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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골문(甲骨文)에 보이는 렬(烈)은 알(*)과 화(火)가 위아래로 결합된 회의(會意)에 속하는 글자이다. 알(*)은 본래 두 다리가 묶여 움직이지 못하는 죽은 사람(死者)을 표현한 것으로 화(火)와의 결합은 죽은 사람을 불로 태운다는 뜻이다. 소전(小篆)에 이르러 치솟아 오르는 불길을 알(*)의 오른쪽에 도(刀)와 같이 그려 오늘날과 같은 형태로 되었다. 서서히 불에 타 죽어 갈 정도의 고통에도 끝내 굴복하지 않는 '강직불굴(剛直不屈)'의 의미가 파생되어 장자(莊子)에서 '하얀 칼날이 눈앞에 교차하는데도 죽음을 삶처럼 생각하는 것이 열사의 용기이다[白刃交于前, 視死若生者, 烈士之勇也]'라고 하였다. 열장부(烈丈夫) 열녀(烈女) 의열(義烈) 등에서처럼 쓰인다. 시경(詩經)에서 '아, 위대한 무왕은 비길 데 없이 공적이 많으시네[於皇武王, 無競維烈]'라고 하였다. 선열(先烈) 열조(烈祖) 등과 같이 쓰인다. 세력이나 기세가 불길같이 맹렬한 것을 치열(熾烈), 맹렬한 불길을 열화(烈火)라고 한다. 불길뿐만 아니라 강렬(强烈), 폭열(暴烈), 열렬(熱烈) 등처럼 일반적으로 정도나 상태가 사납다는 의미로도 쓰인다. 소의를 버리고 큰 치욕을 씻어 이름을 후세에 남기니,…열장부가 아니면 누가 능히 이를 이루리오[棄小義, 雪大恥, 名垂於後世,…非烈丈夫孰能致此哉]. 김영기.동서대 중국어전공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