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우 모피는 가볍고 털이 좋아 고가에 팔립니다.
한 땐 부유층 여인네들이 여우모피를
부의 상징처럼 두루고 걸치고 다녔습니다.
쩐이 되기에 여우를 잡아야 하는데
지능이 높아 잡기 어렵습니다.
사냥꾼들은 연구에 연구 더하여
여우가 거부할 수 없는 미끼를 알아냈습니다.
살구씨 지름.
살구씨 지름에다 독을 섞어 먹기 좋도록 단지뚜껑에 담아
여우 다니는 길목에 놓아둡니다.
꾀 많은 여우가 한 번 쯤 의심을 하며 생각을 합니다.
"내가 좋아하는 살구씨 지름!
그러나 먹어선 큰일나지.
틀림없이 독이 들어 있을거야.
엄마 아빠와 형을 죽게 만든 이 살구씨지름!
난 절대 먹지 않을거야!"
결심을 하며 여우는 살구씨지름 앞을 지나쳐 가버립니다.
그런데 그 냄새와 맛을 알고 있기에
몇 발짝도 가지 못해
너무나 먹고 싶어 자꾸만 뒤를 힐끔힐끔 돌아봅니다.
"에이~ 먹지 말고 한 번만 더 냄새만 맡아보자"
다시 살구씨 지름 앞으로 다가가 고소하고 향긋한 냄새를 맡습니다.
군침이 돌면서 먹고 싶어 안달이 납니다.
"삼키지 말고 혀끝으로 맛만 보지 뭐"
혀끝으로 황홀한 맛을 느끼고 나니
그 냄새와 고소한 맛과 향에 반해버려
생각하고 있던 선명한 죽음의 그림자가 희미해 집니다.
『 "쬐끔 먹는데 설마 죽기야 하겠어?"
"아 으, 맛있다!"
"조금만 더 먹고 그만 먹어야지"
"아~ 어쩌면 이렇게 맛이 좋을까? 벌써 반이나 먹었네.
어차피 기왕 이만큼 먹었으니 실컷 먹고나 보자.
아 ~ 맛있는 살구씨 지름이여 !"』
설마가 여우 잡는다고
마침내 여우는 피를 토하며 죽고 말았습니다.
살아가면서 인내와 절제, 결단이
절대 필요한 경우가 생깁니다.
탐욕이 그렇고
건강을 위한 금주(禁酒), 금연(禁煙), 도박, 등 등 . . .
단칼에 끊어야 하는 시기에 차마
그렇지 못하는 것이 사람의 삶에서도 나타납니다.
‘조금만, 설마’에서 멈추지 못하고 수렁 속에 빠져 듭니다.
결국 화를 당하고
나중에 후회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너무 욕심내지 말고 비운 마음으로 범사에 감사의 자세로
분수와 위치, 자신의 환경 조건에 맞게 安分知足하며 사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여우 이야기를 해 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