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회 金 誠 顯
故 李大雨 열사를 추모하며
순국선열의 숨소리가 들린다.
죽음이 애국의 극치요, 영면이 못 다한 애국에 대한 속죄의 뜻을 전한다면,4.19국립묘지는 살아있는 자가 오히려
진솔하게 배신감을 고백하고 싶은 곳이다.
1960. 2. 28.
자유가 억압되고 권리가 통제되던 으스스하던 사회분위기를 우리는 기억한다.
대구 수성천변에서 열렸던 야당유세를 음해하기 위해 일요등교를 명했던 자유당정권의 국민탄압에 대해서 젊은 피
로 항거한 義擧가 있었음을 여기에 기록한다.
“학원에 자유를 달라”
노도와 같은 함성으로 얼룩졌던 장한 쾌거의 선두에 섰던 이대우 열사의 표호는 보름 후 3.15-마산의거로 연결되었고
결국 그해 4.19혁명의 도화선이 되었다.
故 이대우 친우
수없이 가고 오는 것이 인생이지만, 2.28정신을 만천하에 두고 가기는 그대가 처음이오.
샛별같이 와서 백학처럼 살다가 다시 샛별이 되어 돌아갔다. 무상하다 인생이여, 유상하도다. 품은 뜻이여.
故 이대우 민주열사
열사는 이승과 2번 하직인사를 고했다. 첫 번은 1960년 2월28일 아침이었다. 선언문을 가슴에 품고 아버지에게 불효를
빌며 큰절을 올리고 이승에서의 하직인사를 고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울컥 치미는 격정은 통곡의 바다를
연상케 한다. 부자지간의 마지막 순간이 장엄한 분위기였음은 불문가지다. 2.28이 4.19와 효심의 맥이 닿는 순간이다.
당시 사회분위기로 보아 선두에 서서 선언문을 낭독한다는 건 죽음을 각오하지 않을 수없었다.
소년은 역사 앞에서 떳떳한 죽음을 선택한 것이다. 까까머리 고-2 학생이었다.
2.28 그 후
연금이나 다름없는 상태로 상부의 지시를 기다리는 듯한 형사와 함께 2달여 동안 동해안 바닷가를 배회한 사실이 있었다하니,
어두운 역사의 한 단면에 대해 전율을 느낀다.
지난여름, 투병중의 열사와 만난 마지막 순간을 회고하며 회한의 상념을 정리해 본다.
흐르는 땀을 부동자세로 모아 쾌유를 빌었지만 그 땀은 끝내 이승에 남지 못했다. 곁에서 눈동자를 똑바로 보면서도 끝내 그
눈동자의 초점을 따라잡지 못했다. 운명이다.
열사는 한평생을 청춘으로 살았다
동분서주 이팔청춘이었다. 특히 2.28에 대해서만큼은 더욱 열정적이었다. 이이팔(2.28)청춘을 산 셈이다. 오로지 나라를 위한
결연한 意志 하나에 충실했다. 만일 저승에도 4.19광장이 있다면 인형께서는 입구에 2,28대문을 세우고 민주열사들을 마중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뜻이 너무 높으면 꿈을 잃나보다
꿈을 잃지 않기 위해 불철주야로, 서울과 대구를 오가던 인형의 그 숭고한 집념이 뭉클하게 가슴에 와 닿는다. 이제 그대는 가고...
대지가 허허롭다. 위국의 길을 누구에게 물어야할지, 밤 세워 부등 켜 잡던 우국의 정을 이제 누구와 함께 나누어야할지, 애국의
꽃송이는 누구와 함께 피워야 할지 그저 막막하기만 하오이다.
열사의 마지막 하직인사는 2009. 9. 16. 북악기슭 4.19국립묘지에서다
68세, 반세기만이다. 바위의 군상들이 흰 구름처럼 솟은 곳이다. 평소에 자주 사자후를 토하던 열사의 2.28정신을 정리하여 청사에
기록한다.
-솟는 힘에서 위국의 본분을 느껴라-
-우정으로 맺은 힘은 우국의 결집이다-
-애국은 분담이다. 나눈 힘으로 청사에 우뚝 서자-
열사는 한평생 구국의 일념으로 살았다
해이해진 국민기강이 분하여 얼마나 많은 밤을 지새웠던가. 우국의 상념에 젖어 비운, 인고의 술잔이 과연 얼마였던가.
도덕재무장의 민족혼을 얼마나 애타게 염원하였던가.
열사는 웅지를 품고 샛별이 되었다
2.28정신으로 오로지 나라를 위한 결연한 意志 하나에 충실했다. 하늘아래 제일 큰 땅이 이제 그대의 것이 되었으니
보내는 우리의 마음 한결 든든하다. 남은 자들은 분담 받은 애국심으로 그대의 뜻에 충실하리라. 나라를 사랑하는 손은
두 손이다. 마주 잡고 그대의 영전에 비치는 횃불을 우러러본다.
-위국 우국 애국-
현대사 3국통일의 충정을 민주열사 李大雨 그대의 영전에 바친다.
기러기는 길을 잃지 않는다.
우수수 떨어지는 낙엽...단풍도 때를 잃지 않으리.
2009. 己丑年 晩秋에 圓 柱
첫댓글 꿈이 너무 높으면 ㅡㅡ뜻을 잃나보다-----
맞소이다. 그만 내가 죽은 걸로 착각하고...마음이 급해져서...
친구의 높은 뜻을 기리며, 그 시대상황이 생각되는 만감이 교차하는 좋은 기고문입니다.
철다리를 이어야 하는데...
구구절절 감성이 묻어나는 명필! 사무치는 가슴모두가 애절하구려!!
연말에는 어디를 한번 둘러볼까... 4.19국립묘지? 2.28공원?
그대의 추모의 글 마디마디가 안타깝게 우리들 곁을 훌쩍 떠나버린 고인을 더욱 생각하게 만드는 구려
세모의 풍경도 스케치 할겸...2.28공원에가서 애국을 분담하는 의미에서 쇠주나 한잔?
대우 ,대우, 偉大友 야, 눈을 떠도, 눈을 감아도 할 말이 이어지지 않는구나 !
이별이 무엇인지 도무지...
열사의 기개와 원주의 기록이 합일하여 청사에 남을 길을 찾았소이다~~~.
진정한 청사를 다음세대에...
부산대 병원으로 문병을 갔을 때만 해도 좋았는데..... 2.28의 50주년은 마감 짓고 가라했는데..... 4.19 국립묘지에 가서 자네를 찾았지..... 어쩌면 그렇게 묻혀버리다니, 무심한 친구...... 영원한 안식처에서 편안히 잠들게나. 친구야!
한해를 마무리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