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 1275봉의 단풍
굽은 맘 펴주려고 곱추를 짓밟으니
공룡은 울부짖고 천둥이 휘몰아쳐
하얗게 드러난 등뼈 화엄(華嚴)불꽃 이느니
* 설악산 1275봉; 백두대간 설악산 공룡능선 상에 있어, 한 눈에 들어오는 백련(白蓮)처럼 아름다운 암봉이다. 단풍이 들면 눈이 부시다. 능선에 물이 없는 게 ‘옥에 티’이지만, 이 봉우리에서 도상 600m지점 북쪽 왼쪽(능선 아래)에 금처럼 귀중한 삼거리샘이 길손의 갈증을 달래준다.
*《山書》제22호 2011년.
* 졸저 『한국산악시조대전』 부제 산음가 山詠 1-334(269면). 2018. 6. 25 도서출판 수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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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75 вершин осенних листьев
Я топчу горбуна, чтобы выправить свое кривое сердце.
Динозавры воют и гремит гром
Белый обнаженный позвоночник — фейерверк Хваома (華嚴)
* 2024. 12. 18. 노어 번역기.
32. 십이 연(緣)을 맺은 계곡
하계(下界)로 적하(謫下) 당한 알몸의 열두 선녀
흥건한 복숭 과즙(果汁) 짙푸른 옥문(玉門) 빗장
차례로 동침하려면 십이 광년(光年) 걸릴 걸
* 안산(案山 1,430m) 십이선녀탕 계곡. 원래 이름은 탕수동(湯水洞)계곡이나, 미적(美的)표현으로 그렇게 부르며 탕의 수도 실제는 12개가 넘는다. 그 중 하트 모양을 한, 깊고 짙푸른 ‘복숭아탕’을 보면 누구든지 “아” 하는 감탄사와 동시에, 일순 “풍덩’‘ 몸을 던지고 싶은 강력한 충동을 느낀다.
* 12연; 중생의 과거 현재 미래의 삼세에 걸친 생사윤회(生死輪回)의 인과관계를 열두 가지로 나누어 설명한 것. 무명(無明) 행(行) 식(識) 명색(名色) 육입(六入) 촉(觸) 수(受) 애(愛) 취(取) 유(有) 생(生) 노사(老死). 부처가 세운 세간법(世間法)에 의하면, 세상만사의 변화는 모두 이 열두 인연의 이합집산(離合集散)이라 한다.(능엄경에서-소동파 ‘선을 말하다’ 161쪽)
*《山書》제22호 2011년.
* 졸저 『한국산악시조대전』 부제 산음가 山詠 1-399(310면). 2018. 6. 25 도서출판 수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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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alle con doce empates
Doce hadas desnudas que fueron transportadas al inframundo
Rico jugo de melocotón, pestillo de puerta de jade azul oscuro.
Se necesitarían doce años luz para dormir juntos, uno tras otro.
* 2024. 12. 19 서반어 번역기.
33. 눈깔 뽑힌 도적
까르르 자지러진 규방(閨房)의 웃음소리
불똥 튄 송이바위 단풍불 번진 음모(陰毛)
내밀히 속살 훔친 자 두 눈깔을 뽑아라
* 설악산 만경대(萬景臺 922m); 만경대 릿지(암릉)에서 내려다본 내설악의 비경이다. 속살을 하나하나 세밀하게 감상할 수 있으며, 바위길이 조마조마하다. 송이바위(남근석)아래 숨은 실계곡의 청류소리를 듣고, 불타는 단풍을 보면 그 자리에서 눈이 멀고 만다. 현재 통제구역이다.
*《山書》제22호 2011년.
* 졸저 『한국산악시조대전』 부제 산음가 山詠 1-341번(273면). 2018. 6. 25 도서출판 수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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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 voleur aux yeux arrachés
Le bruit des rires dans une salle pleine de rires
Des étincelles éclaboussant le rocher Songi, des feuilles d'érable répandant le feu, des poils pubiens (陰毛)
Arrachez les yeux de ceux qui ont secrètement volé ma chair
* 2024. 12. 20 불어 번역기.
34. 쏟트린 청산
싸릿대 바구니에 설악을 담고 가다
찌르륵 여치소리 산을 그만 쏟트려
또다시 주워 담으니 흩날리는 꽃잎들
* 설악산 화채봉(花彩峰 1,320m); 화채능선의 주봉으로, 바위는 마치 백화가 만발한 듯하다. 정상에 잣이 촘촘히 달린 멋진 잣나무 한 그루 있었는데, 지금도 있는지 모르겠다.
*《山書》제22호 2011년.
* 졸저 『한국산악시조대전』 부제 산음가 山詠 제1-349번(277면). 2018. 6. 25 도서출판 수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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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quido liquido versato
Trasporta Seorak in un cestino di bambù
Il suono dei katydidi, smetti di versare acido
Mentre lo riprendo, i petali dei fiori svolazzano
* 2024. 12. 21 이태리어 번역기.
35. 반야(般若)별을 따고-禪詩調
피안의 등성이로 명멸(明滅)하는 반야별
속세를 지고 온 나 사고(四苦) 땜에 헉헉대니
서슬 인 칠성검(七星劍)으로 번뇌암종(煩惱癌腫) 도려내
* 설악산 칠성봉(七星峰 1,075.9m); 내설악 화채능선에 있는 암봉으로 북두칠성의 국자 형태를 닮았는데, 조금 위험하긴 해도 걸어서 오를 수 있다. 번뇌를 도려내는 ‘지혜본심의 별(般若星)’ 아닐까?
* 사고; 사람이 한 세상을 살아가면서 겪는 네 가지 고통 생로병사(生老病死).
* 칠성검; 춘추시대 오자서(伍子胥)가 차던 명검.
*《山書》제22호 2011년.
* 졸저 『한국산악시조대전』 부제 산음가 山詠 제1-347번(276면). 2018. 6. 25 도서출판 수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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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n Prajna-Stern auswählen – Zen-Poesie
Ein Halbnachtstern, der auf der anderen Seite wie ein Leuchtfeuer flackert
Ich trage diese Welt und keuche wegen des Unfalls.
Schneiden Sie den Krebstumor mit dem messerscharfen Schwert der Sieben Sterne heraus.
* 2024. 12. 22 독어 번역기.
36. 기암홍류(旗岩紅流)
심장에 화살 꽂혀 피울음 토한 폭포
돌죽순 돋은 산록 살구탕에 이는 수포(水泡)
흰 기(旗)로 나부낀 바위 수달래 핀 붉은 내
* 주왕산(周王山 720.6m); 경북 청송. 바위가 병풍처럼 펼쳐져 일명 석병산(石屛山)으로 부른다. 바위도 바위지만 청류(폭포 탕 소 담 계류)도 결코 뒤지지 않는 명산으로, 봉화의 청량산, 영암의 월출산과 더불어 남한의 3대 기악(奇岳)으로 불린다. 당나라 때 진의 후손인 자칭 후주천왕(後周天王)이 반란에 실패하고 이곳으로 숨어들어와 주왕이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는데, 결국 토벌에 나선 신라군에게 화살을 맞아 장렬히 전사했다는 이야기가 전해 온다. 기암(旗岩)은 주왕산 최고의 명물 바위군(群)으로 마치 항복의 표시로 흰 깃발을 내건 듯 바람에 나부낀다.
* 이곳 수달래는 진달래가 아니고, 계류변에 자라는 철쭉과로 유난히 붉은 색이 짙어 ‘주왕이 쏟은 피’라 전하며, 해마다 봄이면 청송군에서 수달래축제를 지낸다.
* 수포; 물거품, 또는 허무한 인생을 비유. 공들인 일이 헛되이 되는 일 등.
* 청송국가지질공원은 2017년 4월 세계지질공원으로 등재되었다. 제주도에 이어 두 번째이다.
*《山書》제22호 2011년.
* 졸저 『한국산악시조대전』 부제 산음가 山詠 제1-511번(379면). 2018. 6. 25 도서출판 수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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Гиам Ред Рю (旗岩紅流)
Водопад, который стрелой пронзает сердце и заставляет плакать и рвать
Волдыри образуются на абрикосовом супе у подножия горы с прорастающими побегами бамбука
Скала, развевающаяся, как белый флаг, красный цветок выдры
* 2024. 12. 23 노어 번역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