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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사띠사마디 원문보기 글쓴이: 그림자
223 재가 신자 웃따라
라자가하에 뿐나라는 이름을 가진 가난한 농부가 아내와 어린 딸과 함께 살고 있었다. 그는 라자가하 왕실 재정관 수마나네 집 하인이었는데, 그의 아내와 딸도 그를 도와 주인집에서 함께 일했다. 그러던 어느 때 라자가하에서 남의 집 일을 하는 사람들에게 이레 동안의 특별 휴가가 주어지게 되었다. 재정관 수마나도 이것을 알고, 하인 뿐나를 불러 이레 동안 쉴 것인가, 아니면 품삯을 더 받기로 하고 일을 계속할 것인지를 물어 보았다. 그러자 뿐나는 이렇게 대답하는 것이었다.
“휴가라니요? 그건 돈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지요. 저는 당장 내일 아침 죽 끓일 식량도 넉넉지 못 한 사람입니다. 휴가 기간에도 일을 시켜 주십시오.”
뿐나는 이렇게 대답한 뒤 쟁기를 메고 튼튼한 소 두 마리를 몰고 나오며 주인에게 내일 아침에 논에 나가 일하겠다고 말하고 집으로 왔다. 집에 온 그는 아내에게 내일은 점심을 넉넉하게 준비해 달라고 부탁했다. 그리고 덧붙여 말하기를 내일부터 성 내 시민들은 이레 동안 휴가에 들어가는 모양이지만 자기는 그 동안에도 일하기로 결정했으며, 따라서 자기는 내일 일터로 갈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날이 밝기를 기다려 쟁기를 메고 소를 몰아 일터로 갔다.
그날 사리뿟따 장로는 이레 동안의 멸진정(滅盡定)에서 일어나, 이 깊은 선정에서 나온 성자에게 첫 번째로 공양을 올리면 엄청난 공덕이 되는데 이 공덕을 누구에게 돌려줄 것인지 생각해 보았다. 사리뿟따 장로는 지혜의 눈으로 세상을 살펴 가난하여 휴가도 즐기지 못하고 논에서 일을 하고 있는 뿐나를 보게 되었다. 그래서 장로는 가사를 단정하게 입고 발우를 들고는 뿐나가 일하고 있는 곳으로 갔다.
뿐나는 장로를 보자 매우 반가워하며 논에서 나와 큰절을 세 번 올렸다. 장로는 뿐나에게 물그릇에 물을 담아 오도록 부탁함으로써 뿐나로 하여금 공덕을 짓게끔 해주었다. 뿐나는 또 숲에 들어가 싸리나무를 꺾어서 칫솔을 몇 개 만들어 올렸다. 그런데, 장로는 그의 아내에게도 공덕을 짓게 해주고 싶었다. 그렇지만 지금 그의 집으로 가면 이곳으로 오고 있는 그의 아내를 만날 수 없으리라 판단하여 여기서 얼마를 더 머물다 가리라 생각하여 잠시 기다린 뒤에 그곳을 떠나 걷기 시작했다. 그리하여 가난한 농부의 아내는 남편의 점심을 준비해 오는 길에 장로를 만나게 되었다.
그 동안 그녀는 장로에게 공양을 올릴 음식이 있을 때에는 장로가 없었고, 장로가 곁에 있을 때는 공양 올릴 음식이 없어서 한 번도 장로에게 공양을 올리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이제는 내게 음식이 있을 때에 장로를 뵙게 되었으니 이번에는 꼭 복을 지으리라 생각했다. 농부의 아내는 음식을 내려놓고 장로가 가까이 오기를 기다려 이마를 땅에 대고 큰절을 올린 다음 이렇게 말했다.
“장로시여, 이 음식이 좋은지 험한지는 묻지 마시고, 다만 기쁜 마음으로 공양을 받아 주십시오. 그리고 당신의 미천한 제자에게 복을 내려 주십시오.”
장로는 발우을 들고 음식을 받을 준비를 하고 여인 앞에 섰다. 그러자 여인은 한 손에 밥통을 들고 다른 손에는 주걱을 들더니 밥통의 밥을 전부 쏟으려고 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장로는 반만 공양하고 나머지는 남편에게로 가져가라고 권했지만 여인은
“복을 짓는데 반을 지어서야 되겠습니까? 저는 금생의 복뿐만이 아니라 내생의 복까지 받기를 원합니다.”
라고 말하면서, 끝내 밥통의 밥을 다 공양하는 것이었다. 그런 다음 아주 진지한 목소리로
“장로시여, 장로께서 지니신 성스러운 가르침을 제게도 나누어 주십시오.”
하고 청하는 것이었다. 이에 장로는 그렇게 하겠다고 대답하고 나무 그늘에 앉아 공양을 잘 마쳤다. 그리고 여인은 곧 집으로 되돌아가 다시 밥을 지었다.
그동안 뿐나는 큰 논을 반 이상이나 간 상태였다. 그래서 이제는 배가 고파 더 이상 일을 할 수가 없었다. 그는 소의 멍에를 풀어 놓고 잠시 나무 그늘에 앉아 멍하니 길 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때 멀리서 자기 아내가 밥을 지어 가지고 오는 것이 보였다. 한편 아내는 아내대로 남편이 배가 고파 자기만 기다리고 있는 것을 보고, 만약 남편이 자기를 나무라며 채찍으로 때리기라도 하면 일껏 자기가 지은 공덕도 허사가 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녀는 멀리서부터 이렇게 설명해 주었다.
“여보, 조금만 참으세요. 그래야만 제가 오늘 지은 착한 공덕이 헛되지 않게 되어요. 전 오늘 사리뿟따 장로를 뵙게 되어 당신의 점심을 그분께 공양 올리느라고 이렇게 늦은 거예요.”
아내의 설명을 듣고 농부는 아주 기뻐했다. 그는
“그렇소? 참 잘했구려. 나도 오늘 그분을 만나 칫솔을 몇 개 만들어 드리고, 또 물도 올려드렸다오.”
하고 말했다. 그는 식사를 마친 뒤 아주 만족한 마음으로 아내의 무릎을 베고 지친 몸을 쉬다가 그만 잠이 들었다.
뿐나는 한참 만에 잠에서 깨어나 무심코 논을 바라보다가 그만 깜짝 놀라 아내에게 소리쳤다.
“여보! 내가 갈아놓은 흙덩이들이 전부 황금으로 변했구려! 혹시 내가 배가 너무 고파 헛것을 보는 게 아니오?”
그러자 아내는 자기에게도 황금으로 보인다고 대답하는 것이었다. 뿐나는 일어나 논으로 내려가 확인해 보니 황금이 분명했다. 그는 감탄하여 외쳤다.
“아, 성자께 공양을 올린 공덕이 이같이 곧바로 나타난 것이로구나!”
그들은 이같이 많은 황금은 자기들만이 쓰기에는 너무 많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밥을 담아 왔던 바구니에다 담을 만큼 황금을 담아 왕을 찾아갔다. 왕은 농부에게 무슨 일로 자기를 찾아왔는지 물었다. 그래서 그는
“대왕이시여, 제가 오늘 갈아놓은 흙덩이가 모두 황금으로 변했습니다. 그것을 모두 왕궁으로 가져오시도록 하십시오.” 하고 말했다. 그러자 왕은
“너는 도대체 누구인가?”
“대왕이시여, 저는 뿐나라는 이름을 가진 가난한 농부이옵니다.”
“그래, 너는 오늘 어떤 일을 했더냐?”
“대왕이시여, 저는 오늘 아침 일찍이 사리뿟따 장로를 뵙고 그분께 칫솔 몇 개와 물을 공양했습니다. 그리고 저의 아내도 그분께 저의 점심을 공양드렸습니다.”
그러자 왕이 감탄했다.
“아, 성자께 공양을 올린 과보를 당일에 받다니!”
왕은 뿐나에게 자기가 어떻게 해주었으면 좋겠느냐고 물었다. 뿐나는 나머지 황금을 왕궁으로 실어 오도록 하시라고 권했다. 그래서 왕은 천여 대의 수레를 보내어 금덩이를 모두 왕궁으로 실어 오라고 지시했다.
그래서 왕이 보낸 사람들이 황금을 싣게 되었는데, 그들이 ‘이건 모두 임금님 것이지!’하고 말하는 순간 그 황금들은 모두 흙덩이로 변해 버리고 말았다. 이에 당황한 그들은 왕에게 돌아가 자기들이 금덩이를 잡으면 금덩이가 흙으로 변해 버린다고 사뢰었다. 왕은 그들에게 물었다.
“너희는 황금을 집으면서 뭐라고 말했느냐?”
“예, 이 황금은 임금님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왕이 웃었다.
“너희들은 이 황금은 뿐나의 것이라고 말하면서 싣도록 해라.”
그래서 시종들이 그렇게 하자 흙덩이가 다시 황금으로 변하는 것이었다. 그렇게 하여 모아온 황금은 실로 엄청난 양이어서 왕궁의 뜰에 쌓아 보니 사방이 80자나 되었다. 왕은 사람들을 모아 놓고 이만큼 많은 황금을 가진 사람이 있는지 없는지 알아보았다. 그러자 모두들 없다는 대답이었다. 왕은 다시 그렇다면 이같이 복을 받은 뿐나를 어떻게 대우해 주어야 하겠는지 물었다. 그러자 한결같은 대답은 그를 재정관에 임명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왕은 곧 뿐나에게 재정관을 상징하는 일산을 내리고 걷어온 황금도 모두 그에게 되돌려 주었다. 그러자 뿐나는 왕에게 이렇게 사뢰었다.
“대왕이시여, 저희는 이제까지 가난하여 집도 없이 남의 집에서 살아왔습니다. 그러나 저희에게 집을 짓고 살 수 있는 땅을 조금 마련해 주십시오.”
이에 왕은 그에게 과거의 한 재정관이 살던 폐허가 된 집터를 내주었다. 그렇게 해서 집이 다 지어지자 집의 준공식을 겸한 뿐나의 재정관 취임식이 이레 동안 화려하게 거행되었다. 그 기간 동안 뿐나는 시민들에게 많은 것을 베풀었고, 부처님과 오백 명의 아라한 비구들에게 일일이 네 가지의 공양을 올렸다. 그런 공양이 있은 마지막 날에 부처님께서는 보시의 공덕, 지계의 공덕, 선정 지혜의 계발, 사성제, 팔정성도 등에 대해 설법해 주셨는데, 이 진리의 말씀을 듣고 뿐나와 그의 아내, 그리고 딸은 모두 수다원과를 성취하였다.
그런 뒤 얼마의 세월이 흐르고 나서 뿐나의 옛 주인이자 라자가하의 또 다른 재정관인 수마나는 성장한 자기 아들을 결혼시키게 되어 뿐나의 딸을 며느리로 달라고 뿐나에게 청했다. 그러나 뿐나는 그의 청을 거절하는 것이었다. 그러자 수마나는 말했다.
“그런 소리 마시오. 우리는 얼마 전까지 한 집에서 살지 않았겠소? 그래서 당신은 대단한 재산을 갖게 되었고, 지위도 높아진 것이 아니요.”
그러자 뿐나가 대답했다.
“싫소. 당신은 외도 수행자를 따르고 있소. 그렇지만 내 딸은 삼보 없이는 살 수 없는 사람이오. 나는 외도 집안에 딸을 시집보내고 싶지 않소.”
그렇지만 여러 부자들과 고관들이 중간에 들어서 그와의 우정을 끊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당신 딸을 그 집으로 시집보내는 것이 여러 면으로 좋다고 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뿐나는 사람들의 충고에 따라 딸을 수마나의 아들에게 시집보내게 되었다.
『웃따라와 시리마』
수마나의 며느리로 간 뿐나의 딸 이름은 웃따라였다. 그녀는 시집간 날부터 더 이상 부처님의 법문을 듣거나 비구들을 만나 공양을 올리지 못하게 되었다. 그렇게 두 달 반이 지났을 때 그녀는 하녀에게 스님들이 여름 석 달 동안 한 곳에 모여 수행에 정진하는 기간인 안거가 며칠 남았느냐고 물어 보았다. 그러자 보름이 남았다는 대답이었다. 웃따라는 친정아버지에게 곧 편지를 띄웠다.
“부모님께서는 왜 저를 이 같은 집에 시집을 보내셨습니까? 차라리 평범한 시골뜨기더라도 부처님에 대한 믿음이 깊은 사람에게 시집보내 주시는 것이 더 좋았을 텐데 말입니다. 저는 이 집으로 시집온 이후 단 한 번도 스님들을 본 일도 없고, 공덕을 지을 기회도 없었습니다.”
웃따라의 친정아버지는 이 같은 딸의 편지를 받고 마음이 매우 불편했다. 그는 황금 일만 오천 냥을 보내면서 이런 편지를 동봉했다.
“딸아, 시내에는 시리마라는 이름을 가진 고급 유녀가 있느니라. 그녀는 하룻밤에 돈 천 냥을 받는다고 한다. 너는 그녀를 사서 너 대신 남편을 받들게 하고 자유롭게 공덕행을 하도록 하려무나.”
그래서 웃따라는 시리마를 불러 이렇게 제안했다.
“친구여, 이 돈을 드릴 테니 내 남편을 보름 동안만 잘 보살펴 주어요.”
이에 시리마가 그러겠다고 허락했다. 웃따라는 시리마와 함께 남편에게 가 그녀를 소개한 다음
“이 여인이 저를 대신해서 보름 동안 시중을 들며 당신을 모실 거예요. 저는 그동안에 부처님과 스님들께 공양을 올리고 부처님의 설법을 듣겠습니다.”
웃따라의 남편은 시리마의 아름다운 자태에 반해서 그러자고 승낙했다. 이렇게 남편에게서 벗어난 웃따라는 부처님을 비롯하여 많은 비구들을 초청해 보름 동안 공양을 올리게 되었다. 그래서 그녀는 매우 기쁜 마음으로 부엌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독려하며 준비를 서둘렀다.
어느덧 안거 마지막 날이 왔다. 그때 웃따라의 남편은 자기 방에 있다가 창을 통해 부엌에서 자기 아내가 바쁘게 일하는 것을 보았다. 그는 마음속으로 이렇게 중얼거렸다.
‘저 어리석은 여자는 왜 저렇게 바쁘게 일만 한단 말인가? 몸은 땀에 흠뻑 젖어 있고, 숯검정이 온몸에 묻어 있는 저 꼴이라니! 저 여자는 저런 곳에서 비지땀을 흘리면서 일이나 할 줄 알았지 편안하고 호화로운 생활을 즐길 줄을 모르는구나. 참으로 딱한 여자야. 내일이면 안거나 끝나는 마당이니 정성을 다해 붇다와 비구들을 공양하겠다고 저러는 거겠지. 바보 같으니라고.’
그는 이렇게 중얼거리면서 창가를 떠났다. 그런데 그가 웃음을 띠며 창가에서 떠나는 것을 본 시리마는 무슨 일인가 싶어 창 쪽으로 가서 밖을 내다보았다. 그리고 거기에 웃따라가 있는 것을 보고는 그가 자기 아내와 애정을 확인하느라고 웃은 것이라 생각했다. 질투심이 일어난 시리마는 자기가 돈을 받고 고용된 여자라는 것을 잊어버리게 되었다. 그녀는 자기가 마치 재정관의 며느리인 양 착각하고 있었다. 심한 질투심에 사로잡힌 그녀는 곧 부엌으로 내려가 과자를 튀기고 있는 기름 가마 옆에 있는 국자를 들었다. 그녀는 국자에 기름을 가득히 떠서 웃따라에게 끼얹을 생각이었다. 그녀가 웃따라 쪽으로 가고 있을 때 웃따라는 시리마의 의도를 짐작하고 마음속으로 이렇게 생각했다.
‘시리마는 실로 나를 도와준 사람이다. 이 세상이 넓다 해도 시리마가 나에게 베풀어 준 친절에 비교할 만한 것은 드물다. 나는 시리마의 도움으로 부처님과 스님들께 공양할 수 있었고, 또 법문을 들을 수도 있었던 것이 아니냐. 만약 그녀에 대한 나의 이 같은 자비의 마음에도 불구하고 내 마음에 그녀에 대해 성내는 마음이 남아 있다면 나는 그 기름에 타게 될 것이다. 그렇지만 내 마음에 그녀에 대한 진심이 없이 자비심만 있다면 나는 기름을 뒤집어쓰고도 아무렇지 않을 것이다.’
이런 생각으로 웃따라가 자기 마음을 시리마에 대한 사랑으로 가득 채우고 있을 때 다가온 시리마가 뜨거운 기름을 끼얹었다. 그러나 웃따라에게는 그 기름이 마치 서늘한 물인 듯 시원했다.
별 반응이 없자 시리마는 다시 끓는 기름을 끼얹었다. 그때 그것을 본 웃따라의 여종이 놀라 소리쳤다.
“저리 비켜! 이 극악무도한 계집!”
그리고 곧 이어서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어 시리마를 넘어뜨렸다. 사람들은 흥분하여 시리마를 꾸짖었다.
“네가 무슨 원한으로 우리 주인마님에게 끓는 기름을 끼얹는 거냐?”
사람들은 그녀를 두들겨 패기 시작했다. 웃따라는 사람들의 난폭한 행동을 보고 제지하려고 했지만 기름을 뒤집어쓴 뒤라 힘이 없어서 빨리 손을 쓰지 못했다. 그래도 그녀는 결국 시리마를 사람들로부터 구해낼 수 있었다.
웃따라는 사람들을 물리치고 시리마에게 말했다.
“그런 짓을 해서 그대에게 무슨 이익이 있단 말이냐?”
웃따라는 더운 물로 시리마를 목욕시킨 뒤 정제된 기름으로 얻어맞은 데를 발라 주면서 도리어 그녀를 위로했다.
웃따라의 예상 밖의 친절에 감동한 시리마는 그때서야 자기는 이집에 고용되어 들어온 사람일 뿐 여주인이 아니라는 사실을 상기했다. 그러자 그녀에게는 이런 생각이 들었다.
‘아아, 내가 이렇게 착한 여주인에게 끓는 기름을 퍼 붇다니! 그것은 실로 용서받지 못할 큰 죄악이었다. 이 여주인은 사람들을 시켜 나를 더욱 가혹하게 매질할 수도 있었으련만, 도리어 나를 치료해 주고 위로해 주는 것이 아니냐. 이런 대접을 받고도 내가 이 여주인에게 용서를 구하지 않는다면 나는 그 벌로 머리가 일곱 조각이 나고 말 것이다.
시리마는 울면서 웃따라의 발밑에 머리를 조아렸다.
“주인마님, 제발 용서해 주십시오.”
그러자 웃따라는 이렇게 대답하는 것이었다.
“시리마여, 내 아버지께서 당신을 용서하신다면 나도 당신을 용서하겠소.”
“그렇다면 마님의 아버님이신 뿐나 재정관께 용서를 빌도록 하겠습니다.”
웃따라가 말했다.
“벗이여, 그분은 나에게 윤회를 받게 하신 아버지이시지만, 내게는 스스로 윤회로부터 벗어나신 분이시며 나를 윤회로부터 벗어나도록 가르쳐 주신 아버님이 따로 계신다오.”
“그분이 누구신지요?”
“그분은 바르게 깨달으신 분이십니다. 그분은 부처님이시지요.”
“하지만 저는 그분에 대한 믿음이 없습니다.”
“내가 믿음이 나도록 도와 드리지요. 내일 그분께서 제자들과 여기에 오시게 되니까 공양드릴 물건을 준비하여 스승께 올리고 용서를 구하도록 하세요.”
“잘 알았습니다. 주인마님.”
시리마가 마음을 정하자 웃따라는 자기 처소로 가서 자기가 부리는 오백 명의 여인들에게 시리마가 공양물을 준비하는 것을 도와주라고 지시했다. 시리마는 여러 가지 딱딱하고 부드러운 음식을 만든 다음 그것을 웃따라네 집으로 옮겼다. 그렇지만 이튿날, 그녀는 감히 부처님과 비구 제자들에게 공양을 올리지 못했다. 그래서 웃따라가 그녀를 대신해서 공양을 올렸는데, 공양이 끝났을 때에야 시리마와 그녀의 일행은 부처님께 오체투지로 인사를 올리고 자리에 앉았다.
부처님께서 시리마에게 무슨 잘못을 저질렀는지 물으셨다. 이에 시리마가 대답했다.
“부처님이시여, 어제 저는 이러저러한 일을 저질렀습니다. 그런데도 주인마님은 사람들이 저를 매질하는 것을 말리고, 저를 치료해 주고, 또 위로해 주었습니다. 저는 깊이 감동하여 주인마님에게 용서를 구했는데, 마님 말씀이 부처님께 용서를 구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부처님께서 웃따라에게 확인해 물으셨다.
“웃따라, 그것이 사실이냐?”
“예, 사실입니다.”
“그렇다면 웃따라여, 시리마가 너에게 끓는 기름을 부을 때 너는 어떤 마음을 가졌느냐?”
“부처님이시여, 그때 저의 마음은 시리마에 대한 자애로 충만했습니다. 저는 ‘이 세상이 아무리 넓을지라도 나의 친구인 시리마만큼 고마운 사람은 흔치 않다. 나는 그녀의 도움으로 부처님과 스님들께 공양을 올릴 수 있었던 것이다. 만약 내가 그녀에게 나쁜 마음을 조금이라도 가지고 있다면 이 기름이 나를 태울 것이요, 나에게 그녀에 대한 악심이 조금도 없다면 이 기름은 나를 태우지 못할 것이다.’라고 스스로 생각했습니다.
그러자 부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웃따라여, 참으로 훌륭하구나! 그것이 성냄을 이기는 올바른 방법이니라. 성냄은 성냄 없음으로 이겨내고, 비방과 중상은 참음으로써 이겨낸다. 인색은 자기 것을 보시함으로써 이겨내고, 거짓말은 진실을 말함으로써 이겨낸다.”
그리고 부처님께서는 게송을 읊으셨다.
성냄 없음으로 성냄을 이기고
선으로 악을 이겨야 한다.
보시로 인색을 이기고
진실로 거짓을 이겨야 한다.
부처님의 이 설법 끝에 시리마와 그녀를 따라온 오백 명의 여인들은 모두 수다원과를 성취하였다.
웃따라는 아들 이름이 난다이므로 난다마따라고도 하며, 부처님께서 여자 재가신도 중에서 선정 제일이라고 칭찬하셨다.
Overcome the angry by non-anger; overcome the wicked by goodness; overcome the miser by generosity; overcome the liar by truth.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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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거해스님 편역, 『법구경 2』, 샘이 깊은 물,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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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무념/응진 역, 『법구경 이야기 3』, 옛길, 2008.
5. 한국마하시선원, 『수행독송집』, 한국마하시선원, 2014.
6. 빤디따라마 서울 명상센터, 『예경독송문』, 빤디따라마 서울 명상센터,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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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ngalore, India, 1986.
8. http://tipitaka.wikia.com/wiki/Dhammapada
9. https://www.accesstoinsight.org/tipitaka/kn/dhp/
10. http://blog.daum.net/gikoship/1578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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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hammapada Verse 223 - Uttara Upasika Vatthu
http://tipitaka.wikia.com/wiki/Dhammapada_Verse_223_-_Uttara_Upasika_Vatthu
Akkodhena jine kodham
asadhum sadhuna jine
jine kadariyam danena
saccena' likavidinam.
Verse 223: Conquer the angry one by not getting angry (i.e., by loving-kindness); conquer the wicked by goodness; conquer the stingy by generosity, and the liar by speaking the truth.
The Story of Uttara the Lay-Disciple
While residing at the Veluvana monastery, the Buddha uttered Verse (223) of this book, with reference to Uttara, a female lay-disciple.
Uttara was the daughter of a farm labourer named Punna and his wife. Punna worked for a rich man named Sumana, in Rajagaha. One day, Punna and his wife offered alms-food to Thera Sariputta soon after his arising from sustained deep mental absorption (nirodha samapatti), and as a result of that good deed they suddenly became very rich. Punna came upon gold in the field he was ploughing, and the king officially declared him a royal banker. On one occasion, the family of Punna offered alms-food to the Buddha and the bhikkhus for seven days. and on the seventh day, after hearing the Buddha's discourse, all the three members of the family attained Sotapatti Fruition.
Later, Uttara the daughter of Punna married the son of the rich man Sumana. That family being non-Buddhist, Uttara did not feel happy in her husband's home. So, she told her father, "My father, why have you put me in this cage? Here, I do not see any bhikkhu and I have no chance to offer anything to any bhikkhu." Her father felt sorry for her and sent her fifteen thousand in cash. With this money, after getting permission from her husband, Uttara engaged a courtesan to look to the needs of her husband. So it was arranged that Sirima, a well-known and very beautiful courtesan, was to take her place as a wife for fifteen days.
During that time, Uttara offered alms-food to the Buddha and the bhikkhus. On the fifteenth day, as she was busy preparing food in the kitchen, her husband saw her from the bedroom window and smiled, and then muttered to himself, "How foolish she is! She does not know how to enjoy herself. She is tiring herself out with this alms-giving ceremony!" Sirima saw him smile, and forgetting that she was only a paid substitute wife felt very jealous of Uttara. Being unable to control herself, Sirima went into the kitchen and got a ladleful of boiling butter with the intention of pouring it over the head of Uttara. Uttara saw her coming, but she bore no ill will towards Sirima. She reflected that because Sirima had stood in for her, she had been able to listen to the dhamma, make offerings of alms-food for fifteen days, and perform other acts of charity. Thus she was quite thankful to Sirima. Suddenly, she realized that Sirima had come very close to her and was going to pour boiling-hot butter over her; so she made this asseveration: "If I bear any ill will towards Sirima may this boiling-hot butter burn me; if I have no ill will towards her may it not burn me."
As Uttara had no ill will towards Sirima, the boiling butter poured over her head by Sirima was just like cold water. Then Sirima thought the butter must have gone cold; and as she went for another ladleful of boiling butter, the attendants of Uttara fell upon her and beat her hard. Uttara stopped her attendants and instructed them to rub Sirima with medicinal ointment.
Then, Sirima remembered her true position and she regretted that she had done wrong to Uttara and asked Uttara to forgive her. To her Uttara replied, "I have my father; I shall ask him whether I should accept your apology." Sirima then said that she would readily go and apologize to the rich man, the father of Uttara. Uttara then explained to Sirima, "Sirima,. when I said 'My father', I did not mean my real father, who had brought me into this round of rebirths. I was referring to my father, the Buddha, who had helped me break the chain of rebirths, who had taught me the Dhamma, the Noble Truths." Sirima then expressed her wish to see the Buddha. So it was arranged that Sirima should offer alms-food to the Buddha and the bhikkhus on the following day at the house of Uttara.
After the meal, the Buddha was told everything that had happened between Sirima and Uttara. Sirima then owned up that she had done wrong to Uttara and entreated the Buddha that she should be forgiven, for otherwise Uttara would not forgive her. The Buddha then asked Uttara how she felt in her mind when Sirima poured boiling butter on her head, and Uttara answered, "Venerable Sir, because I owed so much to Sirima I had resolved not to lose my temper, not to bear any ill will towards her. I sent forth my love towards her". The Buddha then said,
"Well done, well done, Uttara!
By not bearing any ill will you have been able to conquer one who has done you wrong through hate.
By not abusing, you should conquer one who abuses you;
by being generous you should conquer one who is stingy;
by speaking the truth you should conquer one who tells lies."
Then the Buddha spoke in verse as follows:
Verse 223:
Conquer the angry one by not getting angry (i.e., by loving-kindness);
conquer the wicked by goodness;
conquer the stingy by generosity,
and the liar by speaking the truth.
At the end of the discourse Sirima and five hundred ladies attained Sotapatti Frui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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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사띠사마디 원문보기 글쓴이: 그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