 국악박물관, 실제 국악기를 만드는 과정을 볼 수 있는 제작촌까지 아우르면 한 번 가볼 만하다(박물관 입장료 550원. 매년 9월 말 국악축제 개최. 문의 영동군 문화공보과 043-740-3200).
국악박물관 앞 삼거리에서 옥천쪽으로 2km쯤 가서 좌회전하면 옥계폭포 입구다. 2km 안쪽 계곡에 자리잡은 옥계폭포는 20m 높이로 세차게 쏟아져 내리는데, 양쪽으로 바위 방패, 혹은 병풍으로 가리고 그 안에 숨어 있는 듯한 기이한 형상이다. 이 폭포 아래 우렁쌈밥이 별미인 폭포가든 주인 말로는 가을에도 물줄기가 굵어서 볼 만하다고 한다.
○ 폭포가든 우렁쌈밥
심천면 고당리 옥계폭포 아래에 있다. 1인분 6,000원 하는 쌈밥이 그런대로 괜찮다. 메뉴 중 우렁각시는 국물이 없는 메뉴이므로 된장찌개가 나오는 우렁신랑을 반씩 시키도록 한다. 메뉴별로 2인분 이상만 주문받는다. 043-742-1777.
■ 한천팔경 월류봉(月留峰)
명품 수석 확대한 듯한 절경
옥계폭포를 본 뒤 갈 곳은 송호송림, 영국사 등과 더불어 영동의 볼거리로 몇 손가락 안에 꼽히는 한천팔경의 월류봉이다. 월류봉 일대 구경을 마칠 즈음이면 아마도 점심때가 될 터인데, 그러면 한천정사 바로 옆의 한천가든을 찾는다.
4번 국도를 타고 영동읍내를 지나 황간으로 곧장 달려간다(30km 약 30분 소요). 경부고속도로 밑을 지나 황간면 소재지 내로 들어 면사무소 앞을 지나면 삼거리. 여기서 월류봉 팻말을 따라 왼쪽 길로 간다. 삼거리에서 2km쯤 가면 왼쪽으로 월류봉 가는 길 입구가 나오는데, 맞은편 차량 요주의! 커브라서 잘 보이지 않으므로 경적을 울리며 조심스레 좌회전한다.
100m쯤 들어가면 문득 명품의 수석을 크게 확대해 놓은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로 짜임새가 뛰어난 월류봉이 나선다. 푸른 금강물을 발치께에 둘렀고, 산릉의 작은 봉 위에는 멋지게 허리가 휜 소나무들이 서기도 했다. 빼어난 산수의 전형을 보이는 이곳 월류봉 앞 작은 둔덕에는 우암 송시열 선생이 수학하던 한천정사가 자리잡고 있다.
한천정사 앞에는 느티나무 거목이 두 그루 서서 시원한 그늘을 드리고 있다. 400년쯤 전 송시열 선생이 지낼 당시에는 이 나무도 키가 작아서 한천정사 방에 앉아서도 월류봉 능선과 그 위로 솟아오른 보름달이 한눈에 바라보였을 것이다. 월류봉이란 이름은 곧 달이 늘 머무는 봉이라는 뜻이니, 보름쯤 해서 달밤에 이곳을 찾아보는 것도 괜찮을 것이다.
무지스럽게 콘크리트로 지어올려 월류봉 분위기를 크게 해치고 있는 정자각 앞을 지나 하류쪽으로 가면 절벽을 절개해 닦은 임도가 나온다. 이 임도를 따라 산보하며 월류봉 아래 강변 경치를 보고 오는 것도 좋다.
한천팔경은 월류봉을 비롯해 사군봉, 산양벽, 용연대, 냉천정, 화헌악, 청학굴, 법존암 등인데 거의가 월류봉 안에 있는 어느 특정한 곳을 가리키는 말이라고 한다. 예를 들어 산양벽은 한천정사에서 마주뵈는 월류봉의 금강변 깎아지른 절벽을 말한다.
○ 한천가든 민물매운탕
월류봉 앞의 한천가든은 일부러 찾아드는 영동 단골들도 많은 민물매운탕 집이다. 쏘가리는 좀 비싸지만(소 35,000원), 빠가사리, 메기매운탕 등은 양이나 맛에서 만족할 만하다. 빠가사리매운탕 소(小)로 2명이 넉넉하다(20,000원). 전화 043-744-9944.
■ 물한리계곡
영동 최고의 계곡 풍치
이 날 오후 갈 만한 곳은 백화산 포성봉 일대의 명소들이다. 월류봉 입구로 나와 우회전, 백화산 북서사면으로 한 바퀴 빙 돌아본다. 부챗살처럼 촘촘히 내리지른 백화산 북사면이 볼 만하다. 빙 돌아 다시 황간으로 내려오다가 절 좋아하는 이라면 반야사를 들러본다. 산중 사찰인 영국사와 분위기가 사뭇 다르거니와 절 북쪽 뒤 석천강변과 망경대 절벽 경치가 매우 좋다.
황간에서 용화면 민주지산 자연휴양림까지 찾아가는 길은 곧 영동 내륙의 산수를 즐기는 멋진 드라이브 코스가 된다. 도중의 물한리계곡은 영동사람들이 가장 자랑하는 계곡 풍치지역이다.
황간에서 49번 지방도를 타고 남하, 상촌면 소재지를 지나면 곧 삼거리가 나온다. 여기서 왼쪽이 물한리계곡 가는 길이다. 물이 차다고 하여 물한이라 했고, 한자로 물한(勿閑)이라 표기한 것이라는 이 계곡은 피서 계곡으로 특히 성가가 높지만, 산수가 훌륭해 차로 구경하고 돌아나오는 것도 좋다. 계곡 중간 곳곳에 민박집이며 음식점 등이 있으므로 민주지산 자연휴양림 산막을 예약하지 못했다면 이 중 한 곳을 잡는다.
2층에 들면 푸른 숲이 방안까지 밀려들 듯한 민박집들이 여럿 있는데, 그중에도 딸부자집(043-745-0860)이 추천할 만하다. 가을이면 방값이 20,000~25,000원으로 싸고 곶감 만들기, 버섯 말리기 등 손님 대상으로 토속 이벤트도 연다. 널찍한 뜰에서 캠프파이어도 가능하고 땔감 값은 받지 않는다. 밤골민박집은 숲이 우거진 넓은 뜰, 평상, 바로 옆의 포도원 등이 매력적이다. 방값은 다소 비싼 편으로 2인실 30,000원. 샤워장은 공동이다. 그외 파라다이스민박(043-745-2022)이 깨끗하다.
찻길 끝의 황룡사는 우정 일부러 찾아가볼 만한 명찰은 못되지만, 그 아래의 계곡 경치가 그런대로 괜찮다. 이곳에서 찻길이 끝나므로 되돌아나와야 한다. 도중에 순 우리콩으로 가마솥에 쪄서 황토방에서 숙성시키는 등 정성을 다한 전통 재래식 된장, 고추장, 청국장집(043-745-3513)이 들러볼 만하다.
물한계곡 구경 후 민주지산 자연휴양림으로 가려면 다시 상촌면 소재지 서쪽 옆의 삼거리까지 10여km 되내려간 다음 좌회전, 도마령고개를 넘어야 하는데, 옛 대관령길 못지않게 굽이가 많고, 높이도 마침 대관령과 거의 같은 800m다. 또한 주말에도 대개 한적해서 느긋한 드라이브에 안성마춤이다.
■ 민주지산 자연휴양림
올 7월 개장…깨끗한 산막이 매력
물한계곡은 민주지산~각호산 능선의 동쪽, 휴양림은 그 반대쪽인 서쪽에 있다. 도마령을 넘어 10분쯤 내려가면 도로 우측으로 민주지산 자연휴양림 드는 길목이 나온다. 여기서 조동리 마을 지나 5분쯤 들어가면 휴양림 입구 관리소 겸 매표소다.
이 휴양림은 올해 7월 중순에 개장한 새 휴양림인만큼 깨끗하고, 목조여서 나무 향이 좋은 산막이 자랑이다. 심야 전기로 난방을 하여 소음도 전혀 없다. 7, 10, 14, 15, 20평형 독립 산막들이 계곡 숲지대 여기저기 자리잡고 있는데, 그중 15평형인 목이버섯동과 그 옆 10평형인 싸리버섯동이 최고의 조망을 가졌다. 사용료는 5만~12만 원. 산림문화휴양관은 내부를 목재로 처리한 6평형과 7평형이 각각 5, 4개실이 있으며, 각각 35,000원, 40,000원이다.
이 휴양림에는 오토캠핑장도 있다. 계곡이 좀 좁은 편이다 보니 급비탈에 단을 지어서, 상단에 주차하고 그 바로 아래 단에는 목조 야영데크를 설치해 차에서 바로 짐을 내릴 수 있게 한 구조다. 이렇듯 다소 어설프긴 하지만 저녁 무렵이 되면 분위기가 제법 살아난다. 바로 옆 숲지대에는 야영데크를 설치한 야영장이 있다. 오토캠프장에 주차하고 이곳 야영장을 이용해도 좋다.
이 휴양림은 민간인에 위탁 운영하는 특산물판매점이 있으며, 여기서 간단한 식음료나 주류 등을 판다. 이 매점과 더불어 저 아래 마을에서 각호산관광원을 운영하는 민가에 닭도리탕이나 한방백숙 등을 주문하면 휴대용 가스레인지까지 함께 배달해준다(011-9838-12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