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천 시청 옆 금류아파트에서 한적한 산책로로 들어가 낙엽만이 뒹구는 숲길 따라 체육시설들과 통신탑이 서 있는 달봉산(x306.3m)을 오르고 온통 박무에 가려있는 산하를 두리번거리며 낡은 삼각점이 놓여있는 309.4봉을 넘어 구화사 갈림길을 지난다.
이런저런 상념에 젖어 정적에 묻혀있는 뚜렷하고 완만한 산길 따라 중국 불교 시대 성지 중 한 곳에서 이름을 따왔다는 구화산(x328.3m)에 올라 산책 나온 여자분들과 인사를 나누고 벤치에 앉아 막걸리 한 컵을 마시고 있으면 부쩍 쌀쌀해잔 날씨에 몸은 떨려오고 가을 숲은 우슬우슬하기만 하다.
인적 끊어진 능선 길 따라 채석장 소리가 요란하게 들여오는 옥율리 안부를 지나고 가파른 숲길을 한동안 넘어 힘겹게 497봉으로 올라가니 그제서야 암 봉으로 솟아있는 문암봉이 앞에 모습을 보인다.
진땀을 흘리며 거대한 암벽들을 돌아 500미터급의 산치고는 아주 힘겹게 정상 석이 서 있는 암 봉에 올라 한편의 데크 전망대에 퍼질러 앉아 소주를 마시고 있으면 비록 조망은 트이지 않으나 추색으로 물들어가는 고요한 수림이 시야 가득 펼쳐져 마냥 행복감이 느껴진다.
이정표가 있는 애기봉 갈림길을 지나고 낡은 삼각점만 놓여있는 문암봉(589.5m)을 넘어 한적한 아천고개 임도를 건너서 나무계단들이 줄줄이 놓여있는 가파른 능선을 지나 장동고개 갈림길을 눈여겨보며 조용한 숲길을 타고 백두재간 종주 때의 기억을 떠올리며 통신 시설물이 있는 난함산(x733.4m)으로 올라간다.
도로 주변을 헤매며 10여 분 삼각점을 찾다가 포기하고 넓은 헬기장에 앉아 따사한 가을 햇살을 맞으며 한동안 쉬고는 갈림길로 돌아가 표지기 두어 개가 걸려있는 남서 쪽 능선으로 들어가니 뚝 떨어지는 험준한 능선이 기다린다.
신경을 바짝 쓰며 빽빽한 잡목들을 헤치고 미끄러운 바위 지대들을 휘돌아 능선을 찾아서 흐릿한 안부인 장등고개를 지나고 시멘트 임도를 건너서 낡은 삼각점이 둔덕에 놓여있는 447.3봉을 넘는다.
부쩍 쉽게 피곤해지는 몸을 느끼며 서둘러 극락산으로 가다가 길을 놓쳐 사면으로 빠지고는 능선으로 붙어서 링반데룽으로 4번이나 반대인 북쪽으로 가다가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정신을 차려 남쪽 능선을 찾아간다,
지루한 숲길을 한동안 지나 이제나저제나 하면서 힘겹게 조망이 가려있는 극락산(498.6m)으로 올라가니 반듯한 정상 석이 산객을 반겨주지만 삼각점이 보이지 않아 또 10여 분을 헤매게 만든다.
남은 시간이 많지 않아 남서 방향의 앞산으로 가려던 생각을 접고 남동 쪽으로 계속 이어지는 뚜렷한 산길을 타고 서둘러 율수재를 지나 인의마을로 내려가 종점에서 자주 있는 버스를 타고 일찍 김천역으로 나가서 없는 중국집을 찾는다고 돌아다니다가 떡라면 한 그릇으로 시장기를 달래고 만원 열차에 오른다.
첫댓글 의외로 산들이 험준한가봐요~ㅠ 김천역앞엔 원래 중국집 없어요
예전에 먹은 기억이 나서요...지겨워서 기차도 못타겠습니다. 3시간...
@킬문 세시간동안 술을 드셔야 ㅋ
제일 먹을 곳 없는 곳 중 하나 김천역 부근
나도 이 일대 금 그어놓았는데
새벽에는 역사도 폐쇄하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