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 놨던 고교 자퇴생, ‘수학계 노벨상’ 필즈상 받았다
김민수 동아사이언스기자 | 헬싱키=이채린 동아사이언스 기자
동아일보 2022-07-05 18:06
허준이 교수, 한국계 최초 필즈상 수상
필즈상 수상한 허준이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 뉴욕과학아카데미 제공
허준이 미국 프린스턴대 수학과 교수(39·한국 고등과학원 석학교수)가 한국계로는 최초로 수학계 노벨상인 ‘필즈상’을 품에 안으며 한국 수학계에 새 역사를 썼다.
국제수학연맹(IMU)은 5일 오전(현지시간) 핀란드 헬싱키 알토대에서 필즈상 수상자로 허준이 교수와 마리나 비아조우스카 스위스 로잔연방공과대 교수, 위고 뒤미닐코팽 프랑스 고등과학원 교수, 제임스 메이나드 영국 옥스퍼드대 교수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허준이 교수, 한국 수학자 최초 필즈상 수상. 국제수학연맹(IMU) 유튜브
필즈상은 수학에서 탁월한 업적을 세운 만 40세 이하 젊은 수학자에게 수여하는 수학계 최고 권위의 학술상이다. 4년마다 열리는 세계수학자대회 개막식에서 발표와 수여가 이뤄진다. 노벨상에 수학 분야가 없어 수학계의 노벨상으로 불린다.
1936년 필즈상 시상을 처음 시작한 이후 수상자는 올해 4명을 포함해 총 64명이다. 이 중 10명이 아시아계로 분류되지만 아시아권에서 대학 교육까지 받은 수상자는 6명에 그친다. 최근 30년 이내 아시아 수상자는 단 2명으로 2014년 수상한 이란 테헤란 공대 출신의 고(故) 마리암 미르자하니 교수와 허 교수다.
필즈상 선정 위원회는 “대수기하학의 도구를 사용해 여러 조합론 문제를 풀어 ‘기하학적 조합론’을 발전시킨 공로로 허준이 교수에게 필즈상을 수여한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허준이 교수. 동아사이언스 DB
미국 캘리포니아 출생의 허 교수는 국내에서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나온 뒤 고등학교를 자퇴했다. 2007년 서울대 물리천문학부와 수학과에서 학사 학위를, 2009년 같은 학교 수학과 석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미국으로 건너가 일리노이대에서 2012년 박사과정을 이수하면서 45년간 수학계 난제였던 ‘리드 추측’을 해결해 일약 스타로 떠올랐고, 6년 뒤 리드 추측을 포함하는 ‘로타 추측’마저 해결해 세계 수학계를 다시 한번 놀라게 했다.
카를로스 케니그 국제수학연맹회장은 “허 교수는 매우 다른 두 분야인 대수기하학과 조합론에서 교차점을 찾아 조합론의 난제를 해결했다”며 “이런 발견은 잘 나오지 않으며 조합론 연구로 필즈상을 받은 것은 이번이 최초”라고 말했다.
김민수 동아사이언스기자 reborn@donga.com
헬싱키=이채린 동아사이언스 기자 rini113@donga.com
4년에 한번, 40세미만 4명까지…필즈상은 세계 최고권위 수학상
김민수 동아사이언스기자
동아일보 2022-07-05 17:35
국제수학연맹(IMU) 제공
필즈상은 국제수학연맹(IMU)이 4년마다 주최하는 세계수학자대회(ICM)에서 만 40세 미만의 수학자에게 수여하는 최고 권위의 상이다. 과학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상인 노벨상에 수학 분야가 없어 ‘수학의 노벨상’이라 불린다. 노벨상 수학 분야가 없는 이유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제정자인 알프레드 노벨이 이론 위주의 학문보다는 실용 위주 학문에 관심이 많았기 때문이란 설이 가장 유력한다. 필즈상 시상은 전통적으로 그 해 세계수학자대회 개최국의 국가원수가 맡는다.
필즈상과 비견되는 수학상으로는 노르웨이 학술원이 2003년 제정한 아벨상과 이스라엘 울프 재단이 1978년부터 수여하고 있는 울프상이 있다. 이 3개 상을 ‘세계 3대 수학상’이라고 한다. 3개 상 중에선 1936년 첫 수상자가 선정된 필즈상이 가장 오래 됐다.
필즈상 수상자는 세계수학자대회를 주최하는 국제수학연맹 소속 집행위원회의 엄격한 심사를 거쳐 선정된다. 수상자에게는 금으로 만든 메달과 함께 한국 돈으로 약 1520만원(1만5000캐나다달러)의 상금이 수여된다.
필즈상 메달. 국제수학연맹 제공
필즈상은 까다로운 수상 기준으로도 유명하다. 매 대회마다 수상자는 최대 4명으로 제한됐으며, 대회가 열리는 해의 1월 1일을 기준으로 만 40세가 넘으면 안 된다. 수학계 난제로 유명한 ‘페르마의 정리’를 증명한 영국의 수학자 앤드루 와일스는 나이 제한으로 1998년 필즈상 수상 기회를 놓쳤다.
5일 허준이 프린스턴대 교수(고등과학원 석학교수)를 포함한 4명의 수상자가 추가되면서 지금까지 필즈상을 받은 수학자는 64명이 됐다. 2018년까지 역대 필즈상 수상자를 배출한 국가를 살펴보면 미국(14명)과 프랑스(13명)가 가장 많다. 이어 영국(7명)과 러시아(6명)도 수상자를 다수 배출했다. 이 중 10명이 아시아계로 분류될 수 있지만, 아시아에서 대학 교육까지 받은 수상자는 6명이다.
필즈상은 노벨상보다 잘 알려진 수상자가 많지는 않다. 기하학과 위상수학의 대가이면서 첫 여성 필즈상 수상자로도 화제가 된 이란의 마리암 미르자카니(2014년), 대수적 정수론 난제를 푼 미국의 만줄 바르가바(2014년), ‘세계에서 가장 IQ가 높은 사람’으로 유명한 중국계 호주 수학자 테렌스 타오(2006년) 등이 있다.
김민수 동아사이언스기자 reborn@donga.com
‘필즈상 영예’ 허준이 교수 “수학, 저 자신의 편견과 한계 이해하는 과정”
동아일보 2022-07-05 18:15
한국계 수학자 최초로 수학계 노벨상으로 불리는 필즈상을 수상한 허준이 미국 프린스턴대학교 교수 겸 한국고등과학원 석학교수가 “깊은 감사함을 느낀다”고 밝혔다.
5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대한수학회 등에 따르면 허준이 교수는 2022년 세계수학자대회(ICM)에서 수학계에 중요한 공헌을 한 40세 미만의 수학자에게 수여하는 필즈상을 수상했다.
허 교수는 조합 대수기하학을 통해 조합론의 난제를 해결하고 대수기하학의 토대가 더욱 확장되도록 새 지평을 연 공로를 인정받아 한국계 최초로 필즈상 수상의 영예를 안게 됐다.
허 교수는 “제게 수학은 개인적으로는 저 자신의 편견과 한계를 이해해가는 과정이고, 좀 더 일반적으로는 인간이라는 종이 어떤 방식으로 생각하고 또 얼마나 깊게 생각할 수 있는지 궁금해 하는 일”이라며 “저 스스로 즐거워서 하는 일에 의미있는 상도 받으니 깊은 감사함을 느낀다”고 소감을 전했다.
[서울=뉴시스]
‘수학계 노벨상’ 필즈상 쾌거…39세 한국계 수학자 허준이 교수는 누구?
동아일보 2022-07-05 16:50
허준이 미국 프린스턴대학교 교수(한국 고등과학원 석학교수)가 수학자 최고의 영예인 필즈상을 수상했다. (국제수학연맹 2022년 세계수학자대회 생중계 화면 갈무리) 2022.07.05 /뉴스1국제 수학 연맹은 2022년 필즈상 수상자로 허준이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한국 고등과학원 석좌교수)를 선정했다.
필즈상은 ‘수학계의 노벨상’으로 비견되는 수학계 최고 권위의 상 중 하나로, 4년마다 40세 미만의 탁월한 수학자에게 수여된다.
허준이 교수는 허명회 고려대학교 통계학과 명예교수와 이인영 서울대학교 노어노문학과 명예교수 사이에서 1983년 미국에서 태어난 미국 국적자이다.
그는 2세 때 한국으로 건너와 초등학교부터 대학교 석사학위까지의 교육을 한국에서 받았다.
다수의 언론 인터뷰에서 뒤늦게 수학에 본격적으로 입문했다고 밝힌 그는 서울대학교에 입학할 때는 물리천문학부로 입학했다. 대학 교육과정 중 대수기하학을 접한 허준이 교수는 본격적으로 수학을 전공으로서 공부하기 시작했다.
허 교수는 김영훈 서울대 교수를 지도교수로 서울대에서 석사과정을 밟았다. 김영훈 교수에 따르면, 허준이 교수는 석사과정 중의 연구를 토대로 향후 그의 대표 성과로 꼽히는 ‘리드 추측’을 증명해낸다.
석사학위 취득 후, 미국 유학길에 오른 그는 2012년 박사과정 1학년 말 리드 추측을 증명해 수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리드 추측은 영국의 수학자 로널드 리드가 1968년 제시한 ‘리드 추측’이라는 조합론 분야의 난제였다.
수학계에 따르면 허준이 교수의 탁월성은 수학의 하위 분과 중 서로 다른 영역으로 여겨지던 ‘대수기하학’과 ‘조합론’을 이어 세계적인 난제인 ‘리드 추측’을 풀어낸 점에서 두드러진다.
미시간 대학교에서 수학으로 박사과정을 마친 그는 프린스턴 고등연구소에서 박사 후 연구 과정을 거쳤고 교수 자리를 제안 받았다.
2017년 허준이 교수는 공동연구를 통해 리드 추측의 확장 문제인 로타 추측을 증명하는 데 성공해 수학계의 스타덤에 올라 2018년 세계 수학자 대회에서 초청강연을 하기도 했다.
Δ1983년 미국 출생 Δ서울대학교 자연과학대학 물리천문학·수학 학사 Δ서울대학교 수리과학부 석사 Δ미시건대학교 수학 박사 Δ미국 고등연구소(IAS Princeton) 연구원 Δ고등과학원 수학부 석학교수 Δ미국 프린스턴대 교수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