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기분은 여름이야』 변선아 글 / 근하 그림을 읽고
‘여름’ 하면 무더위가 먼저 떠오른다. 청량한 숲, 바람은 기억할 수 없는 사람처럼. 아니 찾아 나서야 하는 번거로움 때문에 바쁘다는 핑계로 잊은 채 살아가고 있는지 모르겠다. 『내 기분은 여름이야』를 읽다가 마음 깊은 곳에 숨어있는 열세 살 소녀를 만났다. 책을 읽는 내내 주인공들의 마음을 읽어주고 공감해주던 열세 살 소녀에게 ‘그랬구나! 그랬구나! 너도 그랬었구나!’ 공감하며 인정해주었다. 나 어릴 적 소녀에게.
살아가면서 마음의 눈을 가진 사람을 만날 때 행복하다. 밖으로 향한 시선을 안으로 돌리는 사람은 배려하는 마음이 크기 때문이다. 이해하고 공감을 잘해주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으며 주인공 정음이와 슬아의 마음을 따라가서 이해하고 공감하고 해결해나가는 작가의 시선을 보았다. 기억하고 싶지 않은 상처에 정면으로 맞서며 회복해가는 주인공들의 성장통, 건강한 정신과 심리가 돋보이는 책이었다. 폭염을 피해 숲에 들어선 것처럼 시원했다. 에어컨 바람과 다른 청량함으로.
까메오처럼 등장하는 빛나는 문장들에 놀랐다. 자전거 소재라서 신선하지 않을 것 같았던 내 첫 마음을 밀어내는 데 손색이 없었다. 서정성이 풍부한 『내 기분은 여름이야』 학부모님들이 함께 읽어도 향수를 불러올 수 있는 책, 요란하지 않고 다정다감했다.
첫댓글 선생님, 멋진 후기.. 감사합니다.^^