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쉰만 넘어도 모두가 시인이 된다는 시월十月 혹은 詩月의 첫날 여유로운 토요일,
일년 열두달 가장 가을다운10월의 문을 열면서 이 달은 뭔가 좋은 일이 해운대 쓰나미
처럼 밀려올거라는 행복한 생각이 드는 시간입니다
열어둔 창으로 드는 뒷산의 바람에는 시리도록 아름다운 가을의 향기가 듬뿍하고 그
향기에 묻어 이 시월은 잊고 지내던 이들을 그립게 해주는 사랑의 계절이 아니겠는가
는 생각도 듭니다
...마는 이 시간 먼저 드리는 말씀은, 실로 기품과 운치 만당의 풍류방은 오드리 햅번,
오마 샤리프, 오바마, 오 헨리, 오구봉 저의 가문의 영롱한 샛별 효주님이 방장으로 좌정
하고 계심에도 이 인간 적잖은 시간 한번도 인사드리지 못한 결례를 저지른 바, 오늘
에서야 금수의 탈을 벗을 수 있기를 엎드려 사죄드립니다
더해 바라옵기는, 만만찮은 이 연식에도 능력있는 남들과는 달리 여즉도 밥세끼의 지겨움
을 벗지 못하고 남의 지갑 여는데만 눈 붉게 충혈되어 길에서 길을 묻는 누추한 존재임도
방장님께서는 헤아려 주시오소서..
이 지구별에 나타난지 67년째, 나이 들어서의 화폐부족한 한가함과 여유는 고문일 수도
있음을 자조하며 서서히 저무는 시간, 풍류방에 그득한 영웅호걸님들의 글들을 경건히
순례하며 저도 앞뒤없이 떠오르는 몇줄 주절여 봅니다
저는 어떤 길을, 특히 어린 날 맛있는 과자 빼먹듯 아깝게 하루하루 줄어드는 요즘같은
가을날의 금정산 외길을 걸을 때면 제가 걷는 길에 대한 생각이 남다르게 느껴져 오기도
합니다
이 길이 마치 제가 지금까지 헐레벌떡 걸어온 익숙한 삶의 길 같아서요ㅎ
길은 한사람 한사람이 걸어온 과거이며 그래서 그 사람의 인생이 대책없이 녹아져 있는
흔적임에 틀림이 없고 그래서 그 길은 당연히 우리들의 되돌릴 수없는 삶의 궤적일 수밖
에 없으리라는..
저처럼 그 길을 잘못 들어와 힘들게 걸어가는 사람과 순리대로 들어와 자유롭고 즐겁게
걸어가는 사람의 서로 같은 듯 다른 길..
그래서 그 길에서의 험난한 경험을 또는 반대의 행복한 경험을 우리는 운명이라는 단어로
포장하며 자위하고 기뻐하며 살아가는 게 아닐런지요
이 시리도록 아름다운 지구별에 67년째 살아보니.. 한번 들어선 길을 바꾸는 건 참으로
어려운 일이었음에 혹 제게 남은 시간에 걷는 이 길이 이미 아득한 그때부터 제 운명에
정해진, 제 인생의 먹줄은 아닐까하는 기대반 걱정반의 두려움이 더러 이 소심한 인간의
행상길을 에워쌉니다
가을을 재촉하는 선들바람에 실려오는 정갈한 이 계절의 냄새가 모양없는 봉다리 커피
한잔을 꽤 운치있게 해줍니다
가을보다 더 풍성한 건 없다는데 우리 인생에 다시 못올 2022년 오색단풍 찬연한 이 시월
이 풍류방 모든 분들께 소중한 추억들로 남아지길 소원합니다..
입은 닫고 지갑만 열 연식이건만 부족한 인간의 앞뒤없는 잡설이 또 길어졌습니다
허락도 없이 무단히 스며들어 풍류방 낭만가객들의 눈을 어지럽히고 시간을 빼앗은 죄,
그저 용서만 바라옵니다..
첫댓글 빨래 줄 이불도 꼬실꼬실
말린 고구마순도 꼬득꼬득
정갈한 계절 맞습니다ㆍ
사람의 감정도 고실고실해서
술밥처럼 엉거붙지 않았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사람의 사이는 술밥처럼 엉겨붙어 만만
찮은 한세상 이런들 저런들 어깨동무 하며
비오는 처마끝 낙수에 막걸리 두어주전자
나누는 게 인생의 정수이언만 그거를 못
하고 삽니다.. 쩝^.^
이때껏 이술 저술
다 마시다가
지하철
이 차가 집 전전 까지만
간다네요.
ㅠ
씨불~~
기차안에서 종씨 오빠의 글을 보고는
다시 봅니다.
삶방인가?
ㅎ
아니네~~
갑자기 기분이 업 되고
행복해 졌습니다.
할렐루야~~~♡♡
이름다운 5060의 수십개가 넘은 방들중
구성원들의 이심전심의 결속력과 염화시중
의 충성도가 가장 높은 곳이 풍류방임을
소생 단언하옵는데 그 중심에 효주아씨가
계심이리라.. 맞지예??
오씨 가문에 庶子 오분전이 낄 자리가 있겠냐만은
역시 느낌적 느낌으로 더가오는 예사롭지 않은 통찰력으로 풀어 놓으신 글에 힘을 느낄 수 있습니다
글이나마 자주 뵈올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이 가을 풍성한 계절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
고맙습니다, 십년을 넘어 적잖은 시간 이 카페
머물면서 제일 흐뭇한 댓글을 받듭니다
실로 허락도 없이 풍류낭만객들의 처소에 무단
난입한 경우인데 밉다않으시니 그저 깊이 허리
숙입니다
서자라심은 당치않사옵고 큰집의 적장자를
뵙듯 반갑습니다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