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앞으로 사라져갈 전투기 F-14의 활용방안에 대해 토론이 없었던건 아니지만 미국이 퇴역시키는 한물간 구형 전투기를 구입해 전력향상을 꾀하긴 어렵다는 논리에 번번히 진지한 논의조차 되지 못했다.
그러나 필장의 개인적 입장으로는 우리나라 항공산업을 한단계 끌어올릴 기회가 사라져 가는거 같아 마음이 초조하다. 지금 우리는 어마어마한 횡재를 할수있는 기로에 놓인 것이다.
그렇다면 많은 군사 매니아들이 "사용불가" 판정을 내린 톰켓에 필자가 이렇게 호의적으로 평가하는 근거는 무엇인가 ? 그것은 바로 톰켓의 경제성( 더 정확히는 상업성)과 우수성 때문이다. 미국이 성능에 비해 운영비가 많이 들어가서 포기하는 기종을 무슨 경제성이 있냐고 반문하는 사람들도 있겠으나 그 사람들은 지금까지 이 기종을 순수한 미국의 눈으로 평가한 건 아닌지 반문하고 싶다.
우선 톰켓 운영에는 엄청난 운영비가 들어간다는 주장에는 다소 오해의 소지가 있다. 이미 모든 매니아들이 아다시피 미국은 톰켓을 함재기로 쓰고있다. 이것은 이 육중한 전투기가 흔들거리는 항모위에 튕겨져나가듯 이륙하고 곤두박질 치듯이 고속으로 착륙하는 상황이라는 말이다. 이런 무리한 운영에는 어떤 항공기라도 유지비가 올라갈수 밖에 없으며 일반적으로 함재기의 운영비가 공군기에 비해 높은건 아주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다. 똑같은 기종인 호넷이 함재기로 운영시( 물론 어느정도 차이점이 있지만...) 공군기보다 운영비가 30 % 이상 상승하는걸 감안하면 이런 악조건 속에서 F-14가 지금까지 운영된다는 사실 자체 만으로도 유지비를 상쇠하고도 남는다. 게다가 이건 톰켓이 그만큼 견고하다는 반증도돼 우리나라처럼 한번 도입하면 마르고 닳도록 쓰려는 국가로서는 도입가만 저렴하다면 아주 싸고 든든한 기체를 들여오는셈이 되는것이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우리나라가 톰켓을 도입하면 함재기가 아닌 공군기로 쓰일것이 분명한데, 훨씬 조건이 좋은 지상 활주로에서 운영될경우 유지비와 정비비는 비약적으로 하락할것이 분명하다. 더군다나 우리는 무조건 새 부품으로 갈고보는 미해군 정비사보다 뛰어난 손재주를 지닌 공군 정비사들이 있지 않은가 ? 같은 F-16을 운영할 경우 부품값만 같다면 미국의 유지비가 우리에 비해 얼마나 더 비쌀거하고 생각하는가 ?
그리고 톰켓이 함재기란 점은 우리지형에 아주 훌륭한 장점으로 부각될수도있다. 현재 우리가 도입예정인 F-15K의 경우 긴 착륙거리가 문제가 되는 반면 같은 대형기종이면서도 톰켓은 아무런 개조없이 해결이 가능한 것이다. 톰켓의 경제성은 이뿐만이 아니다. 비록 중고라는 점을 감안해도 잘만하면 미국에서 거져 얻다시피 도입해 우리가 개량해서 비싼값에 다른 후진국에 넘길수가 있다. 미국도 버리고 우리도 넘길려는 기종을 누가 사겠나라고 할수도 있지만 우리가 다음에 랩터, JSF, 타이푼중 어느걸 들여올까 고민하는 동안 지금 많은 국가들은 차세대기로 중고 F-16 과 MIRAGE 사이에 고민하는 상황을 안다면 이것이 불가능한 얘기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수있을 것이다. 단지 수출을 위해선 현재 암람운영이 불가능한 톰켓을 개조해야한다는 문제를 해결해야 하지만 우리가 국산전투기를 개발할 돈으로 개발노력을 기울이면 오히려 이쪽이 성공확율이 높다고 확신한다. 전에 필자가 국산 전투기회의론에 대해 글을 올린적이 있는데 무조건적인 전투기 개발보다 이런 틈새시장을 공략하면 우리의 항공산업은 비약적인 성장을 할것이다. 또한 만약 우리가 톰켓의 암람장착을 성공한다면 우리는 이스라엘 만큼이나 개조능력을 인정받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필자는 전쟁에서 노획한 무기조차도 개량을 거쳐 자신들의 독자무기로 사용하는 이스라엘를 보며 부러웠던적이 한두번이 아니다. 전투기 도입할때 마다 다운그래이드 걱정에 절절매는 공군을 보며 우리가 그 따위엔 예상했다는듯 신경도 안쓰는 모습을 상상을 하곤 했던 것이다. 현재 정부와 공군은 국내에서 신형 이지스함을 제작하는 해군은 열열한 국민의 지지를 얻는 반면 완제품 전투기를도입하는 공군은 욕을 먹는 이유가 국산이 아니기 때문이라는 오판을 하고있다. 허나 우리나라 공군이 신형 전투기 도입에 혈안이 되기보다 진작 보유중인 전투기들을 국내기술로 대대적인 성능향상을 시켰더라면 이번에 F-15K를 도입하며 고물 들여온다는 비판따윈 받지 않았을것이다. 늘 그들의 변명은 업그레이드 보다는 신형기 도입이 저렴하다는 것이었으나, 그보다 더 엄청난 돈이 들어가는 국산 전투기를 제작한다는 현실에 비추어보면 말도 안되는 변명이었음이 들어나고 있다. 우리가 천문학적 액수를 들여 제작하는 전투기가 과연 F-4 팬텀을 훨씬 능가하고 더 훌륭한 신형 전투기들보다 저렴한 값에 생산될수 있다고 보는가 ? 이런 면에서 볼때 톰켓의 도입과 개량은 우리나라 항공산업에서의 커다란 지표가 될수있으며, 아울러 차후 공군의 전투기 도입은 어떤 기종이 되든 많은 국민들의 호응을 얻을수 있을것이다. 개량형 톰켓과 순수 자국산 전투기중 어느것이 다른 나라의 구미를 당길수 있을 것인지 곰곰히 생각해볼 일이다. 국방도 비지니스다. 우리에겐 지금 비지니스 마인드가 필요하다.
또 다른면으로, 경제성을 떠나 순수한 톰켓의 재원만 다져봐도 한세대지난 고물 전투기라는 평가는 우리의 엄청난 허영을 들어내는것 같아 씁쓸하다. 비록 스텔스 기능이 떨어지기는 하나 톰켓은 최고속도, 무장탑재량, 기동성등 어느것도 최신예기에 뒤질것이 없다. 오래전에 개발된 이글이 라팔보다 기동성 떨어진다고 비난 받았지만 상대가 톰켓이라면 이런 주장은 신빙성을 잃는다.더군다나 오래된 전자장비임에도 불구 톰켓의 전자장비는 우리나라에 팔경우 일본을 자극하지 않기위해 엄청난 다운그래이드를 해야할 정도로 아직 뛰어난 성능을 보유하고 있다. F-14 몇대만 뜨면 조기경보기보다 전투기에 목숨거는 한국 공군은 거져먹기로 조기경보기를 도입하는것과 맞먹는 효과을 얻을수 있는것이다. 만약 한국이 비록 중고지만 다운그래이드 않되고 암람운영이 가능한 100 대의 F-14를 동남쪽 해안에 배치한다고 치자. 일본의 입장에서는 랩터를 도입하지 않는이상 왠만해선 그들의 F-15J로 한국을 넘보지 못할것이다. 어디 일본 뿐이겠는가 적어도 아시아에서는 우리나라를 쉽게넘볼 국가는 없을것이다. 그리고 우리나라 국민들에게는 아직 톰 크루즈가 영확속에서나 폼잡는 실전 결과가 빈약한 전투기일지 모르지만 다른나라들 특히 가까운 일본에서는 F-15 보다 더 두려운 존재로 인식되고있다. 신형이지만 아직 실전에 한번도 투입않된 전투기보다 더 많은 정신적 압박을 가할수 있다는 말이다. 그것도 아주 저렴함 값에..... 부품으로 애를 먹을수 있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미래 생산량이 불투명한 신형기와 이미 동류전환으로 쓰고도 남을 수가 있는 전투기중 어느것이 더 정비가 쉬울지 생각해볼 일이다. 더군다나 우리는 이 중고기를 팬텀처럼 4-50 년씩 울거먹을 것이 아니다. 길어야 15년 아니면 몇년 성공적으로 운영후 수출을 할수도 있다. 아무리 성능이 뛰어난 신형 전투기를 도입해도 40년이상 아무런 성능개량 없이 운영하는것보다 현재 구입가능한 최고의 실전기를 도입 개량을 거쳐 단기간에 자주 교체하는게 경제적이고 군사력 측면에서 유리할 것이다. 혹시 이 방법이 신형 전투기 보다 돈이 더 들지 몰라도 전투기 자체개발보다는 더 우리현실에 맞는 항공산업 정책이 될수도 있다는게 필자의 개인적 견해다.
우리는 6.25 전쟁후 외국인들이 (실제는 거의 미국이) 보낸 구호물자를 받아 연명하면서 알게모르게 중고에 대한 컴플렉스를 키워왔다. 때문에 경제가 어느정도 성장한 오늘날에는 아직 멀쩡한 가전제품이나 가구들, 심지어 자동차 조차도 단지 구형이라는 이유만으로 버릴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한국의 자동차 교환주기는 이미 북미, 유럽을 앞지른지 오래며 중고시장도 외국에비해 열악하기 그지없다. 그런데 우리가 국방에서조차 이런 중고컴플렉스로 좋은 기회를 놓치게 된다면 안타깝기 그지없다. 비록 필자의 능력이 모자라 이 글에서 톰켓이 우리나라의 항공산업을 한단계 끌어올릴수 있는점을 잘 설명하지 못하는것이 아쉽지만 여러 고수분들이 지금까지의 고정관념을 떨치고 냉정하게 판단한다면 훌륭한 아이디어들이 나올것으로 믿는다. 단지 지금은 중고에 대한 컴플렉스를 먼저 털어내야할 것이다.
이스라엘이 없는 컴플렉스를 왜 우리만 가져야하는가 ? 우리는 과연 이스라엘보다 뛰어난 국방기술을 보유하고 있는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