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충주 숲 6기에서 주관한 예천지역 탐방을 다녀왔다.
6기에서는 산 선생님과 최성우 샘, 나유끼 샘이 가시고
다른 기수에서도 오늘 하루만은 6기가 되어 모두 10명이 동행했다.
아침 8시에 출발한 우리는 하나같이 우산을 들고 있었다.
일기와 예보는 오늘 비가 내릴 것이라고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비도 맞으며 탐방길이 순탄치는 않을 것이라고 나름의 각오를 한터였다.
그러나 제천과 단양을 지나면서 하늘이 조금씩 훤해지더니
첫 탐방지 천연기념물 석송령에 도착했을 때는 고맙게도 햇살마저 보였다.
예천 여행길은 햇살이 가득 했네
석송령은 600년이나 된 반송으로 자기 땅을 가진 부자나무로
둘레가 4.2m, 높이가 10m로, 치마를 두른 여인이 앉은 듯 모양새가 예뻤다.
2002년네 번식과 혈통보존을 위해서 옮겨 심은 석송령 2세라는 문구에서
식물에도 ‘혈통보존’이라는 단어가 어울리나 싶은 게 표현이 재미났다.
금당실 송림은 여름철에는 수해를 방비하고 겨울에는 북서한풍을 막기 위해
조성한 송림 800m가 남아 그 문화적가치가 커서 천연기념물이 되었다.
이곳 주민 반화자 할머니께서는 “금당실마을은 반서울이라고 불릴 정도로
물자가 풍부하고 생활이 편리하다“고 자랑을 늘어 놓으셨는데,
과연 살펴보니 들을 넓고 아늑한 옛 건물도 많고 돌담길도 정겨워 반서울이 맞았다.
예천 용문사는 25년 전 아는 분이 50세에 출가하여 기거를 하고 있다고 해서
꼭 한번 가보고 싶은 절이었지만, 첩첩산중에 있는 것으로 생각하여 나서질 못했다.
이번에 가보니 사찰분위기가 아늑한 편 이었다.
그러나 아는 분은 따져보니 연세가 꽤 되셨을 것 같아서 찾아보지 않았다.
이어 도착한 초간정은 사진 속에 자주 등장하는 건물이다.
곱게 물든 단풍나무 몇 그루가 동산을 이루고 마치 무지개가 핀 듯 했고,
하천이 작은 바위산을 휘도는 언덕 위에 지어져 멋스러움을 자아냈다.
점심식사는 유명한 박달식당에서 순대 모듬과 오징어 불고기 식사를 했다.
줄을 서도 괜찮을 정도로 순대가 부드럽고 오징어불고기도 감칠맛이 좋았다.
한국의 자연미를 보다
회룡포 전망대에서 내려다 본 회령포마을은 한폭의 한국화를 보는 듯 했다.
강이 마을을 350도 휘돌아가는 모습은 “이것이 ‘한국의 자연미’구나” 탄성을 자아낸다.
전에 없던 하트산과 사랑의 열쇠 끼우기 같은 코너가 있어 추억을 남길 수 있게 했다.
뿅뿅다리는 어쩌면 초라한 다리이지만 이름만큼이나 궁금증을 자아내게 했다.
다리 구멍사이로 지나는 물이 보이고, 같이 걷다가 살짝만 건드려도
물에 빠질 것 같은 느낌이 연신 웃음을 만들어 냈다.
그러나 전에 비해 폭이 넓어져 예전만큼 즐거움이 못하다는 지적에는 수긍이 간다.
예전에 와본 경험이 있는 사람은 전과 같은 즐거운 느낌은 들지 않을 것인데,
할 수만 있다면 뿅뿅다리 폭을 줄이고 높이도 낮춘다면 묘미가 더해질 것이다.
예정에 없던 용궁향교에 들러 옛스러운 건물을 보고 나오는데
향교 앞 광장에 일본소나무인 금송이 2그루 심겨져 있어 시선을 껄끄럽게 했다.
강직한 유림들이 엄연히 버티고 있는데 어쩐 일이지?
낯설기만 한 모습에 우리는 관리인 분에게 안 맞으니 뽑아줄 것을 부탁했다.
천연기념물 황목근은 팽나무로 둘레가 3.2m, 키는 15m이고 수령은 500년으로
우리나라 나무 중 가장 많은 땅을 가진 부자나무라고 한다.
나무 전체에 누런 꽃이 핀다고 하여 황(黃)씨 성을 붙였고, 근본이 있는 나무라는
뜻으로 목근(木根)이라는 이름을 붙여 황목근이 되었다는 설명이 있었다.
또 탁연단 선생님이 달달한 열매 때문에 항상 새가 많은 나무라는 설명을 보탰다.
그리고 마지막 여행지 낙동강 7백리의 마지막 주막이라는 삼강주막에서
푸짐한 ‘주모한상’으로 흥을 즐기고, 충주로 돌아와 동태탕 저녁식사를 하고 마무리 지었다.
끝으로 즐거운 예천 여행을 위해 애써주신 여러 선생님께 감사드린다.
회룡포 전망대로 올라가는 길에 다음과 같은 문구가 적혀 있었다.
“가장 큰 행복은 남에게 베푸는 것이다” 라고...
이번 예천 여행길은 동행하며 배려하고 베푸는 행복이 컸다고 생각한다.
오늘 여행기가 너무 길었나?
그러나 “제리녀석 함께 나누고 싶은 이야기가 많았구나” 그렇게 생각해 주세요.^^
(사진은 산 선생님 작품을 옮겼습니다.)
첫댓글 지난해 11월에 충주숲 6기회에서 주관한 숲탐방에 따라 갔던 이야기입니다.
산(이순욱) 선생님을 비롯해 선배님들이 잘해주셨고 여행이 좋았기에
다른 회원님들께도 도움이 될까하여 퍼왔습니다. ^^
늦가을의 경치를 한 여름에 보니 포근함을 느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