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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청은 18~19세기 천주교 박해과정에서 희생된 무명 순교자의 넋을 기리기 위해 지난해 11월 해미순교성지를 국제성지로 선포했다. (자료사진: 서산시 제공/ 굿모닝충청=김갑수 기자)
[굿모닝충청 김갑수 기자] “내포는 천주교 초기 전파의 못자리, 상징지역이다. 내포 천주교와 순교사도 이 지역 문화의 큰 특징으로 부각된다. 김대건, 최양업, 최방제 등 한국 천주교 최초 성직자들의 고향이 당진과 청양, 즉 내포 일대라는 점, 그리고 내포지역 교회가 서울교회와 더불어 충청도와 경상북도, 강원도 태백산 산간지방에까지 배후지 구실을 했다는 점은 이곳 내포가 당시 천주교 전파에 얼마나 중요한 곳이었는가를 잘 이야기해 주고 있다.”
충남역사문화연구원이 발간한 내포문화총서 1권(내포의 역사와 문화) 중 ‘내포의 역사와 문화의 성격’에 대해 집필한 이해준 공주대학교 교수의 설명이다.
이 교수에 따르면 서산‧태안‧당진‧홍성‧예산 등을 아우르는 내포(內浦)의 지성사는 변화에 대응하고 이를 수용할 줄 아는 진취성에 그 특징이 있다. 다양한 현실문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비판과 실천을 추구하는 것이 이 지역 사람들의 본성이라는 것이다.
“내포는 천주교 초기 전파의 못자리”…해미국제성지 선포 기대감
실제로 불교와 천주교, 동학 등 새로운 종교와 사상이 이 지역을 중심으로 태동했고, 그로 인한 역사문화유적과 상흔들은 내포 곳곳에 남아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대표적인 곳이 해미국제성지다. 교황청은 18~19세기 천주교 박해과정에서 희생된 무명 순교자의 넋을 기리기 위해 지난해 11월 해미순교성지를 국제성지로 선포했다.
서산시는 특히 해미국제성지 등록문화재 지정을 추진하고 장기적으로는 내포지역 천주교에 대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잠정목록) 등재를 이끌어 국제적인 명소로 자리매김토록 할 예정이다. (해미순교성지 홈페이지: 지난 2014년 8월 현장을 찾은 프란치스코 교황)
해미국제성지 한광석 전담신부는 홈페이지를 통해 “이미 선포된 역사적인 장소, 성모 발현지, 유명한 성인 관련 순례지와 비교해 볼 때 해미성지는 국제성지로 자리매김하기에는 외적으로 부족해 보이는 게 사실”이라며 “유명한 성인이 있거나 특별한 기적이 있었던 것도 아니며, 이름이나 세례명을 남기고 순교한 132명의 신자가 기록으로 남아 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그럼에도 대부분 하층민이어서 이름도 남기지 못하고 기록도 남아있지 않은 1000여 명이 넘는 분으로 추정되는 신앙 선조들은 가난했지만 기쁘게 살다가 영광스러운 죽음을 맞이하고 묻힌 곳이 해미무명순교지”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서산시가 해미국제성지를 세계적인 명소이자 종교순례 거점으로 만들기 위해 나선 것도 이 때문이다.
시에 따르면 국제성지는 전 세계적으로 30곳에 불과하며, 국내에서는 서울에 이어 두 번째, 단일성지로는 아시아에서 두 번째로 그 의미가 매우 크다.
박해 피해 찾은 천주교인들에 불교계가 도피처 내 줘…종교 간 화합 이뤄
내포지역은 천주교의 수용기부터 박해기를 거치는 동안 한반도에서 신앙이 가장 뿌리 깊게 내린 지역으로, 당시 가야산을 중심으로 한 불교계가 박해를 피해 찾아온 천주교인들에게 도피처를 제공하는 등 역사적으로 유래 없는 종교 간 화합의 공간이기도 하다.
이에 시는 종교를 초월한 세계적인 명소로 만들어 권력의 폭력성과 시대적 편협성을 극복하고, 포용과 융합의 가치가 공존하는 상징적인 공간으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특히 세계 주요 국제성지에는 연간 300만 명에서 1000만 명 이상의 순례객과 관광객이 방문,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서산시는 2022년부터 약 10억 원을 들여 ‘해미국제성지 세계명소화 기본계획 수립 용역’을 추진할 방침이다. 세계 최초의 ‘글로벌 종교순례 목적지’ 구현을 통해 유럽 위주의 순례 관광 패턴을 바꿔놓겠다는 것이다. (서산시 제공)
2019년 기준 우리나라를 찾은 외국인은 1700만 명으로, 전 세계 천주교 신자(17.3%)의 비중을 적용하면 약 297만 명의 잠재적 방문 수요가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를 위해 시는 2022년부터 약 10억 원을 들여 ‘해미국제성지 세계명소화 기본계획 수립 용역’을 추진할 방침이다. 세계 최초의 ‘글로벌 종교순례 목적지’ 구현을 통해 유럽 위주의 순례 관광 패턴을 바꿔놓겠다는 것이다.
용역 결과를 토대로 국가 주도 사업화를 추진하겠다는 게 시의 복안이다.
시는 약 1745m 구간을 대상으로 하는 해미순례길 종점부 구간 조성 사업을 선도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예산은 약 10억 원이 소요될 전망이다.
해미국제성지 세계명소화 기본계획 수립 용역 추진…맹정호 시장 “K-순례길” 의지
또한 참수형터로 알려진, 해미국제성지와 해미천이 맞닿아 있는 지역(반양리 274-1 일원)에 해미역사공원을 조성하고, 종교를 초월한 인권 존중 등 인류 보편적 가치를 공유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시는 특히 해미국제성지 등록문화재 지정을 추진하고 장기적으로는 내포지역 천주교에 대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잠정목록) 등재를 이끌어 국제적인 명소로 자리매김토록 할 예정이다.
시는 이 같은 내용을 망라한 추진계획(안)을 수립, 충남도와 공동으로 대선공약 반영을 위해 행정력을 집중할 방침이다.
맹정호 서산시장은 “K-POP, K-방역과 같이 대한민국 하면 떠오르는 K-순례길로 키워내겠다”며 “해미국제성지가 화해와 평화, 생명과 미래의 장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서산시 제공)
해미국제성지에 대한 시의 로드맵이 차질 없이 진행될 경우 점점 가시화되고 있는 충남공항(서산공항)은 물론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추가 검토사업으로 담긴 서해안 내포철도(예산~서산~태안) 구축에도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앞서 맹정호 시장은 지난 19일 노천성당 현장에서 추진 계획 브리핑을 갖고 “인간의 존엄, 생명, 진리와 같은 보편적 가치를 지키기 위해 가시밭길을 마다하지 않았던 순교자들의 삶을 기억하고, 이를 현대적 의미로 재해석해 세계 모든 이들과 함께 누림으로써 지역의 활력에도 기여할 있도록 해미국제성지를 세계의 명소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맹 시장은 “K-POP, K-방역과 같이 대한민국 하면 떠오르는 K-순례길로 키워내겠다”며 “해미국제성지가 화해와 평화, 생명과 미래의 장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이밖에 시는 가로림만 해양정원과 부남호 역간척(해수유통), 충남공항 건설, 물 부족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 등을 대선공약으로 제안하고 있는데, 상당수는 태안군과 중첩된 것이어서 긴밀한 공조가 절실하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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