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미타불 염하며 선행 않는 것은 유일신 믿는 것과 다름없어
반갑습니다. 며칠 전 많은 비가 내려 가뭄에 시달리던
산야 초목들을 적시고 농사짓는 분들도 시름을 덜었습니다.
특히 가뭄이 심했던 강원도 지역 주민들이 상당히 기뻐했다는 보도가 있었습니다.
이 비의 가치를 돈으로 환산하면 2500억 원 정도 된다고 합니다.
가물 때 오는 봄비는 그만한 가치가 있을 정도로 중요합니다.
비오는 날 차를 같이 타고 오시는 분들이 벚꽃이 떨어진다고 걱정을 했습니다.
그래서 “벚꽃이 중요한가, 생명이 중요한가?”라고 물었습니다.
당연히 생명이 중요하다고 합니다.
우리는 스스로 당하지 않는 고통에 대해서는 둔감합니다.
눈앞에 있는 곱고 아름다운 것만 생각하지
정말 필요한 곳에 혜택이 가는 것은 생각을 못하고 있죠.
사람의 번뇌는 욕심에서 기인 불타는 욕망 줄여야 행복다가와
마음 내려놓고 행한 작은 선행
큰 공덕과 참다운 생명력 있어
아미타불 염할때 선한 마음 커져
남을 생각하고 주변을 생각해본다는 것이 중생의 마음으로는 실행하기가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사람뿐 아니라 동물이나 식물도
본질적으로 자신을 보호하려는 본능이 있기 때문입니다.
저도 며칠 무리를 해서 몸이 좋지 않기에 의사의 말씀을 들어보니
혈압이 높기 때문에 소금을 많이 섭취하지 말라고 합니다.
음식은 양념을 제대로 해서 먹어야 되는 것 아니냐고 하니까
짐승이 소금 쳐서 먹는 것 봤는가라고 되물으셨습니다.
생각해보니 짐승에게는 고혈압이 없습니다.
생존에 대해서는 짐승도 다 안다는 말입니다.
그런데 인간만 과욕을 부리기 때문에 문제가 생긴다는 것입니다.
그 말이 정말 맞습니다. 부처님께서도 “모든 생로병사의 근본은 지나친 욕심, 욕망이다.
모든 번뇌가 거기에서 나온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우리는 그것을 ‘고’ 라고 합니다. 고통은 ‘탕하’라고도 씁니다. 탕하는 갈증입니다.
목말라서 갈구하는 것입니다. 필요 이상으로 요구하고 추구하는 것입니다.
욕심 때문에 사람은 늘 번뇌에 빠지게 되고
필요 이상 고통을 당하게 된다는 것이 부처님 말씀입니다.
중요한 사실은 욕심을 줄이고 스스로 만족해 갈 때 행복을 얻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그 불타는 욕망들을 조금씩 줄이는 것이 핵심입니다.
제가 아는 분이 평생 골동품을 수집했는데
돌아가실 때 쯤 가치를 환산해 보니 300억 원이 넘었습니다.
그분이 연세가 많으신데 포탈라궁에 다녀오겠다고 하시는 겁니다.
그래서 제 생각에 포탈라궁전은 너무 높아서 올라가는데 숨이 차고
젊은 사람들도 고생하니 가지 않는 것이 좋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하지만 평생소원이라며 다녀오셨고 오신지 일주일 만에 돌아가셨습니다.
산소가 희박한 곳에서 고생하니까 그게 축적이 되어 고통이 커졌기 때문입니다.
돌아가시기 전 골동품을 부산 박물관에 기증하길 권했지만 못하셨고
가족들은 불과 30억 원에 팔아버렸지요. 그렇게 허무하게 가셨습니다.
재산이 아무리 많아도 마음을 크게 못쓰니 그렇게 된 것입니다.
사람이 욕심을 부려도 결국 남는 것은 생전에 지은,
눈에 보이지 않는 저금통에 저금한 공덕 밖에 없습니다.
부처님 은행에 저축하는 방법은 이곳 관음사 주지 지현 스님께서 주창하고 계신 염불입니다.
그리고 여러 가지 좋은 선행, 남을 도와주고 좋은 마음을 쓰는 것이
모두 부처님 은행에 저금이 됩니다.
그렇게 저금해 놓아야 목숨이 딱 끊어지는 그 순간 그것을 찾아 쓸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저금이 되지 않은 사람은 그야말로 죽음이 두렵고 하루하루 가는 것이 무섭습니다.
반면 저금이 되어 있는 사람은 살아 있을 때 공덕을 지어서 좋고
죽을 때 부처님께서 데려가시니 좋은 것이지요.
좋은 학교를 나와 박사 학위까지 취득하신 분이 계십니다.
그 분이 불교 교리가 너무 복잡하고 해도 해도 끝이 없다며 연락이 왔습니다.
“불교 공부가 너무 힘듭니다. 좀 쉬운 것은 없습니까?”라고 물으셔서
저는 “아미타불하십시오”라고 대답을 했습니다. 왜 아미타불입니까.
아미타불 공부에서는 죄를 얼마나 지었는지 관계하지 않습니다.
여러분이 얼마나 부처님을 좋아하는지도 관계가 없습니다.
약속을 해놨기 때문입니다.
바로 아미타불 10번만 부르면 무조건 극락으로 보내준다는 티켓입니다.
아미타불 부처님을 지향하는 신앙생활이 단순함에만 주안점이 있는 것이 아닙니다.
아미타불을 하다 보면 아미타부처님이 제시하신 여러 가지 선행공덕이 있습니다.
가장 단순하게 아미타불을 칭명하면 좋은 국토에 나게 된다는 것이지만
그 안에 들어가 보면 어떤 공덕을 지어야 하고 무엇을 해야 되는지에 대한 해답이 들어 있습니다.
그러니까 인생 공부에 대한 무궁무진한 해답이 바로 아미타불 공부입니다.
아미타불 신앙 속에 수많은 보물이 있고 그 보물을 캐내는 것이 우리가 할 일입니다.
염송하면서도 그 속에 닦아야할 수행 덕목들이 많다는 점은
유일신을 믿는 다른 종교와 분명한 차이점입니다.
염불행자들이 그것을 모르면 맹신적인 종교관에 빠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유일신을 믿는 종교와 다를 바가 없게 됩니다.
남아있는 삶을 어떻게 회향하는 가는 매우 중요합니다.
여기 계시는 분들 중에는 복지관과 관련해서 호스피스 교육을 받는 분들도 있으시지요.
또 주위 사람들에게 어떻게 해야 된다는 것을 법문으로 계속 들으며
안개 속에 옷이 젖는 것처럼 자신도 모르게 서서히 자기를 변화 발전시키는 분들도 계실 겁니다.
수행과 신앙생활을 통해서 삶이 변화, 발전해야 참다운 생명이 있습니다.
넉넉하고 덕스러운 마음으로 바라볼 줄 알아야 합니다. 타인을 대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과거 전생으로부터 내려온 인자, 즉 가난이나 배우자의 문제,
자녀의 문제들은 지금 우리가 풀 수 없습니다.
그런데 어떤 마음으로 그들을 대하는가는 우리에게 달려 있습니다.
예를 들면 장애인 자녀로 낳은 사람들은 그렇게 낳고 싶어서 낳은 것이 아닙니다.
그런데 ‘내게 업 덩어리가 왔구나’ 하는 것과
‘내가 이런 아이를 기를 수 있게 된 것도 큰 복’이라는 생각은 천양지차입니다.
세상 사람들은 누구나 불행을 싫어합니다. 불행은 언제 찾아올지 모릅니다.
누구나 똑같이 주어진 삶을 어떻게 이끄느냐는 자신에게 달려 있는 것입니다.
끝으로 사탕 이야기로 법문을 마칠까 합니다.
어느 젊은 아가씨가 직업을 구하려고 원서를 여러 곳에 넣었는데
넣는 곳마다 취직이 되지 않았습니다.
면접하기도 전에 떨어지거나 면접을 하러 가더라도 너무 떨리고 긴장이 돼
면접을 어떻게 봤는지도 생각나지 않을 정도인 사람이었습니다.
동분서주 하면서 온갖 곳에 원서를 넣었지만 모두 떨어졌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원서를 넣은 곳에서 면접을 보러 오라고 연락이 왔습니다.
이 아가씨는 면접을 보러 가기 위해 지하철을 타고 가면서도
‘보나 안보나 떨어질 것’이라고 미리 낙담하고 있었습니다.
지하철에 앉아 있는데 앞 사람이 계속 기침을 해요.
고개를 들어 보니 모자를 눌러 쓴 할아버지였습니다.
아가씨는 일어나면서 할아버지께 앉으시라고 했습니다.
할아버지는 조금만 가면 내린다며 그냥 아가씨가 앉으라고 했습니다.
아가씨는 계속 앉으시라 하고 할아버지는 괜찮다 하면서 옥신각신하다가
아가씨가 아예 자리에서 벗어나 문 쪽에 서 있자 그제야 영감님은 자리에 앉으셨습니다.
그리고 다음 정류장에 내리면서 처녀에게 고맙다며 박하사탕을 하나 건네주었습니다.
그 아가씨는 박하사탕을 주머니에 넣고 면접을 보러 갔습니다.
면접관 5명이 앉아있었고 역시 말을 제대로 못한 채 질문에 더듬더듬 대답하고 있었지요.
그런데 면접관 중 한 분이 기침을 하더라는 겁니다.
머리를 들고 면접관을 보니 40대로 보이는 아저씨였어요.
그 때 무심코 주머니에 넣었던 사탕이 생각나서 그걸 꺼내 기침하는 면접관에게 주었습니다.
박하사탕인데 혹시 기침이 멈출지 모르니 드셔 보라고 권했습니다.
면접관이 사탕을 먹으니 신기하게도 기침이 멎었습니다.
면접관은 “어떻게 알고 이렇게 사탕을 줄 생각을 했느냐”고 질문했고
아가씨는 자초지종을 설명했습니다. 면접관이 다시
“이 회사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아가씨는
비로소 평소 생각만 했지 한 번도 말로 꺼내지 못했던 것을 술술 이야기하게 되었습니다.
할 말을 다 하고 나니 속이 시원할 정도였습니다. 며칠 뒤 합격 통보를 받았지요.
그 후부터 처녀는 주머니에 항상 사탕 두, 세 개를 넣고 다니면서
아이들이 울면 하나 씩 주기도 하고 누가 기침을 하면 건네기도 하면서
작은 선행을 베풀었다고 합니다.
이것은 정말 작은 선행입니다. 그런데도 그 효과가 엄청납니다.
우리 마음은 그런 것입니다. 작은 것으로부터 시작해서 점점 발전하는 것이지요.
엄청난 일을 해야 되는 것이 아닙니다.
조그마한 것이라도 실천하면서 마음을 내려놓으니 말도 술술 나오지 않습니까.
아미타부처님을 모시고 있을 때는 그런 마음이 배로 생겨날 것입니다.
들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주영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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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법문은 4월3일 조계총림 송광사 부산분원 관음사(주지 지현 스님)에서
봉행된 미타재일 법회에서 설한 내용을 요약한 것입니다.
* 도일 스님은
1973년 양산 미타암에 입산, 1975년 통도사에서 사미계를, 78년 비구계를 수지했다.
태국 왕립 마하출라롱콘 대학을 졸업하고 영국 런던대학 객원연구원을 역임했다.
지난 동안거까지 조계총림 송광사 율학승가대학원 원장을 지낸 스님은
통도사 취운선원, 부산 보광사 등에서 운수납자의 삶을 이어가고 있다.
스님은 4월3일부터 매월 음력 15일마다
부산 당리동 관음사에서 정토 법문을 이어갈 예정이다.
2015년 4월 8일
법보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